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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641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6.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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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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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7쪽

2호점 개점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35화



인맥이란 격투 게임의 ‘앉아서 약발’ 콤보와 같다.


당할 땐 천하의 못된 비겁자가 쓰는 사악한 기술이지만, 내가 쓸 땐 아주 적법하고 공정하며 스마트한 기술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상황도 그렇다. 나와 엄마는 인맥이 가지는 달콤한 위력을 경험하고 있었다.


“네? 내일 바로 와주신다고요?”

“아이 당연하죠. 저희 아버지 친구 분 부탁인데요. 없는 시간이라도 만들어서 가아죠.”


요새 우리의 고민거리였던 2호점 창틀 문제가 전화 한 통에 해결되었다.


빵집에 진열대만큼 중요한 게 또 없다. 빵이 조금이라도 맛있어 보여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 제일 실력이 좋다는 사람으로 예약을 했었는데, 때마침 이사철이라고 1~2달 동안은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을 받은 적이 있다.


두 달을 기다리면 당초 예정했던 오픈 날짜가 미뤄질 것 같았기에 고민을 하던 차.


할아버지 친구 분의 아들이 우리가 예약을 문의했던 전문 기사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분의 전화 한 통에 바로 2달이라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의 평가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맨날 놀러만 다니는 한량에서, 어마무시한 인맥의 소유자로.


그 덕택에 엄마와 나는 큰 이득을 봤다.


아직 얼떨떨한 기색의 엄마에게 다가가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창틀 말고도 할 게 보온장치랑 또 뭐였죠?”

“열쇠 하시는 분도 불러야 하긴 하는데.”


주문을 접수한 나는 할아버지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할아버지. 혹시 아는 분 있어요?”


방금까지 쭈그리고 있던 할아버지의 어깨가 급속도로 펴졌다. 동시에 입가에 미소가 길게 번졌다.


“잠시만 기다리려무나.”


할아버지는 품 안에서 수첩을 꺼내셨다. 그리곤 촤르르르르 빠르게 넘기며 번호를 찾더니 이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아~ 양 선생.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다른 게 아니라 딸아이가 가게를 여는데 말이야...”


할아버지는 조금 대화를 하더니 손가락으로 OK 사인을 만들었다.


“언제가 좋을 것 같니?”

“다음 주 화요일 정도면 될 것 같은데요.”

“들었지. 양 선생? 다음 주 화요일로 좀 부탁함세.”


물론 상대도 사람인지라 모든 게 뜻대로 굴러가지는 않았다.


“뭐 힘들 것 같다고?”


그러나 할아버지가 친구가 많았던 건 단순히 사람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래?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그동안 내가 밥도 참 많이 사줬는데 말이야. 서운하네. 크흠.”


돈이 풍족해서, 사람들 밥을 잘 사먹였기에 많은 친구를 만들 수 있던 것이다.


그들도 양심이 있어서 입을 싹 닫고 모른 척 하지는 않았다.


“아. 그래? 된다고? 역시 박 프로 뿐이야. 믿고 있었다고~”


결국 할아버지는 3달로 예정되어 있던 2호점의 공사 일정을 3주로 줄이는 기염을 토해낸 뒤에야 수첩을 다시 집어넣었다.


“할아버지 멋져요! 최고에요!”


내가 쌍 따봉을 날리자, 할아버지는 별 것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딸이랑 손자가 노력하는데 내가 뭔들 못해주겠니. 별 거 아니다. 우하하하!”


말이랑 행동의 괴리가 느껴졌지만, 할아버지는 충분히 그럴만한 공훈을 세우셨다.


당초 예정보다 2달은 일찍 개업할 수 있게 되었으니, 할아버지가 단신으로 2달치 수익을 벌어온 것과 다름이 없다.


할아버지와 사이가 껄끄러운 엄마마저도 한마디 할 수밖에 없는 수완이다.


“그 말을 7년 전에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은주야...”

“그래도 고마워요. 도움을 받았네요.”


그게 약간 매콤한 한마디였지만 말이다.


두 사람은 이제야 진정으로 서로를 향해 마음을 터놓은 것 같다.


창문을 열었으니 쌓였던 앙금도 하나 둘 바람에 흩어지리라.


그러다 보면 언젠가 또 서로 도움을 기꺼이 받는.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가 되리라 믿는다.


“흐하하. 혹시 뭐 더 도와줄 건 없니?”


할아버지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였다. 이를 숨기기 위함인지 일부러 더 괜찮은 척을 하시는 것 같다.


때마침 잘 되었다. 할아버지가 저렇게 의욕을 보이시니 일을 맡기는 걸 자제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당연히 있죠.”

“응?”

“2호점을 위해서 할아버지가 해주실 중요한 일이 있어요.”


나는 할아버지께 2호점 준비를 위한 가장 중요한 임무를 부탁 드렸다.


“홍보에요.”

“홍보?”


고개를 주억거렸다. 홍보는 장사의 꽃이라 불릴 만큼 중요하다.


홍보가 안 된 집이 실력이 있다고 돈을 잘 벌 가능성보다, 실력이 없는 집이 홍보가 잘 되어서 돈을 잘 벌 가능성이 높다.


인스타 맛집을 찾았다가 실망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홍보는 상황에 따라 실력보다 중요하다. 특히 분점을 낼 때는 더욱 그렇다.


2호점은 못해도 1호점과 역 한 개 정도는 떨어진 곳에다가 내기 마련이다.


너무 가까우면 손님 층이 겹쳐 결국 제 살 갉아먹기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2호점도 그래서 꽤나 떨어진 곳에 자리했다.


문제는 예상보다 조금 더 먼 곳에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다.


내가 어떻게든 ‘전세’나 ‘월세’가 아닌 ‘자가’로 가게를 마련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후회는 없다. 서울 집값이 말도 안 되게 폭등할 걸 알고 있는 이상,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그 가게를 고를 것이다.


지금 이 기회가 아니면 훗날 또 이사를 가야했을지도 모르니까.


다만. 그곳이 대한제일 빵집의 영향권 바깥이라는 점이 조금 걸렸다.


사람들이 ‘어머 이 가게 여기도 생겼네! 그동안 멀어서 못 갔었는데 잘 되었다!’라고 기뻐해야 하는데.


‘이 듣도 보도 못한 가겐 또 뭐야? 칵 퉷!’라고 할 수도 있는 위치였다.


그래서 홍보. 홍보가 중요하다. 아직 우리 가게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빵 맛을 보여줄 수 있게.


그래서 빵 없이는 못 사는 몸으로 만들 수 있게 말이다.


나는 그러한 내용을 간단히 할아버지에게 설명했다.


“... 어려울까요?”


처음부터 할아버지의 힘을 빌릴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몇 번 같이 다니다 보니, 2호점 문제에 할아버지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주효했다.


“어디보자. 삼길동이라 그랬지? 다행히 거기에도 아는 사람이 조금 있구나. 그래도 어느 정도 입소문 내는 건 가능할 것 같다.”

“입소문 정도면 충분해요. 꼭 좀 부탁드릴게요!”


커다란 신문 광고보다 시장 바닥 입소문이 더 효과적일 시기이다.


아마 할아버지가 얼마나 활약해주는가에 따라 개점 초기의 흥행 여부가 결정되리라.


“그래. 이 할아버지만 믿거라. 오랜만에 애들 좀 모아 봐야겠고만!”


* * *


대망의 2000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


우중충했던 지난 2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연초부터 시끌벅적하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한다는 설렘과 동시에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는 사람들을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대한제일 빵집 2호점도 떠들썩한 분위기에 발맞춰 첫 개점을 앞두고 있다.


“꺄악! 긴장 돼!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사람이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지?”


유리 누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긴장을 감추지 않았다.


참고로 유리 누나도 2호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미 갖춰진 빵집보다는, 이제 막 시작하는 가게에서 일하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될 거라는 봉식 아저씨의 판단 덕이다.


우리로써는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그동안 착실히 단련한 유리 누나는 괜찮은 인력이었으니까.


프렌차이즈 비용도 안 받고, 오븐도 사 주시고, 단골들한테 홍보도 열심히 하고. 역시 봉식 아저씨만큼 착한 사람이 또 없다.


이미 우리에겐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나중에 내가 정점에 도달하면, 그 땐 내가 떡고물을 나눠 주리라.


“정신 사나우니까 가만히 좀 있어요. 그동안 잘 준비했잖아요?”

“그렇긴 한데...”


나는 유리 누나를 타이르며 해야 하는 리스트를 정리했다.


“빵은 다 구웠어요?”

“응.”

“반죽은요?”

“준비 했어.”

“그럼 뭐 다 했죠. 걱정 마요. 잘 될 거니까.”


빵만 잘 준비 되었으면 나머지는 다 내가 처리할 수 있다.


1호점의 흥행을 이끈 마스코트가 여기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란 말인가?


귀염 뽀짝한 아기였을 때와 비교하면 파괴력은 좀 덜하겠지만, 아직은 마스코트로써 효용이 있다.


뽀X로가 10년 넘게 어린이들의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맞아. 잘 될 거야. 그렇고말고. 분명 이번 세기 최고의 빵집은 우리 2호점이 차지하고 말 거야.”


유리는 조금이라도 진정하기 위해서인지, 눈을 질끈 감고 긍정적인 말을 되뇌였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건넸다.


“참고로 21세기는 2001년 부터에요. 지금 세기는 아직 20세기. 그러니까 누나 말은 우리 2호점이 1년 바짝 털어먹고 망하라는...”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잖아!”


유리 누나는 열을 내며 팔 다리를 파닥거렸다. 여전히 놀리는 맛이 좋은 누나다.


“상혁이 몇 살?”

“8짤.”

“거짓말. 무슨 8살짜리가 아는 게 그렇게 많냐?”

“반대로 8살짜리보다 모르는 게 많은 어른이 문제 아닐까요?”

“너 이 자식?”


그동안 유리 누나도 많은 성장을 이룩했지만 말로 나를 이기려면 아직 10년은 이르다.


“큭큭.”


뒤에서 들린 웃음소리에 엄마 쪽을 힐끗 보았다.


다행히 재치 있는 나의 입담에 엄마도 긴장이 조금 풀린 듯하다.


“엄마 이제 괜찮아요?”

“응?”

“아침부터 안색이 창백하셔서 걱정했어요.”

“그럼 괜찮지.”


이제 8살이나 먹었는데도 엄마는 여전히 나를 3살 아기처럼 껴안았다.


“그냥. 이제 내가 사장이라서. 그래서 그랬던 거야.”


음. 책임지는 입장이 되니 어깨가 무거운 걸까?


솔직히 나는 회귀 전에도 탑레, 아니 최고로 높았던 직위가 대리였으니까 저 심정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사장이라면 쫄기보다는 행복회로를 그릴 것 같다.


아무도 안 올까봐 두려워 가슴을 졸이는 것보다, 상상 그 이상으로 사람이 몰리기를 기대하며 두근거리는 게 조금 더 멋지지 않은가?


“걱정 마요 엄마. 대박 나는 건 이미 예정된 일이니까.”


그럴듯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걷기의 DNA’로 발에 불이 나게 뛰어 다녔다.


빵집과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반격의 DNA’로 정의를 바로 세웠다.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엄마와 나의 가게인데 잘 안 될 리가 없다.


‘그래도 망하면 나가 뒤져야지 뭐.’


회귀자가 8년을 투자한 프로젝트를 꽁으로 날리다니, 접시 물에 코 박고 죽으련다.


“그래 아들. 난 언제나 우리 상혁이 믿어.”

“저도 저를 믿어요.”


수다를 떠는 사이 시간이 다 되었다. 엄마와 나, 그리고 직원 U는 떨리는 마음으로 가게의 셔터를 올렸다.


그곳엔...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꺄아악! 미쳤어! 이거 1호점보다 사람 많은 거 아니에요 언니?”

“그런 것 같은데. 이거 개업 행사로 만들어둔 빵이 여유가 될는지 모르겠네.”


벌써 이벤트 빵 재고부터 염려하다니, 엄마도 제법 사장 티가 난다.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대한제일 빵집 2호점의 개점을 알렸다.


“어서 오세요! 대한 제일 빵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빵 구매를 도와드릴 이 가게의 마스코트! 박상혁이라고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접시 물에 코 박고 뒤질 일은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저 멀리 성공을 향해 깔린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기만 해도 바쁠 것 같으니까.


* * *


손님들의 비율을 분석해보자면 다음과 같았다.


1호점에서 본 적이 있는 손님 30% 처음 보는 손님 62% 기타 등등 8%


참으로 이상적인 비율이었다. 고정 고객층을 확보한 상태에서, 그와 비슷한 정도의 손님들이 새로 유입되다니.


첫날 손님만 이 정도라는 건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충분했다.


우리 빵을 처음 먹은 손님들이 앞으로 다른 이들을 데려올 걸 생각하면, 머지않아 이 삼길동에서 우리 빵집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질 것이다.


이렇게 손님을 모은 1등 공신은 바로 할아버지였다.


나는 분명 처음 보는 손님인데, 정겹게 다가와서는


“아~ 여기가 갑수 씨 딸이 운영한다는 곳이야?”

“그럼 이 꼬마가 갑수 씨 손자?”


라며 덕담을 한 무더기로 늘어놓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 분들이 한 번 왔다 떠나면 홍삼 캔디니, 카라멜이니 주전부리가 많이 생겼기 때문에 우리에게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커다란 화환을 들고 온 할머니 께서는 할아버지가 그렇게 쓸 만한 줄은 몰랐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좀 할아버지를 써먹을 걸 그랬다고 아쉬워하셨다.


하지만 엄마는 ‘할아버지도 잘 한 거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잘 쓴 상혁이가 더 대단하다’며 만물 상혁론을 주장하셨고.


할머니는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동의하셨다고한다.


의외로 할머니, 할아버지를 제외하고 가장 먼저 우리 가게를 방문한 지인은 다름 아닌 홍관우 사범님이셨다.


‘설마 아직까지 내 재능을 그렇게 갈망할 줄이야.’ 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홍 사범님은 기껏 와놓고 나 말고 유리 누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갔다.


“어머! 홍 사범님! 와주셨군요!”

“그럼요. 유리 씨가 일하는 가게 개점 날인데 당연하죠.”


얼레리?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엄마에게 시선을 건네자 답변을 해주셨다.


“아. 두 사람. 2호점 공사하면서 친해진 것 같더라.”


엄마는 곧 사귈 것 같다는 첨언을 덧붙이셨다. 유리 누나도 싫은 눈치가 아니라고.


홍 사범님이 그럴듯한 고백을 하면 연인 관계가 성립될 것 같다.


“흠...”


뭐 두 사람 다 좋은 사람이고, 나이가 있다 보니 그럴 시기이긴 하다.


그래도 나를 빼놓고 둘이서 시시덕거리니 뭔가 배알이 꼴렸다.


“흥이다.”


사실상 내가 두 사람의 오작교 역할을 해준 것 아닌가?


중매쟁이를 잘 대접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이 잘 안 풀린다는 말이 있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기 전까지는 미운 시누이 모드로 깽판을 쳐야겠다.


아. 참고로 8%는 아직 남아 있는 예언교의 잔당이다.


가게에 와서 예언교를 언급하길래 손 좀 봐주려고 그랬는데 딱히 위험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냥 순수하게 그날의 기적에 감동을 받은 사람들과, 대한제일 빵집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남아 만든 단체라고 한다.


이미 종교로써의 의미는 퇴색되었고, 그냥 대한제일 빵집 애호가? 정도로 분류해도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내버려두었다.


우리 빵집을 좋아한다니까,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을 받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북적거렸던 첫 영업일은 예정 마감시간보다 2시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끄으으읕! 언니. 나 이제 손가락 하나도 못 움직여요!”


유리 누나가 집에 가기 전에 내뱉은 말이다.


거기다가 대고 내일도 출근이라고,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아무리 그래도 그건 너무 가혹한 것 같아서 그만두기로 했다.


엄마랑 나도 지쳤으니 집으로 돌아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참고로 2호점 때문에 우리 가족은 이사를 가게 되었다.


2호점과 내가 다닐 초등학교의 중간 즈음에 있는 곳으로.


“응? 편지가 도착했네? 초대장. 삼길초등학교... 어머니회? 엄마. 이거 뭐에요?”

“몰라. 돈 내니까 오던데?”


아무래도 입학식 관련 서류가 도착한 모양이다.


나도 어쩔 수 없는 8살 꼬마였기에 다음 주 부터는 학교에 나가야 했다.


인생 2회차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될 줄이야.


“초등학교라...”


솔직히 말해서 초등학교에는 별로 좋은 추억이 없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가난이라는 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처음으로 알게 된 시기였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다를 거야.”


더 이상 가난을 걱정할 일은 없다.


엄마는 훌륭한 제빵사가 되었고, 2호점도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오히려 나를 지탱해주는 든든한 방벽이 되어 주시리라.


시선을 옮길 차례이다. 그동안 빵집의 성장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초등학교로.


인생 2회차 꼬마 아이가 어떻게 학교를 집어삼키는지를 보여줄 시간이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와 사랑을 드립니다!


이제 상혁이의 활동 배경이 빵집에서 학교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빵집 에피소드가 하나도 안 나오는 건 아니니,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댓글과 추천, 선호작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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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한 손에는 꽃, 한 손에는 총 +1 22.07.05 1,311 24 18쪽
57 반박 기사를 내다. +1 22.07.04 1,298 22 15쪽
56 엄마 말을 들으면 손해를 볼 일은 없다. +3 22.07.03 1,307 25 17쪽
55 불온한 기색 +1 22.07.03 1,315 19 16쪽
54 공부빵이 궤도에 오르다. 22.07.02 1,349 26 16쪽
53 첫 판매와 서열정리 +2 22.07.01 1,412 25 27쪽
52 폭풍전야 +1 22.06.30 1,390 28 16쪽
51 ppl 개시 22.06.29 1,440 26 18쪽
50 머리가 좋아지는 빵을 개발하다 22.06.28 1,463 31 19쪽
49 인터뷰로 ppl을 준비하다 22.06.27 1,524 30 16쪽
48 당첨이 예정된 복권이 되다 +2 22.06.26 1,585 31 22쪽
47 선을 긋다 22.06.25 1,567 28 18쪽
46 초등학교의 정점에 오르다. 22.06.24 1,559 29 18쪽
45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2 22.06.23 1,539 3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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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설마 자기 소개를 이런 식으로 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22.06.15 1,694 33 19쪽
36 입학식 +1 22.06.14 1,755 31 15쪽
» 2호점 개점 +1 22.06.13 1,814 33 17쪽
34 자식몬 대결 22.06.12 1,810 38 18쪽
33 뿌슝빠슝 할아버지 기를 세워드리는 7살 손자가 있다? 22.06.11 1,852 34 14쪽
32 할아버지와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22.06.10 1,883 33 12쪽
31 마지막 예언 +1 22.06.09 1,877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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