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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630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6.18 12:10
조회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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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7쪽

서열정리 3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40화



화가 잔뜩 난 공아린 선생님에 의해, 30명 가까이 되는 애들이 모두 교무실로 끌려갔다.


적지 않은 규모에 학년 부장 김동규도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입니까?”

“아이들이 단체로 한 명을 괴롭히고 있었어요!”


동규는 놀란 눈치였지만, 아이들의 면면을 확인하자 이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뭐. 아이들끼리 좀 치고 박고 싸울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싸우면서 자란다는 말도 있잖아요. 허허.”


피해자가 나라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당연히 공아린 선생님은 용납할 수 없는 판단이었다.


“아니 스물여덟명이 한 명을 때렸는데 조금 치고 박은 거라니요? 저희 반 학생이 맞았다니까요?”


공아린 선생님은 열정이 뛰어났다. 윤리의식도 마찬가지.


하지만 전에 겪어봐서 알다시피 권위에 약한 편이었다.


“공아린 선생님. 제가 누굽니까?”

“... 1학년 부장 선생님이시죠.”

“그래요. 열정 있는 것도 좋지만, 판단은 제가 한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아린 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어지간히 용납할 수 없었던 탓인지, 그녀의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아린 쌤에 대한 평가가 1 올라갔다.


한편 동규는 쭈뼛쭈뼛 서 있는 28명의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애들아. 곧 수업 시간이다. 다들 흙 털고 들어가자.”


슬리X린 아이들한테만 보여주는 서글서글한 미소였다.


그러나 할 말이 있던 아이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그나마 동규랑 친했던 이다빈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희 싸운 거요...”

“그래. 애들끼리 싸울 수도 있는 거지. 괜찮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저희가... 맞았어요.”


동규는 잠시 굳었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헤라클레스도 아니고. 1명이 28명을 패고 다니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돼.”


동규는 애들이 혼날까봐 변명을 하고 있다고 판단을 내린 것 같다.


아이들이 답답한 듯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동규는 더 이상 듣지 않았다.


“끄으윽!”


웃음이 나오려는 걸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았다.


애들이 저렇게 모여서, 한 명한테 얻어맞고, 교사들한테는 가해자 취급을 받다니.


계획한 건 나지만, 생각보다 웃긴 장면이 아닐 수가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웃는 걸 들킬 것 같아 고개를 숙여 바닥을 보았다.


“응? 도진아 왜 안 가니?”

“바지... 갈아입고 싶어요. 물 흘려서요.”


7석 아들놈의 말에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프흐흐흑. 흐흐흐. 흐흑.”


입술을 앙 다물었기에 흐느끼는 것처럼 들린 게 천만 다행이었다.


“킁킁. 이건 물이 아니라 오줌...”

“물이에요! 바지 갈아입고 싶어요!”


시선이 느껴졌다. 동규가 의심어린 눈으로 나를 보았다.


애들의 맞았다는 증언, 도진의 바지에서 나는 지린내. 이 모든 것이 내가 폭행의 주체자라는 사실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결코 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자신이 지극히 옳다고 생각하는 원리원칙주의자였으니까.


한 명이 스물여덟 명을 썰었다는 말을 믿느니, 그냥 도진이가 아직 오줌을 못가려서 바지에 쉬야를 했다고 믿고 말 것이다.


‘눈에 안 띄는 부분을 골라 때린 것도 주효했고.’


마음 같아서는 싸대기를 날리고 싶었지만 굳이 팔, 다리, 옆구리를 골라 때린 이유였다.


애들이 갑자기 단체로 옷을 벗지 않는 이상 맞은 티가 안 날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바지를 갈아입을 도진이는 꿀밤만 먹였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원래 맞아본 놈이 잘 때리는 법이다.


1회차 때 엄마에게 맞은 걸 숨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깨달은 요령이랄까.


동규는 도진과 양호실로 사라졌다. 나도 이제 슬슬 움직일까 싶어 고개를 드니 무언가 푹신한 감촉이 느껴졌다.


“상혁아. 선생님이 미안해. 내가 어떻게든 해줘야 하는데.”


아린 쌤이 나를 품에 안고 있었다. 충격이 컸던 것 같다.


나는 괜찮다며 선생님을 적당히 달래고 교실로 돌아갔다.


초등학교 때 저런 선생님이 계셨던가? 그랬다면 1회차의 내가 그렇게 힘들진 않았을 텐데.


때 묻지 않은 선생님의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공교롭게도 5교시는 김동규의 수업 시연 시간이었다.


그는 여느 때처럼 나를 놀리기 위해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자. 바른생활 20쪽을 핍시다. 어른과 대화할 때 주의사항이 나와 있어요. 다빈이가 읽어볼까?”


교과서엔 ‘존댓말을 사용한다’, ‘공손히 대답한다’ 등이 적혀 있었다.


평소라면 박상혁 전담 딜러인 다빈이가 나설 차례였다.


‘이건 상혁이가 잘 못하는 것들이네요!’ 같은 말을 하며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겠지.


하지만 이다빈은 그러지 않았다. 딱 읽을 것만 읽고 자리에 다시 앉았다.


동규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떴다. 혹시나 싶어 다시 다빈에게 발표를 시켰으나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녀석은 겁에 질린 것처럼 웅얼웅얼 거릴 뿐. 감히 내 이름을 입에 올리지는 못했다.


결국 받아주는 학생이 없으면, 동규도 대놓고 내 욕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수업은 평범하게 끝이 났다.


입학 한 달 차, 나는 처음으로 옳게 된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주먹을 참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수업이 끝나고, 나는 집에 가려는 다빈이를 불러 세웠다.


“야! 잠깐 이야기 좀 하자?”

“어어. 나 집에 가야 하는데. 아까 발표 시간 때도 조용했잖아.”

“그래. 그건 잘했어. 때리려는 거 아냐.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아까 육체의 대화를 나눴던 탓인지 다빈은 자꾸만 대화를 피하려 했다.


결국 꿀밤 한 대를 더 때린 후에야 원만한 대화 분위기가 조성이 되었다.


“야 도찐인가 뭔가 걔도 데려와.”

“도찐이?”

“바지에 오줌 싼 애.”

“아아. 도진이. 도진이도 안 오려 할 텐데.”

“그래? 그럼 내가 가지 뭐.”


도진이는 나랑 마주치자마자 딸국질을 시작했다.


“또 지리는 거 아니지? 더럽게.”

“물 히끅 이었어 히끅.”

“그래. 그런 걸로 하자.”


나는 두 사람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두 사람. 엄마한테 뭐라고 말할 예정이야?”


아이들의 두 눈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예상대로 평소에 엄마들에게 시달리는 모양이다.


“이대로 가면 혼나겠지?”

“응.”

“그것도 못하냐고. 엄마를 위해서 꼭 해야 한다고 그러실 거 같아.”


한 번 서열정리가 끝난 만큼, 애들은 순순히 사실을 실토했다.


안 그래도 부실한 녀석들의 어깨가 더욱 위축되어 보인다.


이래서 현장직 사람들이 힘든 거다. 위쪽에선 성과를 내라고 구박하는데, 막상 현장에 나가보면 더 성과를 낼 건덕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쩔쩔대는 모습이 남 일 같지가 않아 동정심이 들었다.


나도 묵은 감정을 털어냈으니, 녀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볼까 한다.


“그럼 오늘 집에 돌아가서 나를 흠씬 두들겨 팼다고 자랑해도 돼.”

“뭐? 맞은 건 우리인데?”

“바보야. 그대로 말하면 혼나니까 약간 각색을 하란 말이잖아.”


두 녀석은 차마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는지 조심스러워 보였다.


“그래도 되나? 거짓말이잖아.”

“안 될 건 뭔데? 이미 선생님들이 그렇게 알고 있고, 애들 사이에도 소문이 다 퍼졌는데. 너네 아줌마들이 조사해도 진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를 걸?”


여전히 얼을 타고 있는 녀석들한테 현장직의 노하우을 전수해주기로 했다.


“들어봐. 혼나는 게 좋아? 칭찬받는 게 좋아.”

“당연히 칭찬받는 게 좋지!”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대답했다.


“그래. 오늘 나를 때렸다고 보고하면 너네는 오늘 칭찬을 받겠네? 들킬 위험도 없고?”


녀석들의 얼굴에 묘한 빛이 비추었다. 처음으로 선악과를 발견한 아담의 표정과 비견할 만 했다.


“여기서 하나 더. 앞으로 아줌마들이 나 괴롭히라고 시키면 나한테 먼저 보고해.”

“그럼 오늘처럼 일을 꾸며줄 수 있다는 거야?”

“그러췌!”


역시 다빈이가 똘똘하긴 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단번에 캐치했다.


나의 제안은 우리 세 사람에게 모두 이로운 제안이다.


다빈과 도진은 어머니께 칭찬을 받아서 좋고, 나는 녀석들이 귀찮지 않게 해서 좋다.


이것이 오랜 경험으로 빚어진 ‘상부상조’ 정신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과도 궤를 같이한다.


내 말을 들은 다빈이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연거푸 끄덕였다. 선진 문물을 받아들인 미개척지의 주민과도 같은 반응이다.


그동안 엄마의 입김에 어지간히 시달렸던 것 같다.


그에 비해 도진이는 아직 망설이고 있다.


그래도 잘 사는 집 녀석이라 그런지 내 말 속에 숨은 뜻을 눈치 챈 모양이다.


“우리가 너한테 보고를 해야 하는 거지? 네가 그럼 알아서 처리를 해주는 거고.”

“그래.”

“마치 대장이랑 부하 같네...”


그렇다. 내 방법을 따르면 우리 간의 상하 관계가 공식적으로 성립된다.


내가 갑이자 상급자, 녀석들은 나보다 아래.


내 기분 여하에 따라 녀석들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럼 두 사람만 고스란히 혼이 나는 거고.


그런 일이 없도록 두 사람은 평소에 내게 잘 보이려 노력해야겠지.


평생 떠받들며 살아 온 도진의 입장으로써는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싫으면 다른 방법도 있는데.”

“그게 뭔데?”

“나랑 다시 뜨는 거지.”


간단하다. 그냥 보고 같은 거 하지 말고 날 제대로 쓰러트리면 되는 일이다.


“자신 있어?”

“...”

“어디 보자. 두꺼운 나뭇가지가 어디 있더라?”


내가 친히 앵콜 공연을 보여주려 하자, 도진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바지를 갈아입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까불지 마. 내가 좋게 대해줄 때 잘 하라고.”

“... 알았어.”

“그래. 광언이 치킨 값은 뜯지 말고. 다른 맞은 애들 떡볶이 같은 거 사 먹여서 입단속 시키고.”

“응. 미안.”


두 꼬맹이가 고개를 연신 끄덕이는 걸 확인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갓길에 올랐다.


애들의 기강을 잡아두었으니 한동안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어머니회에 바보 등신만 모아둔 게 아닌 이상 언젠가는 우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애초에 내가 바랐던 건 내 몸값을 불릴 때까지의 시간이니까.


이미 계획은 다 세웠고, 견적도 다 짜 놨다.


아마 몇 주 정도만 지나도 내 몸값은 천정부지로 오를 것이다.


동시에, 이는 내 정점을 향한 여정의 첫 발걸음이 되리라.


“흐히히히.”


성공이란 무엇일까. 더 높은 곳을 영위하는 느낌은 어떨까.


상상만으로 전신에 소름이 돋는다. 분명 엄~청 짜릿할 게 틀림없다.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대한제일빵집 2호점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엄마! 일 도와줄 거... 어라? 분위기가 왜 이래요?”


분위기가 이상했다. 빵집인 만큼 따뜻해야 하는데 오늘따라 실내가 차갑기 그지없다.


게다가 지뢰가 깔린 벌판을 위를 걷는 것처럼 적막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엄마가 화났나 본데?’


이 가게에서 이 정도의 위압감을 조성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


엄마랑 친한 사이인 유리 누나조차 필사적으로 손님을 붙들고 늘어지며 엄마의 분노에서 벗어나려 애를 쓰고 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핸섬 뽀짝 아들이 가서 풀어드려야겠다.


“엄마. 저 왔쪄염. 뿌우.”

“... 상혁이 왔니?”


반응이 이상하다. 평소라면 ‘으구 우리 아들!’이라며 껴안고 둥가둥가해야 하는데 오늘은 잠잠하다.


마치 전투를 앞두고 있는 장군의 기백과 같다.


“무슨 일 있어요?”

“아냐. 우리 아들은 쉬고 있어. 엄마가 다 해결하고 올게.”


그러면서 엄마는 가방을 둘러맸다. 가방 속 두터운 나무 밀대가 보였다.


저 나무 밀대가 다른 용도로 사용될 것만 같은 기분은 기분 탓일까?


“엄마. 우리 일단 말로 해요 말로.”


이대로 있다간 사고가 날 것 같아 엄마의 다리에 매달렸다.


낑낑거리며 밖으로 나가려던 엄마는 이내 울분을 터트렸다.


“이 새끼들이. 감히 내 아들을 때려? 절대 가만 안 둬. 다 죽일 거야!”

“아!”


나는 이마를 탁 짚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다.


공아린 선생님이 우리 집에 연락을 돌린 것이다.


‘쓸 데 없는 짓을.’


사실 쓸 데 없는 짓까지는 아니다. 애초에 내가 아린 쌤한테 진실을 숨겼던 탓이 크니까.


폭행사실을 목격한 선생님이 집에 연락을 돌리는 건 매우 상식적인 일이다.


대부분의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은 부모님한테 사실을 알리기 싫어하니까.


그래서 담임이 직통으로 엄마한테 연락한 것이다.


참으로 교과서 같은 해결 방법이다. 이번엔 그게 독이 되었지만.


머리가 지끈 거렸다. 하필이면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엄마한테 이 소식이 들어가다니.


다음번엔 이런 부분까지 미리 고려를 해야겠다는 반성을 뒤로하고, 우선 수습에 나섰다.


“유리 누나!”

“으응?”


손님을 보내고 쓸 데 없이 허공에 마임을 하고 있던 누나가 황급히 달려왔다.


“누나 썸남 좀 불러와요!”

“썸... 뭐?”

“아 그 왜! 맨날 물고 뜯고 하는 사람 있잖아요!”

“아! 관우 씨! 잠깐만 기다려 봐!”


내가 엄마에게 붙들고 있는 사이, 홍관우 사범이 가게에 도착했다.


나는 그 때가 되어서야 엄마에게 떨어져 엄마를 마주볼 수 있었다.


“엄마. 싸운 건 맞아요.”

“그래. 내가 당장 녀석들을!”


당장이라도 나가려는 엄마를 다시 붙잡고 진실을 털어 놓았다.


“아뇨! 괜찮아요. 왜냐면 제가 이겼거든요.”

“... 28명을?”


역시 1대 28은 아무리 엄마라 그래도 쉽게 믿을 수 없는 스코어였던 모양이다.


나는 내 말에 설득력을 더해줄 홍 사범을 가리켰다.


“제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쎈 사람이에요.”

“... 그렇지.”

“홍 사범님. 제가 학교에서 28명이랑 싸워서 이겼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틈틈이 내게 주먹 쓰는 법을 알려줬던 홍 사범은 내 실력을 엇비슷하게나마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홍 사범은 팔짱을 끼며 생각에 잠겼다.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이 돌아가는 것 같다.


“상대가 무기를 들었니?”

“아뇨.”

“그럼 교사 28명이랑 싸운 거야?”

“그것도 아닌데요.”

“그럼 뭐. 그렇게 이상한 말도 아니네.”


대충 상황을 눈치 챈 홍 사범은 엄마에게 설명했다.


“처형. 제가 괜히 상혁이를 점찍고 있는 게 아니에요. 지금도 어디서 맞고 다니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요?”

“그렇다니까요. 아마 28명이 아니라 50명 100명이랑 싸워도 이길 아이에요!”


솔직히 100명은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눈치껏 조용히 있었다.


가게에 한 줄기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엄마가 이성을 되찾았다는 반증이다.


“정말이니 상혁아?”

“그럼요. 아들 못 믿어요?”

“그치만 옷이 그렇게 더러워졌잖니?”

“에이. 이건 저만 멀쩡하면 그림이 안 좋아서 일부러 묻힌 거고요.”


엄마는 괜찮다는 말을 듣고도 한참 동안이나 내 몸을 살폈다.


“아들.”

“네. 엄마.”

“아들은 엄마한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인 거 알고 있지?”

“... 네.”


얼굴이 화끈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아프지 마. 다치지도 말고. 다칠 것 같으면 그냥 상대를 때려버려.”


아들에게 폭력을 권유하는 엄마는 좀 아니지 않나 싶었지만,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의 심정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그럴게요.”

“그래. 그럼 오늘은 오랜만에 같이 씻자.”

“네?”


결론이 이상하다.


“아. 엄마. 나 다 컸는데.”

“상처를 숨기고 있으면 어떡해? 엄마가 확인할 거야.”


나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명분은 엄마에게 있었다.


결국, 그 날은 오랜만에 엄마와 정겨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감했다.


* * *


그로부터 몇 주 후.


다빈과 도진은 충실히 명령을 수행했고, 우리는 몇 가지 사건을 조작했다.


그럴수록 공아린 선생님은 나를 끼고 돌기 시작했는데.


아린 쌤을 따라다니던 중, 나는 내가 기다리던 시간이 찾아왔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입학한지 어언 한 달하고도 반. 시험을 보는 시즌이 찾아왔다.


내 몸값을 불릴 때가 되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언제나 댓글도 선호작도 추천도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87 연촴
    작성일
    23.01.05 21:49
    No. 1

    흠....
    아직 소신의 목에는 고구마가 걸려있습니다.....

    ,
    ,
    ,
    ,
    언제쯤 시원하게 넘어갈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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