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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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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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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7.0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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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
추천
25
글자
27쪽

첫 판매와 서열정리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53화



“상혁아?”

“왜요 유리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


유리 누나가 팔짱을 끼고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내가 찾아 온 것이 반갑지 않은 모양이다.


뭐 못 올 데 온 것도 아니고. 아들이 엄마 가게 온 것일 뿐인데.


“어저께 점심 쯤 인터뷰 기사가 났다고 했잖아요?”

“그랬지.”

“그래서 슬슬 시작되겠다 싶어서 보러 왔어요.”


내가 계획한 일이다. 본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책임이 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내가 가게에 오는 게 싫어요? 여기 우리 엄마 가게인데?”

“아니 그게 아니라.”

“흥. 유리 누나 미워. 유리 누나는 맨날 나 싫어해.”


나는 정말 서운한 것처럼 두 눈가를 닦기 시작했다.


“...”


응? 의외로 유리 누나는 별다른 말이 없다. 적어도 당황하는 모습이라도 보일 줄 알았는데.


슬쩍 팔 너머로 유리 누나를 보았다.


“아!”


눈이 맞았다. 유리 누나는 내 우는 척을 예측하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동안 너무 속여 먹었나, 사람이 의심이 많아졌다.


아이의 눈물에도 눈썹 까딱하지 않다니 참 각박한 세상의 차가운 사람들이다.


“흥. 재미없게.”


그 말에 유리 누나의 뚜껑이 펑 터졌다.


“재미고 자시고! 지금은 아직 학교에 있을 시간이잖아!!!”


아, 그게 궁금했던 거였나. 정말 별 거 아닌데.


“저 수업 안 들어도 괜찮아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인데요 뭐. 허락도 받았어요. 자!”


아직 미심쩍게 보고 있는 그녀에게 종이를 건넸다.


종이에는 ‘자율 수업 허가권’이라고 적혀 있고 그 아래 교장의 도장이 찍혀 있다.


“학교가 이래도 되는 거야?”

“뭐, 잘난 사람한테는 더 없이 너그러운 곳이니까요. 아, 누나는 겪어 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거에요?”

“이게!”


유리 누나는 내 머리에 꿀밤을 날리려 했다. 나는 고개를 살짝 틀어 회피했다.


“야! 피하는 게 어디 있어! 어른이 때리면 잠자코 맞는 거야!”

“누나도 어렸을 때 어른이 때리면 맞았어요? 안 그랬을 거 같은데.”

“야! 아니거든!”


한 5번 가까이 피했나, 헉헉대는 누나가 불쌍해 한 대 맞아주었다.


정점의 DNA가 있어도 맷집이 강화된 건 아니었기에 평범히 아팠다.


“아야야. 그래서, 빵 좀 팔렸어요?”

“아니 아직. 본점에는 어제 저녁에 찾는 사람이 조금 있었다고 그랬는데.”


여기서 빵이라 함은 당연히 머리가 좋아져 공부에 도움이 되는 빵, 줄여서 공부빵을 의미한다.


어제 점심에 기사가 났으니, 그 신문이 학부모들한테 전달된 것은 저녁일 터.


즉, 보자마자 가게를 찾았다는 이야기다.


‘생각보다 발 빠른 사람들이 많네.’


하기야. 아이 공부에 효과가 있다면 모래로도 경복궁을 쌓아 올릴 사람들이 많다.


2호점도 머지않아 찾는 사람이 생길 것이다. 내 예상으론 첫 손님은 삼길 초등학교 어머니회가 아닐까 싶다.


“엄마는 어디 있어요?”

“언니? 어머니회인가 그거 한다고 2층으로 올라가셨는데?”

“아. 그거 오늘이었구나.”


멍멍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이미 가게에 있던 모양이다.


참고로 1학년 어머니회가 대한제일 빵집 2호점에서 열린지는 꽤 되었다.


내가 교류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어머니회 사람들이 가게에 자주 방문하기 시작했는데, 엄마는 그게 좀 번거로웠던 모양이다.


아들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듣기야 하겠지만, 여러 명에게 듣다 보면 들었던 이야기를 또 듣는 경우가 많았다나.


그래서 어머니회에 경고를 했고, 그럴 거면 차라리 빵집에서 회의를 하자는 결론이 났다고 한다.


수석 아줌마도 며칠 전부터 회의에 참석했다고 들었는데, 이미 권력 구조가 개편되었으니 엄마가 곤란할만한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럼 기다리고 있으면 되겠네요. 언제 끝난대요?”

“몰라. 들어간 지 꽤 되었는데 곧 끝나지 않을까?”


위층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보람 있는 시간이었어요.”

“회의 장소를 바꾸길 잘 한 것 같아요. 역시 상혁이네 어머님 최고!”

“하하 별 말씀을요.”


어머니회 사람들이 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카운터 밑으로 몸을 숨겼다.


“응? 떳떳하다더니 왜 숨으실까아?”

“... 몰라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네.”


분명 이번에는 합법적으로 학교를 짼 게 맞는데, 엄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숨고 말았다.


회귀 전에 땡땡이를 치던 버릇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눈만 빼꼼 내밀고, 상황이 돌아가는 걸 지켜보기로 했다.


머리가 좋아지는 빵이 있다는 기사가 나온 다음 날, 빵집에서 회의가 열렸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공교롭지 않나.


아니나 다를까, 아줌마들은 회의가 끝났음에도 가게를 나가지 않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다.


소문의 ‘머리가 좋아지는 빵’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시선은 머무를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왜냐.


‘진열을 안 했으니까.’


그렇게 대 놓고 팔다간 장사 X같이 한다고 욕먹는다.


누가 나에게 ppl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자연스러움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름도 ‘간접 광고’가 아닌가. 대놓고 광고하면 안 된다는 소리다.


우리 가게에 빵을 먹으러 온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머리가 좋아지는 빵’ 따위는 없다는 걸 다 알 것이다.


인터뷰로 수작을 부렸음은 금방 들통이 날 테고, 사람들의 반발을 사는 건 예정된 결과다.


그러니 숨겼다. 자연스럽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러다가 인터뷰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못 이기는 척 숨겨진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팔고 싶은 것’과 ‘그들이 사고 싶은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형성하는 게 목적이다. 그렇게 형성된 수요는 쉽게 거품이 빠지지 않으니까.


엄마도 그 사실을 숙지하고 있어 어머니회 사람들에게 모른 척을 시전 중이다.


“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세요?”


다들 답 없이 눈치만을 살피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역시나 어머니회 수석 강윤희 여사였다.


“저희 지훈이가 이 집 빵을 참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지훈이 줄 빵을 사려고 하는데.”


적절한 명분이다. 이런 이유라면 가게를 느긋하게 둘러보는 것도 어색하지 않다.


수석 아줌마는 빵 쟁반을 집어 들고 가게를 돌기 시작했다.


공부빵을 찾는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함인지 중간, 중간 다른 빵들을 집어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 바퀴를 다 돌았을 때, 그녀의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찾던 빵이 없었기 때문이다.


“계산해드릴까요?”

“아뇨. 생각해보니까 남편 줄 빵을 못 고른 것 같아요. 한 바퀴만 더 돌죠.”


엄마는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며 물었고, 수석 아줌마는 빠르게 표정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한 바퀴를 더 돌고, 쟁반의 빵이 한층 수북해졌음에도 아줌마는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계산해드려요?”


엄마는 영업용 스마일을 발산하며 다시금 물었다. 분명 선의에서 나온 행동이겠지만 꿍꿍이가 있는 수석 아줌마에게는 큰 부담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


수석 아줌마가 말이 없자 엄마가 넌지시 물었다.


“혹시 찾고 계시는 빵이라도 있으세요?”


그 말에 수석 아줌마가 반색하며 동의했다.


“맞아요. 그 빵 있잖아요. 그 빵.”

“그 빵?”

“지훈이한테 이미 이야기 다 들었어요! 가게에 진열되지 않은 빵이 있다고! 그 빵 달라는 말이에요!”

“아아, 그 빵 말이죠?”


자존심 때문인지 공부빵이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다.


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고는, 제빵실로 들어갔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나는 사타구니를 탁 쳤다.


참으로 탁월한 밀고 당기기였다. 엄마에게 상대를 안달나게 만드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줄은 몰랐다.


수석 아줌마가 적당히 굽히는 모습을 보였으니, 앞으로 엄마의 지위도 더욱 공고해지리라.


동시에 수석 아줌마를 통해서 빵에 대한 정보가 학교 전체로 퍼져나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역시 우리 엄마야.’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줄 안다고, 누굴 닮아서 이렇게 멋진 거냐고 생각하던 찰나.


엄마가 빵을 들고 나왔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빵이다.


“응?”


유리 누나와 나는 동시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건 공부빵이 아닌데.”


엄마가 왜 저 빵을 꺼냈는지 가늠이 안 되었다. 유리 누나를 봤지만 그녀도 고개를 저을 뿐이다.


그 이유는 엄마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요즘에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빵이에요. 어떻게 알고 달라고 그려셨어요? 깜짝 놀랐지 뭐에요.”


아, 그제야 저 빵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공부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재료들을 엄마가 버리기 아깝다며 가져간 적이 있다.


이제 보니 새로운 빵을 개발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저것도 가게에 진열되지 않은 빵이니, 수석 아줌마가 말한 조건에 부합하는 빵이긴 한데...


그래도 공부빵이 아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수석 아줌마도 그 사실을 눈치 챈 것 같다.


“개발이요...? 그럼 상혁이는 이 빵을 먹어본 적이 없나요?”

“없죠. 제 아들한테는 완벽한 빵만 먹이고 싶으니까요. 그러니 지훈이 어머니께서 첫 시식자가 되는 거죠. 드시고 후기 좀 알려주세요.”


수석 아줌마의 표정이 굳었다.


그래서 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려 했으나 그 시도 역시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아뇨 이거 말고 상혁이가 인터뷰에서 말한 그 ㅃ”

“아! 인터뷰 보셨군요! 제 아들이지만 어쩌면 그렇게 똑 부러졌는지 모르겠어요. 학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아들 이야기로 화제가 전환되자 엄마가 말을 산더미 같이 쏟아내기 시작한 탓이다.


인터뷰에 나오려던 빵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묻히고 말았다.


“이런...”


이상하리만치 두 사람 사이에 핀트가 어긋나고 있다.


그렇게 긍정적인 흐름은 아니다. 어차피 어머니회 아줌마들은 핵심 타겟이었으니, 적당히 빼다가 공부빵을 내어줘도 된다. 그런데 지금 그게 안 되고 있다.


과연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애태우기 위해 모르는 척을 하고 있는 걸까.


‘음...’


깊이 고민해보았지만 아무래도 전자 쪽에 무게를 둬야하지 않을까 싶다.


저렇게 대놓고 푸시를 주는데 모른다는 것도 사실 말이 안 되지만,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이 이상 모른 척을 하는 건 애태우기가 아니라 무시와 모욕에 가까운 처사였으니까.


착하고 다정한 엄마가 그런 일을 주도할 정도로 무서운 사람일 리가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엄마는 내 생각 이상으로 둔감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아다리가 지독하리만치 안 맞았거나.


옆에서 지켜보던 유리 누나가 상황을 가늠했다.


“계획대로 안 흘러가고 있는 거 맞지?”

“네. 다 제 잘못이죠.”


시선이 따가웠다. 그녀가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우리 잘난 두뇌야 저건 무슨 표정이냐?


‘조금만 잘못해도 쥐 잡듯 화를 내는 녀석이 왜 자책을 하고 지랄이지? 라는 표정입니다.’


그래. 나도 그래 보인다. 그래도 X발 너는 니 주인한테 언어 순화를 좀 해야 하지 않겠냐?


괘씸한 마음에 머리에 꿀밤을 멕이자 유리 누나의 표정이 더 기괴해졌다.


어쨌든. 현 상황은 나의 계산 미스가 맞다.


설마 엄마가 인터뷰 이야기가 나오면 빵을 파는 게 아니라, 내 자랑을 할 줄은 몰랐다.


엄마의 아들 사랑을 미처 계산하지 못했으니 어찌 아들의 잘못이 아니겠는가.


아니, 사실 이 정도 변수도 예측하지 못한 모지리 두뇌 때문이지 내 잘못은 아닌 것 같다.


‘지랄 방구를 뀌네.’


이상한 말이 들리는 것 같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이제 어떡할까?’


어차피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보다 노골적인 소문을 퍼트려도 되고, 아니면 큰 대회에 나가 쇼 케이스를 해도 된다.


큰 대회에서 신기한 빵을 먹은 소년, 1등을 차지하다?


이런 쇼맨십 정도는 일도 아니었으니까.


그 때, 매장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저... 저도 빵을 사려고 하는데요.”


그동안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가만히 있던 다른 어머니회 아줌마가 손을 번쩍 든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나마 입지가 있는 3석 아줌마였다.


원래대로라면 수석 아줌마한테 쪽도 못 써야 하지만, 차석이 서열 1위를 차지했다는 상황의 특수성 때문에 나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수석 아줌마한테 나름 대항 의식을 갖추고 있다고 엄마가 그랬던 거 같다.


“... 제가 지금 먼저 이야기하고 있던 거 안 보여요?”


수석 아줌마가 손톱을 세워 보았지만, 이곳에선 엄마가 왕이었다. 엄마는 수석 아줌마를 충분히 도와줬다고 생각했는지 결제할 때 부르라는 말만을 남기고 3석 아줌마에게 향했다.


“다혜는 어떤 빵을 좋아해요?”

“기본적으로 빵을 다 잘 먹어요. 저번에 사갔던 빵도 애가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데요.”

“후후 그것 참 다행이네요.”


3석 아줌마는 눈치를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다름이 아니고, 또래 애들에 비해 공부를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요. 어제 상혁이 인터뷰 보니까...”


나는 입술을 씹었다. 저 아줌마는 수석 아줌마가 물 먹는 거 보면서 아무것도 못 배웠나.


금단의 단어를 내뱉었으니, 이제 엄마의 아들 자랑이 한 바탕 쏟아지리라 예상했다.


“네. 인터뷰를 봤는데요?”


응? 엄마는 의외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판매까지 정석에 가까운 접객 일을 해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저도 그 빵을 다혜에게 먹이고 싶은데...”

“상혁이가 어려서부터 잘 먹었던 빵이 있긴 해요. 그 빵을 먹은 뒤로 곧잘 공부도 잘 했고요. 그런데 저희가 파는 상품이 아니라서요.”


한 번 모른 척 튕기고.


“그런가요? 어떻게 좀 안 될까요? 제발 부탁 좀 드립니다.”

“음... 저희가 미리 만들어 둔 반죽이 없어서 시간도 걸리고, 양도 많이 못 드릴 거에요.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특별히 팔아준다는 뉘앙스에 한정적인 수량까지.


사람들이 포X몬 빵과 허니X터 칩에 열광하고, 또 웃돈을 주더라도 사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그 한정성과 특별성 때문이다. 엄마는 그 부분을 충실히 자극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3석 엄마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설마 이 정도의 대우를 받을 줄은 몰랐던 걸까.


“네! 물론이죠! 그것만 해도 감사해요 상혁이 어머니.”

“에이. 같은 어머니회잖아요.”


마지막으로 소속감을 자극하기까지. 참으로 매뉴얼과 같은 판매였다.


“허허...”


의아했다. 이렇게 장사를 잘 하시는 분이 수석 아줌마한테는 왜 그랬을까?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혹시 다른 분들도 그것 때문에 기다리시고 계신 거에요?”

“정말 그것만 먹이면 공부를 잘 하게 되는 거 맞아요?”

“글쎄요. 저는 상혁이한테 그 빵 말고 다른 특별한 건 먹인 적이 없는데...”

“꺄악! 상혁이 어머니 꼭 좀 부탁드릴 게요.”


엄마는 나머지 어머니회의 주문을 받고 빵을 구우러 들어갔다.


오직 수석 아줌마만이 손을 뻗은 채 굳어 있을 뿐이다.


저 아줌마 입에서 ‘저도 부탁’까지 나오는 걸 들었다. 하지만 엄마는 듣지 못한 것처럼 그냥 지나쳤다.


등골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매장 안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까닭이다.


‘와... 씨 무섭네.’


엄마가 둔감한 거라고? 어림 반품어치도 없는 소리였다.


모두 의도된 행동이었다. 애를 태우려는 것도, 몰랐던 것도 아니다.


생각해보면 유리 누나가 있는데 굳이 수석 아줌마를 덩그러니 내버려 두고 다른 아줌마들한테 넘어갈 필요가 없다.


엄마는 이곳에서 그녀 나름의 서열정리를 하고 있던 것이다. 그것도 굉장히 잔혹한 방식으로.


나한테는 워낙 천사 같은 분이셔서 그런지 엄마의 성격을 종종 잊곤 하지만.


입학식 때에도 그랬듯, 엄마는 기본적으로 자기편이 아닌 사람한테는 자비가 없다.


지금은 그게 수석 아줌마였던 것이고.


아무래도 적당히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는 것만으로는 화가 덜 풀리신 것 같다.


빵 굽는 열기가 훈훈하게 가게를 데웠지만 실내는 여전히 추웠다.


3석부터 7석까지의 아줌마들은 뻐기듯이 고개를 들고 있고, 수석 아줌마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차갑게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


그나마 두 그룹 사이에서 분쟁이 안 일어난 게 다행이다. 그랬다간 양 쪽 다 얄짤 없이 쫓겨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250년 같은 25분이 흐르고, 내 다리에 쥐가 날 때 쯤 엄마가 포장된 빵을 들고 나오셨다.


“자. 원래 1개씩만 내올 예정이었는데 특별히 하나 더 담았어요.”


특별, 손님의 심금을 울리는 단어다.


공부빵 세 종류를 하나씩 담는다고 해도 고작 빵 3개다. 가져가는 입장에서는 아쉽고,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원래 하나씩인데 빵 하나를 더 팔아준다면? 고작 빵 1개가 늘었을 뿐인데 충분한 만족감이 드는 것이다.


정말 더 당부할 게 없을 정도로 훌륭한 상술이다.


계산은 빵 구워지는 시간 동안 유리 누나가 다 해 두어 별다른 절차가 필요 없었다.


가격이 꽤 나가는 빵이었지만 아줌마들은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 역시 잘 사는 집 사람들 답다.


오히려 그들은 5번 척추가 6번 척추가 되도록 허리를 숙이기 바쁘다. 엄마는 그들의 감사를 은은한 미소로 받아냈다.


“자. 그럼 빵 식기 전에 들어들 가세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상혁이 어머님!”

“에이 그만하세요. 민망하네요. 아, 이 빵 이야기는 저희들만의 비밀로 부탁드릴게요.”


엄마는 비밀임을 언급하며 상술의 방점을 찍었다.


아줌마들은 절대로 그러겠노라고 호언장담을 하며 가게를 나섰지만.


많은 액수의 기부금까지 내며 ‘어머니회’라는 벼슬 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잘도 비밀을 지킬 것 같다.


비밀이라는 말만큼 사람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단어가 또 없으니까.


하지만 이번엔 오히려 상대를 부추기기 위해 비밀이란 단어를 택한 것이기 때문에 누설된다 하더라도 아무 문제없다.


널리 퍼트릴수록 땡큐, 땡큐다.


이윽고 가게 안에는 수석 아줌마만이 남게 되었다.


엄마는 그제야 수석 아줌마한테 시선을 주었다.


“응? 아직 계셨네요. 혹시 필요하신 거라도...”

“필요 없어요. 그딴 빵. 지훈이한테는 다른 좋은 걸 먹이면 되니까요.”


수석 아줌마의 말이 퍽 날카롭다. 기다리는 시간동안 약이 바짝 오른 것 같다.


“그럼 왜 남아계세요?”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요.”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혔다. 본격적인 기 싸움의 시작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뭐가요?”

“뭐긴요! 모른 척 하지 마요! 지금 그쪽이 일부러 나 무시하고 있는 거 모를 줄 알아요?”


아줌마는 25분 동안 멍을 때리던 게 아니라 할 말을 정리했던 모양이다. 꽤나 공격적으로 말을 던진다.


“내가 그래도 그동안 상혁이를 얼마나 신경 써 줬는데요. 교류회도 그렇고. 고맙다는 소리 못들을 줄은 알았지만 설마 욕을 먹을 줄은 몰랐네요.”


숨을 거세게 몰아쉬는 것이 적지 않게 흥분한 모양.


반면 엄마의 말은 무척이나 차분하고, 단호했다.


“그래서.”

“뭐라고요?”

“그래서라고요. 그 쪽 아들이 우리 상혁이 친구니까. 그래서 그나마 그 쪽을 사람대접하고 있는 거라고요.”


때론 한 마디의 말이 사람의 숨을 멎게 만들 때가 있다. 엄마의 말이 그랬다.


수석 아줌마의 페이스가 이지러졌다.


“아니 무슨 말을.”

“애비 없는 새끼, 건방진 놈, 몸 더럽게 굴린 년. 다 그 쪽이 한 말이잖아요?”

“그걸 어떻게...”

“가만히 있어도 들리더라고요.”


아줌마의 눈이 허공으로 향했다. 보통 위쪽을 바라보면 누군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마 3~7석 아줌마들의 얼굴이 한 명씩 지나가지 않았을까?


“아니! 분명 내가 그런 말을 하긴 했지만! 그 년들은 뭐 그쪽 칭찬이라도 한 줄 알아요? 그 년들도 다들!!!”

“알아요. 그래도 그 사람들은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했어요. 내가 용서를 해준 거죠.”

“...”

“그 쪽은 아니시고.”


말다툼이 끝이 났다. 잘잘못이 확실히 드러났으니, 이 이상은 일방적인 폭행일 뿐이다.


“사과하세요. 진심으로.”

“아니, 그 땐 상혁이 어머니가 이런 분일 줄은 몰랐으니까...”

“하, 잘 모르면 그런 말을 해도 되는 모양이죠? 막말로 제가 가난하고 상혁이가 보잘 것 없었으면 후회조차도 안 했겠다는 소리네요?”


수석 아줌마는 답이 없다. 엄마 말대로 저 양반이라면 정말 눈 하나 깜짝 안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입 밖으로는 꺼내지 감히 못하고 있다.


결국 아줌마의 입에서 나온 것은 부자들의 계층론이었다.


“사람한테는 격이란 게 있는 거에요. 이해나, 존중은 같은 격인 사람한테만 가지면 되는 거라고요! 당신은 인정해요. 수완도 좋고 아들도 잘났으니까. 그러니 앞으로 어머니회는 우리 둘을 중심으로 이끌자고 한 건데.”

“아, 그래요? 그럼 뭐 어쩔 수 없죠.”


엄마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긍정적 단어에 아줌마의 얼굴에 회색이 돌았다. 그러나 이어진 말에 바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나가세요.”

“...네?”

“앞으로 어머니회는 격 같은 거 신경도 안 쓰는 그런 저급한 모임이 될 예정이니까, 싫으시면 나오지 마세요.”


반박을 불허하는 단호한 발언이다. 1학년 어머니회의 최고 권력자로써 어머니회 제명을 고한 것이다.


수석 아줌마는 여러 감정이 담긴 눈으로 엄마를 지긋이 보았다.


엄마는 부담스럽지도 않은지 꼿꼿하게 서서 이를 받아 넘겼다.


두 사람의 대치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수석 아줌마는 빠득 소리가 나도록 이빨을 씹더니, 정확히 90도가 되도록 허리를 숙였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결례가 되는 말을 지껄인 점, 분수를 알지 못하고 멋대로 행동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부디 노여움을 푸시기를 바랍니다.”

“... 일어나세요. 그 사과 받을게요.”


엄마는 수석 아줌마의 몸을 일으켜 세운 뒤, 꼭 안아주었다.


“지훈이가 저희 빵을 참 좋아하죠? 제가 좀 챙겨드릴게요.”

“...”


완전히 달라진 엄마의 태도에 수석 아줌마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정말 자기 편인 사람과 아닌 사람의 대우가 확실한 우리 엄마였다.


“머리에 좋은 빵 필요하시다고 하셨죠? 3종류가 있는데 각각 3종류씩 담아드릴게요. 더 드리면 상할까봐 이것만 드리는 거니까 나중에 더 필요하시면 이야기 하시고요.”

“계산...”

“에이. 무슨 계산이에요. 상혁이랑 지훈이 사이인데, 안 그래요?”


결국 수석 아줌마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사과를 하면서도 어지간히도 서운했던 모양이다.


묵은 감정을 해결했으니, 앞으로 엄마와 수석 아줌마도 괜찮은 관계를 쌓아올리지 않을까 싶다.


‘신기한 구경을 했네.’


공부빵의 첫 판매 과정은 둘째 치고, 엄마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어서 신선했다.


내 기준으로는 조금 과하지 않았나 싶지만, 엄마에게는 엄마의 기준이 있는 법이다.


아들이 이런 문제까지 나서서 왈가왈부하는 건 보기 좋지 않다.


‘그나저나 언제 나가야하지.’


구경을 하다 보니 나갈 타이밍을 놓쳤다.


엄마 입장에서도 아들에게 숨기고 싶은 모습이 한, 두 개 정도는 있을 터.


이대로 나갔다가는 서로 민망해질지도 모른다.


‘PPAP라도 추면서 나가야 하나?’


나는 일단 급한 대로 유리 누나한테 수신호를 보냈다.


‘나. 몰래. 나가야 함’


유리 누나에게 OK 사인을 받고 행동에 나서려고 했으나 이내 난관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 사이 지훈이네 아줌마를 보낸 엄마가 가게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음~ 이상하네. 오늘따라 가게에 상혁이가 있는 느낌이 드는데...”


초능력에 가까울 정도의 엄마력이었다. 어쩌면 엄마도 정점의 DNA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유리야, 혹시 오늘 상혁이 본 적 있어?”

“하.하. 아뇽. 상혁이가 요기 왜 있겠오용?”


진짜 연기 더럽게 못한다. 저 누나는 연기 같은 거 하면 안 되겠다.


어쨌든, 누나가 시간을 끌어주는 사이 위층으로 향했다. 위층에는 창문이 있으니 그곳으로 나갈 예정이다.


다리가 아작이 날지도 모르지만, 걷기의 DNA를 활성화시키면 어떻게든 될지도 모른다.


“창문... 창문... 여기다!”


빠르게 창문을 열고 몸을 던지려던 찰나!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혁아! 설마 싶었는데 정말 있었구나?”

“아하하. 엄마. 좋은 아침이에요.”

“그래. 그런데 왜 그렇게 위험한 데 매달려 있어. 이리와.”


엄마는 나를 앉히고 평소처럼 꼭 끌어안았다. 질문은 그 다음이었다.


“이 시간에 집에는 어쩐 일이야?”

“제가 집안 일 좀 도운다고 하니까 교장 선생님이 보내주던데요?”

“응. 그렇구나. 그런데 엄마는 왜 상혁이가 들어온 걸 못 봤을까?”

“어... 창문으로 들어와서?”


내가 생각해도 무리수였지만, 의외로 엄마는 별다른 지적을 안 했다.


“얘가 위험하게. 문 내버려두고 왜 창문으로 들어오니?”

“엄마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것 같아서요.”


그 말에 엄마의 이마에서 땀이 삐질삐질 흐르기 시작했다.


“설마 무슨 이야기 하는지도 들은 건 아니지?”

“아뇨, 전혀 못 들었어요. 하하.”

“그래. 잘은 모르겠지만 이렇게 아들 얼굴 보니까 좋다. 배 안고파? 빵 먹을래?”


엄마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문답을 끝마쳤다.


고작 8살이 2층 창문으로 들어왔다는 점, 이야기를 하나도 못 들었는데 중요한 이야기인 건 알고 있는 점 등 의심할만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말이다.


그저 아들이 창문으로 들어와 다치지는 않았을까 걱정한 게 전부였다.


아까 지훈이네 아줌마를 대할 때랑은 정반대인 천사 같은 모습이다.


그 따뜻함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동시에 엄마를 속였다는 사실이 양심이 찔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조금 더 세게 엄마를 안기로 했다.


“어머, 평소에는 안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하던 애가 오늘은 웬일이래?”

“몰라요. 오늘따라 엄마가 더 좋아서 그런가?”

“으구~ 우리 아들! 오늘 먹고 싶은 거 없어? 상혁이 좋아하는 고기나 먹을까?”


공부빵 판매도 성공적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엄마도 성공적으로 어머니회 서열 정리를 끝마쳤다.


거기에 엄마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자니, 오늘도 참 행복한 하루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 근데 오늘은 학교 더 안 가?”

“... 가는 게 좋을까요?”

“아니. 아들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냥 여기는 당장은 도울 게 없으니까 그렇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는 하지만, 은근히 갔으면 하는 기색이다.


어쩌면 학교를 다시 가야할지도 모른다. 행복한 날이라는 거 취소, 취소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행복한 금요일이네요. 독자님들 모두 푹 쉬시고 평안한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댓글과 선호작 추천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최근 댓글이 많이 달려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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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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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향상심 22.07.07 1,299 23 25쪽
59 한 손에는 꽃, 한 손에는 총 2 22.07.06 1,257 23 15쪽
58 한 손에는 꽃, 한 손에는 총 +1 22.07.05 1,311 24 18쪽
57 반박 기사를 내다. +1 22.07.04 1,298 22 15쪽
56 엄마 말을 들으면 손해를 볼 일은 없다. +3 22.07.03 1,306 25 17쪽
55 불온한 기색 +1 22.07.03 1,315 19 16쪽
54 공부빵이 궤도에 오르다. 22.07.02 1,349 26 16쪽
» 첫 판매와 서열정리 +2 22.07.01 1,412 25 27쪽
52 폭풍전야 +1 22.06.30 1,390 28 16쪽
51 ppl 개시 22.06.29 1,440 26 18쪽
50 머리가 좋아지는 빵을 개발하다 22.06.28 1,463 31 19쪽
49 인터뷰로 ppl을 준비하다 22.06.27 1,524 30 16쪽
48 당첨이 예정된 복권이 되다 +2 22.06.26 1,585 31 22쪽
47 선을 긋다 22.06.25 1,567 28 18쪽
46 초등학교의 정점에 오르다. 22.06.24 1,559 29 18쪽
45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2 22.06.23 1,539 31 18쪽
44 교류회 +1 22.06.22 1,573 31 17쪽
43 vs 엄친아 +1 22.06.21 1,603 33 21쪽
42 교사보다 서열이 높은 학생이 있다? +1 22.06.20 1,663 31 17쪽
41 풀었는데요 +1 22.06.19 1,639 31 17쪽
40 서열정리 3 +1 22.06.18 1,649 33 17쪽
39 서열정리 2 +2 22.06.17 1,642 33 16쪽
38 서열정리 1 +2 22.06.16 1,691 30 18쪽
37 설마 자기 소개를 이런 식으로 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22.06.15 1,694 33 19쪽
36 입학식 +1 22.06.14 1,755 31 15쪽
35 2호점 개점 +1 22.06.13 1,813 33 17쪽
34 자식몬 대결 22.06.12 1,810 38 18쪽
33 뿌슝빠슝 할아버지 기를 세워드리는 7살 손자가 있다? 22.06.11 1,852 34 14쪽
32 할아버지와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22.06.10 1,883 33 12쪽
31 마지막 예언 +1 22.06.09 1,877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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