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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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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1.01.16 11:18
최근연재일 :
2011.01.16 11:18
연재수 :
1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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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336
추천수 :
1,382
글자수 :
816,019

작성
10.08.17 09:41
조회
904
추천
10
글자
11쪽

평범 (48) - 번외

DUMMY

에, 번외편입니다. 그런데도 48화로 계산하는건 절대 편수 햇갈릴까봐가 아니라는걸 미리 알려드립니다. 저, 정말이에요. 내용은 본편과 관계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케릭터 성격이라던가 미묘하게 상관없는 부분들이 많으니 적당한 자체 필터링을 하시면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청년은 불꽃이 자신을 휘감는 환상을 보았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그의 앞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빨간 색으로 물든 사내가 있었다. 사내는 언제 손을 썼는지 몰라도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폭력배들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그들의 피를 염료삼아 그의 몸을 물들였다.


청년이 보았던 그 어떤 영화보다 잔혹한 장면. 그러나 청년은 어째서인지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어딘가 소중한 것이 잘려나간 듯 그의 마음은 갈가리 찢겨져 있었다.


" 어떤가? 악마와 손을 잡은 기분은? "


붉은 색의 사내, 스스로를 악마라 밝힌 자는 마치 쇳조각을 비비는 듯한 한없이 불쾌한, 그래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청년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그는 목소리를 듣자 그의 계약을 떠올린 것이다.


" 뭐, 뭐야? 그 목소리! "


" 음? 내 목소리는 원래 이렇다만, 뭔가 불만인가? "


" 아까 불새 모습이었을때는 그런 목소리 아니었잖아!!! 난 그 목소리로 노래해주기 바랬어! 나 사기당한거야? 그런거야!? "


" you just activated..... "


" 아악! 저기 카드를 들고 미소짓는 흑형의 모습이 보여! 함정?! 함정이야!? 그보다 어떻게 그런걸 알고 있는건데!!!! "


" 인터넷은 인간이 발명한 가장 멋진 것이야. "


" 세상에, 지옥에서도 인터넷 되는거야!? 인터넷 굉장해!! "


" 아니, 가끔 인터넷 되는 세계로 가서 피씨방인가 뭔가를 이용할 뿐이다. 흠, 그렇지. 볼만한 신작 영화라던가 신경쓰이는 맛집의 신메뉴같은게 나올때도 종종 들러. "


" 뭐야 그거! 마치 가까운 시내 갔다오는 것 같은 이야기! 차원이라는거 그렇게 쉽게 지나갈 수 있는 거였어!? "


" 뭐, 훌륭한 악마에겐 그런거지. "


" 차원의 벽 얇아!!! "


청년은 신나게 반박하다 어느 순간 주제에서 엇나갔다는 것을 깨닫고 화재를 다시 돌렸다.


" 아니, 중요한건 이게 아니잖아!!! "


" 쳇, 그냥 넘어가자고. 타고난 목소리를 어쩌란 말이야? "


" 차라리 그냥 불새 모드로 돌아가! "


악마는 어깨를 으쓱하는 재스쳐를 취했다.


" 나는 그래도 상관없지만, 신의 개들이 벌때같이 달라들걸? 뭐, 위험한건 아니지만 네가 원하는 공연은 물 건너 가는거지. 그래도 괜찮나? "


" 크허허허허헉! "


청년은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었다!


이래도 안돼, 저래도 안돼. 청년은 머리를 붙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길바닥에서, 그것도 갈가리 찢긴 시체가 잔뜩 널브러져 있는데서 뒹굴다니. 배짱이 보통 아니다. 악마는 그저 재밌다는 듯 킬킬거렸지만.


" 젠장, 이렇게 된 이상 넌 그냥 기타나 쳐! 노래는 내가 부를테니까. "


" 그렇게는 안되겠는데. 그럼 계약 위반이야. "


" 계약서 지금 당장 바꿔! "


" 하, 이러니까 인간은. 한번 동의한 계약은 번복할 수 없어. 애당초 그 조건은 네가 제안한 거라고. 성립된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 아닌가? "


"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우!!!!! "


청년은 머리를 부여잡고 발작하듯 튀어올라 소리쳤다. 악마는 혀를 쯧쯧 찬다. 그러나 말릴 생각은 전혀 없어보였다.


한동안 고통에 떨던 청년은 마침내 결연한 눈빛으로 선언했다.


" 좋아. 목소리가 어쩔 수 없다면 하다못해 외관이라도 바꿔! "


" 뭐야, 마음에 안드나? "


악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반문했다. 악마의 이목구비는 만들어진 것이니만큼 현실감이 떨어질 만큼 아름다웠다. 불타는 듯한 머리칼, 새빨간 눈동자. 그렇게 강렬한 색들로 도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런스가 맞아들어가는 외형.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에 옷 속에 숨겨진 튼튼한 근육까지. 붉은 색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딱히 흠잡을 곳이 없었다.


그러나 청년은 마치 최종결전에 나서는 용사처럼 결연한 표정으로 선언했다!


" 이봐, 미남은 가끔 같은 남자들에게 미움받는 법이야. 그러나 미녀는 다르지! 일정 레벨을 초월한 미녀는 여자들에게조차 동경의 대상! 목소리가 안된다면 하다못해 안티라도 줄여! "


" 그딴 이유로 여자가 되란거냐..... "


" 그것만이 아니지! 이 작품이 인기를 얻... 아냐, 그럴 일은 없을테니 이건 상관없나? "


the 작가 『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우!!!!』


hey 너 임마? 내 작품에 나오는 케릭터면 그런 잔혹한 말은 하지 말아 yo!


" 현실을 외면하지 마. "


적어도 내가 만든 케릭터에게 듣고 싶지 않아요!


" 예, 예. 알겠습니다요. 이 작품이 인기를 얻는다면 - 비웃음으로 일그러지는 청년의 얼굴은 무시하도록 합시다! - 너랑 나는 남자 둘이서 붙어다니는게 된다고. 그러면 저 무시무시한 분들의 망상 속에서 너랑 내가 고기를 돌리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단 말이다. 이제 이해하겠어? "


악마의 얼굴이 형편없이 구겨졌다. 대다수의 악마는 따로 성별이 있는건 아니지만 살아온 스타일이란게 있는거다. 딱히 남자는 아니더라도 남자로서 수천년 살았는데 갑자기 여자하라고 하면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일 것 같나?


" 싫으면 계약 때려치던지. "


" 그럼 나야 좋지. 네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 합법적으로 널 찢어버리고 영혼을 먹어버리면 되니까. "


" ..... "


청년은 쪼그려앉아 손가락으로 바닥을 긁적거리며 알아듣기 힘든 말을 중얼중얼거렸다. 다년간의 병원생활에서 나오는 혼자 구시렁거리기 신공이 내뿜는 우울함은 악마조차 움찔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한시간, 두시간이 지나도 계속 그러고 있으니 마침내 악마가 두 손을 들었다.


" 알았다, 알았어. 여자로 바꾸면 되는건가? "


" 조국은 선생님의 결단을 잊지 않겠습니다. "


" 아니, 나 너네나라 악마 아닌데. 그리고 이게 나라랑 상관있는 일이야? "


" 닥치고 성전환부터 하시죠. "


" 나 슬슬 이 계약 잘못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


악마는 투덜거리며 불꽃으로 몸을 감쌌다. 불꽃이 흩어진 뒤에 나타난 것은 아까의 모습과 남매라고 하면 알맞을 만큼 닮았지만 성별만 다른 육체가 모습을 들어냈다. 머리가 조금 더 길어졌고, 보다 여성스러운 얼굴이 되었으며 키가 조금 줄고 늘씬한 다리의 각선미가 돋보였다. 그러나 청년은 불만스러운 듯 했다.


" 다 좋은데 왜 절벽이야? "


여성체가 된 악마는 신체의 어느 한 부위가 한없이 평평했다. 악마는 놀랍게도 성전환만 했을 뿐인데 쇳소리 대신 멀쩡한 여자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 인터넷에서 빈유는 능력치라는 말을 들었거든. 기왕 여자가 될거라면 능력자가 좋잖나? "


" 뭐라고? "


청년의 눈꼬리가 올라갔다. 이미 목소리가 바뀌어 당초의 문제가 해결됬다는 사실 따윈 아무래도 좋다는 기세로 소리치셨다!


" 닥쳐! 그건 가지지 못한 자의 변명일 뿐이야! 아아, 물론 나도 무식하게 크기만 한 그런건 원하지 않아. 그러나, 여자라면! 이성이라면 이성의 특징인 부푼 가슴을 어느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이건 절대로 양보할 수 없어! "


" 우와, 이쯤되면 반박하는게 죄악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


고작 이런데서 그렇게 신념으로 가득한 선언을 할 필요가 있는걸까? 너무도 빛나는 모습으로 외치는 청년의 모습에 악마는 기가 차서 입을 쩍 벌렸다. 그러나 그 가슴이 부풀어오르는 일은 없었다.


" 뭐야? 입은 그렇게 떠들어도 몸은 그대로잖아? 이보게 악마양반, 빨리 변경하지 못하겠나? 유저의 원성을 들었으면 패치를 해야지. 간단한 이치잖아?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죄악이야! "


" 아니, 나 악만데. 악마가 죄를 저지르는건 당연한 거잖아. 그런 이치라고. "


" 나는 빈유야말로 신성의 상징이라고 생각해. 천사들을 생각해 봐, 색기넘치는 가슴을 가진 천사를 본 적 있어? 없잖아? 반면 악마들을 생각해보라고. 각종 매체에 나오는 악마 여케는 십중팔구 섹시한 이미지잖아. 악마라면 죄악의 하나인 색욕을 무시하지 말라고. 아니면 뭐야? 천사 흉내라도 내고 싶은거야? "


" 아니, 빈약한 가슴의 악마 케릭터도 넘쳐나는데. 게다가 나 굳이 계통을 따지면 색욕계가 아니라 질투계야... "


" 뭐라구요? 당신, 고작 그런 걸로 얼버무릴 셈? "


악마는 생전 처음 인간과 대화하면서 피곤함을 느꼈다!


" 아, 그래. 좋아. 네 맘대로 하자고 가슴에나 파묻혀 죽어버려라. "


" 핫. 그것이야말로 나의 꿈! 미래! 데스티니! 와라! 내가 바라 마지않는 종말이여! "


악마는 경멸을 가득담아 인간이란 추악한 존재를 보았다. 그리고 저런 맛이 여러가지 의미로 가버린 영혼을 먹으면 배탈이 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악마는 가슴을 부풀렸고 움직일 때마다 덜렁거려서 불편한데다 어깨까지 결리는 살덩어리에 광분하는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 체 한숨을 푹푹 쉬며 하늘을 보았다.


역사적인 2품 고위악마와의 계약 첫날은 그렇게 허무하게 지나갔다.


(여러가지 의미의) 용자와 악마의 여행, 그 끝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세한 내용은 평범 본편을 참조~


" 자, 잠깐! 평범의 주인공은 나잖아! 저게 어딜 봐서 평범한 놈이야!? 어이, 작가양반! 제목을 생각하라고 제목을! "


왠 불쌍해보이는 인남케가 헛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지만 무시해도 좋아요~


" 동의하지. 하지만 한가지 어폐가 있군, 이 글의 주인공은 바로 나! 라미른 벨람님이시다! "


넌 어딜 어떻게 봐도 최종보스 포지션이거든?


" 아빠! 쪽팔리게 이런데서 이미지 깎아먹지마! "


" 자, 잠깐만! 이보게 작가양반! 그게 무슨소린가!? 난 당연히 주인공이잖아? 내가 최종보스라니, 내가 최종보스라..... "


저 멀리 질질 끌려가는 불쌍한 인남케도 무시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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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걸로 또 한편 때웠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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