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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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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1.01.16 11:18
최근연재일 :
2011.01.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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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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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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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38)

DUMMY

마나는 세상의 근원이다.

세상 만물은 결국 마나가 이런저런 형태로 배열되고 결합된 결과물에 불과한 것이다.


이 마나는 오직 의지나 기원에 의해서만 다룰 수 있으며 반대로 의지가 있는 존재는 모두 마나를 다룰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의지가 있다고 모두 마나를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나는 보다 강한 의지를 따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의지는 세상 그 자체다.


그런데 마나는 강하고 많은 양이 결합될수록 단단해지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체는 액체나 기체에 비해 마나 연결이 훨씬 강력하고 많은 마나로 이루어진다.


반대로, 기체.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기체인 대기는 마나 연결이 극도로 약한 존재다. 그러나 그조차도 너무 강한 의지로 묶여있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마나로 환원시킬 수 없는 것이다.


마법사는 악마의 힘을 빌려 의지력을 강화, 집중시킨 후 대기를 분해하여 마나를 얻고 그것을 조정해 현상을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마법사는 창조의 영역에 한 발을 걸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법사만이 마나를 다룰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인간의, 아니. 생물의 육체는 역시 마나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나 육체의 마나 연결을 유지하는 것은 세상의 의지가 아니라 개인의 의지다. 개인의 의지는 자기 몸에 대해서만큼은 굉장히 강력하기 때문에 육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야기를 조금 바꿔보자.


인간의 근육은 왜 강해지는가?


그것은 힘든 일을 하면서 근육이 ' 지금보다 더 강한 힘 ' 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주 무의식적으로 근육은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고 그때 호흡을 통해 몸 속에 들어온 대기가 육신에 대한 인간의 강력한 의지에 반응, 마나로 분해되고 근육은 마나를 집어삼켜 한층 발달하게 된다.


즉, 더 강해지고 싶다는 근육의 의지가 실현된 것이다.


지구는 이 세계에 비해 굉장히 마나 연결의 강도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흡수된 마나는 근육을 키우고 소진되어버린다. 그런데 마나 연결이 훨씬 약한 이 세계에서는 근육이 받아들이고도 남는 마나가 흡수되어 몸속에 착실히 쌓이게된다.


별다른 심법 같은게 없어도 수련만으로 마나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한번 마나가 쌓이기 시작하면 육체가 서서히 변이를 일으켜 항상 마나를 탐하게 된다. 이런 사람이 일정 이상 힘을 주면 근육 속의 마나가 반응해 근육에 힘을 더하게되고 마나가 서서히 소진되며 초인적인 힘을 낸다. 그렇게 마나가 소모되면 육체는 보다 많은 마나를 바라게되고 이런 순환의 반복으로 육신은 변이를 거듭하며 마나가 점점 많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마나는 신체 강화에만 작용하여 창조의 영역에서는 많이 떨어져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가공할 힘이다.



라미른은 그 결과물을 보며 눈살을 찌뿌렸다.


" 뭐가 마나고자냐 개자식들... "


파티장의 모든 사람을 몰살시킨 그들은 샤피론 백작의 집을 제압하면서 700명 정도의 병력과 20명 가량의 소규모 기사단의 저항을 받았다. 그 결과가 이거다.


" 얼마나 죽었나? "


기사도 병사도 땅 위에 서 있는 자가 없었지만 라미른의 안색은 불편했다. 그도 그럴 것이...


" 사망자 381, 부상자 872명입니다. "


1200명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병사들은 별 볼일 없었다. 그러나 기사들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마나로 강화된 라미른의 병사들을 짚단 베듯 간단히 베어넘겼다. 결국 머릿수로 밀어붙여 체력을 고갈시킨 끝에 잡아낸 것이다.


아무리 병사 700명이 붙어있다곤 해도 상대가 되는건 고작 20명인데 압도적인 수의 적을 상대하며 2시간을 넘게 버텼다는 것 자체가 기가막힌 일이다.


세계 정복을 가볍게 보았던 라미른의 고개가 절로 저어지는 참상이었다. 이건 오러 블레이드만 못썼지 움직이는건 하나하나가 마스터 부럽잖은 레벨이 아닌가.


" 쯧... 다음부터는 신경 좀 써야겠군. "


실험을 위해 일부러 무작정 박아본 것인데 결과가 참혹하다.


물론 이해못할 일은 아니다. 이 세계의 기사란 족속은 걷기 시작하면 칼을 잡기 시작해 먹고자고싸는 시간을 빼곤 하루종일 사람 죽이는 연습에 매진한다. 그야말로 인간흉기. 그것이 바로 기사들인 것이다.


그에비해 라미른의 병사들은 강제로 마나에 눈뜨게 만들었을 뿐 평범한 일반인들이다. 압도적인 스피드와 힘으로 상대를 제압했을 뿐. 전투 기술은 형편없는 족속들이니 동급, 아니 그보다 위의 힘과 속도를 지닌 존재가 기술까지 압도하니 형편없이 밀려버린 것이다.


라미른은 이것을 이해하면서도 짜증을 감출 수 없었다. 병사들 따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양산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군세가 누군가에게 밀린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저택 내 모든 생명체의 말살을 지시했다.


비명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자 라미른은 왠지 모르게 고향에 온 듯한 기분과 함께 마음이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손이 근질거렸다. 무언가 베고 싶은 기분이 밀려왔고 그는 이 기분을 억누르고 싶지 않았다.


인간은 본디 좋은 일보다 사악한 일을 행할때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법이다. 그는 샤피론 백작의 영혼을 찾았다. 벌써 승천했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자신의 가족들이 도륙나는 모습에 증오로 눈이 가려졌는지 승천하지 않고 오히려 악령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라미른에겐 아주 반가운 일이다. 그의 방대한 영혼은 악령의 반항을 가볍게 뭉개버리고 주술을 발동해 기억을 읽어들였다.


" 호오, 그렇단 말이지? "


예상이 맞았는지 라미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동시에 볼일이 끝난 백작의 영혼을 산산조각내서 흩어버렸다. 영력이 흩어져버리면 악령으로 변해봤자 아무런 해를 입힐 수 없다. 겨우 지켜낸 고유번호와 조각난 기억을 가지고 결국 승천하게 되리라.


그는 자신의 의지를 병사에게 입력시켰다. 병사는 명령이 입력된 로봇처럼 그의 휠체어를 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저택은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는 2층 중앙 홀을 지나 백작이 생전에 이용하던 서재로 들어갔다. 서재라고 해도 책은 얼마 없었다. 고작해야

40권 정도 될까. 이 시대의 책은 굉장히 귀한 것이라 백작이라 해도 작정하고 모으지 않는 이상 이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나 그는 책엔 관심도 주지 않고 책장 구석을 툭 쳤다.


쑤욱!


이야기속에서 흔히 나오는 비밀장치가 작동되고 책장이 90도 회전하며 비밀의 방이 모습을 들어냈다. 백작이 평생 모은 재물들이 가득한 그곳에는 백작이 애지중지하는 딸과 시녀가 벌벌떨고 있었다.


" 하핫. "


그는 유쾌하게 웃었다. 백작은 금이야 옥이야 귀여워했지만 그의 눈에는 그저 약간 마른 평범한 여자애로 보였다. 나이는 그렇지, 이제 18살인가? 시녀는 그보다 나이가 조금 더 들어보였고 역시 수수한 얼굴이었다.


그것은 재앙이었다.


만약 백작의 딸이 절세미녀였다면 라미른은 그녀를 그가 차릴 하렘의 일원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수수한 얼굴로 낳아주고 말았다.


라미른은 허약한 손을 들어 검을 쥐었다.


" 아가씨들은 무슨 죄를 지어 이런 쥐구멍이 숨어계신가요? "


장난스러운 그의 말투에 백작의 딸이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소리가 나오는 일은 없었다.


" 이런, 가만있어요. 추녀의 목소리 따윌 들었다간 내 귀가 썩어버리잖습니까. "


라미른의 검은 어느새 백작의 딸의 입안에 틀어박혔던 것이다. 그는 생물의 몸을 꿰뚫는 감각을 즐겼다. 마치 고향에 와서 엄마의 밥을 먹고 어린 시절 잠들었던 방에서 깨어나는 유쾌한 기분이었다. 이것도 평생을 전장에서 살아온 바투바의 영향일까? 어느 쪽이든 그리 나쁘지 않았다. 라미른은 만족감과 함께 손을 검을 놓았다. 그러자 검이 제멋대로 움직여 목에서 뽑혀나오더니 번쩍, 섬광과 함께 소녀의 머리통을 베어버렸다. 하필이면 입을 벌린 자세 그대로 베어낸 탓에 아랫턱과 이빨만 남아 기괴한 꼴이 되버린 시체는 힘없이 쓰러졌다.


" !!!!!! "


시녀는 거의 숨넘어가기 직전이었으나 라미른의 말을 들었는지 소리를 지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라미른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손짓했다. 소리없는 섬광과 함께 시녀의 이마에 장검이 자루까지 틀어박혔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백작의 영혼은 이런 여흥보다 훨씬 흥미로운 정보를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비밀의 방 왼쪽 천장을 바라보았다. 검이 날아가 그리 높지않은 천장 벽돌을 눌렀다.


구구구궁!


육중한 돌문이 서서히 올라가며 진정한 비밀의 방이 들어났다.


라미른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방 안에 놓인 보물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불길한 상징이 가득 그려진 표지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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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이+미친놈 = 좋은건 안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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