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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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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1.01.16 11:18
최근연재일 :
2011.01.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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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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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42)

DUMMY

반폼멜 용병대는 역사깊은 명문 용병대로서 동내 어중이떠중이와는 격이 다른 규모와 무력을 자랑한다.


지금으로부터 71년 전. 노련한 용병 파치론 출신 알레프가 동향 용병 12명과 함께 창설한 파치론 용병단이 원형이며 전장에서의 뛰어난 활약으로 인해 5년만에 단원이 300명으로 늘어 라푼 용병 길드에서 정식 용병대로 인정받았다. 그 후에도 세를 계속 불리며 전설을 남겼고 마침내 지금은 멸망하여 사라진 북동부의 소국, 킬투챤의 국왕으로부터 명예 작위를 하사. 용병대장 파치른의 알레프가 알레프 반 폼멜이 됨으로서 지금의 이름인 반폼멜 용병대로 개칭했다.


초대 창설자 알레프 반 폼멜 사후 많은 유능한 용병대장들이 거쳐갔으며 지금에 이르러 진짜 용병대원이라 할만한 정예 2천을 상시 유지하는 메머드급 용병대로 거듭났다.


2천의 정예야말로 진짜 반폼멜 용병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500명씩 4개 부대로 이루어져 있었다.


루페른은 이 4개의 부대 중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반폼멜의 청소부들』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4번대를 맡고 있었다. 더불어 지금은 외부에서 영입한 4천명의 병력 중 1천명을 따로 맡고 있기도 했다.


말이 천오백명이지 50명씩 30개로 나눌 수 있다. 한 학년에 10반까지 있는 고등학교라 생각해봐라! 그들이 운동장에 정렬해 있을때 위에서 보면 어떤 느낌이 들던가? 천오백이란 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상 용병대의 공동 NO.2 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4개의 부대는 궁병으로 이루어진 3번대를 제외하면 객관적인 전력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이의 직속 부하라는 어쩡쩡한 형태로 남게 된 나는 매우 한가해졌다. 본래 내보내려던 놈이라고 그러는지 별 시키는 것도 없고 해야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행군은 해야했지만 지금의 내 등엔 식량과 화살통이 없다. 허리에 칼 두개만 덜렁 차고 다녔다. 이것도 예전같으면 짐이라 생각했겠지만 등짝에 지고있던 커다란 짐이 사라지자 날아갈 듯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한 우리들은 거대한 성의 해자 앞에 짐을 풀고 성을 포위하듯 둥글게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는건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해주었기에 나는 7m는 되어보이는 새하얀 성벽을 보며 유럽의 유적을 관광하는 기분으로 감탄할 수 있었다.


" 멋지네요. 이거 짓는데 얼마나 걸렸을까요? "


나는 간만에 곁에 있는 루페른에게 물었다. 그는 목적지가 가까울수록 고위직이라 그런지 회의에 참석하는 일이 잦아서 지금처럼 같이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 글쌔. 10년은 걸리지 않았을까? "


무심한 대꾸에 흐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미 그의 말 따윈 관심 밖이었다. 나는 하늘 높이 솟아있는 내성의 탑들을 보며 내성의 아름다운 정원 따위를 상상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루페른은 곧 우리들이 주둔할 곳을 정해주고는 다른 부대장들과 함께 내성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그가 올때까지 호흡법이나 하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전장에서도 싸울 일이 없다고 생각하자 두려움은 상당히 희석되어 있었다.



한편, 내성에서는 용병대장이 언성을 높혔다.


" 이게 무슨 소립니까!


의뢰인, 람푸트 자작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가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일이었지만 그것이 정말로 일어났는데 낸들 어쩌란 말인가? 그는 노호를 터뜨리는 용병대장을 진정시키며 사정을 설명했다.


" 진정하게, 나라고 기분 좋은 줄 아나? 나 역시 이 일에 몇년이나 투자해가며 준비해왔지만 국왕 전하의 명인데 어찌 거스를 수 있단 말인가? "


용병대장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의 입은 웃고 있었다. 이것은 용병대 입장에서는 엄청난 호재다.


" 우리는 자작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낙오병들을 버려가며 이곳까지 강행군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길에서 죽은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죽었습니까? 우리들은 이 일을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습니다. "


자작은 천한 용병대장 따위가 바락바락 대드는 것에 짜증을 느끼면서도 평정을 지켰다. 반폼멜 용병대는 충분히 자신의 목을 딸 병력을 끌고왔는데다 사실상 그의 본의는 아니나 그가 멋대로 계약을 파기한 것과 같았으니까. 자작은 감정에 휘둘려 현실을 망각하는 어린 것들과는 달랐다. 하지만 정상 참작이라는게 있지않나! 그는 막대한 손해를 예감하면서도 그것을 한푼이라고 줄이고자 노력했다.


" 아까도 말했듯이, 국왕 전하께서 영지전을 금하시고 전국에 소집령을 내리셨네. 우리도 영지병을 모아다 곧 올라가야한단 말이야. 이건 우리 자의가 아니라는걸 자네도 잘 알지 않나? 내 계약을 어긴 것은 미안하지만 우리 상황을 이해해줬으면 하네. "


용병대장은 콧방귀를 킁 뀌고는 대꾸했다.


" 여러 말 하실 것 없겠죠. 계약서에 똑똑히 박혀있지 않습니까? 위약금을 주십시오. "


자작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계약서상 의뢰인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경우 위약금은 의뢰비의 두배다. 그의 영지를 탈탈 털어도 그런 돈은 없었다. 아니, 그걸 내주고 나면 영지병을 소집한들 무기 하나 쥐어줄 돈이 없었다.


" 허허, 우리 사정이 그리 되지 않았나? 나도 입을 싹 씻겠다는게 아니야. 자네들에게 약속한 보상금은 주겠네. 그러나 그 두 배는 무리야. 나 역시 그대들이 약속한대로 영지전에서 승리하진 못했다네. 아무 얻은 것 없이 보상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휘청거린단 말이야. 자네들은 명문이 아닌가? 그저 억지만 부리는 동내 용병대와는 다르다고 믿는다네. "


사방팔발에 쓰래기라고 소문나기 싫으면 이거 먹고 떨어져주세요 하는 간곡한 표현이다. 용병은 돈만 있으면 무슨 욕을 들어도 신경쓰지 않는 족속이 아닌가! 그것은 협박조차도 아니었다.


용병대장은 당연히 콧방귀를 뀌었지.


" 저희는 물론 전통있는 명문 용병대입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동료들의 안위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 우리가 같은 전장에서 싸운 형제같은 전우들을 자작님을 위해 죽도록 버려두고까지 시일에 맞춰 왔는데 자작님께서 이렇게 나오시면 곤란합니다. 우리는 동지들의 핏값을 받아내야만 하니까요. "


그래서, 내 영지 기둥뿌리까지 뽑아가겠다 이거냐? 하고 자작은 발끈해서 생각했지만 입으로 내뱉지는 못했다. 용병이란 족속들은 그렇게 말했다간 " 그렇게 지불하시겠습니까? " 하고는 정말 영지 기둥뿌리까지 뽑아다 가져갈 족속이니까.


그는 난데없이 대참사가 벌어져 흔들리는 판티움을 생각하며 치를 떨었다. 역사적인 적국이 혼란스럽고 국왕이 영주들을 불러들이는건 좋다. 영주로서는 공을 세울 기회고 국왕으로서는 역사적 앙숙을 처리하는 것과 동시에 영토를 늘릴 기회가 아닌가? 이걸 놓치면 왕 자격도 없는 것이지. 그런데 왜 지금인가! 왜 하필 지금이야!

망할놈의 솔레리안 자작가를 다 잡아먹어가는 지금 왜 하필 그런 찬스가 다가오냐고!


자작은 골머리를 싸매며 자리를 떠나가자 처음부터 이야기가 되어있던 관리가 나섰다. 그는 평민 출신으로, 자작이 귀족의 체면상 할 수 없는 일들을 도맡아하는 자였다. 그는 앞뒤 다 잘라먹고 말하셨다.


" 1.2! "


용병대장이 받았다.


" 2! "


" 욕심이 너무 많으십니다. 1.3 "


" 동료들의 피값을 가볍게 여기는 자가 어찌 대장이라 할 수 있겠나? 2 이하로 아니되네. "


관리는 서류 하나를 쭉 펼치며 말했다.


" 우리 영지 다 털어도 1.3 이상 안나옵니다. 정말 포크 나이프까지 다 털어서 1.3이란 말입니다. 처음부터 당신들에게 제의한 보수는 술레리안 자작가를 합병하는걸 전제로 내건 겁니다. "


용병대장은 서류에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


" 그건 당신들 사정이고. "


" 없는걸 어쩌겠습니까? 돌맹이를 금으로 바꾸기라도 하면 모를까 당신들에게 1.3 이상 줄만한 여력이 없습니다. "


마침내 용병대장이 관리에게 꺾였다. 그는 진지한 눈으로 말했다.


" 좋네. 『선금』으로 1.3 받지. 그러나 우리 나라엔 아주 좋은 말이 있다네. "


" 네? "


관리의 눈이 불안하게 떨렸다. 선금으로란 말은 남은 0.7 도 어떻게든 받아내겠다는 표현에 다름아니다. 용병대장은 그런 관리를 보며 영업용 스마일을 선보였다.


" 자네, 혹시 할부라고 들어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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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물은 신여케 이름은 매우 공정한 (소위 깬또라고 말하는 아주 공정한(?)) 방법을 통해 루시로 결정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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