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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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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1.01.16 11:18
최근연재일 :
2011.01.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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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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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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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 (41)

DUMMY

라미른은 무표정한 얼굴로 아래를 내려보았다.


생전 샤피론 백작이 즐겨 앉았던 홀의 상석에 놓여있던 의자를 부숴버리고 휠체어 채로 자리를 차지한 그는 자신이 시켜 벌어진 윤간의 장을 보며 하품했다.


벌써 사흘째. 환희의 소리라기보단 비명소리가 올바른 여인들의 신음소리와 미친 짐승처럼 헉헉대며 여인 위에 올라탄 시커먼 사내들의 모습은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난잡했지만 라미른에겐 전혀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었다.


그는 이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 나 진짜 고자네. '


반응하지 않는 그의 거시기를 보며 고민하고 계셨다.


그는 이번에도 이성적으로는 쉽게 납득했다. 그의 몸은 생명력이 한 줌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당연히 생식 행위는 불가능했으니 몸이 알아서 욕정을 거세한 것이다. 그러나 삼처사첩 하렘을 원하는 이가 고자라니! 임시라고 하지만 내가 고자라니!


유명한 업계(?) 선배 심선생님의 표정을 따라하던 그는 이제나 저제나 영혼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음을 깨달았다.


' 아. 뇌가 있어야 영혼이 오지. '


뇌는 최소한 임신 1주일은 있어야 기본적인 틀이 잡힌다. 영혼이 오는건 그 이후다. 그는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다는걸 깨닫고 자리를 떴다.


그는 최근 많은 일을 처리해야했다.

샤피론 백작가를 밀어버린 것은 좋았지만 남쪽은 제압하지 못하여 그대로 독립해버렸고 그들을 주축으로 그가 처리해버린 많은 사절들의 가문이 뭉쳐 국왕의 재가아래 토벌군이 결성된 상황이었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번에 많은 재료를 쓸데없이 소모해버렸기에 마침 새로운 실험체가 필요하던 참이었으니까. 토벌군이 5만을 넘니뭐니 벌써부터 말들이 많은 모양인데 라미른으로서는 인구 천만이 조금 넘는 이 코딱지만한 나라의 국민 전체가 덤벼든다고 해도 대환영이었다.


정작 그를 귀찮게 하는 것은 한시가 멀다하고 들락거리는 사절들이다. 꼴에 왕의 사절이랍시고 고개를 빳빳하게 든 머저리를 선두로 각 가문에서 보내온 소위 최후 통첩을 가져온 놈들인데 놈들은 자기 입장은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적지에 와서 큰소리 탕탕 치는 미친놈들만큼 피곤한 것이 어디 있는가?


보기만해도 심력이 소모되는 종자들이다. 그는 자신의 심력을 소모시킨 잉여인간들에게도 친절하게 쓸모를 부여했다. 임신되지 않은 여자들을 죽여 그 영력들을 꾹꾹 눌러다가 사절들의 몸속에 집어넣고 돌려보내주었다. 눌러둔 영력은 1인분에 달하는 것으로 서서히 풀려나가다가 라미른이 만들어둔 벽에 부딛칠 것이고 벽 안의 압력은 끊임없이 올라간다. 그러다가 그들은 자신의 상관을 만나는 순간 벽이 해제될 것이고 동시에 성대한 폭발을 일으킬 것이다.


인간의 영력은 상상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한 명 분이 계획대로 터진다면 글쌔, 잘하면 도시 하나쯤 날아가지 않을까?


라미른은 유쾌한 상상을 하며 신문이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대신 눈을 감고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을 상상하며 키득거렸다. 얼마 뒤 나라가 쑥대밭이 되었다는 소문이 들려올테지. 미래의 소문이 벌써 귀에 들려온 듯 그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의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렷다.


돌아간 사절들은 하나같이 성대한 폭발을 일으켰으나 폭탄이 된 인간 자체의 영력과 부딛쳐 상당량이 상쇄, 고작 저택 하나를 날려버리는 정도에 그쳤다. 물론 그것만해도 많은 권력자들의 궁댕이가 신의 곁으로 날아갔으니 라미른의 당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왕국에 둘 뿐이자 이번 토벌군의 명목상 총 사령관을 맡은 람셀트 대공과 블뤼세트 대공가의 저택들은 사이좋게 한날 한시에 폭발에 휘말려 사라졌고 판티움 왕궁의 60%와 상주하던 왕족들이 국왕 전하와 함께 한날 한시에 폭사하시는 영광을 안았다.


그 밖에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여겨 참전을 선언한 많은 귀족들의 저택도 비슷한 시기에 날아갔기에 나라는 자연스럽게 혼란해졌다.


라미른이 이 소식을 들었으면 기분좋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으리라.


" 그러게 싸우자는 한마디 전하는데 62놈이나 올 필요가 어딨어? "


아쉽게도 아직 소문의 그의 귀에까지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지금 그보다 훨씬 흥미로운 일에 흠뻑 빠져있었으니까.


" 드디어 왔군! "


난교장을 지루한 눈으로 바라보던 라미른의 두 눈이 번쩍였다. 마침내 임신된 아기를 향해 영혼들이 공간을 열고 나타난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은 순백의 영혼! 그는 잽싸게 영혼을 캐치하고 영력을 어미에게로 내뿜었다.


콰아아아!!


시원한 흐름과 함께 임신한 여인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동시에 바둥거리며 육신으로 가려던 영혼이 힘을 잃고 라미른의 손 위로 떨어졌다. 예상대로! 그리고 영혼은 하나뿐이 아니었다. 영지 주변의 여자라는 여자는 다 잡아온 덕분에 홀은 200여명의 남여들로 가득 찼고 성교 중 죽어버려 밖에 버려둔 시체들도 500을 넘었다. 살아남은 남녀들도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수일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그짓만 반복하는데 살아있는게 용했다.


그런 강행군 덕분에 이미 임신한 여자가 수십명이 넘었다. 라미른은 하나하나 내려오는 영혼들을 붙잡으며 첫번째 영혼과 융합시키기 시작했다. 모두 순백의 영혼들이라 손실은 있었지만 손쉽게 고유번호를 분리시키고 영력들을 합칠 수 있었다.


" 이상하군. "


그는 37개의 영혼을 합쳤는데도 고작 2명분의 영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2.5명분에서 10명분으로 영혼을 늘이는데는 무지막지한 수의 영혼이 필요했지만 2.5명까지 가는데 흡수한 영혼은 불과 둘 뿐이었다.


' 뭐, 됐나. '


두명분만 해도 넘치긴 하지. 그는 과욕에 의해 망가진 만큼 이상하게 여겼을망정 아쉽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는 완성된 영력을 가지고 자신의 딸에게 돌아갔다. 그러면서 광란의 난교를 보여준 배우들에게 손을 뻗는 것을 잊지 않았다.


콰앙!!!


라미른이 쏘아낸 영력이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홀을 완전히 쓸어버렸다. 폭발에 휘말려 죽은 영혼들이 하늘로 올라가자 탐욕스러운 라미른의 영혼이 제멋대로 움직여 손실분을 보충했다. 갈수록 영혼을 탐하는 괴물 영혼은 끊임없는 식탐을 자랑하며 덩치를 더 키우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파멸을 앞당기는 일이다. 라미른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영혼을 제어했다. 자신의 영혼인데도 다른 영혼에 대한 식탐만큼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마 그래서 얼마 안먹어도 급격히 커진게 아닐까?


그는 손에 들린 영혼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라미른이 향한 곳은 그가 처음 진을 그렸던 파티장이었다. 미리 옮겨놓아 진 중심에 앉아있는 딸을 보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딸에게 들어있던 자신의 영혼을 빼내면서 손에 들린 영혼을 진 안으로 밀어넣었다.


스르륵


영혼은 싱겁게 육신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뇌와 결합하여 몸의 제어권을 빠르게 획득하고 영력을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이 모든 과정은 인간의 눈에 비치는 것이 아니었으나 라미른에게는 손에 잡힐듯이 선명했다. 그는 만족스럽게 딸이 완전해지는 것과 동시에 변이를 일으키는 모습을 감상했다.


" 호오. "


만들어진 육신이라 그럴까? 영력이 흐르는데 거침이 없고 육신이 정상 가동되기 시작하자 라미른이 개조해둔 진이 빛을 발했다. 어마어마한 마나가 영력에 이끌려 진으로 빨려들어가고 남은 2만여명의 생명력이 땅속에서 요동쳤다.


진이 가동될수록 변이가 급속도로 빨라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1시간이 체 걸리지 않아 마나변이까지 마치고 생명력에 손을 뻗었다.


" 칫, 안되나? "


딸의 몸으로 흘러들어가던 생명력이 일순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역류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리 조치를 취해두어 본래 지닌 생명력이 흘러나가는 것은 방지할 수 있었지만 생각대로 생명력을 흡수하지는 못했다. 당초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력을 기반으로 탄생한 생명이니만큼 근본이 같은 생명력은 빨아들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무리였다. 이것으로 그의 딸은 영생은 누릴 수 없으리라.


라미른은 그것을 아쉬워하면서도 그 외엔 모두 예상대로 흘러간 것을 보고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완전한 생명으로 거듭난 그의 딸에게 어떤 이름이 어울릴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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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 30분 기념 이 여자애 이름을 지어주세요.

아, 절대 제가 이름짓기 귀찮아서 그런게 아니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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