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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거스 님의 서재입니다.

녹림으로 시작하는 무림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데거스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7.05 16:41
최근연재일 :
2023.08.21 12:2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364,828
추천수 :
8,372
글자수 :
336,116

작성
23.07.09 12:20
조회
1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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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글자
16쪽

귀악채의 몰락

DUMMY

“이,이게···대체······”


“무슨···!”


돌연 몰려오는 오한에 귀악채의 산적들은 당혹성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 유혁을 향해 시선을 던졌는데,


눈을 마주칠수록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는 섬뜩함.


그들은 본능적으로 그 근원이 유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한 마리의 맹수를 눈앞에 둔 기분, 귀악채의 산적들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허나,


“뭣들 하는 것이냐!!”


호심평이 이러한 그들의 추태를 내버려 둘 리 없었다.


“고작 저 네 놈한테 겁먹은 거라면···오냐, 저놈들 손에 죽기 전에 내 손으로 먼저 네놈들을 죽여주마.”


그의 엄포에 산적들은 하나둘씩 눈치를 보다. 이내 경악성인지, 기합성인지 모를 소리를 내지르며 유혁 일행을 향해 몸을 날렸다.


어차피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이었기에, 죽기 살기로 덤벼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크나큰 실책이었다.


평상시엔 살생을 자제하고, 나름 호의적인 태도로 뭇 사람을 대하는 유혁이었으나,


이는 말 그대로 평상시에나 적용되는 말.


애초부터 유혁은 험한 무림을 헤쳐온 매검수였고,


매검수 시절,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에게 무기를 들이댄 상대를 살려준 적이 없었다.


스릉!


유혁의 도가 발도함과 동시에 선두에서 달려오던 적 하나의 머리가 잘려나갔다.


“어···?”


뒤따라오던 이들이 당황하던 사이.


“얘들아, 우릴 죽이려고 덤벼든 놈들이다. 그러니, 살려둘 필요 없다.”


“예, 대형!”


“맡겨주십시오.”


콰드득!!

장일이 거대한 대부를 들고 그대로 내려치자, 산적 하나가 말 그대로 짓이겨졌다.


참혹하기 그지없는 광경에도 장일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목표물을 찾아 대부를 휘둘렀고,


“도,도망쳐!”


“이,이런 미···컥!”


도망치는 이들은 장이가 한명 한명 쫓아가 쇄겸으로 목을 그었다.


두 형들이 활약하고 있을 때, 장삼은···


퍽! 퍽! 퍽!!


귀악채 산적들의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며, 새롭게 얻은 수투의 위력을 시험했다.


“형님 이거 손맛이 죽입니다.”


“나도 느끼고 있다.”


이전에도 이런 놈들 정도는 쉽게 처리할 수 있었으나, 비동에서 얻은 병장기가 더해지니 그 느낌 자체가 달랐다.


“무딘 도끼만 쓰다 진짜 대부(大斧)를 써보니, 사람이 무슨 종잇장 같구나.”


“거 큰 형님 말씀이 너무 살벌한 것 아니요?”


“니 수투에 묻은 핏물이나 닦고 말해라.”


“둘 다 수다는 그만 떨고 좀 거드십시오! 놈들 머릿수 안 보입니까?”


“아,알았다.”


장이의 외침에 장일과 장삼은 다시 황급히 전투에 참여했다.


한편, 예상을 뛰어넘는 장씨 삼형제의 실력에 귀악채의 산적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는데,


‘놈들의 실력이 출중하다는 건 알았지만,’


‘설마 저 정도일 줄이야.’


대호채의 세 번견(番犬)


머릿수도 적고, 그 기반도 튼튼하지 못한 대호채가 강서 녹림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 장씨 삼형제 덕분이었다.


전원 일류에 올랐으며, 오랜 매검수 생활로 실전경험마저 풍부했으니,


세 사람의 실력은 가히 일개 산적이라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평균적으로 일류 무인이라면,

작은 산채의 채주 자리 정도는 꿰찰 수 있었으니까.


당장 귀악채주 역시 일류 무인.

물론 같은 일류라도 그 급이 다 같지 않듯,


귀악채주가 일류 끝자락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장씨 삼형제가 일류 초입. 명확한 차이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총원이 삼십 명도 안 되는 산채에 일류 무인이 셋이나 있다는 것은 범상치 않은 일이었다.


장씨 삼형제의 활약에 호심평이 이를 갈았다.


‘저놈들···!’


그새 성장이라도 한 것인지, 과거에 봤던 것 이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전세가 불리해질 것이란 걸 깨달은 호심평은, 허리춤에 달린 자신의 도를 뽑아 들고는 수하들을 상대하고 있는 장일의 뒤를 노리며 땅을 박찼다.


“건방진 놈, 뒤져라!!”


갑작스런 기습에 장일이 미처 반응하지 못한 그 순간.


챙!!


어느새 나타난 유혁이 그의 도를 쳐내며 기습을 막아냈다.


그리곤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는데,


“애들 노는데, 대가리가 끼면 쓰나.”


“네놈!!”


매번 태평한 얼굴로 입바른 소리만 해대던 녀석.


‘저놈만 없었더라면!’


호심평은 이번 일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유혁을 향해 살기를 터트리며 몸을 날렸다.


서로 앙숙이라 알려진 대호채주와 귀악채주의 대결.


대호산맥에서 호적수라 불리는 두 사람이 서로 맞붙는다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을 차게 만들기 충분했으나,


쟁쟁한 소문과는 달리.

둘의 전투는 너무나도 일방적인 양상을 보였다.





호심평이 매서운 도격을 연달아 내려친다.


완숙한 일류 무인답게 그의 도에는 도기(刀氣)가 둘러져 있었으나,


기세 좋은 그의 맹공에도 귀악채 산적들은 표정을 펼 수 없었다.


“채주님의 도를···”


“저리 가볍게 막아낸다고···?”


그들의 말처럼 유혁은 유려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호심평의 도격을 모두 흘리거나 막아냈다.


영단을 먹고 귀호심법을 익히면서 벽을 넘어, 이전보다 더욱 농후한 내공을 지니게 되었다고 해도, 이제 겨우 절정에 살짝 발을 걸친 것만으로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


사실 이건 모두 영감님 덕분이었다.


[반보 물러서며, 우(右)로 몸을 틀거라.]


[허리를 숙이고 앞으로 파고들어, 놈의 도를 쳐내거라.]


영감님의 훈수(訓手)

다른 그 누구도 아닌, 녹림왕의 훈수다.


실시간으로 금과옥조 같은 가르침을 들으면서 밀린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


영감님의 훈수와 더욱 농후해진 내공 덕분에,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리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놈을 압박했다.


‘이전에도 놈을 상대로 그리 밀리지는 않았지만,’


이토록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며, 상대를 유린할 정도는 아니었다.


[슬슬 상대가 조바심에 평점심을 잃기 시작했으니, 그만 마무리를 지어야겠구나.]


‘예.’


영감님의 조언에 따라 놈을 끝장내고자, 앞으로 파고들며 흑월도를 휘둘렀다.


선명한 도기가 서린 흑월도는 놈의 도를 가볍게 쳐냈고, 그 충격에 놈의 자세가 완전히 흐트러졌다.


완전히 무방비해진 상태.


이대로 놈을 양단하려 했는데,


“채주!!!”


호심평이 위기에 빠진 것을 재빠르게 파악한 부채주 부소가 기습적으로 내 옆구리를 찔러 들어왔다.


“쯧!”


갑작스러운 난입에 호심평을 끝내지 못한 걸 아쉬워하며, 부소의 공격을 막았다.


그런데,


퍽!


“채,채주···?!”


호심평이 자신을 도와주러온 부소를 걷어차 내 쪽으로 밀고는, 그대로 도를 내리쳤다.


부소를 미끼로 바쳐 나에게 치명상을 입히려 한 것.


예상치 못한 놈의 행동에 제때 반응하지 못하여 당황하던 그 순간.


머릿속을 울리는 생존본능과 함께,


[도 끝에 정신을 집중하거라.]


영감님의 목소리가 귓가를 강타했다.


[단전에 자리 잡은 귀호기를 폭발시키듯 끌어올리고, 도신(刀身)을 길게 늘린다는 생각으로 눈앞에 적을 베어내거라.]


영감님의 조언을 머릿속에 담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하였다.


귀호기를 품은 채 뻗어 나가는 흑월도(黑月刀)


흑월도에 서려 있던 도기는 내 앞을 가로막던 부소를 그대로 양단하고, 이내, 파도처럼 허공을 가르며 멀리 뻗어 나갔다.


절정의 고수만이 가능하다는 도기 방출(放出)


그리고 이를 응용하여 만들어진 초식.


[이것이 바로 귀호도법 일 초식 귀호아(鬼虎牙)이니라.]


호심평의 도가 미처 내게 닿기 직전,

날카로운 송곳니 같은 도기가 놈의 목을 지나쳤고,


살점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놈이 피를 쏟았다.


“커헉!”


갈라진 목을 타고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핏물.


놈은 죽음의 문 앞에 선 그 순간까지도, 원독 어린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는데,


“끄르륵···대체 왜···나를······”


호심평은 유혁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가 이해되지 않았다.


산적 주제에 도의를 찾으며,

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녀석.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을 바라보는 녀석의 눈빛은 점점 변해갔다.


마치 경멸하는 듯한 시선.


제 놈도 같은 산적이면서!

쥐뿔도 없는 하류인생이면서!


놈은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행동을 부정했다.


“쿨럭···결국 네놈도 나와 같은···”


같은 산적이지 않느냐는 호심평의 물음에 무심한 목소리로 답해주었다.


“똑같은 취급하지 마라. 네놈과 달리, 나는 나를 적대하거나 나한테 칼을 들이밀지 않는 이상,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아. 그리고 무엇보다···나는 너처럼 가오 떨어지는 짓은 안 해.”


마지막까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숨을 거둔 호심평.


아마도 저놈은 죽는 그 순간까지도 가오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채주인 호심평이 죽자,

귀악채의 산적들이 모두 몸을 멈칫했다.


그들은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고작 네 명이다.


네 사람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채주와 부채주가 당하다니, 이것이 정녕 가당키나 한 일인가?


“으으···”


“채,채주님이 당하다니···”


[저놈들 완전히 전의를 잃었구나.]


‘그러게요.’


귀악채의 산적들이 주춤거리고 있는 틈에 장씨 삼형제를 살펴보았다.


“다들 괜찮냐.”


“예, 하루 종일 싸워도 끄떡없습니다.”


세 사람은 다소 지쳐보이긴 했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다.


이제 남은 건,

저놈들을 투항시키고, 상황을 수습하는 것뿐.


놈들에게 항복을 권하려던 그때.


“저,저놈들도 지쳤을 거다!”


“채주님의 복수를 하자!!”


아직도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 몇몇 선동자 놈들이 꺾였던 전의에 다시 불씨를 지폈다.


“망할, 귀찮게 구네···”


여기서 더 싸움을 이어가는 건 저놈들 입장에서도, 우리들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었다.


‘저 녀석들 체력도 그리 여유롭진 않을 텐데,’


나야 아직 어느정도 여유가 있다만, 이미 한 차례 난전을 펼친 세 사람은 아니었다.


[지금은 일단 한발 물러서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저도 동감입니다.’


물론 아예 물러나는 건 아니다.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치뤄야지.’


당장은 힘들더라도,

나중에 기회를 잡아 이놈들을 철저히 응징해줄 생각이다.


속으로 복수를 다짐하며 발을 떼려던 찰나,


“모두!!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말거라!!!”


저 멀리서 우렁찬 고함이 들려왔다.


익숙한 목소리에 나와 장씨 삼형제는 물론, 귀악채의 산적들마저 모두 두 눈을 부릅떴다.


‘이 목소리는···?’


[아는 자이더냐?]


‘예.’


암요, 모를 수가 없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그래도 저 양반이 왔으니, 일단은 상황이 더 커질 일은 없겠군.


주변에서 속속히 나타나는 산적들.


“근방이 소란스럽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봤것만, 이거 반가운 얼굴들이 천지구먼.”


그들 사이를 가르고 나타난 한 거한이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아이고, 이게 누구여? 우리 아우님 아니여?”


“오랜만에 뵙습니다. 강천 형님.”


태화채주 강천,

강서에서 두 번째로 거대한 산채를 아우르는 채주이자, 나와 호형호제하는 인물.


그가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그간 잘 지냈는감?”


“그럭저럭 잘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만. 그나저나 아우님.”


“예, 형님.”


“내 하나만 물을 테니, 똑바로 대답혀라.”


그의 입가에 서려 있던 미소가 순식간에 지워졌다.


흡사 흉폭한 곰과 같은 표정.


그가 흉흉한 눈빛으로 좌중을 둘러보며 물었다.


“지금 이게 무슨 난장판인지, 토씨 하나 빠트리지 말고 알아듣게 설명혀봐.”


“그게···”


유혁은 마른침을 삼키며 정말로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전해 들은 강천은···


“심평이 그놈이 욕심을 부렸고만.”


상황을 중재하기 위해 나서기로 했다.


“같은 형제들끼리 더 이상 피 볼 일 만들지 말고, 여서 그만 접어.”


“그게 무슨···!!”


“저희 채주께서 대호채주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헌데 어찌 여기서 그만두라는···!!”


먼저 싸움을 일으킨 건 귀악채였으나, 가장 큰 피해를 본 것 역시 귀악채였기에, 그들은 호심평의 복수를 외쳤다.


그에 대한 의리 때문이라기보단, 이대로 물러나게 되면 자신들은 앞으로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채주의 복수를 해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는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었으나,


쾅!!!

“그러니까 씨발 지금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것다. 이 말이여?”


애석하게도 강천은 귀악채보다 대호채, 아니 정확히는 나와 친분이 더 깊은 사이였고, 강서 녹림에서 지부장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맨주먹으로 옆에 있던 나무를 박살 내버리자, 귀악채의 산적들이 흠칫했다.


그제야 그들은 볼 수 있었다.


주변을 포위한 태화채 식구들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는 걸.


“나도 심평이 그놈아처럼 욕심부리기 전에, 이번 일은 여서 그만 접는거여. 다들 알것어?”


“예···”


귀악채 놈들이 아무리 설치고 다닌다 해도, 태화채의 눈엔 귀여운 어린아이의 장난에 불과할 것이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호채나 귀악채와는 달리, 태화채는 강서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산채였으니까.


“진오야. 얘들 챙겨서 산채로 복귀해라.”


“예, 형님.”


강천은 부채주인 진오에게 뒷수습을 맡기고,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니는 오랜만에 이 형님이랑 술 한잔하자.”


친숙하기 그지없는 그의 물음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술은 넉넉히 준비하셨습니까?”


“하하하! 무슨 그런 당연한 걸 묻는댜? 산채에 연못을 만들고도 남을 만큼 있으니께, 주둥이만 가지고 와.”


그의 제안에 잠시 동생들을 살폈다.


태화채가 등장하자마자 마차 옆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모습.


‘여기서 거절하는 것도 애매한 상황인데,’


끙···저 녀석들이 계속 지키고 있으니, 마차를 끌고 태화채에 들어가도 괜찮겠지.


아무리 대호채와 연이 깊은 태화채의 식구들이라 할지라도 마차에 실린 보물을 보면 무슨 반응을 보일지 장담할 수 없었기에, 장일에게 눈빛을 보내 태화채에 들어가서도 계속해서 마차를 지키도록 지시했다.


“하하, 그럼 오랜만에 형님이랑 코가 삐뚤어질 때까지 마셔보죠.”


“역시 우리 동생, 시원시원해서 좋구만!”


강천은 두꺼운 손바닥으로 내 등을 두들기며 기뻐했고, 그 모습에 영감님이 물었다.


[이놈, 믿을 수 있는 놈이더냐?]


‘예, 뭐, 이 형님은 믿어도 됩니다.’


가끔 불같이 화를 낼 때가 있긴 하지만, 산적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리 있고, 낭만 넘치는 있는 형님이다.


[흠, 그렇구나. 그나저나 궁금했던 것 있는데, 아까 전에 말했던 가오라는 것이 대체 무엇이냐?]


호심평과 마찬가지로 영감님도 가오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뭐 대충 체면, 자존심 이런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호오? 그렇구나. 왠지 어감이 좋다 싶더니 그런 뜻이었군. 흘흘, 본좌도 알아듣지 못할 이런 새로운 말이 생겨나다니,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는 게 체감이 되는구나.]


음, 요즘 젊은것들도 가오가 무슨 뜻인지 모를걸요?


영감님의 착각을 정정해 줘야 하나 고민하다. 결국···


‘그냥 내버려 두자.’


[뭘 내버려 둔다는 것이냐?]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영감님은 무림 최초로 가오가 무슨 뜻인지 알게 된 무림인이 되었다.





한편,

유혁과 장씨 삼형제가 강천과 함께 태화채로 이동하고 있던 그 시각.


산 중턱에서 그들을 감시하던 시선이 하나 있었는데,


“귀악채주가 대호채주에게 당했다라···”


사내는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쯧, 이전부터 일을 벌여 그분의 심기를 어지럽힐 때부터 예상은 했지만, 참으로 초라한 죽음이로군.”


귀악채주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고 있던 사내는, 더 이상 이곳에서 자신이 할 일은 없다고 판단하여, 자리를 벗어나기로 했다.


“그분께 알려드려야겠어.”


그렇게.

사내는 달빛이 만들어낸 수풀의 그림자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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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9

  • 작성자
    Lv.81 글에진심인
    작성일
    23.07.09 17:53
    No. 1
  • 작성자
    Lv.99 학교
    작성일
    23.07.23 11:18
    No. 2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Letsbeo
    작성일
    23.07.29 11:28
    No. 3

    일본말이자네ㅋㅋㅋㅋ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8 길사람
    작성일
    23.07.29 12:22
    No. 4

    왜 굳이 일본말을 저렇게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쟈드린
    작성일
    23.07.30 11:23
    No. 5

    같은 프랜차이즈 귀화동 접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23.07.31 07:11
    No. 6

    저 죽은 산적이 아니라 작가님이야 말로 가오가 뭔말인지 모르시는 군요.
    顔 (낯.얼굴 안)의 왜놈들 발음이 카오 입니다.
    엉뚱하게 한국에서 뽐내다. 격있다.라는 식으로 쓰는데.
    청산해야 할 왜구 유래 단어를, 그것도 잘못된 용례로 쓰는 행동이야 말로 격 格 떨어지는 창피한 일입니다.

    작가님이 현실에서 그런 의미로 쓰고 있으시고, 평이한 생활형 단어로 잘 읽히는 장.르.소.설.을 쓰고 싶어서 일부러 썼다고 생각하신다면 매우 잘못된 생각이십니다.
    아무리 장.르.소.설.이라도 기본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어체,구어체를 떠나 기본의 문제.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DarkCull..
    작성일
    23.07.31 07:37
    No. 7

    하나 더하자면
    토씨 하나 빠뜨리지 말고~(않고)라는 문장이 두번 나왔는데 더할 나위없이 정확하고 완벽하게 틀렸습니다.
    토씨는 조사 助詞 즉 도움말 입니다.
    ~이.~은.~의.~을 등으로 문법적 관계를 도와주는 품사가 토씨 (조사)입니다.
    예를 들면 '서울대학 입니다.'라고 전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서울의 대학입니다' 였으면 토씨 하나 빠진걸로 내용이 완전히 달라지죠.
    그래서 말을 전할때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전하라는 말이 생긴 겁니다.

    이 글 내용으로 돌아가 보면
    주인공이 현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야지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전달하는게 아닌데... 잘못 쓰셨습니다.
    빠짐없이 말하다.를 염두에 두신 것 같은데

    오탈자, 비문 지적 이만 하겠습니다. 너무 많아서... 어지간하면 몰입감 떨어지더라도 오탈자,비문 지적 안하고 그냥 읽는 편인데 '가오'에서 놀래서 ...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64 ck*****
    작성일
    23.08.11 23:04
    No. 8

    가오가 입에 착 달라붙긴 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5 무던하게
    작성일
    23.08.15 13:16
    No. 9

    일어는 따지면서 한문은 굳이 쓰시는 연유는...

    찬성: 1 | 반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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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대의(大義) +5 23.07.23 6,237 145 16쪽
22 현왕 주표(2) +3 23.07.22 6,107 139 12쪽
21 현왕 주표(1) +4 23.07.21 6,278 147 15쪽
20 환관(宦官)과 화약(火藥)은 옆에 두면 불안하다(3) +3 23.07.20 6,435 139 13쪽
19 환관(宦官)과 화약(火藥)은 옆에 두면 불안하다(2) +4 23.07.20 6,500 142 13쪽
18 환관(宦官)과 화약(火藥)은 옆에 두면 불안하다(1) +4 23.07.19 6,839 142 14쪽
17 감히 우리 막내한테 칼침을 꽂아?(2) +4 23.07.19 6,716 142 14쪽
16 감히 우리 막내한테 칼침을 꽂아?(1) +3 23.07.18 7,047 151 15쪽
15 역시,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2) +4 23.07.17 7,190 152 13쪽
14 역시,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1) +4 23.07.16 7,272 151 14쪽
13 귀룡채에서 오셨나?(2) +5 23.07.15 7,471 151 15쪽
12 귀룡채에서 오셨나?(1) +2 23.07.14 7,629 163 13쪽
11 혓바닥이 짧네. +5 23.07.13 7,934 148 12쪽
10 흑우(黑牛)를 잡아보자(2) +6 23.07.12 8,424 145 14쪽
9 흑우(黑牛)를 잡아보자(1) +6 23.07.11 8,841 162 17쪽
8 일단 그것부터 되찾아볼까 합니다. +6 23.07.10 9,651 170 13쪽
» 귀악채의 몰락 +9 23.07.09 10,236 181 16쪽
6 녹림왕의 비동(2) +4 23.07.08 10,650 187 13쪽
5 녹림왕의 비동(1) +7 23.07.07 11,170 200 15쪽
4 무림 속 산적이 살아남는 법(3) +4 23.07.07 11,759 216 15쪽
3 무림 속 산적이 살아남는 법(2) +15 23.07.06 12,966 251 13쪽
2 무림 속 산적이 살아남는 법(1) +7 23.07.06 15,894 265 17쪽
1 프롤로그 +12 23.07.06 16,896 250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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