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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불꽃 님의 서재입니다.

멸망을 막는 자-호 카테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작은불꽃
작품등록일 :
2015.07.14 14:52
최근연재일 :
2015.12.02 17:30
연재수 :
1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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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40
추천수 :
1,483
글자수 :
710,681

작성
15.09.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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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
추천
12
글자
16쪽

2부 : 복수의 화신 / 37화

DUMMY



위즈가 어두운 기운을 풍기며 입을 중얼거리자 어둠이 바머를 감쌌다. 바머를 감싼 어둠은 금세 사라졌지만, 권총을 감싼 어둠은 오히려 짙어졌다. 둘러싼 어둠 때문에 권총이 두 배로 커 보였다.

어둠이 쓸고 지나가자 어딘지 불안해 보이던 바머의 얼굴에 슬며시 자신감이 어렸다. 바머가 땅을 박찼다.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르고 민첩했다. 알렐루는 그의 달라진 기운에 잠시 긴장했다. 약해지기 전이라면 모를까, 권총조차 따끔하게 느껴지는 지금은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먼저 변화된 총의 위력을 확인하기로 했다.

좌우로 이동하며 빠르게 다가오는 바머를 노려보던 알렐루가 발을 튕겼다. 그의 몸이 탄환처럼 날아가 바머를 향했다. 자신의 다음 위치를 향해 정확히 날아오는 그를 보며 깜짝 놀란 바머는 급히 몸을 틀어 땅을 박치며 위치를 바꿨다. 거의 동시에 알렐루도 몸을 틀어 그를 쫓았다. 바머는 알렐루를 떨어뜨리기 위해 반복하여 위치를 옮겨야 했다. 잠시 쫓고 쫓기는 경주가 이어졌다.


하지만 술래잡기는 길지 않았다. 예전보다 두 배는 빨라진 상태였지만, 호 카테콘을 떼어놓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건 처음보다 훨씬 약해진 호 카테콘이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사력을 다해 피하던 바머는 급히 몸을 틀어 뒤쫓는 알렐루를 향해 총을 겨눴다. 조준은 필요없었다. 이미 눈앞까지 쫓아온 그를 향해 총알이 발사되었다. 순간적으로 응축된 검은 기운이 총알에 맺혀 위력을 증폭시켰다.

검은 기운으로 수십 배 증폭된 열화우라늄탄에는 장갑차를 종이처럼 짓이길만한 위력이 담겼다. 강렬한 기운을 느낀 알렐루는 급히 고개를 돌리며 손을 내밀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총탄이 알렐루의 손에 잡혔다. 알렐루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그는 추적을 멈추고 손을 펼쳐보았다. 가루가 된 검은 탄환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상처는 없었으나, 마치 매라도 맞은 것처럼 손바닥이 화끈거렸다. 목숨을 위협할만한 위력은 아니었지만, 귀찮게 하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알렐루가 고개를 들었다. 이미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 채 알렐루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총은 권총에서 소총으로 바뀌어 있었지만, 총에 맺힌 검은 기운은 여전했다. 그만큼 위력이 증폭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바머의 얼굴에 비장함이 엿보였다.


‘여기서 시간을 끌 수는 없어.’


알렐루가 숨을 크게 내쉬었다.

순간 땅이 진동하며 알렐루가 사라졌다. 하지만 마법으로 모든 능력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린 바머는 알렐루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곧 소총이 검은 기운을 내뿜었다. 손가락처럼 굵은 수발의 탄환이 알렐루를 향해 날아왔다.

알렐루는 피하지 않았다. 대신 손을 뻗어 시야를 가리지 않을 만큼만 얼굴을 가렸다. 손바닥과 어깨, 가슴을 때린 탄환이 먼지처럼 흩어졌다. 총탄이 맞은 자리가 아팠다. 특히 귓불을 때리고 지나간 총탄은 이를 악물만한 통증을 남겼다.

순식간에 얼굴을 마주 볼 만큼 거리가 좁혀졌다. 바머의 표정이 변하는 것이 또렷이 보였다. 최소한 주춤거리게는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던 그의 얼굴은 경악에 물들었다.

그가 다급히 뭐라 소리쳤다. 소리치는 그의 얼굴을 향해 알렐루의 주먹이 날아갔다. 경악이 공포로 바뀌었다.


순간 눈 부신 빛이 폭발하듯 주위를 휩쓸었다. 빛은 시력과 함께 오감을 마비시켰다. 알렐루는 하얀 공간을 허우적거렸다. 무언가 그의 주먹에 걸려 부서졌다. 이내 빛이 사라지며 오감이 돌아왔다.

우스운 자세로 만세를 부르고 있는 그의 앞에 무너진 석상이 보였다. 석상 너머 멀리 도망친 바머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에게서 조금 떨어진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 위즈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자신이 올 줄 알고 미리 함정을 준비해 놓은 것이 분명했다.


‘무엇이든 부숴주지.’


알렐루가 주먹을 쥐었다. 바머가 먼저 움직였다. 거의 동시에 위즈가 몸을 숨겼다. 알렐루가 바머를 향해 몸을 날렸다. 바머는 재빨리 방향을 틀어 몸을 피했다.

알렐루는 달아나는 바머를 쫓지 않고 그대로 몸을 날렸다. 저 앞에 건물이 보였다. 범죄 더듬이가 그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곳에 효진이 있었다. 잔쟁이와 다툴 시간은 없었다. 그는 그곳을 향해 더욱 속도를 높였다.

순간 다시 시야가 어두워지며 방향감각이 사라졌다. 상하좌우가 뒤죽박죽 섞여버렸다. 꼴불견으로 허우적거리는 그의 다리에 무언가 부딪혀 무너졌다. 다시 시야와 감각이 돌아왔다.

그의 몸은 공터 입구로 돌아와 있었고, 자신이 향했던 길목에는 검은 기둥이 무너져 있었다. 바머와 위즈가 무너진 돌무더기 옆에 나타났다.

알렐루는 슬슬 조바심에 짜증이 치밀었다.



***



기절할 수 없는 것은 잔인했다. 뇌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생기면 퓨즈를 끊어버리고 의식을 잠재운다. 정신이라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그러나 마법진에 갇힌 그녀는 기절조차 할 수 없었다. 뱃속의 존재는 점점 커졌고, 강해졌다. 손톱이 날카롭고 단단해졌다. 그녀의 배는 속으로부터 헤집어졌다. 피 거품을 물었다. 죽고 싶었다.

조금씩 배를 갉아내던 존재의 자그마한 손이 드디어 배를 뚫고 나왔다. 오히려 시원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그것은 작은 구멍으로 빠져나오기 위해 두 손으로 구멍을 찢기 시작했다. 서서히 배가 갈라졌다. 처참한 비명이 마법진을 채웠다. 뱃속의 존재는 엄마의 비명이 즐거운 듯 낄낄거렸다.


아기의 머리가 밖으로 나왔다. 광고모델처럼 순진하고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아기와 눈을 마주친 검은 양복과 마법사는 감탄을 토했다. 그 모습을 본 아기의 눈이 싸늘해졌다. 흠칫한 그들은 재빨리 바닥에 엎드려 경배했다. 아기가 천진하고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반쯤 정신이 나간 엄마의 배를 거칠게 찢으며 빠져나온 그는 자신의 이빨로 직접 탯줄을 끊어버리고는 엉금엉금 기어 엄마의 젖을 찾았다.



***



넓지 않은 공터는 보이지 않는 함정으로 가득했다. 바머를 잡으려 할 때마다 하늘과 땅이 뒤집히고, 오감이 사라졌다. 숲 쪽으로 우회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실패했고, 이미 무너뜨린 함정 쪽으로 빠져나가려다가 다시 함정에 빠졌다.

알렐루는 꼬리에 불붙은 코뿔소 마냥 좌충우돌 몸을 날렸다. 땅이 뒤집어지고 나무가 뿌리뽑혔다. 수차례 사지를 벗어난 바머의 얼굴이 점점 초조해졌다.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아 몇 달에 걸쳐 준비해둔 함정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었다.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걸 걸어줘.”


바머가 파편을 쳐내며 비장하게 말했다. 위즈는 이마를 찌푸리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마법을 준비했다. 하 장로에게 걸었던 ‘아싸나토스’ 마법이 다시 발동되었다.

지친 몸으로 강력한 마법을 발동한 위즈는 휘청이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바머는 아싸나토스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총을 꼬나 잡고 달려오는 호 카테콘을 향해 섰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온정신이 표적에 집중되었다. 시간이 달팽이처럼 느리게 지나가고 만물의 호흡이 느껴졌다. 부릅뜬 적의 눈이 수박 만하게 보였다. 꿰뚫지 못할 목표가 없다는 묘한 자신감이 짜릿하게 미간을 관통했다. 적의 주먹이 천천히 뒤로 당겨졌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당겼다. 총이 기분 좋게 진동하며 불을 뿜었다.


어둠에 휩싸인 총탄이 왼쪽 눈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나선형으로 휘날리는 어둠이 총알 뒤를 혜성의 꼬리처럼 따라붙었다. 위험했다. 약해진 몸으로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피하라는 듯 겁먹은 본능이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피하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흐트러지면 그 틈을 타 또 도망칠 터였다.

더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었다. 자존심이 상했다. 고통당하고 있을 그녀를 위해서라면 상처 하나쯤은 훈장처럼 자랑할 수 있었다.


왼쪽 눈을 지그시 눌러 감았다. 독사처럼 어둠이 눈을 물었다. 주먹이 바머의 옆구리를 때렸다. 터질 것 같은 통증에 두통을 느꼈다. 우득, 부러지는 느낌이 주먹을 타고 흘러들었다. 알렐루는 화들짝 놀라며 주먹의 힘을 풀었다. 바머가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멀리 날아갔다. 뒤늦게 힘을 풀었지만, 바머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알렐루는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씁쓸한 마음을 억누르고 앞의 건물을 향해 달렸다. 왼쪽 눈의 통증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눈꺼풀을 올리자 모래가 들어간 듯 뻑뻑했다.




“더는 막을 수 없습니다!”

위즈가 급히 뛰어들며 보고했다.


땅에 엎드려있던 검은 양복과 마법사가 고개를 들었다. 아기는 여전히 젖을 물고 있었다. 아기에게 빨린 효진의 가슴은 벌겋게 부풀었고, 가슴 아래로는 바람 빠진 가죽 부대처럼 쭈글쭈글했다.

검은 양복과 늙은 마법사가 일어서서 아기를 향했다. 아기는 불만 섞인 눈으로 둘을 보았으나 막지는 않았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더욱 젖을 빠는 데만 집중했다.

쾅! 움푹 찌그러진 철문이 검은 양복을 향해 날아왔다. 그는 왼팔로 철문을 쳐냈다. 철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빈 공간에 처박혔다. 몇 걸음 밀린 검은 양복이 인상을 구기며 신음을 삼켰다.


알렐루가 성큼 안으로 들어섰다. 검은 양복은 속히 아기에게 다가가 꾸벅 인사를 하고 죄송한 표정으로 아기를 안아 들었다. 아기는 마지막까지 엄마의 젖을 놓지 않으려는 듯 입을 빨았다.

처참한 모습으로 피를 흘리고 있는 효진이 보였다. 가슴이 아팠다. 분노가 활화산처럼 부풀어 올랐다. 알렐루는 또다시 증오에 빠지지 않기 위해 심호흡했다. 눈물이 고였다.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힌 알렐루가 검은 양복을 향해 뛰어들었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위즈가 알렐루를 막기 위해 마력을 쥐어짜 보호벽을 펼쳤다. 그러나 반투명한 벽은 알렐루의 가벼운 손짓에 비눗방울처럼 깨졌다. 그 충격에 위즈는 데굴데굴 굴러 구석에 내동댕이쳐졌다. 못마땅한 듯 인상을 찌푸린 늙은 마법사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그의 손이 파랗게 빛나며 발출(發出)된 빛이 커다란 방패처럼 주위를 둘렀다.


펑! 작은 폭음과 함께 늙은 마법사가 뒤로 날아갔다. 아기를 안은 검은 양복이 다른 손으로 그의 등을 받아 바닥에 세웠다. 다시 땅을 박찬 알렐루가 검은 양복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그의 주먹이 향한 곳에 아기가 보였다.

범죄 더듬이는 그 아기가 사악한 존재임을 알렸지만, 아무리 사악해도 아기는 아기였다. 마음이 약해진 알렐루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마음껏 주먹을 휘두르지 못했다.

그가 멈칫거리는 사이 검은 양복은 뒤로 멀찍이 물러났다.


검은 양복이 늙은 마법사에게 눈짓을 했다. 늙은 마법사가 무언가 중얼거렸다. 도망치려는 것임을 눈치 챈 알렐루가 다급히 달려들었다. 순간이동을 위해서는 짧지만, 시간이 필요했기에, 늙은 마법사는 당혹스러웠다.

검은 양복이 주문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아기가 신경쓰인 알렐루는 온전히 힘을 쓰지 못했다. 주먹과 주먹이 맞닿았다. 퍽, 하며 검은 양복의 팔이 뒤로 제쳐졌다. 허공에 뜨다시피 밀려난 그가 마법을 준비하던 늙은 마법사에게 부딪혔다. 거의 완성되어가던 마법이 흐트러졌다. 늙은 마법사는 못마땅함을 감추고 다시 마법을 준비했다.


“이거나 먹어라!”


갈라진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수류탄 하나가 효진이 누운 침대 아래로 굴러갔다. 바머가 비틀거리며 난간을 붙들고 서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달려간 알렐루는 수류탄이 터지기 전, 간신히 몸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그 사이 늙은 마법사의 주문이 발동되었다. 빛에 휩싸인 아기의 순진한 표정이 순간적으로 사악하게 변했다. 알렐루는 그 눈에서 자신을 향한 증오를 느꼈다. 아기라는 이유로 힘을 아낀 것이 후회되었지만, 지나간 일이었다.

그들이 사라지자 알렐루는 고개를 돌렸다. 바머와 위즈가 문밖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알렐루는 그들을 쫓으려 한 걸음 내딛다가 멈췄다. 그들은 잔챙이에 불과했다. 처음 해보는 방식의 전투와 준비된 함정에 당황하긴 했으나, 다시 싸운다면 금방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그들을 잡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효진에게 돌아섰다. 풀어 헤쳐진 하얀 가운 아래 온몸이 드러나 있었다. 드러난 알몸은 하체부터 가슴 아래까지 미라처럼 말라있었고, 말라 비틀어진 뱃가죽은 짐승에게 찢긴 것처럼 너덜거렸다. 붉게 짓무른 한쪽 가슴이 썩은 젤리처럼 흐물흐물 흘러내렸다.


알렐루는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모든 눈물과 신음을 속으로 삼켰다. 효진은 아직 살아있었다. 그것이 중요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여전히 알렐루의 사랑이었고,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검게 시든 얼굴로 알렐루를 보았다. 그를 보는 눈엔 그리움과 안도가 가득했다. 눈꼬리를 타고 눈물이 한 방울 흘렀다. 알렐루가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용서해줘.”

울음을 참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그녀는 말하는 대신 눈을 한번 깜빡였다.


“다시는 널 떠나지 않을 거야. 네게 상처 주는 말도 하지 않을 거야. 언제나 너만 사랑할 거야.”

효진은 다시 눈을 한번 깜빡였다.


“제발 나랑 결혼해 줄래? 다시는 실망하게 하지 않을게.”

다시 한 번 깜빡였다.


“건강을 회복하면,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가자. 그곳에서 가장 멋진 결혼식을 올리는 거야. 너만 좋다면 아이도 많이 낳자. 싫으면 하나도 괜찮아. 아니, 아이는 없어도 괜찮아. 뭐든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살아만 줘. 떠나지만 말아줘.”


효진은 슬픈 미소를 지었다. 눈이 서서히 감겼다. 깊은숨을 내쉬었다. 잡은 손의 미약한 힘마저 빠져나갔다.


“안돼! 안돼! 제발!”

알렐루의 비명이 창고를 울렸다.


“안돼요, 안돼요! 이럴 수는 없어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기회라도 주세요! 제발…….”


그녀의 손을 붙들고 기도했다. 그녀를 이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아빠는 천국에서 만날 거라는 기대라도 있었으나, 효진에겐 그것마저 없었다. 이렇게 영원히 헤어질 수는 없었다. 그는 미친 듯이 부르짖었다. 방성대곡하며 그녀를 보내지 않으려 몸부림쳤다.

커억,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통곡하던 알렐루가 고개를 들었다. 효진이 다시 눈을 떴다. 호흡이 가빴다. 남은 시간을 카운트 다운하듯 호흡이 시간을 재촉했다. 알렐루는 다급히 그녀에게 복음을 전했다.


“난 널 천국에서라도 다시 만나고 싶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거야. 거기엔 고통도 슬픔도 없어. 예수님께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시고 위로해 주실 거야. 너도 그곳에서 날 만나고 싶지?”

그녀는 헐떡이면서도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수님은 네 죄를 사하시고 천국으로 인도하실 수 있어. 네가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돼. 제발, 예수님을 믿겠니? 예수님께 네 영혼을 맡기겠니?”

다시 고개가 움직였다.


“그래, 이젠 됐어. 안심이야. 널 만난 건 내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이었어.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어. 좀 더 사랑하지 못해 미안해. 천국에서는 더 잘할게.”


효진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편안한 미소가 얼굴 가득 퍼졌다. 거친 호흡이 잠잠해졌다. 살며시 눈이 감겼다. 알렐루는 그녀의 얼굴에 뺨을 비볐다. 흘러내린 눈물이 그녀의 얼굴을 적셨다. 밤늦도록 흐느낌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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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3부 : 멸망의 아들 / 52화 (에필로그) +2 15.12.02 725 6 9쪽
122 3부 : 멸망의 아들 / 51화 15.12.02 441 4 13쪽
121 3부 : 멸망의 아들 / 50화 15.12.01 435 4 13쪽
120 3부 : 멸망의 아들 / 49화 15.11.30 578 4 14쪽
119 3부 : 멸망의 아들 / 48화 15.11.28 456 4 13쪽
118 3부 : 멸망의 아들 / 47화 15.11.27 378 4 14쪽
117 3부 : 멸망의 아들 / 46화 15.11.26 574 3 14쪽
116 3부 : 멸망의 아들 / 45화 15.11.25 551 6 13쪽
115 3부 : 멸망의 아들 / 44화 15.11.24 556 4 13쪽
114 3부 : 멸망의 아들 / 43화 15.11.23 389 4 13쪽
113 3부 : 멸망의 아들 / 42화 15.11.21 381 4 13쪽
112 3부 : 멸망의 아들 / 41화 15.11.20 443 5 13쪽
111 3부 : 멸망의 아들 / 40화 15.11.19 323 5 13쪽
110 3부 : 멸망의 아들 / 39화 15.11.18 646 7 13쪽
109 3부 : 멸망의 아들 / 38화 15.11.17 404 4 13쪽
108 3부 : 멸망의 아들 / 37화 15.11.16 416 5 13쪽
107 3부 : 멸망의 아들 / 36화 15.11.14 468 7 13쪽
106 3부 : 멸망의 아들 / 35화 15.11.13 487 6 13쪽
105 3부 : 멸망의 아들 / 34화 15.11.12 436 4 13쪽
104 3부 : 멸망의 아들 / 33화 15.11.11 413 3 13쪽
103 3부 : 멸망의 아들 / 32화 15.11.10 498 6 13쪽
102 3부 : 멸망의 아들 / 31화 15.11.09 423 5 13쪽
101 3부 : 멸망의 아들 / 30화 15.11.07 582 8 12쪽
100 3부 : 멸망의 아들 / 29화 15.11.06 456 7 13쪽
99 3부 : 멸망의 아들 / 28화 15.11.05 703 6 13쪽
98 3부 : 멸망의 아들 / 27화 15.11.04 545 7 13쪽
97 3부 : 멸망의 아들 / 26화 15.11.03 425 8 12쪽
96 3부 : 멸망의 아들 / 25화 15.11.02 951 6 13쪽
95 3부 : 멸망의 아들 / 24화 15.10.31 397 9 13쪽
94 3부 : 멸망의 아들 / 23화 15.10.30 590 9 13쪽
93 3부 : 멸망의 아들 / 22화 15.10.29 456 10 12쪽
92 3부 : 멸망의 아들 / 21화 15.10.28 394 9 12쪽
91 3부 : 멸망의 아들 / 20화 15.10.27 451 9 12쪽
90 3부 : 멸망의 아들 / 19화 15.10.26 475 10 13쪽
89 3부 : 멸망의 아들 / 18화 15.10.24 519 9 13쪽
88 3부 : 멸망의 아들 / 17화 15.10.23 472 9 13쪽
87 3부 : 멸망의 아들 / 16화 15.10.22 521 8 13쪽
86 3부 : 멸망의 아들 / 15화 15.10.21 480 7 13쪽
85 3부 : 멸망의 아들 / 14화 15.10.20 578 10 13쪽
84 3부 : 멸망의 아들 / 13화 15.10.19 917 10 12쪽
83 3부 : 멸망의 아들 / 12화 15.10.17 789 9 13쪽
82 3부 : 멸망의 아들 / 11화 15.10.16 492 9 13쪽
81 3부 : 멸망의 아들 / 10화 15.10.15 532 11 12쪽
80 3부 : 멸망의 아들 / 9화 15.10.15 475 8 12쪽
79 3부 : 멸망의 아들 / 8화 15.10.13 436 9 11쪽
78 3부 : 멸망의 아들 / 7화 15.10.12 491 9 13쪽
77 3부 : 멸망의 아들 / 6화 15.10.10 482 9 12쪽
76 3부 : 멸망의 아들 / 5화 15.10.09 444 10 15쪽
75 3부 : 멸망의 아들 / 4화 15.10.08 523 12 13쪽
74 3부 : 멸망의 아들 / 3화 15.10.07 702 10 13쪽
73 3부 : 멸망의 아들 / 2화 15.10.06 560 14 17쪽
72 3부 : 멸망의 아들 / 1화 +1 15.10.06 563 10 14쪽
71 2부 : 복수의 화신 / 38화 (2부 끝) 15.09.29 559 11 15쪽
» 2부 : 복수의 화신 / 37화 15.09.25 596 12 16쪽
69 2부 : 복수의 화신 / 36화 +1 15.09.24 617 11 13쪽
68 2부 : 복수의 화신 / 35화 15.09.23 577 10 13쪽
67 2부 : 복수의 화신 / 34화 15.09.22 688 11 13쪽
66 2부 : 복수의 화신 / 33화 15.09.21 912 13 12쪽
65 2부 : 복수의 화신 / 32화 15.09.19 556 11 14쪽
64 2부 : 복수의 화신 / 31화 15.09.18 441 11 14쪽
63 2부 : 복수의 화신 / 30화 15.09.17 542 9 13쪽
62 2부 : 복수의 화신 / 29화 15.09.16 637 10 12쪽
61 2부 : 복수의 화신 / 28화 15.09.15 556 10 13쪽
60 2부 : 복수의 화신 / 28화 15.09.14 568 10 13쪽
59 2부 : 복수의 화신 / 27화 15.09.12 680 12 13쪽
58 2부 : 복수의 화신 / 26화 15.09.11 602 10 13쪽
57 2부 : 복수의 화신 / 25화 15.09.10 517 12 13쪽
56 2부 : 복수의 화신 / 24화 15.09.09 558 13 14쪽
55 2부 : 복수의 화신 / 23화 15.09.08 627 11 13쪽
54 2부 : 복수의 화신 / 22화 15.09.07 553 12 12쪽
53 2부 : 복수의 화신 / 21화 15.09.05 587 11 12쪽
52 2부 : 복수의 화신 / 20화 15.09.04 590 11 13쪽
51 2부 : 복수의 화신 / 19화 15.09.03 473 12 14쪽
50 2부 : 복수의 화신 / 18화 15.09.02 556 18 13쪽
49 2부 : 복수의 화신 / 17화 15.09.01 792 12 13쪽
48 2부 : 복수의 화신 / 16화 15.08.31 556 12 13쪽
47 2부 : 복수의 화신 / 15화 15.08.29 842 12 14쪽
46 2부 : 복수의 화신 / 14화 15.08.28 777 12 13쪽
45 2부 : 복수의 화신 / 13화 15.08.27 789 13 13쪽
44 2부 : 복수의 화신 / 12화 15.08.26 692 12 13쪽
43 2부 : 복수의 화신 / 11화 15.08.25 772 14 13쪽
42 2부 : 복수의 화신 / 10화 15.08.24 653 13 12쪽
41 2부 : 복수의 화신 / 9화 +1 15.08.22 753 13 13쪽
40 2부 : 복수의 화신 / 8화 15.08.21 752 12 12쪽
39 2부 : 복수의 화신 / 7화 15.08.20 627 11 13쪽
38 2부 : 복수의 화신 / 6화 15.08.19 669 13 13쪽
37 2부 : 복수의 화신 / 5화 15.08.18 664 15 13쪽
36 2부 : 복수의 화신 / 4화 15.08.17 1,053 15 13쪽
35 2부 : 복수의 화신 / 3화 15.08.14 714 13 14쪽
34 2부 : 복수의 화신 / 2화 15.08.13 561 14 11쪽
33 2부 : 복수의 화신 / 1화 15.08.12 758 14 12쪽
32 1부: 파멸의 사도------ 32화 (1부 끝) 15.08.11 777 14 16쪽
31 1부: 파멸의 사도------ 31화 15.08.10 832 13 13쪽
30 1부: 파멸의 사도------ 30화 15.08.08 860 11 13쪽
29 1부: 파멸의 사도------ 29화 15.08.07 811 11 14쪽
28 1부: 파멸의 사도------ 28화 15.08.06 863 23 13쪽
27 1부: 파멸의 사도------ 27화 +1 15.08.05 821 14 14쪽
26 1부: 파멸의 사도------ 26화 15.08.04 82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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