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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러글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관 파괴급 미친 검술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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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러글
작품등록일 :
2024.04.13 08:53
최근연재일 :
2024.05.03 21:25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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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10

작성
24.04.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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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기술(2)

DUMMY

***


“고대 문명의 빵칼이 명장의 보검보다 날카롭다.”


고고학자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저 우스개는 멸망한 고대 문명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었는지를 잘 설명하는 예시였다.


혹자는 고절한 마법이야말로 고대 문명의 꽃이라 말하지만, 고고학자들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이 보기에 고대 문명의 꽃은 그 불가사의할 정도로 발달한 금속 가공 및 기계 제작술이었다.


그 기술 수준이 어찌나 대단한지, 거미를 닮아 여덟 개의 다리가 달린 기계 전차나 사람과 똑같이 생긴 기계 인간의 잔해를 목격했다는 탐험가가 있을 정도였다.


“미친! 저게 뭐야? 양팔이 쇳덩어리잖아!”

“기계 팔? 저딴 게 어떻게 홉고블린이냐고!”

“눈깔도 이상해.”


그런 기계 도구 중에서 마경의 신비에 노출되어 몬스터와 융합되는 경우가 드물게 존재하는데.

탐험가들은 그런 몬스터를 이레귤러 라 칭했다.


융합된 유물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이레귤러는 대개 동종의 몬스터보다 월등히 강했다.


“젠장, 이레귤러다!”


이레귤러에 대한 이야기를 어디서 주워들은 적 있는 행크는 절벽 위 동굴에 서 있는 고블린을 보는 순간 곧바로 놈의 정체를 깨달았다.


쿵!

그대로 뛰어내린 놈이 지면을 뒤흔들며 고블린 무리 뒤편에 착지했을 때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쳐야 했다.


‘도망쳐야 해.’


유리를 깎아 박은 듯한 매끄러운 눈알에서 흘러나오는 붉은빛은 마치 이쪽의 모든 것을 낱낱이 꿰뚫는 것 같았다.


오른손 대신 달린 금속 톱날 원반은 맹렬한 소리를 내며 회전했고, 왼손바닥에 뚫린 구멍에서는 용암을 연상시키는 열기가 느껴졌다.


‘저런 건 사람이 싸워 이길 수 있는 게 아니야.’


행크는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압도적인 덩치와 기세, 융합된 장치도 두려웠지만, 상리를 부정하는 듯한 존재 자체가 생명체로서의 본능적인 두려움을 자극했다.


“끼엑-!”

“꾸륵꾸르륵-”


장내에 퍼진 기운을 느낀 것은 행크만이 아니었는지, 사기충천한 울음소리와 함께 굳었던 고블린의 파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 도망쳐야 합니다, 조장!”


행크는 주춤주춤 물러서며 세인을 향해 외쳤다. 다리를 부르르 떨면서도 당장 뒤돌아 내빼고 싶은 마음을 참은 것은 지난 며칠간 빗자루로 새겨진 충성심(?)의 발로였다.

상대는 행크의 충심을 알아주지 않았다.


“헛소리 하지 말고 물주머니나 꺼내.”

“네?”


이 조장 놈이 미쳤나? 갑자기 물주머니라니? 네 눈엔 저 괴물 새끼가 보이지도 않냐? 뭔 개 풀 뜯어먹는 소리야!


속에서 치미는 말을 차마 내뱉지는 못하고 머뭇거리는 행크에게 세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물주머니 넉넉히 챙겨왔잖아. 고블린은 내가 막을 테니 애들 데리고 개울에서 물 담아. 그러면 저거 잡을 수 있어.”

“지금 그럴 때가···.”

“시간 없으니까 토 달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


착 가라앉은 세인의 눈이 행크를 응시했다.

두려움 한 점 없는 그 눈빛을 마주한 순간에야 행크는 자신이 뭔가 잊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아, 이 새끼도 괴물이었지.’


어려서부터 깡다구 세기로 유명했던 자신이 지난 며칠간 왜 입속의 혀처럼 굴었나?

그게 다 빗자루로 철봉을 베는 이 미친 괴물 때문 아니었던가!


행크는 그제야 굳었던 몸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왠지 모르겠지만,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느 괴물이 이길지는 대 봐야 하는 거지.’


물은 도대체 왜 담으라는지 모르겠지만, 한다 해. 까라면 까야지, 별 수 있나.


“얘들아, 가자! 조장이 물 뜨라신다.”


이를 악문 행크가 고함치며 개울로 달리고 조원들이 그 뒤를 쫓았다.

그게 신호라도 된 양 고블린의 파도가 속도를 높였다.

세인이 파도를 향해 몸을 날렸다.


번쩍! 번쩍! 물주머니에 물을 채우는 행크의 등 뒤에서 간헐적으로 하얀빛이 번뜩였다.


그때마다 조원들에게 달려들던 고블린이 짚단처럼 우수수 쓰러졌고, 무서운 소리를 내며 회전하는 이레귤러의 톱날 원반이 뭉텅뭉텅 이가 빠져 튕겨 나갔다.


낡은 아밍소드 한 자루로 만들어 냈다기엔 거짓말 같은 광경이었지만, 행크는 지금 상황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지쳐가고 있어.’


세인의 얼굴이 시간이 갈수록 창백해지는 게 느껴졌다.

이유도 대강 짐작이 갔다. 행크가 주워들은 바로 세인이 쓰고 있는 저런 굉장한 검술은 펼칠 때마다 필연적으로 큰 마나를 소모한다.

세인은 벌써 저 하얀 번개를 다섯 번 이상 불러냈다.


“빨리 물 담아! 서두르라고, 새끼들아!”


행크는 바쁘게 손발을 놀리며 조원들을 채근했다.

우리 편 괴물이 지쳐 쓰러지지 않기를, 저 불길한 쇳덩어리 몬스터를 이겨주기를 간절히 빌었다.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조원들도 분주히 손을 놀렸고, 곧 물주머니를 거의 다 채울 수 있었다.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 것은 그때였다.

어느새 개울가까지 밀려난 세인의 앞에 왼손을 든 이레귤러가 서 있었다.


손바닥에 난 구멍에서 지옥불 같은 화염이 곧 튀어나올 것처럼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다 채웠습니다!”

“저기다! 던져!”


서둘러 외치자 열기를 뚫고 세인의 대답이 돌아왔다.

내용이 꽤 생략된 지시였지만, 행크는 그게 뭘 뜻하는 말인지 대번에 알아들었다.


행크의 손에서 물주머니가 날았다. 조원들도 동시에 물주머니를 집어 던졌다.


날아간 물주머니가 앞으로 내민 이레귤러의 왼손에 적중, 붉게 달아오른 놈의 손바닥 구멍으로 스며드는가 싶더니.


파지지직-!


이레귤러의 몸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붉게 빛나던 눈알이 색을 잃고 돌아가던 톱날 원반이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


행크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임을 깨달았다. 조장이 도대체 어떻게 저놈의 약점을 안 건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살아 나가기 위해서는 지금 무언가 해야만 했다.


행크의 눈이 기대를 담아 세인을 찾았다.


번쩍!


새하얀 번개가 이레귤러의 목을 훑고 지나갔다.



***


네오-미디블1000의 멸망한 고대 문명은 마법과 과학 기술이 동시에 발전한 세상이다.


한 마디로 정의하면 퓨전 펑크다.

각종 마법과 무공, 주술은 물론 임플란트, 안드로이드, 인공지능 등 온갖 환상문학적 요소가 뒤섞인 짬뽕 세계관이다.


마경에는 그 잔재가 고스란히 파묻혀 있다. 그러니 메카 고블린 따위는 내게 그리 신기한 것도 아니었다.


당연히 공략법도 알고 있었다.

놈의 왼손이 충분한 예열을 거쳐 화염을 내뿜으려는 찰나 그곳에 적당량의 물을 끼얹으면 된다.

정공법은 아니고 일종의 이스터에그인데, 출시한 지 10년이 넘은 게임이다 보니 옆집 꼬마도 알 정도로 널리 퍼진 사실이었다.


게임에서와 시기가 달라졌음에도 임무를 자신 있게 맡은 건 확실한 공략법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장에서 발생한 변수였다.


‘멍청한 2조장 놈 때문에, 쯧.’


본래 외곽에서 고블린을 처리한 뒤 단독으로 처치하면 되는 메카 고블린을 지금은 고블린 웨이브와 함께 상대해야 했다.

이게 다 2조가 개수작을 부리다가 실패한 결과다.


잡몹을 떠넘기고 보스에게 직진했으면, 최소한 우리가 고블린을 다 잡을 때까지는 버텨야지. 그 정도도 못 하면서 왜 그렇게 설레발을 친 거냐고.

브론즈 이 똥덩어리 새끼. 이름부터 마음에 안 들더라니.


속으로 브론즈를 욕하며 싸우다 보니 위장병 걸렸을 때처럼 명치 쪽이 쓰리고 쥐어짜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그 마나 고갈인가?

걱정이 되었지만, 마땅한 수가 없어 그냥 계속 싸웠다.

지난 몇 년간 스트레스성 위염을 달고 산 탓인지, 의외로 고통은 견딜만했다. 백섬도 그럭저럭 계속 사용할 수 있었고.


“다 채웠습니다!”


그렇게 버티다 보니 기다리던 소리가 들렸다.


그 뒤는 쉬웠다.

물을 먹어 기계 장치가 정지한 메카 고블린은 몇 초간 움직이지 못할 뿐 아니라 특유의 방어력도 약해진다.


번쩍-!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발동된 백섬이 금속 외피를 가르고 지나가고, 수급이 잘린 메카 고블린이 묵직한 진동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우리 괴물이 더 강했군. 역시 내 안목이 틀리지 않았어.”

“뭐라고?”

“헉! 아, 아닙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조장.


중얼거리는 행크에게 다가갔더니 놈이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용케 도망가지 않고 시키는 대로 했다 싶어 어깨를 두드려 줬더니, 목을 움츠리다가 동굴 입구 쪽을 가리켰다.


“저기 고블린 놈들이 다 도망가는데, 저대로 둡니까?”


겁을 집어먹은 고블린들이 정신 나간 소리를 내며 동굴 밖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그냥 둬.”


강력한 구심점이 사라진 고블린은 어차피 대규모 무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흩어질 터였다.


“도대체 이런 걸 어떻게 이긴 겁니까? 가까이서 보니까 더 안 믿깁니다.”


그렇게 상황이 정리되고 나니, 행크가 슬그머니 메카 고블린의 사체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병사들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몰려들었다.


“대박! 덩치가 행크 두 배는 되겠네.”

“이놈 목 안에도 철사 다발 같은 게 잔뜩 들었어. 이걸 어떻게 벤 겁니까, 조장?”

“난 가만히 있을 테니 자르라고 해도 못 자르겠다. 하하.”

“난 톱을 줘도 자신 없는데?”


사체를 돌려가며 살펴보는데, 워낙 두껍고 무거워 구경하는 데도 두 명이 붙어 용을 써야 했다.


“근데 이거 도축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레귤러 몬스터 사체가 그렇게 비싸다던데.”


한 병사가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행크가 냅다 놈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욕심내지 마, 이 새끼들아. 조장이 다잡았는데 어디서 침을 흘리고 지랄이야!”


뒤이어 마음에 쏙 드는 소리도 덧붙였다.

행크 말대로 험한 일은 내가 다 하기도 했고, 저놈 사체에는 꼭 필요한 부분이 있어 조원들에게 나눠줄 생각이 없거든.


그렇다고 그들의 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지라 나는 눈으로 절벽을 가리켰다.


“가서 저기나 털어 봐.”

“고블린 둥지요? 저기 뭐가 있습니까?”

“이놈들 반짝이는 걸 모으는 습성이 있거든.”

“헉! 진짭니까?”


진짜다. 게임에서도 고블린 소굴은 꽤 짭짤한 수익원이었다.


“앗싸!”

“흐흐, 한몫 단단히 챙기겠어!”

“쓸 데 없이 딴주머니 차지 말고, 다 가지고 내려 와. 내가 공평하게 분배해 줄 테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듯 달려가는 조원들에게 한마디 던진 뒤, 도축을 위해 메카 고블린 사체 앞에 쭈그려 앉았다.


금속이 섞여서 그런지, 이 세상에 끌려온 뒤로 이것저것 썰어댔더니 그런지 징그럽다는 느낌은 없었다.


한동안 눈으로 가늠하다가 칼날을 막 어깨 부위에 가져다 대려던 나는 그대로 메카 고블린 가슴팍에 고개를 푹 파묻었다.


휙-

뒤에서 날아온 화살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


브론즈는 억울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2조에 처박혀 있어야 하는 거지?’


2조의 최고참이 된 지 3년이나 지났다. 나머지 조원이 다 죽어 나갈 때도 그는 여유롭게 형벌부대 생활을 버텼다.

그런데 왜 자신은 최고 대우를 받는 1조로 올라가지 못하는가?


가장 억울한 것은 브론즈보다 한참 경력 짧은 병사 한 놈이 얼마 전 1조에 뽑혀갔다는 점이다.

그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울화가 치솟았다.


근데 요 며칠 생긴 일은 그때만큼이나 브론즈를 짜증 나게 만들었다.

형벌부대장 안톤이 2조만으로 충분한 임무에 웬 떨거지를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안톤은 설마 자신이 애송이 신병과 경쟁해야 할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브론즈는 안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임무 중에 약간의 야료를 부렸다.

덕분에 11조가 위험해지겠지만, 그거야 브론즈가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인생은 매사가 경쟁이고 살아남는 놈이 승리자 아니겠는가?


순조롭던 임무에 이변이 끼어든 것은 홉고블린의 거처에 들어갔을 때였다.


‘기계? 홉고블린이 아니잖아!?’


몸에 쇳덩이를 덕지덕지 단 그놈은 아무리 봐도 평범한 홉고블린이 아니었다.

놈이 손에서 뿜은 화염이 굴을 따라 밀려온 순간 브론즈는 조원을 방패로 삼아서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문제는 좁은 곳에서 터진 충격에 지반이 무너져 브론즈가 바위틈으로 떨어졌다는 점이었다.


잠깐 정신을 잃었다 깨어난 그는 몸을 덮은 돌무더기를 치우고 간신히 바위틈을 벗어났다.

바위틈은 절벽 하단의 구멍과 연결되어 있었다.


조심스레 바깥 상황을 살피며 둥지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그의 눈에 이상한 광경이 들어왔다.


‘어째서, 저 기계 고블린이 죽어 있는 거지?’


자신을 곤란에 빠트린 괴물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놈의 사체 주변에는 11조 얼간이들이 모여 싱글벙글 웃으며 전리품을 구경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광경이었다.

고작 11조 따위가 6명밖에 안 되는 인원으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자신도 못 잡은 몬스터를 처치했다고?


한동안 낄낄대던 병사들이 세인만 남기고 우르르 고블린 둥지로 달려갔을 즈음, 브론즈는 머릿속에서 그럴싸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내 덕이구나! 내가 기계 고블린의 화염을 다 받아낸 덕분에 저놈이······.’


아무리 괴물이라도 그만한 기술을 계속 쓸 수는 없을 터. 기계 고블린의 화염은 생명을 태워 단 한 번 쓸 수 있는 필살기가 분명했다.

세인은 온 힘을 쏟고 탈진한 기계 고블린을 운 좋게 처리한 것이다.


억측이었다. 그러나 실패를 자신의 무능과 욕심 탓이라 여길 수 없던 브론즈로는 망상을 진실이라 믿기 시작했다.


‘내 거다! 그놈은 내 거라고!’


가장 큰 공헌을 한 자신이 당연히 전리품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브론즈의 마음에 욕심이 활활 불타올랐다. 그것은 누적된 억울함과 만나 살의로 변했다.


기계 고블린을 도축하려는 세인에게 석궁을 날린 것은 그래서였다.

화살은 운 없게도 세인의 머리 위를 스쳐 개울에 처박혔다.


11조원들이 달려간 절벽 쪽을 슬쩍 살핀 브론즈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건들거리며 세인에게 다가갔다.


“내 전리품에서 떨어져라, 애송이. 경고는 한번이 끝이야.”

“경고? 진짜 맞추려던 것 같은데.”


이걸 왜 네 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애송이 놈이 그렇게 이죽거리는 걸 듣자, 브론즈의 머릿속에 분노가 가득 찼다.


“역시 말로 해서는 안 듣는군.”

“말로 안 하고, 화살부터 쏜 거 아니었어?”


어차피 곧 죽일 놈, 더는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고 여긴 브론즈가 곧장 검을 뽑아 들고 달려들었다.


“죽어라!”


고함과 함께 찌른 검은 빨랐다. 상대는 물끄러미 브론즈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반응도 못 하는구나, 애송이.’


브론즈는 자신의 공격이 통할 거라 확신했다.

실전을 통해 연마한 검술에 차곡차곡 쌓인 울분이 더해져 스스로 감탄할 만큼 완벽한 일격이었다.


가슴이 따끔한 것은 칼날이 세인의 심장까지 한 뼘도 남겨두지 않았을 때였다.


브론즈의 손에서 칼이 떨어졌다. 달리던 몸이 풀썩 쓰러지고 온몸의 감각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브론즈는 그제야 자신이 검에 베여 죽어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브론즈는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자신의 몸을 확인했다.


가슴을 가르고 지나간 검상이 보였다.

그것은 기계 고블린의 목에 난 상흔과 묘할 정도로 닮아 있었다.


‘···괴···물.’


브론즈는 그제야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기계 고블린이 죽은 이유가 탈진 따위가 아니었음을. 진정한 괴물은 따로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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