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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재(臀才) 님의 서재입니다.

7왕자가 싸움을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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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재(臀才)
작품등록일 :
2021.05.08 00:44
최근연재일 :
2021.07.26 19:10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368,745
추천수 :
5,987
글자수 :
184,596

작성
21.07.21 00:53
조회
1,844
추천
58
글자
10쪽

60화 - 귀찮게 하는 그녀(3)

DUMMY

정적에 휩쌓인 나무 숲.

새 한 마리, 벌레 한 마리 울법도 했지만, 그저 귓가에는 매서운 바람 소리만 들려올 뿐.

바닥에 떨어져 썩어가는 나뭇가지와 낙옆만이 사람이 지나감을 요란히 알리고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리템은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알고 있는 장소는 인적이 뜸한 장소는 맞았지만 이렇게까지 을시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

아무래도 뭔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하는 찰나.


"너무 놀라지마."


베히문트는 대뜸 리템에게 짧은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이에 리템은 무슨일인가 하는 찰나.


-으적, 으적.


멀리에서 무언가를 으적거리며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간간히 뼈까지 씹히는 것이 들리는 것이 아무래도 야생의 육식 동물인 모양.

그렇게 세 사람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무려 3m가 넘는 크기의 사슴의 무리였다.


-웨에에에엑!


순간 리템이 토악질을 내뱉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그 사슴이 먹는 것이 사람이였기 때문.

그 시체의 행색으로 볼 때, 사냥을 하러 들어온 사냥꾼을 잡아 먹은 것으로 보였다.


"아이언 디어라는 마수입니다. 보통 더 깊숙한 산맥에 사는 녀석인데 어쩌다보니 이곳까지 내려온 모양이네요."


루쟌의 설명에 베히문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언 디어(iron dear).

그들은 광산 근처에서 자주 출몰하는 마수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려 땅 속에 묻혀 있는 '광물'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가죽은 주로 먹은 광물처럼 변해가는데, 질 좋은 철이 나오는 광산에서 몇 년을 자란 아이언 디어는 그야말로 재해급 못지 않을 정도였다.


"끄엑. 으··· 도망쳐야해요. 사냥꾼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에요."

"뒷 일은 우리 도련님에게 맞기고. 일단 자네 몸이나 추스려. 나는 도련님보다 자네가 걱정이군."


루쟌은 리템을 걱정 어린 눈초리로 보았다.

정말로 핏기가 하나 없는 얼굴로 툭치면 픽하고 쓰러질 것만 같았다.

이윽고 루쟌이 리템의 어깨를 잡고 뒤로 물러나자, 그는 힘 없이 뒤로 쭉하고 끌려갔다.

그 순간이었다.


-히우우우우우!


리더의 아이언 디어가 울었다.

그러자 지금껏 시체에 코를 박고 있던 다른 아이언 디어들이 고개를 들고 베히문트에게 뛰어들었다.

베히문트는 이제는 내구도가 다한 드워프제 롱소드를 꺼네들고는 오라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러스티 소드>


칼날 위로 톱날 같은 오라가 뿜어져 나왔다.

금속(金屬) 속성 대상을 순식간에 부식시키는 비전 오라.

몸이 강철로 이뤄진 아이언 디어에게는 제격인 기술이었다.


-히우우!


망자의 곡소리 같은 울부짖음을 내뱉으며 달려드는 아이언 디어.

하지만 베히문트에게는 이제 가소로운 수준일 뿐.


-촤아아아악!


달려드는 아이언 디어의 뿔을 반으로 썰어버렸다.

바닥에 우수수 떨어지는 뿔의 파편들.

드워프제 롱소드가 삐끄덕 거리는 소음을 내뱉었지만 베히문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뿔을 남김 없이 썰어냈다.

그 순간이었다.


"으··· 뿔은 안 돼요. 차라리 목을 쳐요. 목을···."


힘 없는 목소리로 외치는 리템.

베히문트는 무슨 뜻인가 고민을 했지만 일단 그의 말을 따라주기로 했다.


"하앗!"


그렇게 베히문트는 달려드는 아이언 디어 두 마리의 사이를 파고 들었다.

아이언 디어들은 고개를 꺽어 베히문트를 찌르려고 했지만 그보다 베히문트가 한 수 빨랐다.

아이언 디어의 목이 몸에서 떨어져 바닥을 굴러다녔다.

그 순간이었다.


-히우우우우우!


그들의 리더인 아이언 디어가 높게 울었다.

자신의 동료의 죽음에 슬피 애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우이이이잉!


순간 아이언 디어의 뿔이 붉은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으익고 고개를 세차게 흔드니, 그러한 뿔에서 붉은색 기운이 화살처럼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성체 아이언 디어의 <호른 에로우(horn arrow)>이었다.


'근거리로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인가? 제법 영리한 녀석이로구나.'


베히문트는 야성적인 표정을 지으며 스톰 브링거를 소환하였다.

찬란한 자태를 드러내는 칠흑의 스톰 브링거.

그러한 스톰 브링거를 바람개비 마냥 회전시키며 달려가자 호른 에로우들이 방패에 튕기듯 나가 떨어졌다.


-촤아아아악!


그렇게 지척까지 달려든 베히문트는 단칼에 그 리더 아이언 디어의 목을 쳐버렸다.


-슈우우우우우!

-쾅!!!!


으익고 목과 분리된 아이언 디어의 몸은 찐득한 피를 분수처럼 내뿜었다. 몇 초가 흐르고 그 육중한 몸이 쾅소리를 내며 옆으로 꼬꾸라졌다.

몇 초도 안 되는 사이에 승부가 갈린 것이었다.

그렇게 창에 묻은 피를 털어내는 베히문트.

뒤를 돌아보니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리템의 표정이 압권이었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


이에 베히문트는 슬쩍 삐뚜름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


베히문트와 일행들은 아이언 디어에게 잡아먹힌 마을 주민을 땅에 파묻어주고는 반나절 정도 계속 이동하였다.

이동 중에도 계속하여 아이언 디어의 흔적들이 보였는데, 아마 세력권이 어떤 이유로 변한 모양.

근처에 새로운 광맥이 발견된 것일지도 몰랐다.


"아이언 디어에 대해 잘 알고 있나 보지?"


베히문트 아이언 디에에 관해 리템에게 물었다.

그러한 리템의 손에는 조금의 흠집도 없는 완벽한 상태의 아이언 디어의 뿔이 들려 있었다.


"아이언 디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기 보다는 이 뿔이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걸 알고 있었죠. 그리고 이 정도로 흠집 없는 상태라면 그 가격이 몇 배나 뛴다는 사실도요."


다양한 금속을 먹고 자란 아이언 디어의 뿔은 그 자체로 유용한 마법의 촉매제가 된다.

물론 완벽한 형태일수록 그 가치가 배가되는 바.

하지만 포획단계에서 제 성을 이기지 못한 아이언 디어로 인해 뿔이 부러지긴 일수였는데, 그야말로 완벽한 형태로, 그것도 몇 개에 달하는 양을 베히문트는 확보한 것이었다.

경매에 내놔야 알겠지만 최소 백금화 몇십 개는 벌고도 남을 양이었다.


<'몬스터 지식 lv.4'→'몬스터 지식lv.5'로 랭크업 되었습니다.>

lv.5의 효과: 모든 '슬레이어'가 붙는 칭호들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최근 베히문트가 느낀 점이지만 능력의 랭크업은 좀체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방금 전은 아이언 디어의 정보를 '듣는 것'만으로 랭크업이 된 것일까?

뭔가 특정 조건이 있는 것 같은데 '현자의 눈'으로도 거기까지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뭐, 아무튼 다양한 방법으로 랭크 업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나쁘지 않아.'


베히문트가 가지고 있는 슬레이어의 칭호는 총 7가지.

<고블린 슬레이어>, <플랜츠 슬레이어>, <좀비 슬레이어> ···등 지난 모험을 통해 얻은 칭호였다.

칭호의 효과는 해당 몬스터에게 '공포'상태를 부여하는 것.

물론 한 단계 효과가 강화되었으니 베히문트를 보는 순간 오금을 저리고 기절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짧은 생각을 끝낸 베히문트는 다시금 리템을 향해 입을 열었다.


"누가 알려준 정보지?"

"아버지가요. 상단을 운영했거든요."


베히문트는 문득 리템이 바흐만에게 달려드면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분명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했었다.


"상단을 빼앗겼나?"

"네···."


리템은 잠시 생각에 잠기곤 이내 말을 계속 이어갔다.


"어느날 바흐만이 아버지에게 찾아와 거대한 납품 의뢰를 요청하더군요. 생각보다 보수도 좋고 치안이 좋은 교역로를 이용할 예정이었기에 아버지는 고민 없이 계약을 맺었는데···."

"함정이었군."

"네, 치안이 좋은 교역로가 저희 상단의 마차가 지나갈 때에만 나빠지더군요. 더욱이 납품할 짐만 빼앗는 게 아니라 이송하던 상단 사람들의 목숨까지··· 거기에는 상단주인 아버지까지 포함되어 있었죠."

"그 범인이 바흐만이다?"

"네, 이후에 마치 준비한 것처럼 아버지의 상단이 갈갈이 찢어져 자베스 상회에 흡수되었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에 따로 알아보니 바흐만이 이미 계약을 맺으러 왔을 때부터 뒷공작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베히문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한 증거는 없지만 바흐만이 범인임에는 확실한 상황.

자베스 상회가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데에는 그런 추잡한 뒷작업이 존재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렇게 리템의 숨겨진 과거 이야기를 듣는 찰나.


"잠깐."

"네?"


이에 리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내 검을 뽑아드는 베히문트는 바라보고는 이내 왜 그런 것인지 직감할 수 있었다.


-히우우우우우우우!


거대한 아름드리 나무를 박살내며 나타나는 한 마리의 아이언 디어.

그 괴수는 이전에 보았던 성체들보다도 배는 거대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이 가는 점이 있었으니···.


"색이 뭔가 영롱하네요."


루쟌이 거대 아이언 디어의 영롱한 털 빛깔을 바라보고는 긴장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이에 베히문트는 그저 공허한 미소를 지을 뿐.


"도대체 뭘 먹고 자란 거야?"


베히문트가 알기로 저런 빛깔을 내는 금속은 단 한 가지였다. 그것은 바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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