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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재(臀才) 님의 서재입니다.

7왕자가 싸움을 너무 잘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둔재(臀才)
작품등록일 :
2021.05.08 00:44
최근연재일 :
2021.07.26 19:10
연재수 :
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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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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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7
글자수 :
184,596

작성
21.07.15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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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11쪽

57화

DUMMY

베히문트가 지금까지 '단전(丹田)' 능력치에 배틀 포인트를 투자 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했다.

단전과 연계시킬 능력이 없었으니깐.

신체능력에 불과한 <초악력>도, 중급 검술에 불과한 <자베스 상회 검술>도 단전의 사용은 필요치 않았다.


즉, 오러의 사용여부는 일류 무인과 삼류 무인을 구별짓는 하나의 거대한 '벽'이라고 해도 좋을 관문(關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후··· 아무리 생각해도 배틀 시스템은 사기야.'


베히문트는 삽시간에 늘어난 오러량을 확인하며 삐뚜름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무리 뛰어난 <오러 연공법>이라 할지라도 이 정도로 빠르게 단전을 확장시킬 수는 없는 법.

원래라면 오러가 개방되고 몇 년에 걸쳐 도달해야할 수준을 벌써 끝맞춘 셈이었다.

이후 배틀 포인트를 계속 투자한다면 '최연소 소드 마스터'가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눈앞의 적에 집중할 때였다.


"이미 오러를 사용할 줄 알았군."

"글쎄? 방금 각성했다면 믿을 텐가?"

"그 말을 내가 믿을 것 같나?"


노기가 가득한 글라우스의 목소리.

베히문트는 그저 도발적으로 손가락을 까딱거릴 뿐이었다.


"이놈!"


그렇게 글라우스는 오러가 담긴 검을 휘둘렀다.


-챙!


이에 검을 맞부딪치는 베히문트.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조금의 물러섬도 없었다.

엄청 무겁게만 느껴지던 상대의 검이 이제는 받아낼 수준까지 내려갔기 때문.


-챙! 채채채채채챙!


두 사람 사이에 수많은 불꽃이 터져나갔다.

서로 조금의 물러섬도 없는 치열한 접전.


"이것도 막아봐라!"


글라우스의 검에 오러의 양이 배는 많아졌다.

베히문트는 저것을 받아내서는 안 됨을 깨닫고는 몸을 옆으로 던졌다.

검이 떨어진 바닥은 거대한 폭발음을 내며 사방으로 돌멩이를 튕겨냈다.

베히문트는 자베스 상회 검술을 사용하여 그것들을 남김 없이 쳐내버렸다.


"잔재주가 좋구나. 하지만 그 잔재주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거 같으냐?"


글라우스는 계속하여 검을 휘둘렀다.

정면으로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인 위력.

하지만 베히문트라고 멍하니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그는 아공간에서 단검 하나를 꺼네 글라우스를 향해 빠른 속도로 던졌다.


-슉!


글라우스는 단검을 어렵지 않게 피해냈다.

하지만 베히문트가 노린 바는 바로 그 사이에 만들어지는 작은 틈.


"하앗!"


베히문트는 스톰 브링거에 오러를 가득 담아 글라우스를 향해 휘둘렀다.

아드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글라우스가 뒤로 쭈욱 물러났다.

치욕스러움에 이빨을 꽈득 깨무는 글라우스.

그 순간이었다.


"젠장. 애송이 상대로 별 걸 다 보여주는군."


글라우스는 검을 곧춰 세웠다.

그러자 넘치게 뿜어져 나오던 오러가 진정되는 듯 싶더니, 으익고 울퉁한 모양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검날에 톱날이 세워진 듯한 형태.

그것은 좋게 말하면 소드 브레이커(sword breaker)라고 부르는 무기와 흡사한 모양새, 나쁘게 만들면 이빨 빠진 검의 모양새였다.

이에 베히문트가 미간을 찌푸리자···.


"이런 건 처음 보는 모양이지?"


글라우스는 짙은 미소를 머금었다.

오러 중급 사용자만이 사용 가능한 <오러의 구현화>의 경지.

그렇게 글라우스는 의기양양한 베히문트의 미간을 찌푸르게 만든 것만으로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는 한술 더 떠 자신의 기술에 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오러를 오래 다루다보면 그 오러에 자신만의 특징을 담을 수 있지. 그리고 이 이빨 빠진 듯한 특유의 오러의 모양이 나의 트레이드 마크 <러스티 소드>다."


러스티 소드(rusty sword).

일명 녹투성이의 검.

게을러 빠진 성미를 대변해주는 그의 별명이기도 했다.

그렇게 글라우스는 느릿한 움직임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오히려 오러를 가득 담은 공격보다 약해진 듯한 모양새에 베히문트는 드워프제 검으로 공격을 막아내는 찰나.


-쩌어어억!


베히문트는 그런 오러와 부딪친 부분의 검날이 삽시간에 녹슬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다.

신기한 일이었다.

마치 세월의 녹을 나홀로 받는 듯한 모습.

하지만 그대로 두고볼 수만은 없던 베히문트는 본능적으로 검을 거둠과 동시에 스톰 브링거를 휘둘렀다.

글라우스는 뒤로 물러나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하? 이걸 막아내다니? 왠만한 이름 있는 검사들도 반응을 채 못하고 검이 두 쪽이 나곤했는데. 괴물이 따로 없군."


베히문트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말처럼 조금만 늦었어도 드워프제 검은 두 동강이 나버렸을 터.

물론 지금의 드워프제 롱소드의 상태도 그닥 좋다고는 못한 상황. 수리비가 꽤나 나올 것만 같았다.


"수리비를 청구 받아야겠어."


그렇게 말하며 베히문트는 들고 있던 드워프제 롱소드를 힘차게 던졌다.


-까앙!


물론 글라우스는 그것을 어렵지 않게 피해냈다.

하지만 연달아 날아오는 베히문트의 기다란 창에 글라우스는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며 소리쳤다.


"두 번은 당하지 않는다!"


이미 한 번 본 전략.

어둠에 속한 살수검객(殺手劍客)으로써 두 번이나 같은 공격을 당하지는 않을 터였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글라우스에게 독이 되어 다가왔다.


"음?"


글라우스는 당황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분명 상대의 공격 사거리를 벋어났음에도 상대의 무기가 계속하여 자신을 쫒아온 것.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에 글라우스는 결국 어깨를 향한 공격을 허용해주고 말았다.


"크악!"


어깨를 부여잡으며 뒤로 물러나는 글라우스.

꽤나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지금껏 이런 위기는 숱하게 겪어온 바.

공작가의 도련님을 암살하려다 그 호위대에 걸려 옆구리에 칼침을 맞았을 때에도, 술자리에서 시비가 걸려 죽인 사내가 알고 보니 하필 어떤 범죄 조직의 후계가였을 때도 그는 악착 같이 살아남았다.

그는 재빨리 동요를 집어삼키고는 품에서 동그란 구슬 하나를 꺼네 바닥에 던졌다.


-푸아아아아앙!


깨진 구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욱한 연기.

암살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암막의 유리구슬>이었다.

그러한 연기 속에 갇혀 주변 무엇하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베히문트는 호흡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그 순간이었다.


-슈우우욱!


왼쪽 방향으로부터 미약하게 떨리는 공기의 움직임.

베히문트는 재빨리 스톰 브링거를 들어 연기를 가르며 튀어나오는 글라우스의 공격을 막아냈다.


"내가 이겼다!"


승리를 선언하는 글라우스.

그는 <러스티 소드>로 부식된 스톰 브링거를 베히문트와 함께 베어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스톰 브링거는 부러질 기미가 보이지도 않았다.


-콰직!


이윽고 글라우스는 자신의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각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느새 뻗어나간 베히문트의 펀치가 그의 옆구리를 정확히 가격한 것이었다.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한 발 물러난 글라우스가 베히문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무슨 미스릴로 만든 창이라도 되는 거냐?"

"글쎄? 듣기로는 어떤 기간트급 악마의 뿔로 만들었다던데?"


글라우스는 미간을 와락 찌푸렸다.

하지만 후회를 해도 이미 늦은 상황.

그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검을 열심히 휘둘렀으나 다친 팔로 섬광과 같은 베히문트의 창술을 모두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챙!


이윽고 글라우스의 오러의 양이 순식간에 줄어든다 싶더니, 결국에는 챙 소리를 내며 검이 두동강이 나버렸다.

글라우스는 자신의 패배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동강난 검을 바라봤다.


-뻐억!


베히문트는 글라우스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찍었다.

입에서 피를 주륵 흘리는 글라우스.

아마 방금 전 충격으로 이빨이 모두 깨져나갔을 터였다.

글라우스는 베히문트의 생각처럼 피가 떡칠이 된 이빨을 내비치며 입을 들썩거렸다.


"대단해··· 지금까지 내 러스티 소드를 보여주고 살아남은 사람이 없었는데 그 기록이 깨져버렸군···."


글라우스의 얼굴에는 채념의 빛이 감돌았다.

허영심 덩어리 같던 그였기에, 180도 달라진 태도가 사뭇 낯설게 느껴졌다.


"훗날 마스터 클래스에 도달할 젊은 천재 무인이여. 내 작은 부탁이 있다. 부디 꼭 들어주길 바란다."

"말하라."

"부디··· 내 최후는 오러가 담긴 검으로 목을 쳐내기를 바란다."

"······."


베히문트는 그의 소원대로 오러를 가득 담아 목을 쳐내었다.


<배틀 포인트 +1>

<최초 업적 '현상범 퇴치' 달성>

<배틀 포인트 +30>


차오르는 배틀 포인트.

그 순간이었다.


<살수검객 글라우스는 미래의 '마스터 유저(master user)'가 될 당신에게 자신의 오의를 건네주고 싶어합니다.>

<'러스티 소드(rusty sword)'를 습득하시겠습니까?>


이전에 스피어 마스터 '카르킨' 때도 비슷한 일을 격은 적이 있던 베히문트는 입술을 이죽였다.

무인들은 다 이런 식인가? 자신들이 평생에 걸쳐 만들어낸 기술을 적이 었던 자신에게 이어주길 바라다니.

이제 갓 오러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베히문트로써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꽤나 쓸만한 기술이니 받아둬볼까?'


위기상황 때 숨겨둔 패로 쓰기에 적당한 기술.

더욱이 단단한 갑주를 입은 중보병이나, 몸이 쇠로 이루어진 몬스터를 상대로 유용한 기술임은 분명했다.

그렇게 베히문트가 승락을 누르는 찰나.


-퍼어어엉!


갑작스레 벽이 무너지며 족히 8m는 넘을 듯한 거대한 플레쉬 골렘이 나타났다.

그러한 거대 플레쉬 골렘 옆에는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네크로멘서 둘이 서있었다.


"이래서 검을 쓰는 놈들을 믿어서는 안 돼는 거야. 꼭 잘난 채는 있는 대로 해놓고는 실속이 없지."

"······."


선임 네크로멘서는 짜증난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건 쓸만한 시체를 하나 건졌다는 것과 제대로 시간을 끌어줬다는 것 정도? 조금만 더 일찍 승부가 낫다면 이 녀석을 깨우지도 못했겠지."

"······."


그러한 몸이 축축하게 젖어있는 플레쉬 골렘.

막 배양액에서라도 나온 모양이었다.


"행여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기존 플레쉬 골렘보다 몸에 철 함유량을 높였기에 핵을 찾는다해도 피부를 뚫을 수는 결코 없을 테니깐."

"···그렇군."


이윽고 베히문트는 그저 조용히 몸에 오러를 끌어올렸다.

그렇게 그의 창 '스톰 브링거'에는 톱날처럼 물결치는 오러가 둘러차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내일 다시 한 번 휴재입니다~ 금요일날 뵈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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