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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타이드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에 나쁜 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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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타이드
작품등록일 :
2021.05.29 10:12
최근연재일 :
2021.06.05 10:1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96
추천수 :
36
글자수 :
73,265

작성
21.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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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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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6화. 멘탈 네스트에서

DUMMY

“제발··· 제발요···.”


 

어두운 공간에서 진호는 계속해서 구토를 했다.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몇번이나 구토를 했는지 셀수도 없다.


식도가 타오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나 식도의 고통 따위는 신경쓸 겨를도 없다.

온 몸이 전부 아우성이다. 차라리 죽는 편이 났겠다 싶었다.

 

이제까지 덩치값 못한다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었다.

성격 자체도 그리 쾌활하지 않고 조용조용했던 진호였기 때문에 몸이 좋고 덩치가 있어도 큰 일엔 소극적이었던 그에겐 당연히 따라오는 비난과 조롱이었다.

 

운동신경도 없거니와 운동에 대한 센스도 없다고 믿어서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었다.

이런 이야기를 수십번 녀석에게 해도 씨알도 안먹혔다.


오히려 녀석은 즐거운 모양. 쉬는 시간 조차 사치라며 이 괴상한 공간 속에서 몇시간? 아니 며칠의 시간을 굴리고 굴렸다.

 


“신기하네, 이걸 다 버텨?” 

“버···버틴게 아니라··· 아니, 차라리··· 죽었으면···.”


 

거대한 드래곤 하나가 공중에서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온다.

이제키엘


그는 지면에 천천히 안착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진호를 내려다보았다.

 

멘탈 네스트.

이 공간에서 도진호, 저 말 안듣는 인간 나부랭이와 보낸 시간이 벌써 7일째다.


이는 이제키엘로 놀랄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는데 첫번째로는 자신이 멘탈 네스트에서 이렇게나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도진호가 마나핵을 다루는 능력을 조금씩 기르면 기를 수록 자신의 가슴을 누르고 있는 것 같은 이 괴이한 느낌이 천천히 사라지고 있어 멘탈 네스트 유지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제키엘은 피식 실소를 뱉었다.

하기야, 자신이 멘탈 네스트에서 오래 있을 이유가 없었다.


멘탈 네스트는 자신의 네스트에서 최대의 회복을 취할 수 있는 드래곤의 습성상 전투가 벌어지거나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잠시 몸을 피해 급속도로 회복하고 돌아올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오래 머물러 있는 만큼 마나의 소모가 심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제키엘은 한번도 어디에서 큰 부상을 입어본적도 없거니와 자신에게 그런 데미지를 입힐 존재도 사실 없었기 때문에 멘탈 네스트에서 시간을 길게 보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인지 스스로 몇시간 정도만 유지할 수 있을 거라 여겼던 이 공간을 7일이나 유지할 수 있다니 경이롭다. 어쩌면 도진호, 저 인간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자, 이제 호흡을 집중해라.”


 

도진호는 이제키엘의 말에 입술을 깨물었다.

또다, 또 시작인 거다.


하지만 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아 어쩔 수가 없다.

진호는 널부러져 있는 몸을 추스려 가까스로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가슴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그러면 마치 무언가가 가슴에 모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흥분하면 혈류의 흐름이 빨라져 심장의 거침없는 박동이 느껴지는 것처럼 집중된 한 곳에 같은 고동이 느껴진다.


다만 불쾌하고 불편하다. 감은 눈으로 자신의 마나핵이라는 것이 보인다. 검붉은 그 핵이 파동을 한번 일으킬 때까지 사력을 다해 집중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번 물결과 같은 파동을 일으키면.


 

“···하아.”


 

진호는 파동에 맞춰 호흡을 당겼다가 뱉었다.

그러자 전신의 모든 고통이 한번에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이 짓거리를

벌써.

몇백번 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지금은 이 과정이 익숙해져 정신을 무너트릴 고통 속에서도 마나핵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결코 쉽지 않았다. 저 빌어먹을 드래곤이 강압적으로 소리 지르고 공격을 해오는 통에 그 난잡함 속에서도 집중해야만 했다. 그런 과정들을 거쳐 진호가 어디서든 이런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자 그때부터는 지금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빌어먹을 드래곤.

진호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한숨을 쉬었다.

드래곤은 꿈이었다. 이제까지 모든 시간들을 들여 연구한 개체였고 소중한 존재이자 생명이었다.


그런 꿈의 존재가 눈앞에 있지만 이젠 욕밖에 안나온다.

다 저놈 때문이다. 저놈!

강용욱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싶다.

아니, 아니다. 선생님도 잡아 먹을 놈이다, 저놈은.


 

“좋아. 나쁘지 않군.”


 

이제키엘은 진호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진호는 원망 섞인 눈으로 이제키엘을 올려다보았고 이제키엘은 알수 없는 미소를 지르며 말했다.


 

“이젠 돌아가도록 하지.”


 

그의 말에 진호는 속으로 환호를 뱉었다. 그러나 이런 반응을 내비친다면 녀석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 결코 그럴 순 없다. 진호의 마지막 자존심이 고개를 들었다.


 

“왜? 나는 괜찮은데?” 

“아, 그러셔? 죽여달라는 말을 일주일동안 수천만번은 들었을껄?”

“내가? 그랬어?”

“···인간이란 것들은···.”


 

이제키엘이 고개를 저으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의 입김이 강풍처럼 얼굴을 휩쓸고 지나갔다.


 

“잘들어라, 도찐.” 

“도찐 아니라고!”


 

진호가 버럭 소리쳤지만 이제키엘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너는 이제 너의 마나핵을 어느정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전의 그 조막만한 크기가 아니라 네 조그만 심장만한 크기는 되었겠지. 멘탈 네스트에서 벗어나는 순간 너는 두가지 충돌을 이겨내야 한다. 외부에서 너를 누르려는 마나와 네 안에서 터져나가려는 마나. 이 두가지 마나의 흐름을 조율하는 연습이 내가 생각한 지금 수준의 최고 난이도 훈련이 될 것이다.”

“···아파···?”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하···.” 

“이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면 너는 터져버릴 거다. 폭탄처럼 산산히.”


 

이제키엘은 자신의 마나로 사람의 모습을 하나 만들어 냈다가 그것이 사방으로 터져버리는 상황을 생생히 그려냈다. 고맙게도 말이다. 진호는 손톱을 깨물었다.


 

“위험하지만 꼭 필요해. 멘탈 네스트에서의 7일이 너를 평범한 수준 이상으로 강하게 만들어줬으니 네 안에 꿈틀거리는 마나를 외부와 맞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이겨내라.” 

“왠일로 응원이야?” 

“···흥, 아직은 네놈을 씹어먹을 때가 아니다.” 

“그건 지나봐야 아는 거지.”


 

도진호는 은연 중에 이제키엘의 확실하도고 위험한 의도를 파악했다.

7일의 시간 동안 그가 자신의 사지로 몰아가며 강하게 단련시킨 이유, 그것은 자신의 마나를 키우고 키워서 어떻게든, 어떤 방법으로든 진호를 집어삼키려는 의도였다. 이제키엘도 진호가 그의 본심을 깨달았다는 사실을 느꼈고, 그래서 더이상 자신의 야욕을 숨기진 않았다.

 

진호는 목적이 있다.

이 녀석을 어떻게든 선한 존재로 바꾸겠다는 의지.


용인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힌 모르지만 어쨌든 자신을 공격해 무너트리는 방법이 아직 없으니 어쨌든 진호 스스로가 강해질수록 좋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라도 진호는 7일을 버텼다.

저 거만한 녀석의 고개 숙임을 보기 위해서.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믿으며



“준비는 됐나?”

 


진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키엘이 그의 표정을 보며 알겠다는 듯이 눈을 한번 깜박이고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전과 같이 어떤 공간으로 전신이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한번 깊게 감았다 뜨니 일전의 창고 안이었다.

 

동시에 진호는 가슴을 부여쥐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작아진 이제키엘은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진호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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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화. 미션 임파서블 21.05.29 74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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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화. 용리학 우등생 +2 21.05.29 111 4 13쪽
1 0화. 프롤로그 +3 21.05.29 186 1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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