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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타이드 님의 서재입니다.

세상에 나쁜 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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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타이드
작품등록일 :
2021.05.29 10:12
최근연재일 :
2021.06.0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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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65

작성
21.06.0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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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4화. 생각 맞추기

DUMMY

이제키엘은 그때서야 자신이 무엇을 먼저 알아야 하는 지 깨달았다.


이제키엘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은 너무 다르다. 일전의 싸움에서도 인간들이 사용하는 우뢰같은 소리를 내는 특이한 무기때문에 사실 조금은 당황했었다. 불을 뿜는 막대기였는데 막대기에서는 상당히 빠르고 날렵하게 회전하는 작고 뾰족한 물체가 마구 쏟아져 나왔었다.

 

인간 놈들의 세상이 더러워지고 더 불결해진만큼 놈들의 잔머리가 더 진보한 모양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제키엘이 알던 세상의 구성들과 지금의 구성들도 다를 것이다.


이 덜떨어진 녀석에게 들어봐야 뭐 더 났겠냐마는 대충 몇가지 만이라도 들어보는 편이 났겠다.


 

“일단 이 세계에 대해서 좀 알려줄 수 있나?”


 

이제키엘이 다시 천천히 엎드리며 말하자 진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단 2055년이구, 이곳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야.” 

“혹시 동쪽에 위치해 있나?” 

“동쪽이라는 말이 동양을 뜻하는 거라면 맞긴 해.”


 

이제키엘이 콧김을 킁하고 뱉었다. 뭔가 불편한 기색이었다.


 

“네가 살았던 때와 지금이 완전히 다른 점은 현재는 드래곤이 거의 반려 동물로 전락했다는 점, 개체수도 많지 않다는 점, 게다가 너처럼 순혈 드래곤은 정말 희박하다는 점. 또, 인간들은 더이상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과학의 발전에 매달리고 있지." 

“과학?” 

“너를 붙잡아가던 하늘을 날아다니는 쇠붙이. 그거 진짜 무거운 건데도 하늘을 날잖아. 인간으로서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과학이지. 그 과학이 너희 드래곤들을 크게 제약했어. 이유는···”


 

진호는 살짝 이제키엘의 눈치를 살폈다. 크게 더 불쾌해하거나 하진 않는 것 같았다.


 

“마나의 남용 때문이지. 이제키엘, 네가 죽고 나서 세계는 계속해서 분열해갔어. 종교전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영토 분쟁에 휘말리기도 하고, 세계 전쟁이 발발하기도 했지. 인류가 발전하면서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마나였는데 이 마나를 남용하는 것이 결국 인류 전체를 무너트릴 지도 모른다는 판단 때문에 결국 마나의 원천이 되는 드래곤들의 힘을 제약하기 시작한거야. 마침 그럴 만한 기술도 발달 되었고.” 

“무슨··· 권리로?” 

“글쎄, 먹이 사슬의 최강자이기 때문에?”


 

진호의 말에 이제키엘은 엎드린 채로 고개를 저었다.


 

“웃기지도 않는 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네가 말하는 마법사? 아마도 마나관리사를 말하는 것 같은데, 그들이 다루는 규정된 마나량도 정해지고 드래곤에게는 ‘마나 제약’이 적용되어 크기도 작아졌고 그 때문인지 순혈 드래곤의 숫자는 순식간에 줄어들었지. 이제는 전쟁도 과학 기술에 기댄 전쟁을 벌이지 드래곤을 타고 공중에서 마법을 난사하는 전쟁의 시대는 끝났어. ‘마나 제약’이라는 기술은 결코 막을 수 없는 기술이거든.” 

“그래?”


 

진호의 당찬 말에 이제키엘의 눈썹 하나가 쑥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아닐껄?”


 

그의 대답에 진호는 조금 당황했다.

아니, 무슨 근거로 이런 소리를 하는 거지?


 

“꼬맹아. 세상이라는 건 말이야. 너 같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는 ‘평범한’ 사실과 그 ‘평범한’ 사실을 정말로 ‘평범한’ 사실로 만드려는 ‘비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거다. 드래곤이 살고 마나가 있는 이 땅에서 욕심과 욕망의 덩어리인 인간이 감히 그 고결한 힘을 포기한다고? 그건, 위선이지!”


 

이제키엘이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동자가 빛을 발한다.


 

“네가 말하는 마나 제약이 무엇인지는 알겠다. 나의 힘을 억누르는 것 같은 불쾌한 기분이 이곳에 태어나면서 부터 들었거든. 그 힘이 멀린의 마법과 비슷하다고 느껴 아마 내 개인적인 문제일 거라 생각했지만 일전의 두 마리 드래곤들과 싸우면서 더 크게 깨달았다. 이 힘이 이 땅 전체를 감싸고 있다고.”


 

그의 말이 맞다.

전 세계는 1945. 6.10 마나 제약 조약에 따라 동시에 우주에 위성을 쏘아올렸고 이 위성이 지구 전체의 마나를 제약하는 특수한 파동을 발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디 마나의 양이 적은 존재들보다 마나가 많은 존재들의 힘이 위축되고 줄어들었다.


 

드래곤의 힘은 월등히 전부터 줄어들어 그들의 크기도 스스로 많이 작아졌었으나 이 마나 제약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작아지고 약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이 모든 드래곤의 힘을 제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분명히, 나와 같은 순혈 드래곤들의 힘 만큼은 어떻게 할 수 없을 거야. 그리고, 만약 이런 순혈 드래곤의 용인들이 있다면 그들의 힘 역시 평범하진 않겠지.”


 

진호는 이제키엘의 사실과 같은 가설 앞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들고 있는 ‘용인’이라는 책을 펼쳤다.


서두와 중간까지는 무슨 신화같은 이야기만 펼쳐져 있었다. 관심이 가지 않는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뒤쪽에는 용인들의 특징이 몇가지 나열되어 있었다. 진호는 핵심만 따로 집에서 가져온 노트에 정리해보기 시작했다.


 

- 용인은 매력적이고 강한 인간입니다. 드래곤의 마나를 완전히 받아들이고 사용할 줄 아는 자들입니다.

- 드래곤은 자신의 용인을 결코 해칠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은 결의 마나를 가지기에 자연스럽게 배리어가 형성됩니다.

- 특히나 순혈 드래곤의 용인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힘을 가지게 될 겁니다.

- 용인은 드래곤의 말을 알아들 수 있고 입을 열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합니다.

 


그 뒷 장은 찢어져 있어서 확인 할 수 없었다. 확실한 설명은 많지 않았다. 정보 전달에 포커스를 맞춘 책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소설과 비슷한 느낌의 책을 가져 온 것 같아 짜증이 밀려왔다. 큰 소득이 없었다. 그때 책장 사이로 종이 한장이 툭 하고 떨어졌다. 진호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서효주 : 010-xxxx-xxxx / 전화 줘, 기다릴께.


 

진호는 그 종이에 적힌 전화번호와 이름을 이상하다는 듯이 한참 바라보았다. 이제키엘은 달라진 진호의 태도에 그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그의 손에 든 종이를 보곤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암컷이냐?” 

“야이씨! 무슨 말을!” 

“왜? 난 드래곤이다. 넌 인간이고. 나에겐 분류가 수컷과 암컷 밖에 없다. 당연하지 않아?”

“그래도! 존중해 줬으면 좋겠어. 남자 그리고 여자. 이렇게.” 

“귀찮게 하는 구나, 나부랭이.”

“너, 그것도 하지마.”


 

진호가 손가락을 들고 또 한 번 ‘안 돼’를 외치려고 하는 듯 하자 이제키엘이 고개를 홱 하고 돌렸다. 그는 흥 소리를 내려 반대편으로 돌아 앉았고 종이를 다시 한 번 유심히 보았다. 이 책에서 나왔으니 아마도 도서관에서 만난 그 여자의 것인 것 같다. 이 책은 몇 년 이상을 누구도 빌리지 않은 것 같았고 종이의 상태가 깨끗하고 좋은 것으로 보아 방금 넣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정말 그녀가 맞는데··· 왜지?

 

왜 갑자기 이런 쪽지로 궁금증을 유발시키려 하는 것일까.

지금은 몸을 사려야 하는 편이 맞는데.


 

“자, 그래서 인간. 아니, 도진호.”


 

뭔가 무게가 실린 이제키엘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 

“나도 용인을 잘 몰라서 궁금한 것도 많고, 특이나 이 용인에 대한 한계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 내 마나를 가지고 있는 너니까, 너는 곧 나일 수도 있는 거잖아? 그렇다면 절대 너를 약하게 둘 순 없다.”


 

불길함이 스친다.

 


“내가 말했지? 네가 아는 세계는 극히 일부, 아마 그 이면에 어떤 세상이 도사리고 있을 지 모르는 게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키엘의 말에 진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제 밤 늦게부터 새벽까지 벌어진 일들이 또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나? 아니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겠어? 너, 도진호! 네가 강해져야 하지 않겠나?”

“···그렇···긴 한데. 나는 뭐 주먹질도 못하고, 머리도 좋지 않아서.”

“무슨··· 그런 건 추후에 필요한 거야. 지금은 그냥 나를 믿고.”

 


이제키엘이 싱긋 웃으면서 한쪽 팔로 도진호를 끌어 당겼다. 진호는 얼떨결에 그에게 끌려가면서 주머니에 종이를 구겨 넣었다.


 

“나와 함께 강해지기 위해 수련하면 되는 거다. 단, 죽지 않을 만큼!”


 

진호는 그의 말과 함께 검은 공간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그렇게 이제키엘의 멘탈 네스트로 이동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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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화. 용리학 우등생 +2 21.05.29 111 4 13쪽
1 0화. 프롤로그 +3 21.05.29 186 1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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