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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마법사가 딸을 잘 키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2.09.02 19:28
최근연재일 :
2022.09.15 15:1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479
추천수 :
393
글자수 :
91,348

작성
22.09.14 15:10
조회
339
추천
16
글자
18쪽

제14편_ 애들 있잖아.

대마법사가 지구에서 펼치는 일상, 힐링, 육아, 육성 깽판 이야기.




DUMMY

제14편_ 애들 있잖아.


“하아··· 다, 다끝났어용······”


삼순이는 환희에 찬 신음과 함께 책상에 널브러졌다.

모든 기력을 다해, 새하얗게 탈색된 것 같다.

영상이 올라가고 난지 단, 삼 일만에 엄청난 원생 가입 요청이 들어왔으니, 기력이 다할 수밖에 없다.

새하얗게 태운 삼순이 곁으로, 옆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던 턱시도 고양이 한 마리가 잠에서 깨어 다가와 볼을 핥는다.


핥짝핥짝


“아, 고생했다구용? 고마워용.”


이내, 고양이가 하품하고, 기지개를 피더니 사뿐히 앉아 멀뚱히 삼순이를 바라본다.


“응? 왜 이렇게까지 하냐구용? 그야, 제 집이잖아용. 그리고 기존에 있는 아이들과 잘 지내려면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에용. 그래야, 우리들도, 강아지들도 다 같이 즐겁게 유치원 생활 할 수 있잖아용.”


사뿐사뿐.


턱시도 고양이가 걸어가더니, 그 앙증맞은 검은 발로 톡톡 삼순이 손을 건드렸다.

삼순이는 미소 한가득 얼굴에 담는다.


“헤헤. 응원, 고마워용. 그리고 잘하겠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용. 어쨌든, 이제 원생 모집은 전부 끝냈으니, 큰 일 하나 덜어낸 셈이에용!”


이번 영상으로 모집하려던 유아원생은 총 10명.

고냥이 유치원에 일하는 선생님 숫자와 재정을 생각하여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숫자였다.

물론, 구원에게 부탁하여 재정지원을 받는다면 더욱 많은 원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삼순이는 그러지 않았다.

돈을 벌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딱 존속 유지 정도면 충분했다.


“생각해보니, 요 몇 달간 참 다사다난했어용. 연극도 하공, 방송도 하공.”


방송이야 살면서 보고, 들은 적 있다고 하지만, 초롱이 덕분에 자신이 직접 할 줄은 몰랐다.


“초롱씨의 추진력에는 감탄이 나올 정도에용.”


후후.


초롱을 생각하니 삼순이는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봐왔고, 대부분이 영혼이 맑았지만, 할머니만큼 영혼이 참 좋은 사람은 초롱이가 처음이었다.

어쩐지.

처음부터 낯설지 않더라니만.

역시 맑은 영혼의 소유자는 영물을 편안하게 한다.


“아···”


그러다, 문득 생각나는 한 사람.

아니, 한 존재.

구원.

평화로운 고양이 인생에 가장 큰 변화를 준 존재의 이름.

100년 이상을 살아온 삼순이 조차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니,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한 지독할 정도로 무서운 최상위 포식자.

그를 생각하니 삼순은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떨었다.


“그, 그래도, 생각만큼 무서운 분은 아니였어용.”


최상위 포식자로서의 기운이 풀풀 흘리지만, 확실히 조용했다.

잡아먹는 시늉도 하지 않았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흐름에 맡기고 살아가는 것 같았다.


“아니면, 연아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중일지도 몰라용.”


구원의 딸 연아.

역시 묘생 통틀어 본 적 없을 정도로 세계, 아니, 우주 최고로 귀여운 아이.

그 영혼의 맑음은 할머니 그 이상이었다.

연아를 생각하니, 구원을 생가하여 얻은 떨림이 조금 사라지는 것 같았다.


“휴우우.”


안도의 한숨, 한번.


냐아앙.


“응? 아. 그렇다고 주인님이 와전 무서운 분이라는 건 아니에요. 친절하시기도 해용.”


나쁜 인간의 꾐에 넘어가 유치원이 넘어가는 것도 막아주고.

거기다 유치원의 존속을 위해 함께 의논하기도 했고,

브이로그 끝에 잠시 출연하기도 했다.

더욱이, 존속을 위해서는 자신의 힘이 아닌, 유치원의 힘이 필요하다고 초롱과 함께 조언도 해주었다.


어라?


생각해보니 정말, 친절하신 분이에용.


냐옹(그렇지?)


“주인님이 자주 츄르를 줘서 편드는 건 아니겠죵?”


아니라고 답했다.


“후후. 괜찮아용. 저도 츄르 챙겨주셔서 편들고 싶은데용. 그래도, 너무 막 나가면 안되어용. 아무리 친절하시다고 하더라도, 주인님은 엄청나게 위대하신 분이니까용.”


지금이야 조용히 있으니 다행이지, 만약 포식자로서 행동을 한다면―


“끄, 끔찍 할거에용. 생각도 말아야지용!”


새하얗게 태워진 얼굴이 퍼렇게 질린다.

그나마 구원의 성질을 건드릴 존재가 없으니 다행이다.

그러나 안심 할 순 없다.

구원을 건드리진 못하겠지만, 그에게는 연아가 있다.

연아는 연약하여, 영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해를 입힐 순 있다.


그런데, 만약.


정말로, 만약―


연아를 건드리면 어떻게 될까.


삼순이는 잠시 든 그 만약의 끝을 생각해보았다.


“히이이이이익!”


살면서 가장 크고, 공포에 질린 신음성을 내질렀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도무지 답이 내리지 않을 미친 공포가 삼순을 덮는다.

심지어 턱시도 고양이 마저 벌벌 떤다.


“절대,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에용! 그랬다가는 세상이 끝이나용!”


턱시도 고양이도 동의한다는 듯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도. 고냥이 유치원이나, 주인님 주변에는 연아를 해꼬지 할 사람들이 없어서 다행이에용.”


냐옹.


지금까진 세상이 조금 안전하다는 생각에 영물 고양이와 턱시도 고양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나, 두 고양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톡톡.


“우웅?”


원장실 창문을 두드기는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 쉬던 삼순이가 돌아보았다.

노란색 새끼 고양이가 보였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려고 하던 찰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것이 눈이 들어왔다.


뭔가.


큰일 난 것 같다.

삼순이는 얼른 문을 열었다.


“무, 무슨일인가용?! 혹시 누가 다쳤어용!?”


냐아아아!


아니다.

다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네, 넹?”


그런데, 그보다 더한 일이 생겼다.

아이들이 위험하단다.

더불어 연아가 위험하단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삼순이가 순식간에 밖으로 향해 튀어 나갔다.


“안되에에에에!”


세상이 위험해졌다.


***


“고냥이 유치원! 제가왔습니다!”


마른 몸매.

거기다 배 위까지 올린 통 넓은 청바지.

동글뱅이 안경에, 청바지 안에 집어넣은 체크무늬 남방.

그런 말도 안 되는 환상적인 패션을 선보이는 한 사내가 고냥이 유치원 앞에 서서 그리 외치고 있다.


“거짓말하지 말라구요? 에잉, 형님들! 제가 언제 거짓말하는 거 본 적 있습니까? 저, 신뢰 하나로 먹고사는 사람입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셀카봉에 걸린 스마트폰 바라보며, 동네 떠나가라 또 한 번 소리 지르는 사내.

각종 관종 짓으로 유명하여 매니아 층이 쌓인 아브리카 방송 BJ ‘오똑’이었다.

특히나 그는 한순간 반짝 뜨는 것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기로 유명했다.

취지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그 확인방식.


“형님들도 아시죠? 고냥이 유치원? 단 일주일 만에 3백만 조회수를 돌파한 괴물 중에 초 괴물 신입이죠! 물론, 유O브 방송이 어마어마했다는 거, 저 오똑이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확인할 것은 확인해야겠죠!”


막무가내다.

그곳이 공공장소라 할지라도 일단 들이밀고 보며, 소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른다.

사람들이 얼굴을 찌푸리면, 더욱 좋아했다.


“그 고냥이 유치원! 제가 한번 습격하여, 진짜인지 CG인지 판단 해보겠습니다아아!”


지금도 봐라.

유치원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4, 5세 유아들이 있는 곳이라면 다니는 차도 조용하며, 그 속도고 굼벵이처럼 기어가야 하는 곳이지 않던가.

아이들의 정서를 위해서라도 그것은 기본 상식인데, 오뚝이는 그런 상식 따윈 밥 말아 먹은 듯했다.

더욱이 이리 소란을 피우면 유치원에서 가만 있을 일이 아니다.


“이봐요. 여기는 유치원이에요. 그렇게 떠들면 아이들이 놀라잖아요!”


고냥이 유치원의 선생 중 한 명인 ‘미경’이 나와 그 찢어지는 고함 소리에 나와, 오뚝이에게 주의를 시켰다.

만약, 정상적인 방송인이라면 미경의 말에 죄송하다 고개 숙이며 물러 날 일.

그러나, 오똑이는 아니다.

애초에 정상적인 방송인이었다면, 사전에 허락도 없는 곳에 찾아 올 일도 없고, 이리 떠들 일도 없다.


“앗! 형님들! 저를 위해서 유치원 선생님이 문을 열어주었네요! 당장 들어가보겠습니다!”


열린 문을 보자마자, 옳다구나 당장 뛰어든다.


“아앗! 이봐요! 어디 들어가요!”


방송하는 사람이라서 상식이 있는 줄 알고 주의 주러 나왔것만,

세상에.

열린 문을 보자마자 저리 뛰어들어갈 줄이야.

비상식적인 오똑이 행동에 미경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뛰어 들어갔다.


“뭔일이야?”

“그러게? 그러고 보니 여기 고냥이 유치원이네.”

“방송에 나왔던? 그럼 무슨 방송 하는 거야?”

“일단 한번 슬쩍 볼까?”


오똑이의 등장이 이목을 끌지 않을 수 없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춰 보다가, 고냥이 유치원에 뛰쳐 들어가는 걸 보고, 궁금함에 슬쩍 문사이를 두고 바라보았다.


“나가세요! 당장!”

“에이~ 그러지 말고 한 번 만 들어 가 봅시다! 우리 형님들도 많이 기다리고 있다구요.”

“아이들이 있는 곳이에요. 당장 나가세요! 자꾸 이러면 경찰 부를겁니다!”

“경찰? 하! 형님들 이거 맞아요? 경찰을 부른다네요? 제가 범죄를 저질렀나요? 아니죠? 와아, 억울하네, 이거.”

“공공장소 무단 침입은 엄연한 범죄라는 거 몰라요?”

“네, 몰라요. 그럼, 사람들에게 언론의 자유를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막는 건 범죄 아닌가요? 우리 형님들은 자유가 있고, 알 권리가 있다구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그리고 경찰 부를 거면 불러요! 그래 봤자 바로 나옵니다. 내가 한두 번 해 본 적 알아요? 그런데, 그 뒤는 감당할 수 있겠어요?”

“뭐라구요?”

“감당 가능하겠냐구요. 지금 이렇게 신사적으로 나오는데, 그 뒤는 제가 더욱 강한 신사가 돼서 나올지도 몰라요~”

“협박하는 거예요? 지금?”

“협박 아니라, 통보인데요? 나 모르시나?”


유치원에 들어가는 출입문을 어떻게든 몸으로 막고, 그 앞에서 팔 벌려 서 있던 미경은 기가 막혔다.

개인 방송이야 아들 유O브 통해 몇 번 봤다고 하지만, 다들 친절했고, 매너도 좋았다.

그래서 대부분이 상식적이라 생각했는데.

이리도 비상적인 사람이 이 있을 줄이야.


‘무슨 사람이 저리 뻔뻔 할 수 있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날순 없다.

말했듯, 여기는 유치원.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 저런 비상식적인 이가 설쳐서는 아니 되었다.

밖에서 큰소리 나기에 일단 아이들을 안으로 들여 보낸 건 정말 잘한 것 같았다.

남은 일은 이제 쫓아내는 일.


“오똑이면 지독하게 끈질긴 거로 유명하지 않아?”

“그치. 3번이나 경찰서 갔다 와도 끝끝내 촬영한 것은 레전드지.”

“안 좋은 쪽으로 유명한 건 다 가져간 유명한 인간이긴 해.”


소곤소곤.

지켜보는 이들이 하는 말이 들린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저 인간은 정녕, 이번에 물러가도 차후 다시 올 인간이었다.

조금 전 제 입으로 한 말이 허튼 말이 아니었다.


“봤죠? 내가 이런 사람이에요.”


지켜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오똑이 어깨를 으쓱였다.

마치, 차후 더 지독한 꼴 보기 싫으면 비켜달라는 것 같다.


“이익! 누가 비킬줄 알아요! 아무리 그래도, 아이들 안전을 생각하면 당신 같은 사람은 들여보내선 안되요!”

“와아. 인격 모독까지? 형님들 들었죠? 저 사람이 하는 말! 인격 모독 이거 녹음했습니다. 이제 쌍방입니다.”

“뭐요? 뭐, 이런 사람이―”

“아저씨.”


미경이 뭐라 한마디 하기도 전.

그녀 뒤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왔다.

연아다.

문에 딱 붙어서 밖에 상황을 듣고 있던 연아가 참지 못하고 열고 나온 것이다.


“헐! 대박! 미친! 형님들 이거 보세요! 와아아!”


그런 연아를 보며, 오똑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이중 한 명을 결국 촬영하게 되었으니 아니 좋을까.

특히나, 영상, 아니, 영상으로도 담아내지 못하는 연아의 귀여움을 보고 찾아오길 잘했다 생각할 정도였다.


‘채팅창도 난리네. 앗싸 대박!’


이번 정산금은 기대 할만 했다.

그렇다면 더더욱 뽑아먹기 위해 카메라를 더욱 크게 들이 되어 볼까라고 생각하던 그 찰나.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에요.”

“으, 응?”

“연, 연아야. 들어가 있어, 여기는 위험해.”

“괜찮아요. 선생님도 지켜주고, 고양이와 강아지들도 지켜줄 거에요. 그래서 저는 안전해요.”

“아저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란다. 아주 좋은 사람이고, 촬영도 잘하는 사람이야.”

“아니요. 나쁜 사람이에요. 친구들이 겁먹었잖아요.”

“에이. 원래 그 나이 때는 다 겁먹어. 그렇죠, 형님들?”

“그럼 아저씨 나잇대는 다 그래요?”

“어?”

“아저씨 나이 되면 전부 그렇게 친구들을 겁먹게 하고, 나쁜 짓 하고, 선생님에게 막 대하나요?”

“뭐?”

“초롱언니가 그랬어요. 나쁜 사람들은 친구가 없다고 했어요. 아저씨, 친구 없죠?”


당돌하기 짝이 없는 연아의 말.

무시 하고 그냥 하던대로 방송을 진행하면 될텐데, 오뚝이는 그럴수가 없었다.


일단, 연아의 똑 부러지는 말과 음성에 말문이 막혔고, 변명하자니 아이 말에 민감하게 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장 큰 원인이 있다면, 연아의 표정.

진지하며, 화가 잔뜩 난 표정이 이상하게 그를 주눅 들게 한 것이다.


“풉!”

“한 방 먹었네!”

“크큭. 엄청나게 귀여운 아이가 엄청나게 방송감 있네.”


그러나, 뒤이어 들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비꼬는 말투에 정신이 번쩍 든다.

오똑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너, 어른에게 누가 그런 버르장 머리 없게 말하래? 애가 교육이 덜 되었네!”

“나쁜 아저씨보다 교육 잘 받았어요.”

“난 대학교 나왔는데?”

“대학에서 나쁜 짓 하는 거 배웠어요? 그럼 연아는 안 갈 거예요.”

“누가 갈 수 있데? 너는 말이못돼게 해서 못갈거야!”

“아저씨처럼 되는 것보단 나아요.”


한마디를 안 지고, 한마디를 이길 수가 없다.

미연은 그런 연아가 대견스럽다 쳐다보고, 오똑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너, 그렇게 어른에게 막말하면 혼난다는 교육 못 받았어? 못 받았다면 내가 교육해줄게!”

“미친 짓 하지 말아요!”

“미친 짓 하지마세요오옹!”


굳어진 얼굴로 오똑이가 행동에 나서려는 순간!

미경의 찢어지는 외침과 똑같이 찢어지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이내 도도도, 달려오는 소리와 함께 폴짝 재주넘어 그들 사이로 떨어지는 이가 있었다.

삼순이다.

완벽한 점프와 재주넘기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박수 사례를 했다.


“와씨! 대박!”

“체조 선수야?”

“진짜 영상 거짓말 하나 없었잖아!”

“외모 뭐냐. 자괴감 드네. 여기 뭔 유치원이야?”


사람들이 관심을 주든 말든.

삼순이는 날카롭게 오똑을 노려보며 이어 말했다.


“나가용! 여기는 사유지고, 당신은 사유지를 침범했어용! 그리고 애들을 해치려고 했고. 더는 선을 넘으면 참지 않을 거예요!”

“이야, 형님들! 드디어 영상 속 주인공 중 두 명이나 나타났습니다! 하늘이 완전 저를 돕는군요!”

“넹?”

“자, 고양이 소녀님! 화려하게 나타나셨는데, 이거 다 방송을 위해서 준비한 거죠? 어디, 화려하게 나타난 소감 한번!”

“뭐, 뭐에용?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당장 나가라구용! 당신, 지금 아주 미친짓을 해서 위험해용!”

“에이, 빼지 마시고. 그리고 욕은 그만하시고요. 계속 욕하시면 저도 더는 못 참아요. 그리고 편집할 때 힘들다고요. 아참, 이왕 하는 김에 또 다른 콘텐츠로 그 옆에 버르장머리 없는 꼬마 좀 교육 단단히 해볼까요?”


삼순이의 눈이 유례없을 정도로 커졌다.

진짜 이인간이 간과 심장을 밖에다 두고 왔나 싶다.

허나, 지금 남자의 생사보다는 연아를 보호하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

다시 한번 더 이야기한 뒤, 듣지 않으면 어쩔수 없이 공권력과 무력을 사용하려던 찰나.


“야.”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


사람은 가끔.


그러니까, 아주 가끔.


자신이 척 보기에도 절대로 감당치 못할 존재가 나타나면 침묵에 빠진다.

연예인들이 뿜어대는 아우라에 감탄하며 말을 잃고, 스포츠계의 일인자를 보면 그 육체에서 뿜어대는 기에 눌러, 감탄과 함께 뒤로 물러난다.


지금.


여기.


고냥이 유치원 앞에 모여든 사람이 그랬다.

언제 나타났는 지는 모른다.

그저, 나타났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자신들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홍해처럼 갈라져, 길을 만들어 냈다.


꿀꺽.


침이 절로 넘어갔다.


외모?

압도적이다.

그 어떤 연예인들보다도 훨씬.


두려움?

역시 압도적이다.


뭔가.

절대로 덤벼서는 안될 무언가다.

그 무언가가 오똑이 앞에 우뚝 섰다.


표정하나 없는 얼굴로.

공허함 가득한 눈빛으로 오똑이를 부르고 가만히 있는다.

영상의 마지막 인물.

가장 화제의 인물인 구원의 등장.


그렇다면 오똑이가 가만있을 일 없지만―


지금은 아니다.


‘이, 이게 무슨!’


몸이 꼼짝 달싹 하지 않았다.

입도 벙긋 하지 않았다.

저 공허한 눈빛과 표정 하나 없는 얼굴을 보자마자, 뱀 앞에 있는 쥐처럼 몸이 굳었다.


천천히.


뱀, 아니, 그 보다 더 무섭고, 지독한 공포를 가진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 묻는다.


“뭐냐.”

“네, 네?”


갑자기 입이 띄어진다.

뭐냐는 그 물음에, 자신도 모르게 답해진다.

구원이 재차 묻는다.


“뭐냐고.”

“그, 저, 촬영하는데요?”


스윽.

숨소리 마저 코앞에 들릴 정도로 얼굴이 가까이 왔다.

이상하게 한기가 덮쳐, 오뚝이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다다닥 부딪쳤다.


“애들 있잖아.”


넌지시 툭 하고 던지는 구원의 말.


“아? 저, 그래도 촬영이······.”

“애들 있잖아.”

“혀, 형님들은 알 권리가―”

“애들 있잖아.”

“······.”


이마가 툭 부딪힌다.

공허한 눈빛이 오똑이를 잡아먹으며 묻는다.


“애들 있잖아.”


히극.

삼순이는 자신도 모르게 딸꾹질했다.

조금.

지린 것 같았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애들 있잖아!


따라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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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마법사가 딸을 잘 키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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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시간 변명 입니다. : 월~일 오후 3시 10분입니다! 22.09.03 409 0 -
16 제15편_ 해야겠어. 방송. 그 이상. +2 22.09.15 333 18 10쪽
» 제14편_ 애들 있잖아. +1 22.09.14 340 16 18쪽
14 제13편_ 직업을 생각 해 봐요. 22.09.13 374 14 11쪽
13 제12편_ 너굴맨의 관심! 22.09.12 425 14 14쪽
12 제11편_ 어머, 여긴 꼭 가야해! 22.09.11 457 15 10쪽
11 제10편_ 어쩔 수 없이 지독하게 심사했지만, 펑펑 울었고, 결국 주인공은 연아가 되었다. +4 22.09.10 559 20 12쪽
10 제9편_ 연극을 해요! +2 22.09.09 654 15 11쪽
9 제8편_ 고냥이 유치원을 살려요. 22.09.08 762 21 12쪽
8 제7편_ 고양이의 보은 22.09.07 798 23 12쪽
7 제6편_ 아하? +2 22.09.06 948 24 17쪽
6 제5편_ 중요합니다! 22.09.05 1,147 22 12쪽
5 제4편_ 이 건물은 이제 내 것이거든. +2 22.09.04 1,300 26 14쪽
4 제3편_ 마법사가 그렇다 하면, 그게 불법이야. +2 22.09.03 1,308 29 14쪽
3 제2편_ 편의점에 가요. +2 22.09.02 1,521 40 16쪽
2 제1편_ 딸을 만났어요. 22.09.02 1,679 46 14쪽
1 프롤로그 +4 22.09.02 1,860 5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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