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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마법사가 딸을 잘 키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2.09.02 19:28
최근연재일 :
2022.09.15 15:1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490
추천수 :
393
글자수 :
91,348

작성
22.09.11 15:10
조회
457
추천
15
글자
10쪽

제11편_ 어머, 여긴 꼭 가야해!

대마법사가 지구에서 펼치는 일상, 힐링, 육아, 육성 깽판 이야기.




DUMMY

제11편_ 어머, 여긴 꼭 가야해!


오디션이 끝난 다음 날 일요일.

고냥이 유치원 원장실에 구원과 삼순, 그리고 초롱이 모였다.

세사람은 삼순이 타준 맥O을 한 잔씩 음미 했다.


“작업은 잘되었어?”


두 모금 쯤 들어갈 때.

구원이 삼순이에게 넌지시 물었다.

삼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넹. 일단은 1, 2화 정도는다 완료 되었어용.”

“무슨 이야기에요?”


두 사람이 나누는 이야기 궁금하여 초롱이 묻는다.


“연극 시나리오. 오디션 볼 동안 맡겼났어.”

“아! 그래서 며칠간 언니가 잘 안보였군요?”

“···힘들었어용.”


얼마나 힘들었는지.

삼순이 한순간에 새하얗게 태운 얼굴이 되어버렸다.

초롱은 냉큼 달려가 품에 안고, 토닥이고 싶은 것을 초인적인 인내로 참아냈다.


“후우··· 너, 너무 힘들었으면,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한번 부탁하지 그랬어요.”

“부탁할 사람이 없어용. 그리고 처음으로 하는 유치원 방송이잖아용. 제 손으로 하고 싶었어용.”


어쩜.

저리 마음씨가 고울까.

초롱은 뭉클해졌다.

그런 초롱의 뭉클한 눈빛을 삼순이도 보았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 여인의 눈빛이 따스해졌다.

이윽고,


“언니!”

“초롱씨!”


구원과 연아가 늘 그러는 것처럼, 서로를 향한 따스한 마음으로 비롯된 포옹을 하려던 찰나.


“뻘짓 그만하고. 쓴거나 보자.”


구원이 막는다.

어딜, 남의 것을 베끼려냐는 눈빛이 가득했다.

초롱은 내심 아쉬웠고, 삼순이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내렸다.

그러면서 휴대폰을 톡톡 만진다.

썼던 시나리오를 구원에게 보내는 것이다.


“보, 보냈어용.”

“저도 봐도 되요?”

“그럼용.”

“볼줄은 알고?”

“하. 전에도 말했지만, 저 이래 봬도 방송 관련 학과 출신이고요, 연극 뮤지컬, 경험이 다수 있답니다.”

“심사는 개판이었으면서, 말은 잘하네.”

“······.”


울컥 했지만 할 말이 없었다.

구원이 보여준 심사 능력은 탁월 했으니까.

물론, 독설과 비평가로서.

변명과도 같이 말을 했다가는 그 독설이 자신에게 돌아올 것 같다.

초롱은 삼순이처럼 울며 나가긴 싫었다.

묵묵히, 삼순이 보내주는 것을 볼 뿐이었다.

그런 초롱의 태도가 재밌다는 듯, 구원은 피식 웃으면서 삼순이 보내준 시나리오를 읽었다.

약 5분 정도 흘렀을까?


“나쁘지 않네.”


구원이 담담히 말했다.

칭찬이다.

조마조마하며, 제 시나리오의 심사평을 기다리던 삼순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저, 정말용?”

“어. 괜찮아.”

“히힛! 감사해용, 주― 아니, 연아 아버님! 실은 좀 자신이 있―”

“유치하기 짝이 없고, 꽤 고칠 것도 많고. 수준 높은 무대에 올렸다가는 몰매 맞기 딱 좋겠지만, 그래도 유치원 홍보에는 나쁘진 않을 것 같아. 우리 연아를 생각하면 감히 이딴 것을 가져왔냐며, 호통치며, 며칠 밤을 옆에 두고 시나리오의 ‘시’자부터 가르쳐 주고 싶지만― 어쩌겠어? 시간도 없으니 참아야지.”

“······.”

“후우. 삼류 시나리오에 초일류 연기자를 올리게 되다니. 슬프군.”

“······.”


오늘도 고양이는 크게 마음을 다쳤다.

초롱이는 괜히 저 독설이 불똥 튈까 조용히 있었다.


“어쨌든. 유치하지만, 유치원 홍보용으로 나쁘지 않아. 이걸로 해보자고.”


그렇게, 유치원 홍보를 위해 찍게 되는 브이로그의 첫 번째 영상.

고냥이 유치원 연극이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다.


***


일요일이 지나, 월요일이 되었다.

저녁 6시.

수많은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그 시간.

‘정은’ 역시 꽉 들어 찬 전철에 몸에 맡기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운 좋게 앉은 전철 좌석.

정은은 휴대폰을 꺼내어 바탕화면을 보았다.

환하게 웃고 있는 제 아들 사진이 있다.

이제 3살하고도 6개월.

보기만 해도 월요일의 피곤함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재인아. 얼른 엄마가 갈게.’


시어머니에게 맡겨 놓은 아들.

얼른 가서 품에 안아야지.

그러다 문득 걱정되는 것이 생각났다.


‘유치원은 어떻게 하지?’


내년이 되면 어린이집에서 나와 유치원으로 가야 했다.

이 세상 어머니라면 제 자식이 좋은 유치원에 들어가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

그런데, 이 좋은 유치원이라는 이름을 단 곳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결혼하여 서로가 모아둔 돈으로, 이 부동산 지옥인 서울에서 2억짜리 전셋집을 겨우겨우 구했긴 하지만, 들어가는 돈이 어찌나 많은지.

애를 낳고선 그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유치원 비용까지 되려면 조금 더 허리를 졸라매야 할 일.


그렇다고 하지 않으랴.


‘재인이를 잘 키우려면 그래도 해야 할 일이야.’


그것이 부모가 아니고 무엇일까.

그런데, 이 좋은 유치원이라는 곳에 들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좋다고 소문난 유치원들은 벌써 예약이 꽉 차 있다.

어떻게든 자리가 나는 곳을 찾아보려고, 늘 유치원 예약 사이트를 들락날락 하지만, 감감무소식.

조금 더 저렴한 곳이야 있다지만, 각종 방송 매체에서 유치원 폭력과 식중독 뉴스들이 터지니, 소문난 곳 말고는 잘 믿을 수가 없었다.

보내고 싶어도, 수요가 없어 할 수 없는 이 답답한 현실이었다.


“후우···”


정은은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래도, 일단 다른 유치원들도 알아볼까? 다른 엄마들 말로는, 너무 좋은 유치원들만 찾다 보면, 결국 다른 곳도 예약 못 하고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넘어 갈 수 있다고 했는데···’


내년이나, 내후년이 되면 유치원 비용이 내려갈까?

그럴 리가.

높아지면 높아졌지, 떨어질 일은 없으리라고 정은은 생각했다.


‘그렇다면 일단, 생각해둔 곳 말고, 한 단계 아래 두고 찾아보자. 한 단계 정도 떨어진다고 해서 유치원 질이 확 떨어지는 것은 아닐 테니까.’


혹시나 걱정되면, 직접 찾아가서 확인해 보면 될 일.

그렇게 생각하며 그동안 보았던 유치원들보다 한 단계 아래의 유치원을 확인하려고 유치원 관련 사이트 어플을 눌렀다.


“아고. 잘못 눌렀네.”


눌러야 할 어플이 아닌 그 옆의 유O브 어플을 눌러버렸다.

휴대폰 가득 채워지는 유O브 화면.


“응?”


유O브를 끄기 위한 정은의 손길이 순간 멈췄다.

‘유치원’이라는 단어가 떡 하니 있어, 그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유치원 관련 영상이야 자주 보는 영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뜬 영상은 그동안 정은이 그동안 본 것과 다른 영상이었다.

새로운 유치원 영상이었다.

아마, 자주 보는 영상을 확인하여 유O브 알고리즘이 띄워 놓은 것일 터.


“고냥이 유치원 브이로그? 이름 귀엽다.”


이름은 참 마음에 든다.

거기다 영상 메인에 떠 있는 화면도 눈을 사로잡는다.

고양이라 강아지랑 아이들이 웃으며 유치원에 마련된 마당에서 뛰어놀고 있다.

거짓 하나 없는, 맑고 순수한 화면이다.

그 때문에 그런지, 따뜻한 느낌이 가득했다.


“나쁘지 않네.”


안 그래도 유치원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는데.


“···한번 볼까?”


아직 집까지 가려면 30분쯤 더 가야 했고.


시간은 많다.


정은은 홀린 듯 보자고 결심하며, 가방 안에서 에어팟을 꺼내 귀에 꽂았다.

이어 영상 재생 버튼 클릭.

메인 화면이 사라지고, 화면 가득, 신기한 문양이 그려진 까만 무대 커튼이 나타났다.

이게 뭔가 싶을 때쯤.

누군가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와.”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귀엽고 앙증맞은 소녀다.

거기다 고양이 귀까지 달고 있어, 귀여움이 배가 되었다.

호두깍기 병정 인형처럼 팔다리 쫙쫙 벌려 무대 커튼 중앙으로 간다.

귀여운 모습에 귀여운 행동이 더해지니, 절로 미소가 그려질 정도다.

어느덧.

고양이 귀 소녀가 중앙에 우뚝 서더니,

90도 허리 숙여 꾸벅 인사하더니,


“고냥이 유치원 제 1 회 연극을 시작합니당!”


발랄하고, 깜찍한 목소리로 대뜸 외친다.

깜찍한 목소리에 또 한 번 엄마 미소가 방긋.


‘연극?’


그러다 정은은 메인 화면에 적혀 있던 것이 브이로그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연극과 브이로그의 뜻은 엄연히 다르지만, 뭐, 그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싶다.


귀여우니까.

눈길을 사로잡으니까.

이미 그것만으로도 합격점이다.


그리고 커튼이 거둬지고, 연극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지켜보지 않으면 실례다.


‘무슨 연기일까?’


궁금했다.

커튼이 걷히고 나타난 배경은 예쁜 와인색 지붕.

그 지붕이 크게 클로즈업 된다.

이어 ‘뽈롱’하고 고양이 귀가 나타나고.

폴짝 뛰어, 폴짝 뛰어, 가볍게 양손 활짝 벌리며 지붕에 착지.

숙련된 체조선수 같다.


어라?


영상이 시작되면서 나타났던 그 고양이 소녀다.


짝짝짝!


소녀의 가벼운 몸놀림에 감탄한듯한 박수소리가 영상에서 흘러나왔다.

고양이 귀 소녀가 박수 소리에 맞춰, 정중하게 90도 인사했다.

이윽고 도도도 달려, 지붕 끝에 안착.

발을 동동이며,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다, 귀를 쫑긋.

무엇을 발견한 것일까?

고양이 귀 소녀의 시선이 지붕아래로 향했다.


정은의 시선도 따라갔다.

동시에 정은의 눈이 또롱! 커진다.


[안녕! 고양아!]


너무나 맑고, 예쁜 목소리로 말하는 아이가 고양이 소녀를 보며 손 흔들고 인사했다.

그런데, 그 목소리로 말한 아이가 어쩜 이리도 귀여운지.

손흔드는 동작하나하나가 깜찍함에 심장을 뒤흔다.


세상에, 세상에.

어쩜, 어쩜.


“어머, 어머!”


정은은 자신도 모르게 그리 감탄하며, 더더욱 영상에 눈을 때지 못했다.


연극은 5분이 끝.


이어 메인에 나왔던 아이들이 고양이, 강아지들과 함께 나타났다.

아이들이 자신의 유치원을 소개 시켜준다.

이제야 브이로그라는 취지에 맞는 일상 영상이 되었다.

그리고 정은은 보았고,


“세, 세상에.”


놀라, 감탄을 내 지를 수 없었다.

마지막 10초.

대박이다.


“···여기 한번 꼭 가봐야겠어.”


무조건 꼭!

정은은 자신도 모르게 그리 굳게 다짐했다.

비단 이는 정은뿐 아니라, 알고리즘으로 고냥이 유치원 홍보영사을 보게된 모든 어머니들이 가진 생각이었다.

고냥이 유치원 홍보는 대성공이었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즐거운 연휴 되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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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15편_ 해야겠어. 방송. 그 이상. +2 22.09.15 334 18 10쪽
15 제14편_ 애들 있잖아. +1 22.09.14 340 16 18쪽
14 제13편_ 직업을 생각 해 봐요. 22.09.13 374 14 11쪽
13 제12편_ 너굴맨의 관심! 22.09.12 426 14 14쪽
» 제11편_ 어머, 여긴 꼭 가야해! 22.09.11 458 15 10쪽
11 제10편_ 어쩔 수 없이 지독하게 심사했지만, 펑펑 울었고, 결국 주인공은 연아가 되었다. +4 22.09.10 560 20 12쪽
10 제9편_ 연극을 해요! +2 22.09.09 654 15 11쪽
9 제8편_ 고냥이 유치원을 살려요. 22.09.08 763 21 12쪽
8 제7편_ 고양이의 보은 22.09.07 798 23 12쪽
7 제6편_ 아하? +2 22.09.06 948 24 17쪽
6 제5편_ 중요합니다! 22.09.05 1,148 22 12쪽
5 제4편_ 이 건물은 이제 내 것이거든. +2 22.09.04 1,301 26 14쪽
4 제3편_ 마법사가 그렇다 하면, 그게 불법이야. +2 22.09.03 1,308 29 14쪽
3 제2편_ 편의점에 가요. +2 22.09.02 1,522 40 16쪽
2 제1편_ 딸을 만났어요. 22.09.02 1,680 46 14쪽
1 프롤로그 +4 22.09.02 1,862 5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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