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마법사가 딸을 잘 키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2.09.02 19:28
최근연재일 :
2022.09.15 15:1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487
추천수 :
393
글자수 :
91,348

작성
22.09.10 15:10
조회
559
추천
20
글자
12쪽

제10편_ 어쩔 수 없이 지독하게 심사했지만, 펑펑 울었고, 결국 주인공은 연아가 되었다.

대마법사가 지구에서 펼치는 일상, 힐링, 육아, 육성 깽판 이야기.




DUMMY

제10편_ 어쩔 수 없이 지독하게 심사했지만, 펑펑 울었고, 결국 주인공은 연아가 되었다.



“주인공 오디션 심사는 오빠가 하는 것으로 해도 되겠죠?”

“뭐, 나만큼 좋은 눈과 조언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양보 하고 싶은데― 없네. 어쩔 수가 없군.”

“···그거 알아요? 요즘 엄청 뻔뻔 해졌다는 걸.”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참 성격 좋은 잘생긴 오빠였는데.

어쩌다 저렇게 자화자찬이 늘어난 사람이 되었을까.

초롱은 그 이유가 왠지 얼굴 모르는 친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유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날 이후로 급격하게 성격이 변화했으니 말이다.


‘하긴. 나라도 얼굴 모르는 할아버지가 어마어마한 유산을 남겨주면 성격 변하고 말겠지.’


뻔뻔하게 말이다.

물론, 엄청나게 남는 장사긴 했다.


“뭐, 솔직히 대처 방안도 없긴 하고. 아무튼, 잘 부탁해요. 아, 그리고 오디션 보는 아이들이 이제 겨우 평균 4살 아이들이라는 거 아시죠? 그거 꼭 명심해요.”

“그게 왜?”

“몰라서 물어요? 삼순이 언니 지금도 안돌아오고 있잖아요.”


울며 뛰쳐나간 삼순이.

20분이 지나도 안 온다.

초롱이는 나중에 토닥토닥 해주겠다고 다짐했다.


“쯧. 고작 그 정도로 울며 뛰쳐나가다니. 연기자로서 마음가짐이 틀려먹었군.”

“···삼순이 언니는 연기자가 아니라 유치원 원장이거든요? 정신 똑바로 차리시죠, 구원 오라버니.”

“알았으니, 징그럽게 그러지 마라. 그리고 연아와 같은 아이들이라는 나도 잘 알고 있으니, 걱정 말고.”

“뭐, 그렇다면 다행이구요.”

‘그동안 구원오빠가 연아에게 보인 행동을 생각하면, 확실히 잘하겠지.’


초롱은 믿기로 했다.

그러면서 살짝 미소 짓는다.

구원이 왜 웃냐고 하니,


“그래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보여서 틀려먹진 않았구나 싶어서요.”


***


틀렸다.

이 사람은 틀려먹었다.


“그런 것을 연기라고 하고 있어? 저기 늘어져 자는 새끼고양이에게 대사를 맡겨도 충분히 외울 것 같구나.”


말은 참 나근나근, 따뜻따뜻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안에 담긴 내용이 지독했다.

20대 배우지망생들에게 하는 독설이라면 가벼운 수준일지 몰라도, 지금 구원에게 심사를 맡는 이들은 이제 겨우 4, 5살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저 정도는 귀신도 울고 갈 지독한 독설이나 마찬가지다.

어머니들이 단번에 들고 일어나, ‘왜, 우리 애를 왜 울리고 난리에요!’라며 소리 지를 법한 상황이 절로 연출돼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다.


성격 좋은 줄 알았는데.

저 정도로 말아먹었을 줄이야!


초롱의 안색이 시꺼멓게 죽어 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머니들이 저 지독한 독설에 벌떡 일어나 항의 한번 하지 못 하는 일이랄까.


‘그럴 수밖에 없겠지!’


구원의 차마 눈 뜨고도 못 봐 줄 독설이,


“아기 고양이가 아니라구? 그럼,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봐. 다시.”


그의 딸인 연아에게 향하고 있으니까.


‘저, 저 틀려먹은 인간!’


토요일 오후 1시에 시작된 고냥이 유치원 오디션.

그 첫 번째 참가자가 연아다.

현장 안에서 제 아이의 순서를 기다리던 어머니들은 연아가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 예상했다.


왜?


심사위원이 연아의 아버지, 구원이니까.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다고 하는데, 그냥 봐도 우주만큼 사랑스러운 연아를 그의 아빠가 어찌 무시할까.

그런데, 펼쳐보니 웬걸?

아침 드라마 속 악역 등장씬 보다 더 지독한 상황.


“다시!”

“고양이 보다 잘하란 말이다.”

“이 아빠, 아니, 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그정 도는 절대 안돼!”

“삼순이처럼 할 거야?”


친아빠가 맞나 싶다.

진지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는 심사의 모습에 어머니들은 일부러 그러는 건가 싶다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어머니들의 입을 꾸욱 다물게 하는 기가 막힌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예! 아빠!”

“다시 할게요!”

“연아는 더 잘 할 수 있어요!”


연아다.

아빠의 독설에 펑펑 울 법한데도, 울지도 않고, 눈이 촉촉이 젖은 채로 꿋꿋하게 연기를 한다.

넘어뜨리고, 넘어뜨려도 벌떡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그렇게, 그렇게 연아는 연기를 했다.


‘4, 4살 이라고 하지 않았어?’

‘무슨 4살이 저리도 굳셀까?’


도저히 제 아이들 또래로 볼 수 없다

더욱이 못 한다면 또 몰라.

너무 잘 한다.

지켜보는 어머니들 전부가 감탄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못한다고 한다.


‘가여워.’

‘히, 힘을 내 연아야!’


그것이 어머니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여, 자신들도 모르게 응원하게 만들었다.

요즘 고냥이 유치원에 오는 이유 중 하나가 되어버린 우주 강아지보다 귀여운 연아지 않던가.

그런 연아가 당하니,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울컥함이 샘솟는다.


‘아빠한테 지지마!’

‘연아는 할 수 있어!’


그런 연아의 눈에 눈물 나게 한 ‘악당’을 이기라고,


‘연아 파이팅!’


어머니들은 최선을 다해서 응원했다.

그러면서 다 같이 생각했다.


“다시!”

“네!”

“······.”

“······.”


이 오디션은 포기하자고.

저 부녀를 어떻게 이겨.

그렇게, 초장부터 모두를 누르고 결국, 연아가 ‘주인공’ 자리를 맡았다.


***


“아니, 어쩜 아빠라는 인간―”


―라며, 구원에게 일침을 가하려던 초롱은 그 말을 속으로 삼킬 수 밖에 없었다.


“흑흑! 연아야! 아빠가 미안해!”


무릎을 털썩 꿇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연아에게 사죄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라.

진실함이 너무 가득하여 하늘마저 울 것 같은 모습이다.


“괜찮아요, 아빠. 연아는 다 이해해여.”


토닥토닥.


그런 아빠를 꼬옥 안고, 등을 토닥이며 천사 같은 미소로 죄를 사하는 딸의 모습이란.


미켈란젤로가 살아 있다면, ‘이것은 성모의 재림이로다!’라고 소리치며, 세기의 그림을 그려낼 풍경이었다.


“······.”


이러니 초롱이 어찌 일침을 가하겠는가.

그냥, 묵묵히.

연아의 착한 마음에 감동하여 눈물 찔끔 흘리며, 지켜볼 수밖에.


“그나저나, 우리 연아. 아빠 깜짝 놀랐어.”

“왜여?”


구원은 언제 울어냤는 듯, 뚝 그치고 맑게 웃더니 연아를 번쩍 든다.

그러면서 연아의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연아가 꺄르르 웃으며, 번쩍 들린 채,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헉!”


구원이 말을 잇지 못하고 놀라 눈을 크게 뜬다.

연아도 덩달아 놀란다.


“세, 세상에!”

“왜, 왜요, 아빠? 무슨 일 있어요?”

“이렇게 귀엽다니!”


귀여워서 눈이 커진거다.


“연아, 귀여워요?”

“그럼! 세상에서 가장 귀여워!”

“헤헤! 나도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연아야!”

“아빠!”


정이 넘치다 못한 부녀의 애정표현이 더욱 강해졌다.

초롱은 이제 해탈한 분위기였다.

인자한 미소까지 머금은 것이 꼭 부처 같다.

인세에 강림한 해탈한 부처가 구원에게 물으니.


“인자여, 그래서 무엇이 그리 놀랬는고.”


구원이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졌다.


“뭔, 흉내야 그건. 기분 이상하니, 예쁜 얼굴로 이상한 흉내 내지 마.”


와.

이 오빠가 느닷없이 치고 들어오는 거 보소.

툭 하고 내뱉는 그 말이 초롱은 기분이 묘했다.

덕분에 볼은 묘하게 발그레졌고, 동공은 살짝 흔들렸다.


“그···, 에, 에잇! 아, 아무튼! 대체 뭘 보고 그리 놀란 거에요?”


예쁘다는 말에 숨기지 못한 기쁨이 얼굴에 나타난 것을 숨기고자, 초롱은 더듬더듬 화제를 돌린다.


“연아가 그리 연기를 잘 할 줄 몰랐으니까. 그래서 엄청 놀랐지.”

“······.”

“왜?”

“아니에요.”


덤덤하게 말을 한다.

이상하게 허탈감이 온다.

왜냐고 묻는 구원이 얄밉기까지 했지만, 어쩌겠는가.

느닷 없는 말에 설렌 X이 이상한 거지.


“우. 하지만 연아는 연기 못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빠?”

“아니야. 정말 잘했어. 단지, 더 잘하는 걸 보고 싶어서 아빠가 그랬던 거야. 절대, 연아가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란다.”

“헤헤! 역시 아빠에요.”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이 심사평은 왜 그리 독한지. 연아가 오해 할 만했잖아요.”


구원의 말에 좋아 품에 안기는 연아의 뒤로 초롱이 핀잔 주듯이 말했다.

확실히, 심사한 구원의 행동고 말을 보자면, 잘해서 더 해보라는 것이 아닌, ‘못하는데 왜 그래?’ 이런 느낌이 강했다.

잘했다는 지금말과 심히 상반되었다.


“그야. 잘하니까.”


구원은 뜸 하나 들이지 않고 바로 답했다.

그게 무슨 답이냐고, 초롱이 묻기도 전.

구원은 제 품을 꼭 안은 연아의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연아를 잘 키울 생각이야.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남부럽지 않게. 그렇다고 잘하는 것을 잘한다고 칭찬만 해서 애를 잘 키운다 생각지 않아. 잘하지만,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끔 독하게 나가는 것도 하나의 교육 방식이라고 생각해.”

“······.”

“더욱이 조금 전에는 연아 또래의 아이들 오디션이야. 솔직히 연아가 어디 다른 또래 아이들과 비견할 법해?”


초롱은 고개를 저었다.

거짓 하나 안보태고 솔직히 연아 만한 아이는 연예계에도 보기 드물정도다.

만약, 저대로 아역 배우 지원하면 연기고 뭐고, 나발이고 일단 통과다.

외모부터 일단 씹어먹고 가는 수준이니까.


‘하긴, 유전자가 워낙 좋으니.’


구원을 생각하면 연아의 연예계 씹어먹는 외모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밖에 없다.

그사이, 구원의 말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영악해. 아무리 천진난만하더라도, 자리가 만들어지는 상황이 오면, 열악하더라도 일단 이겨보고자 달려들어.”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래도 고냥이 유치원 아이들이 대부분이 성격이 좋진 않아요?”

“‘경쟁’이 붙는 자리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과연 아무렇지 않을까?”

“아.”

“그리되면 결국, 울음으로 번지는 상항이 올 것이고, 서로가 난감한 상황이 오게 되어 있어.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 오지 않게 사전에 방지해버리는 것이 낫지.”


초롱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그런 난감한 상황을 없애고자, 스스로 악역이 되어 잘하는 아이를 더욱 채찍질.

그리하여 아예 상황조차 만들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거기다, 구원 오빠의 채찍질에 연아가 포기하지 않고, 따라온 것도 상황을 없애고자 하는데 한몫했겠군요.”

“한몫이 아니지. 가장 큰 힘이 되었지.”

“아빠. 연아가 큰 힘이 되었어요?”

“그럼! 어쩜, 그리 아빠 마음 잘 알고 따라 왔는지. 말안해도 알아서 잘한 연아가 정말 최고야!”

“아빠아아!”

“연아야아아!”

“참, 대단한 이야기 하다가 삼천포로 빠지는것도 재주긴 재주야.”


그래도 초롱은 두 부녀가 참 대단하다 싶은 것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상황을 계산하여 상황을 만든 구원이나, 알진 못하면서 따라가는 딸이나.


‘연아의 행동도 생각해보면 아빠를 믿지 못하면 나올수 없는 행동이긴 해.’


4살 아이가 펑펑 울지 않고, 포기도 않고 따라갔다는 것 자체가 정녕 대단한 일이다.

초롱은 이런 건 본적이나 들은 적 하나 없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법이지 않던가.


‘이것도 서로간 너무 사랑해서 일어난 마법 같은 일이겠지.’


설명 할 수 없는 두 부녀 사이의 그 무언가.

그러니 오늘 같은 일을 만든 것이리라.

물론, 그것도 그렇지만 구원의 말대로 ‘연아’의 능력은 무시 할 순 없는 노릇이긴 했다.


“어? 그럼, 구원 오빠는 연아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뭐? 한번 보면 잘 읽지 않고, 듣고 보고 한 것은 바로 적는거? ”

“···알고 있었네요?”

“당연하지. 아빤데.”


이는 대마법사가 들어서 전부터 이 세계의 본래의 구원이 알고 있던 것이다.

그것이 이젠 기억의 잔재로 나마, 대마법사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대마법사가 들어선 지금은 연아의 또 하나의 재능을 더 발견했고.


“그리고 우리 연아는 연기력도 죽이지! 누굴 닮아서 이리 천재일까!”

“아빠요!”

“연아야아아!”

“아빠아아아!”

“부러워 죽겠으니 하루에 한번만 합시다!”


뭐, 그렇게 해서 오디션이 일단락 되었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나도 얼굴모르는 분이 유산 줬으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미친 마법사가 딸을 잘 키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그동안 미친마법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2.09.16 229 0 -
공지 연재시간 변명 입니다. : 월~일 오후 3시 10분입니다! 22.09.03 409 0 -
16 제15편_ 해야겠어. 방송. 그 이상. +2 22.09.15 334 18 10쪽
15 제14편_ 애들 있잖아. +1 22.09.14 340 16 18쪽
14 제13편_ 직업을 생각 해 봐요. 22.09.13 374 14 11쪽
13 제12편_ 너굴맨의 관심! 22.09.12 426 14 14쪽
12 제11편_ 어머, 여긴 꼭 가야해! 22.09.11 457 15 10쪽
» 제10편_ 어쩔 수 없이 지독하게 심사했지만, 펑펑 울었고, 결국 주인공은 연아가 되었다. +4 22.09.10 560 20 12쪽
10 제9편_ 연극을 해요! +2 22.09.09 654 15 11쪽
9 제8편_ 고냥이 유치원을 살려요. 22.09.08 762 21 12쪽
8 제7편_ 고양이의 보은 22.09.07 798 23 12쪽
7 제6편_ 아하? +2 22.09.06 948 24 17쪽
6 제5편_ 중요합니다! 22.09.05 1,147 22 12쪽
5 제4편_ 이 건물은 이제 내 것이거든. +2 22.09.04 1,301 26 14쪽
4 제3편_ 마법사가 그렇다 하면, 그게 불법이야. +2 22.09.03 1,308 29 14쪽
3 제2편_ 편의점에 가요. +2 22.09.02 1,522 40 16쪽
2 제1편_ 딸을 만났어요. 22.09.02 1,680 46 14쪽
1 프롤로그 +4 22.09.02 1,862 50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