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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백 님의 서재입니다.

미친 마법사가 딸을 잘 키움.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장진백
작품등록일 :
2022.09.02 19:28
최근연재일 :
2022.09.15 15:10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4,493
추천수 :
393
글자수 :
91,348

작성
22.09.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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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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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2쪽

제7편_ 고양이의 보은

대마법사가 지구에서 펼치는 일상, 힐링, 육아, 육성 깽판 이야기.




DUMMY

제7편_ 고양이의 보은



햇볕에 잘 마르도록 깨끗하게 빨린 이불과 하얀 수건들이 널린 빨래 줄.

그 아래 쉬고 있는 깨끗한 강아지와 고양이들.

집안에는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까르르 웃으며 뛰어놀고 있다.


“따뜻해.”


초롱은 자신도 모르게 그리 말했고, 지우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타 부가적인 설명 필요 없이, 정말 말 그대로 따뜻한 느낌이 드는 예쁜 유치원이었다.

어디 따뜻하기만 할까.


깔끔하기 그지없다.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이리 많다면 날리는 털들도 많을 텐데, 어찌 된 영문인지 하나도 없다.

동물 특유의 냄새도 없고, 대문에서 느꼈던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만 가득했다.

달리 말하자면, 그만큼 신경 써서 엄청나게 관리한다는 말이 된다.


“진짜, 좋은 유치원이네요.”

“내가 유치원을 본 적 없긴 하지만, 확실히 따뜻하고 좋은 유치원이네.”

“헤헤. 칭찬 감사해용!”


두 사람의 칭찬에 앞장서서 유치원을 안내해주던, 강삼순이 밝은 미소를 보였다.

그러다, 구원과 눈 마주치니 히극 딸국질 한다.


쉿.


옅은 미소지으며 조용히 하자는 제스터를 취하는 구원.

삼순이 급히 고개 돌렸다.

다행히 초롱과 지우는 따뜻한 고냥이 유치원 내부 모습에 정신 팔려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저, 여기가 원장실이에용.”


유치원 내부는 그리 크지 않았기에 원장실까지 가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강삼순이 앙증맞아서 그런가?

분명, 여느 집에서 볼법한 평범한 문인데 이상하게 원장실 문도 앙증맞아 보였다.


“나머지는 이 안에서 ―”

“고양이! 강아지! 아빠, 연아 놀아도 되어요?”

“그럼. 아이들이랑 같이 놀려무나.”

“꺄아아!”

“앗, 연아야! 조심해! 저는 혹시 모르니 잠시 연아랑 같이 있을게요.”

“저는 잠시 마당에 좀. 햇빛이 좋아서 피부 태우기 좋아 보이더군요.”


구원의 허락에 연아가 도도도 달려 갔다.

달려가는 연아가 넘어질까 걱정스러워 초롱도 함게 떠났고, 지우도 급히 사라졌다.


“―이야기 나누면 되어용···”


강삼순의 뒷말이 사라지는 세 사람 뒤로 처량하게 이어졌다.


“······.”

“저리 막 돌아다녀도 되지?”

“···넹.”

“그럼 들어가서 우리 진중히 이야기 좀 해보자고.”

“······넹.”


끼이익.


매일 듣던 문소린데.

매일 들어가던 방안인데.

오늘따라 유독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다.


‘할머니. 살려주세용.’


강삼순은 하늘나라에 계신 할머니에게 깊이 기도했다.


***


“······차, 차 맛은 좋으신가용.”

“맥O커피 아냐?”

“그, 그렇죵. 그래도, 저는 그게 가장 맛있더라구용.”

“고양이가 뜨거운 걸 먹어도 되나?”

“아, 어···”


원장실은 뭐랄까.

강삼순 분위기에 딱 맞는 느낌이 가득하면서, 유치원 내부처럼 따뜻했다.

방안 가운데 손님맞이용 테이블도 귀엽다.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고양이 얼굴 테이블.


몽실몽실한 소파에 앉아, 강삼순이 건네준 맥O커피로 입을 축인 뒤.


“자아.”


고양이상 테이블 위로 가볍게 커피잔을 내리며, 구원이 궁금했던 것을 묻는다.


“영물이 왜 유치원에서 원장 노릇을 하고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


영물(靈物).

설명하자면 신화나 전설 속에 나오는 영험한 기운을 가진 동물이다.

이런 동물들은 인간으로 둔갑하여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도 했다.


“그···”


자신더러 그런 영물이라고 말하는 구원의 말에 강삼순은 우물쭈물하다, 이내 한숨 푹 내쉰다.

그리고는 본 모습을 보였다.


-뽀롱!


강삼순에게서 뿅망치로 살살 때리는 귀여운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그녀의 외형이 변했다.

리트리버 같은 큰 두 눈에 고양이과 특유의 세로 눈동자가 나타나고, 그녀의 머리 위로 고양이 귀가 쫑긋하고 나타났다.

머리색은 짙은 갈색과 노란색 반반.

코는 또 어떤가.

분홍색 고양이 코로 변하고, 고양이 수염이 코 주변으로 또롱나타났다.

거기에 입도 고양이 마냥 뽈록.


“노, 놀라지 않으시네용.”


모습을 보였음에도 크게 놀라지 않은 구원을 보며 강삼순이 조심히 묻는다.


“놀라게 뭐가 있어. 알고 말한 건데.”

“마, 맞네요.”


그렇게.

알고 계셨지.

아니, 알고 계실 수밖에 없지.


“그나저나 고양이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강아지 같기도 하고. 또 크게 변한 것 같지 않으면서도 변한 것 같네.”


확실히 강삼순 자체가 귀염상 그 자체라서 그런가.

변해도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


“뭐, 그래도 정체를 드러냈다는 것은 이유도 말해주겠다는 거지?”

“안 할 수가 없잖아용···”


강삼순은 구원을 처음 보자마자 포식자를 만난 느낌이었다.

그것도 그저 그런 포식자가 아닌, 생태계 최상위에 있는 그런 존재.

영물이라 불리는 존재들 조차도 전부 씹어먹을 그런, 최강자.

겨우 둔갑만 가능한 강삼순이 그런 최강자의 말을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 제가 이러고 있는 것은 별거 아니에용.”

“보은이지?”

“어, 엇? 어떻게 아셨어용?”

“영물들이 인간으로 둔갑하여, 인간 아이들과 부대끼며 사는 이유 대부분이 보은으로 인한 일들이 많으니까.”


3천년을 살아온 대마법사 영물을 보지 못할일이 없다.

어디 보기만 했을가?

가이스타 대륙에서 대마법사가 자라게 만든 영물만 해도 만 자리가 넘는다.

영물에 대해서는 이 세상 그 어떤 누구보다 박식하다 할 수 있으니, 영물의 보은의 이유를 모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너처럼 영혼이 맑은 것들은 더욱 그렇고.”

“앗. 앗. 칭찬 감사해용. 그, 무섭고, 강하고, 최강이신―”

“다 맞는 말인데, 길다. 그냥 위대한 분으로 하자.”

“네, 넵! 위대하신 분 말씀처럼 보은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어용.”


그 뒤 이야기는 흔한 동화 이야기와 같았다.


옛날 옛날―


“많이 먼 옛날이야?”

“아뇽. 30년밖에 안되었어용.”

“뭐, 엊그제 같은 이야기구만. 옛날은 빼자.”

“넹.”


「약 30년 전,

눈이 내리던 추운 겨울이었답니다.

아주 작고 귀여운 새끼 고양이는 교통사고를 당해 아팠어요.

새끼고양이는 절뚝절뚝거리며 치료하고, 몸을 누울 잠자리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지친 나머지 새끼고양이는 자신도 모르게 예쁜 대문에 몸을 기대었답니다.


‘어머. 다쳤구나.’


하늘의 구원일까요.

대문이 열리고 인자한 할머니 한 분이 나오셨어요.

새끼 고양이는 갸르릉 거리며 경계했어요.


‘괜찮단다, 아가야.’


할머니는 그런 새끼고양이를 안심시켜 주더니, 살며시 안아 집안으로 데려갔어요.

그곳에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새끼고양이를 보자마자 다들 꺄르르 좋아했어요.

따뜻한 할머니의 보살핌과 아이들의 웃음 속에 새끼고양이는 다친 것이 아물어졌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새끼고양이는 평범한 고양이가 아니었어요!

사람으로 ‘짠’ 하고 변할수 있는 백살 먹은 요물 고양이 였답니다.

그렇게 달님마저 잠든 예쁜 밤.

작고 귀여운 소녀로 변한 새끼 고양이는,


‘놀라지 말아용 할머니. 저는 할머니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용.’


그리 말하며 할머니의 곁을 함께 하고 싶다했어요.

할머니는 처음 만났던 그 인자한 웃음으로 말했어요.


‘손녀가 생겼구나. 함께 하자꾸나.’


그리하여 요물 고양이는 할머니를 따라 아이들을 돌보았답니다.」


“할머니는 오래전에 돌아가셨고?”

“네, 넹.”

“떠나지는 않았네?”

“할머니 온기가 남은 곳이라 떠날수가 없었어용. 아이들도 있었구용.”

“음. 정말, 평범한 고양이의 보은이군.”

“그렇죵?”


구원과 강삼순은 마치 평범하게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었지만, 그 내용은 절대 평범치 않았다.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서 나타났는데 이게 어떻게 평범한 이야기겠는가.

만약, 초롱이 있었다면, 깜짝 놀라 당장에 sns와 각종 방송매체 올릴 일이었다.

각이 제대로 잡힐 테니까.


“하기야 고양이과 영물들이 다른 영물에 비해 유독 육아에 관심이 깊지. 더군다나, 공동육아를 한다 해도 믿고 맡길 수 있고.”

“헤헤.”


웬 칭찬일까.

그래도 나쁜 소리가 아니라서 강삼순은 자신도 모르게 배시시 웃었다.

최강의 포식자 앞에 두고 벌벌 떨던 조금 전 모습 따윈 보이지도 않았다.

그것을 본다면 강삼순의 성격도 참 평범치 않아 보였다.

아니면, 엄청 맹하거나.


“확실히 좋네.”

“넹? 뭐가용?”

“우리 딸이 다니기에는.”

“아!”


인간보다, 더 확실하게 육아에 절대적으로 책임을 지는 존재가 원장으로 있다.

더군다나 철저하게 관리도 잘해서 작은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깨끗하고, 유치원에 있는 몇 안되는 아이들도 전부 맑고 웃음이 가득했다.

확실히, 영물이라는 것을 놓고 봐도, 아이를 맡기기에는 더없이 훌륭한 유치원이다.


“그럼 정말로 유치원 등록을 하러 오신거였어용?”

“그럼. 왜? 다른 이유로 왔을까봐?”

“네, 넹. 저를 잡아가거나, 포식하시거나 하는 건 줄 알았어용.”


강삼순은 무서운 소리를 표정 하나 안 바꾸고 말했다.

영물의 뭐,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받아 들었다.

대마법사 시절에 영물이 영물을 잡아먹고 다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니, 이해하지 못할 일 없다.


“아이라면, 아까 문 앞에서 본 아이를 말 하시는 거죵?”

“응. 귀엽지?”

“넹! 무척이요! 그리고 엄청 맑아용!”


영물이 맑다고 했다.

이는 다른 것도 아닌 영혼이 맑다는 것이다.

연아의 영혼이 맑은 것이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구원이라지만, 이렇게 타인에게서 직접 들으니 기분이 아니 좋을 수 없다.


“거기다 보통 아이가 아닌 것 같아용. 영물 같은 힘도 느껴져용!”


이는 연아와 계약해 있는 운디네의 힘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럼 당연하지. 누구 아이인데.”

“아, 그러고 보니 위대하신 분의 아이이니, 평범치 않은 것이 맞겠군용. 만약, 맡겨만 주신다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서 보호할게용!”


하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구원이 자신을 잡아먹을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도 알고, 겁도 먹었으면서, 여전히 충실하게 제 할 일을 하려고 한다.

보은을 떠나서, 저것은 성격 자체가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을 일이었다.

구원은 턱을 만지며 지그시 강삼순을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영혼도 좋고, 성격도 나쁘지 않고. 보은도 확실하고.”

“넹?”

“연아를 위한 두 번째 보모로서 아주 좋아.”

“앗, 그럼 등록하시는 건가용!”

“응.”

“감사합니당! 그럼, 등록을 위한 절차를 준비를 할게용!”


기쁜 표정을 지으며 강지나가 책상으로 달려갔다.


“아니, 그전에 나랑 계약서 하나만 작성하자.”

“넹?”

“자.”


구원이 오른손을 들어 손가락을 퉁겼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돌돌 말린 스크롤 하나가 나타났다.

스크롤은 스스로 펼쳐지더니, 이내 살아 있는 생물처럼 강삼순에게 날아간다.


“와앙!”


삼순은 날아오는 그 스크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본능에 따라 손으로 캐치!


“핫!”


자신도 모르게 고양이 본능에 몸을 맡겼던 강삼순은 스크롤을 손에 넣자마자 정신 차렸다.

그리고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인다.


“아, 이건, 저···”

“못본척 해줄게.”

“가, 감사해용!”


대마법사는 마음이 바다처럼 넓었다.


“그 대신. 거기에 사인하나만 해.”

“넹?”

“독소조항이나, 이런 것 없으니 안심하고. 사인하렴.”

“넹?”


대마법사는 마음에 드는 것은 다 가져야 했고, 강삼순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손에 넣기로 마음먹었다.


“뭐해 사인 안하고. 아, 뭐. 강제는 아니야. 그렇지?”

“···넹. 그렇네용···”


강제는 아니지만 강제다.

위대한 분이 하라는데, 나약한 고양이가 어쩌겠는가.

해야지.


아무렴.

해야지.

잡아먹히기 싫으면······.


강삼순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펼쳐진 스크롤의 맨 밑에 싸인 하였다.

이어 스크롤이 하얗게 빛나더니, 뿅 하고 사라졌다.


“좋아.”


구원은 아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렇게 연아의 유치원, 나아가 연아만의 두번째 보모가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잘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삼순이 고양이.

모델은 우리집 고양이.

귀여웠으면 좋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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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제15편_ 해야겠어. 방송. 그 이상. +2 22.09.15 334 18 10쪽
15 제14편_ 애들 있잖아. +1 22.09.14 340 16 18쪽
14 제13편_ 직업을 생각 해 봐요. 22.09.13 374 14 11쪽
13 제12편_ 너굴맨의 관심! 22.09.12 426 14 14쪽
12 제11편_ 어머, 여긴 꼭 가야해! 22.09.11 458 15 10쪽
11 제10편_ 어쩔 수 없이 지독하게 심사했지만, 펑펑 울었고, 결국 주인공은 연아가 되었다. +4 22.09.10 560 20 12쪽
10 제9편_ 연극을 해요! +2 22.09.09 655 15 11쪽
9 제8편_ 고냥이 유치원을 살려요. 22.09.08 763 21 12쪽
» 제7편_ 고양이의 보은 22.09.07 799 23 12쪽
7 제6편_ 아하? +2 22.09.06 948 24 17쪽
6 제5편_ 중요합니다! 22.09.05 1,148 22 12쪽
5 제4편_ 이 건물은 이제 내 것이거든. +2 22.09.04 1,301 26 14쪽
4 제3편_ 마법사가 그렇다 하면, 그게 불법이야. +2 22.09.03 1,309 29 14쪽
3 제2편_ 편의점에 가요. +2 22.09.02 1,522 40 16쪽
2 제1편_ 딸을 만났어요. 22.09.02 1,680 46 14쪽
1 프롤로그 +4 22.09.02 1,862 5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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