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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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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4.05.14 12:57
최근연재일 :
2024.06.04 13:1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02
추천수 :
2
글자수 :
103,428

작성
24.06.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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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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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5.미지와의 조우(04)

DUMMY

“이 털뭉치들은 다 뭐야. 쯧 아직 다 크지도 못해서 죽여봤자 아무런 이득이 없는데. 저리가라. 저리가.”


남자는 자신의 톱을 이리저리 휘둘러 새끼 여우들을 쫒아내보내려 했지만, 그들은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달라붙었다.


“쯧. 귀찮게..”


남자는 이대로는 안되겠다싶었는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사자후를 내질렀다.


크와아아앙!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그의 몸에 달라붙었던 여우들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들었으면 이럴 일 없었을 거 아냐.”



남자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여우굴의 중심부로 향했다.


[피해라.]


슈욱.


리퍼의 말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그의 등 뒤에 꽂혔을 백색의 검.


“누구야. 잘못했으면 사람이 죽을 뻔 했잖아!”


남자는 자신의 눈 앞에서 시리게 빛나는 백색의 검을 뽑아 자신이 당한 짓을 똑같이 해주려고 했지만, 그 검은 뽑히지 않았다.


“뭐야. 이거 왜 안 뽑혀?”


안간힘을 써봐도 뽑히지 않는 검. 끝내 그는 그 검을 포기하고, 자신의 원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 했다.


그 순간. 자신의 옆에서 그 검을 앓던 이를 뽑듯 손쉽게 뽑아낸 강율.


“이 검이 그렇게 무겁나?”


매우 작은 목소리의 의문이었지만, 강율의 눈길은 분명 라이칸슬로프를 향해 있었다.

“거. 형씨 운 좋은 줄 아쇼. 내가 다 뽑아놓은 걸 힘으로 빼갔구만.”


“그래?”


라이칸슬로프는 강율이 자신에게 검을 던진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간 이강율】


그의 머리 위에 뜬 인간이라는 종족명과 그의 여리여리한 신체.


그 어떠한 것도 자신과 비교했을 때. 뛰어나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강율의 그런 모습에 자신의 과거 모습을 투영한 탓에 그에게는 말조차 이쁘게 한 라이칸 슬로프.


“형씨도 참 운이 없구나. 좋다. 내가 인심 썼다. 그 검 형씨 가져요.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형씨가 나한테 던진 사람은 아니지?”


라이칸슬로프는 그에게 어깨 동무를 하며 물었다.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며.


“맞는데?”


“다시 한 번 말해볼래?”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이 검 던진거라고,”


“왜? 네가 대체 뭘 믿고?”


“당연한 걸 왜 물어. 널 죽이려고 하는거지.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반은 짐승이라 그런가? 피하는 것 하나는 잽싸더라?”


“선택한 종족이 인간인 놈이 라이칸슬로프인 날 죽이겠다고? 내 평생 들은 농담 중 두 번째로 웃겼다. 좋아. 너 마음에 들었어.”


그는 어느샌가 꺼낸 전기톱을 들며 말했다.


“너는 내가 한땀한땀 따서 첫 번째 박제품으로 만들어주겠어! 리퍼!”


강율의 도발에 너무나 쉽게 넘어온 라이칸 슬로프는 리퍼를 찾았지만 리퍼는 그에 말에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항상 그와 함께 하던 리퍼의 대답이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정도는 생각해보았어야하지만 그는 눈 앞에 있는 이에게 신경을 쏟는 것에만 집중했다.


“쯧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뭐 덜떨어진 인간 정도야 나 혼자서도 충분하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라이칸슬로프의 눈은 강율의 온몸을 스캔하기 바빴다.


혹여나 그럴 일은 없겠지만,


“뭐해. 고작 인간 따위라고 깔보던 라이칸 슬로프는 너랑 다른 종족인가?”


그에 반해 여유가 넘치는 강율은 계속해서 그를 도발했다.


“아 그게 아니라, 이렇게 불러야 하는 건가?”


“누렁아 이리 온 내가 개껌을 줄게. 옳지 착하지.”


“크윽. 고작 인간 따위가. 나를 모욕해?”


라이칸슬로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강율을 향해 돌진했다.


***


강율과 라이칸슬로프의 싸움이 시작 될 때 케이론과 리퍼는 그들만의 대화를 하는 중이었다.


케이론은 여유로웠지만, 리퍼는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횄다.


[어째서 당신이 이 곳에 계시는 겁니까? 설마 저런 인간과 계약을 맺으신 건 아닐테고..]


[자네가 나를 안다면 내가 뭐라고 불렀는지 알텐데?]


[그렇다고 해도 이 곳의 원주민들은 원래부터 인간이었을텐데. 그들 중에서 가장 좋은 종족을 고른 인간을 고르시는 게 맞지 않으십니까?]


[자네가 살인에 특화 되어 있듯 나는 사람을 보는 안목에 특화되어 있다네. 서로의 특장점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는 게 암묵적인 룰이 아니었던가?]


[그렇다고 하시기엔 저를 붙잡는 케이론님의 상황이 무척이나 공교로운 까닭에.]


[서로의 동반자에게 자신이 없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보자고 부른 제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네만.]


[......]


[그 제안을 승낙한 건 당신이었고, 이제와 자신의 동반자가 털리니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자 함이 아닌가?]


정곡을 찌르는 케이론의 말에 리퍼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만. 제 사정을 아셨으니 이제는 보내주실 때도 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야겠군. 잘못하다가는 자네의 계약자가 죽을지도 모르니.. 먼저 나가기 전에 한 마디만 하자면 너무 실망하지말게. 상대가 우리 강율이지 않은가]


그렇게 신들 둘의 대화는 끝이 났다.


**



케이론과 리퍼가 기싸움을 하고 있을 때 강율과 라이칸슬로프의 싸움 결과는 어느정도의 결착이 났다.


“리퍼!! 리퍼!”


아무런 변화가 나지 않은 강율과 달리 라이칸슬로프는 변환상태가 풀려서 온 몸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한 쪽팔을 부여잡고 리퍼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고작 이 정도를 가지고 여우고기를 먹는다느니 모피를 뜬다느니 이런 소리를 한 거냐?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딱 맞는 인물이로군.”


강율은 기대감이 확 식은 듯 몸을 돌렸다.


그와 동시에 라이칸슬로프로부터 터져 나오는 빛. 아마도 케이론이 잡아놓고 있던 리퍼가 돌아온 듯했다.


[미안하구나. 이제부터라도 반격을 시작하자.]


[이정도면 시간을 충분히 끌어준 것 같은데?]


“시간을 끌 필요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워낙 저 짐승보다 더 높은 이들을 상대하다보니? 플레이어의 허들을 제게 맞췄던 모양입니다.”


“인정할게. 내가 편견에 사로잡혔었군. 하지만 지금부터는 좀 다를거야.”


라이칸 슬로프는 자신의 동반자가 돌아오자 자신감을 회복한 듯 큰 소리를 쳤지만 강율은 오히려 그를 측은하게 쳐다보았다.


“그런 소리하는 인간들 중에 그렇게 무서워할 존재는 한 번도 본적이 없어서?”


“어디 한 번 두고보자.”

라이칸슬로프는 두고보자는 말을 남긴 체 눈을 감았고, 눈을 감은 라이칸슬로프는 붉은 빛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강율은 여유롭게 그 라이칸슬로프의 변화를 지켜보았다.


[네가 아무리 실전에서 강해지는 타입이라고 하더라도 성좌와 혼합하는 계약자의 경우는 너로서도 무리다.]


여유로운 내가 걱정된 듯 케이론은 내게 말을 붙여왔다.


“그다지 위험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작 위험하면 특성이 알아서 발동되겠죠. 뭐. 그냥 기다리고 있기만 하면 심심하니 방금 말하신 계약자와의 동화에 대해서나 설명해주시죠.”


[흐음 벌써부터 동화를 하기 시작하는 참가자가 나올 줄은 몰랐는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계약자와의 상성이 좋거나 친밀도가 높아지면 우리들의 능력을 일부나마 가져올 수 있게 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신의 등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동화라는 게 쉬워지지만. 우리 같이 높은 신들은 그 기능이 한참 뒤에 가능해지지.]


“그 높고 낮음의 기준은 누가 정해주는 겁니까?”


[우리도 이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부여받네. 어느 차원에서 게임을 치르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우리가 쌓아온 명성에 따라 달라지지. 이번 행성에서 나 같은 경우는 높음을 부여받았고, 저 아이의 경우 중을 부여받았네.]


[기다려줘서 감사하네. 기다려줘서 감사하긴 만용이지. 변신 중에 공격을 안하는 악역은 반드시 패한다라는 걸 모르냐?]


갈색 털의 라이칸슬로프는 리퍼와 결합하여 붉은 털을 가진 라이칸슬로프로 변신했고 목소리 또한 목이 쉰 목소리에서 조금 더 중후한 목소리로 변했다.


“기다려 준 만큼의 기대감을 주었으면 좋겠는데.”


[최대한 노력은 개뿔.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잘난 주둥이에다가 이 낫을 박아주마.]


하지만 그 특유의 날티는 지우지 못한 듯 했다.


아올!!


아까 새끼여우들을 물리칠 때 외쳤던 울음과는 질적으로 다른 느낌.


하울링 소리와 함께 등장한 라이칸 슬로프 무리.


[2페이즈 시작이다. 각오해라.]


“이제야 좀 재밌어지겠네.”


“어떤 짐승이 우리 애들을 족쳤나 보러 왔는데. 저런 덜떨어진 아이라니. 강율이 질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쪽수는 맞춰야겠죠?”


둘 사이에 끼어드는 랑의 목소리.


“애들아. 나와!”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강율의 곁으로 모여드는 여우들.


그들의 눈빛은 라이칸슬로프를 잡아먹을 듯 살기가 흘러넘쳤다.


“하. 여우들이 많아져봤자지.”


아오올!


라이칸슬로프는 아까와 같이 몰려든 여우들이 처리하기 위해 하울링을 질렀다. 리퍼와 라이칸슬로프가 결합된 탓인지 아까보다 소리가 커졌고, 담긴 느낌자체도 달라졌지만, 이번에는 기절은커녕 그를 빤히 쳐다보는 중이었다.


“왜! 안 되는건데! 아까는 됐잖아! 진정해라. 계약자. 이들은 아까 그 여우들 보다 더욱 큰 아이들이지않느냐! 더군다나 이 굴의 보스인 저 여우도 있고. 다른데에 집중할 여럭이 없다 우리는.”


리퍼 또한 그를 달랬지만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들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입을 떼는 랑. 그의 얼굴에는 장난끼가 가득했다.


“아? 너 설마. 우리 입구에서 기절한 애들이랑 지금있는 애들이랑 동일선상에 놨구나? 어떡하지? 걔네들은 이제 막 태어나서 그런 거 처음 경험하는 애들이고, 지금 여기에 있는 애들은 나한테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 자라고 있는 정예병이라. 안통해.”


비장의 수라고 여겼던 방법이 통하지 않자, 그는 자신과 몸을 공유하고 있는 리퍼에게 도움을 청했다.


“젠장. 리퍼. 방법 없어?”


하지만 리퍼로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없었다.


“나로서도 시도할 방법이 없다. 너와 내가 저 인간을 죽이는 동안, 동료들이 버텨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


“하지만 우리가 저 인간을 죽인다고 해도, 저 여우가 남아있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단합되어도 모자랄 판에 싸우는 둘.


“그러면 네가 강율씨만 죽이면 우리가 내 밑으로 들어간다고 하면 너희들이 싸움 제대로 해볼 생각있어?”


그 싸움을 말리는 랑의 목소리.


“진짜냐? 내가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지?”



타당한 라이칸슬로프의 의문제기.


“너희가 안 믿으면 여기서 뭘 할수 있는데? 믿을 수 밖에 없잖아? 믿기 싫으면 지금 나한테 죽던가. 네가 우리애들 기절시킨 값은 나도 받아야지. 나는 기회를 주는거야.”


장난끼를 다 지우고 진지하게 말하는 랑의 모습에 결국 그들은 얼마 남지 않은 가능성에 희망을 걸었다.


“그렇군. 우리가 믿을 수 밖에 없는 처지로구나. 외통수로군. 젠장. 그 약속을 지켜주기를 빌겠다.”


“그건 강율씨를 죽이고 나서나 말해. 강율. 믿는다?”


“아주 쌍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난리를 치는구만. 좋아. 그 대신 내가 이기면 너희 둘은 산채로 포를 떠주마.”


“아까도 말했을텐데. 그 쪽은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는 존재라고. 그리고 랑. 너는 이 싸움이 끝나고 나서 보자.”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강율까지 이 의견에 동의를 하면서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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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05.미지와의 조우(05) 24.06.04 5 0 11쪽
» 05.미지와의 조우(04) 24.06.03 4 0 12쪽
18 05. 미지와의 조우(03) 24.05.31 6 0 11쪽
17 05.미지와의 조우(02) 24.05.30 7 0 11쪽
16 05.미지와의 조우(1) 24.05.29 8 0 11쪽
15 04.악연의 종지부(3) 24.05.28 9 0 12쪽
14 04. 악연의 종지부(2) +1 24.05.27 12 0 11쪽
13 04. 악연의 종지부 24.05.24 10 0 12쪽
12 03.엘프 VS 드워프(04) 24.05.23 11 0 11쪽
11 03. 엘프와 드워프(03) 24.05.22 11 0 12쪽
10 03.엘프vs 드워프(02) 24.05.21 12 0 12쪽
9 03.엘프vs드워프(01) 24.05.20 14 0 11쪽
8 02.선택(03) 24.05.19 16 0 11쪽
7 02. 선택(02) 24.05.18 17 0 11쪽
6 02.선택 24.05.17 23 0 12쪽
5 1. 선별(4) 24.05.16 23 0 13쪽
4 1. 선별(3) 24.05.15 24 0 12쪽
3 1.선별(2) 24.05.14 36 0 12쪽
2 1. 선별 24.05.14 63 1 14쪽
1 프롤로그 24.05.14 92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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