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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4.05.14 12:57
최근연재일 :
2024.06.04 13:1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14
추천수 :
2
글자수 :
103,428

작성
24.05.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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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3.엘프vs드워프(01)

DUMMY

“우리가 당신을 설득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우물쭈물하며 망설이는 드워프와는 달리 엘프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에게 제지당했지만.


“이봐, 엘프, 방금 전의 그린스킨들과 우리들의 결투를 보고서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건가?”


“...”


그녀도 나의 말에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입을 다물었지만 그 표독스러운 눈빛만을 향했다.


“아니면 나만 인간이라 그들에게 무력감을 느낀건가? 물론 너희와 상의는 하지 않고 내 독단으로 거래를 제안한 것은 사과하지. 하지만.”


나의 시선이 그들을 향했다.


“너희들 중 이보다 좋은 제안을 할 수 있는 이는 있었나?”


“너희는 방관을 택해서 이들과 마주하지도 않았고, 나와 마법사는 그들을 마주했지만 생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야만 했다. 약해서였다.”


“아마도 내가 거래를 요청하지 않았더라면 인질로 잡힌 이들은 아마 다 죽어야 했을거다. 나와 저 주정뱅이. 그리고 마법사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나는 아까 그 일로서 확실히 깨달았다. 나는 약하는걸.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가고 싶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그건 너희도 마찬가지겠지.”


나의 기나긴 이야기가 끝났음에도 어느 누구도 입을 쉽사리 떼지 않았다.


나의 말이 그들에게 무언가로 부딪혔는지는 몰라도.


***


한 동안 아무도 입을 떼지 않았다.


그 정적을 깬 것은 말을 더듬었던 드워프였다.


“나. 그러니까. 드워프는. 다들 알다시피 무구들을 만드는 특화되어 있는 종족이지. 거기다가 내 개인적인 특성으로 선택한 건 강화 보정에 대한 거야. 당신들의 무기를 포함한 장비들의 제작은 물론, 강화도 해줄 수 있어.”


말을 할 때마다 더듬거리던 드워프가 말을 더듬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끝마쳤다는 사실 자체가 이들의 달라진 마음가짐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바람을 때리는 돌. 그 강화라는 걸 내게도 적용시킬 수 있으려나?”


드워프의 이름을 부르며 질문을 한 것은 검이었다.


아무래도 그 자체가 검으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드워프의 강화라는


“여러분 스스로 질문하고 토의하는 건 좋은데 말이죠? 지금 여러분의 곁에 누가 있는지 잊으신 모양이네요.”


갑자기 대화를 비집고 들어오는 카드니엘.


“강율씨가 워낙 뜻 깊은 말을 해주시고 드워프씨가 자기 홍보를 하는 바람에 제가 들어갈 타이밍을 놓쳐버렸지 뭐에요. 뭐 이런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린스킨을 퇴치한 보상부터 받으시죠.”


그녀가 건네 준 보상은 꽤나 알찼다.


【중하급 포션 X3】, 【장비 선택권】


“원래라면 방관을 택한 이들에게는 장비선택권만 부여하겠다는 걸 제가 설득해서 구성에 포함시켰다는 거 잊지 말아주시길.”


드워프는 장비 선택권을 보고 분위기를 자신에게 끌어올 찬스라고 생각했는지 천사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드워프 진영을 선택해주시는 분들만 장비를 강화시켜 드립니다. 당연히 장비의 우위를 가진 쪽이 생존의 확률이 높다는 건 말 하지않아도 아시겠죠.”


그러나 그녀의 깨알 홍보는 이어지는 가드니엘의 말에 수그러들었다.


“아쉽지만 드워프씨, 이번에 제가 제공해드린 장비 선택권은 1회 사용권이며, 이 공간을 벗어나는 즉시. 사라집니다. 강화도 당연히 불가하구요. 공정성을 위한 조치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이 정도면 일단 제가 드릴 건 다 드린 거 같고, 나머지 한 사람의 홍보도 들어봐야겠죠?”


카드니엘은 엘프를 무리의 정중앙으로 끌고 나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로브를 더욱 푹 눌러 썼다.


“태생적으로는 엘프들이 유리하다곤 하지만 여기 모인 사람들은 전부 특성이란 걸 가지고 있다는 걸 잊지말아요. 귀쟁이. 이 곳에 있는 이들이 모두 드워프에게 쏠린다면 볼 것도 없이 패배하는 건 당신네 종족일 겁니다.”


말에 담긴 내용은 사실에 근거한 말이었지만, 그것을 말하는 이가 카드니엘인지라 결국 엘프는 입을 뗄 수 밖에 없었다.

로브를 벗자 드러나는 그녀의 모습.


기다란 귀와 푸르게 빛나는 눈. 은은하게 풍겨오는 숲의 내음까지 그녀 역시도 엘프라는 종족의 표본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인간 시절의 이름은 윤미소. 엘프로서의 이름은 위리디아입니다.”


그녀는 손에서 바람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엘프라는 종족은 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그 덕에 모든 행동에 보정을 받아요. 눈과 귀가 상당히 발달해 보초병으로서도 효용이 있고, 활이나 총 같은 무기를 세상 그 어떤 종족보다 더 잘 다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에게 보여주는 반응은 드워프 때와의 반응이 사뭇 달랐다.


질문도 없었고 끌린다는 표정을 지은 이도 없었다. 어쩌면 그것은 애초에 정해져 있었던 결과인지도 몰랐다.


장비라는 일종의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해줄 수 있는 자와 없는자.


하지만 나의 반응은 다른 이들과는 달랐다.


딱히 무기라는 것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고,

“위리디아라고 했나. 만약 내가 엘프의 편을 들어 준다면 나와 파티를 맺어 줄 수 있나?”


이런 발언은 다른 이들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모두들 동요하기 시작했다.


“파티라는 게 어떤 개념의 파티인가요? 영구적인? 혹은 계약관계?”


그러나 정작 그 질문을 받은 당사자인 위리디아는 나에게 질문을 건네었다.

“영구적인 계약은 아니다. 우리의 손발이 맞을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기간. 그 기간이 끝나고 나면 정식으로 계약을 할지 말지를 결정할 거다. 네게도 나쁜 제안은 아닐거야. 객관적으로 이들 중 가장 강한 게 나니까.”


위리디아는 호기심과 관심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자신의 감상을 뱉었다.


“ 방금 그 말 되게 싸가지 없는 거 알아요? 하지만 뭐 사실은 사실이니까. 제가 파티에 들어가겠다고 하면 우리의 계약은 성립이 되는건가요?”


“그래.”


“저로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제안이네요. 좋아요 수락하도록 하죠.”


다른 이들이 대부분 드워프의 진영을 선택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 지금, 내가 엘프의 진영 선택한 것은 드워프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충격을 가져다 준 듯 했다.


‘강율씨가 엘프 진영을 택하다니 이러면 나도 그 쪽을 택해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는 얼굴들이 몇몇 있어 그들에게 마지막 충고를 건네었다.


“무조건 나를 쫓아온다고 해서 정답이 아닙니다. 내가 당신들을 다 지켜 줄 수도 없고.”


“두 종족의 대표가 나와 설명했음에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 같으니 제가 도움을 드릴게요.”


나의 설명에 자신의 말을 더한 카드니엘은 씨익 웃으며 빔프로젝터에 무언가를 띄웠다.


***


카앙. 카앙. 카앙.


화면 속 키가 작은 누군가가 망치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의 옆에서는 용암같이 시뻘건 쇳물이 흘러나와 더울 법도 했지만 그는 그런 것 따위 신경쓰지 않고 철을 두드리며, 무기의 형태를 잡아가고 있었다.


“이게 아냐.”


그 누군가는 철을 제련하다 맘에 들지 않는 듯 그것을 깨버리고는 다시 다른 철을 가지고 똑같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드워프는 제작에 특화된 종족입니다. 그들의 손재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에 모든 제작에 있어 수준급의 성과를 냅니다. 그들과 당신들이 친구가 된다면 무구에 대한 걱정은 없겠죠.」


흔히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던 다큐와 비슷한 형식과 그 형식을 그대로 복사한 형태의 자막까지 영상 아래에 덧씌워졌다.


그와 같은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하던 그는 시간이 지나 어느새 어엿한 검을 만들어냈고 그 검이 영상 정중앙을 쪼개버리는 것으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전환된 화면에서는 여러 명의 드워프들이 자신들의 몸보다 세 배 정도는 큰 동물들의 무리와 싸우기 시작했다.

“조금 덜 거칠게 싸울 수는 없나? 그러다간 가죽이 다 상한다고. 안 그래도 공급이 적은 검치호 가죽인데!”


「그렇기에 그들이 제작에만 관심이 있고, 전투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이들로 착각할 수 있지만, 그들은 만들어낸 무기를 손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 때까지 수련하는 수련광들입니다.」


잘 벼리어진 검과 창을 비롯한 여러무기들을 자신의 몸처럼 다루는 드워프들에게 동물들은 끝내 사냥당했고, 그들은 동물들의 고기와 가죽을 가지고 파티를 열었다.


“좋았어. 이번 사냥은 대성공이로군. 한동안은 사냥 나갈 일 없이 제작에만 몰두하면 되겠어.”


「드워프. 그들은 술과 제작을 가장 좋아하는 이들로서 다소 괴팍하고 괴짜같은 측면이 있지만 그들과 친구만 될 수 있다면 당신에게 그만큼 든든한 종족은 없을 겁니다.」


“자. 다들 잘 보셨죠? 그럼 바로 엘프의 소개영상 틀어드릴게요.”


가드니엘의 짧은 말이 끝난 직후 틀어지는 또 다른 영상.


어느 한 소녀가 활을 들고 화살을 쏘아 과녁을 맞추는 것으로 그 영상은 시작이 되었다.


「엘프.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고귀하고 순수한 숲의 종족이라고만 알고 있을 겁니다.」


어린 소녀는 과녁에서 화살을 맞추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훈련을 하며 하루를 보냈고, 그 소녀는 하루하루 같은 훈련을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시간은 빨리 감겨 어느새 소녀는 숙녀가 되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일부만을 아는 이들의 이야기일뿐, 엘프들은 자신들의 몸과 머리를 하루하루 채워나갑니다.」


그리고 숙녀가 된 그녀의 영상에서는 하나의 훈련이 더 추가 되었다.


「어느 정도 성장한 이들은 정령식이라는 이름의 성인식을 치릅니다.」


큰 대나무 숲에 홀로 앉아 있는 그녀에게 다가오는 희끄무레한 덩어리들. 그 덩어리들은 몸에 접촉하는 것으로 형태를 갖추었다.


「정령. 엘프들을 수식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그들은 이 방식을 통해 평생 함께할 동반자를 얻습니다.」


“나의 이름은 운디네, 엘프. 당신의 이름은?”


엘프와의 계약을 통해 형태를 갖추게 된 정령.


「이렇게 계약한 정령은 엘프와의 동행을 통해 서로 성장합니다.」


그다음으로 나온 화면에선 엘프와 정령이 누군가를 추적하는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운디네. 우리의 협동 플레이를 보여주자.」


나무를 타고 빠르게 이동하며 동물들과 식물에게 그의 행방을 묻는 그녀.


“그러니까 검은색 코트를 입은 사람이 이 길로 지나갔단 말이지? 혹시 뭐 다른 특이한 건 없을까? 다람쥐야?”


「또한 숲이라는 환경에선 엘프들을 따라올 수 있는 종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그들의 귀이자 눈이니까요.」


검은 코트의 누군가는 이내 그녀에게 뒤를 잡혀 화살을 맞는 것으로 영상은 끝맺음 되었다.


『엘프. 박학다식하며 정령이라는 특수 사역마를 부리는 숲의 종족입니다. 그들은 고지식하며 타인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겠지만 그들의 울타리 안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당신은 아마도 그들이 쌓아온 모든 것을 전수 받을 수 있을 겁니다.」


팟.


그 자막을 끝으로 꺼진 빔프로젝터 앞에 선 카드니엘은 선택을 종용하기 시작했다.


“자 이제 홍보. 아니.. 소개 영상 보여드렸으니 선택하시는 일만 남았네요? 과연 당신의 선택은 드워프입니까? 아니면 엘프입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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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05.미지와의 조우(04) 24.06.03 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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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5.미지와의 조우(02) 24.05.30 7 0 11쪽
16 05.미지와의 조우(1) 24.05.29 9 0 11쪽
15 04.악연의 종지부(3) 24.05.28 10 0 12쪽
14 04. 악연의 종지부(2) +1 24.05.27 13 0 11쪽
13 04. 악연의 종지부 24.05.24 11 0 12쪽
12 03.엘프 VS 드워프(04) 24.05.23 12 0 11쪽
11 03. 엘프와 드워프(03) 24.05.22 11 0 12쪽
10 03.엘프vs 드워프(02) 24.05.21 13 0 12쪽
» 03.엘프vs드워프(01) 24.05.20 15 0 11쪽
8 02.선택(03) 24.05.19 16 0 11쪽
7 02. 선택(02) 24.05.18 18 0 11쪽
6 02.선택 24.05.17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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