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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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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4.05.14 12:57
최근연재일 :
2024.06.04 13:1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07
추천수 :
2
글자수 :
103,428

작성
24.05.24 22:09
조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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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04. 악연의 종지부

DUMMY

“크크크. 결국. 결국은 오고야 말았구나. 불을 제련하는 땅.”


강율에게 돌아가는 상황을 들은 디스니엘은 그럴 줄 알았다는 웃음을 지었다.


“혹 드워프와 엘프의 불화의 시작을 당신과 그 드워프가 만들어 낸 겁니까?”


강율은 이제야 모든 것을 알겠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이미 답을 내려놓고는 다시 묻는 것은 무슨 의미지? 거기서 내가 아니라고 한다면 너는 믿을테냐?”


“이제는 어떡할겁니까? 당신이 저 쪽을 알았듯 그들도 당신의 존재를 알아챘을테고, 비장의 무기 같은 걸 준비하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호? 날 걱정하는 것이냐? 방금 전 나와 신경전을 겨루던 그 인간은 어디 갔지?”


“쯧 당신 생각은 잘 알겠으니, 저는 제 본래의 계획대로 별동대로 행동하겠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분위기는 괜찮아보이는 듯 했으나 끝내 엘프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만을 다시 깨달은 강율.


“인간 놈이 말버릇 하고는.”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없다는 듯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지지 않는다. 아니 질 수가 없다.”



그 목소리는 강율의 움직임을 멈추게 할 정도의 확신으로 가득차 있었다.

강율이 멈춘 것을 보자 피식 웃으며 디스니엘은 그에게 제안을 건네었다.


“그러니 네 목숨은 내가 살린 것이나 마찬가지지. 생명의 은인으로서 하나 네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물론 너에겐 아무런 손해가 없는 제안이다.”


그러나 강율은 그 자리에 멈춰 그의 이야기를 들을 뿐 어떠한 반응도 내보이지 않았다.


“네 놈. 내 제자가 되거라.”


“...”


“엘프가 아니라는 것이 네 유일한 흠. 바꿔 말한다면 그것만 제외하면 나의 모든 것을 가르쳐도 아깝지 않을 인재라는 말이다. 참고로 나는 정식 제자 따위는 없다. 네가 최초가 되겠지. 인간들은 최초나 최고를 언제나 바란다 들었다.”


다른 엘프들이 들었더라면 강율을 노려보거나 디스니엘에게 따지고 들었을 정도의 폭탄 발언.


하지만 이어지는 강율의 대답 또한 그에 못지 않았다.


“제가 고작 엘프의 제자가 되려고 인간을 택한 건 아니라서 거절하겠습니다.”


“저. 저..”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디스니엘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누가 생명의 은인일지는 가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내가 당신을 구할 수도 있는데?”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강율은 말을 잇지 못하는 디스니엘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결국은 격돌하겠군. 엘프와 드워프들. 현재까지 얻은 정보들을 종합해 본다면...’


나는 디스니엘의 제안을 거절한 뒤 그와 나눴던 대화와 이리저리 쏘다니며 얻었던 정보들을 취합해 나가기 시작했다.


‘원래는 친했거나 그저 그런 사이였던 두 부족은 디스니엘과 불을 제련하는 땅 사이에 생겨난 불화가 어느새 종족 전체 간의 분쟁으로 번졌다.’


***


“불을 제련하는 땅. 참으로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는가?”


강율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를 드워프들에게 풀고자 거침없이 그들의 진영으로 쳐들어간 디스니엘,


그는 자신을 마중나온 불을 제련하는 땅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우리가 반갑게 인사를 나눌 사이는 아니지 않나? 디스니엘?”


불을 제련하는 땅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었다.


“이 사람아, 무려 백 년 전이야. 백 년 전 고작 두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정말 능청스럽게 말하는 디스니엘의 태도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지는 불을 제련하는 땅의 노호성.

“고작? 고작이라고 했나 디스니엘!! 네게는 고작이겠지만 나한테는 아들과 손자였다!”


울분에 차 소리치는 불을 제련하는 땅과 달리 디스니엘은 평온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너도 찬성하지 않았나, 내 독단은 아니었을텐데 나는 최선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네 혈육들이 내 실험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뿐.”


“여기까지 와서도 거짓말을 일삼는 것이냐!! 디스니엘”


“나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네. 불을 제련하는 땅, 네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몰라도 너만 흙으로 돌아간다면 너와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디스니엘은 말을 하면서도 재빠르게 불을 제련하는 땅을 향해 다가가는 중이었다.


샤사샥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드워프들이 그를 위해 준비한 함정과 장애물이 인식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있었다.


“쯧쯧. 불을 제련하는 땅. 고작 이런 걸로 나를 묶어둘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정령 재밍이라는 건 신선했지만 그 뿐이라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실망도 컸지만,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떤가. 눈앞에 있는 이는 살아서는 호적수, 죽어서는 자신의 귀한 실험체가 되어줄 귀한 몸인데.


그러나 그의 그런 미소는 오래가지않았다.


쿠구궁.


“디스니엘. 나는 오늘 같은 날이 언젠가 오기를 바라고 바랬다. 네가 나에게 그랬듯 네게 가장 중요한 것을 빼앗아가기로 했다.”


함정이 무너지고 나타난 것은 굴 속에 갇혀 있던 엘프들.


“네 말대로 고작해야 둘을 잃었지만, 은혜는 두 배로 원한은 분이 풀릴 때까지 갚아야한다.”


키이이잉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엘프들의 구속구가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하나 둘 깨어나기 시작했다.


“크으으윽. 숨이 안 쉬어져. 대체 무슨 일이...”


“고작 이런 것들이냐? 내게 이 어린 병아리들이 중요해보였더냐? 여전히 무르구나 물러.”


“저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무슨 의미이십니까?”


디스니엘이 예상 못한 것이라면 그 동굴에서는 디스니엘과 불을 제련하는 땅이 나누는 대화를 그들 또한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세월을 헛으로 먹은 것은 아니구나. 불을 제련하는 땅. 그래서 내가 이 자리를 벗어난다면 저 엘프들을 다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불을 제련하는 땅은 비릿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저 엘프들은 살것이라.. 계속해서 이렇게 대치만 하고 있는 건 저 위 쪽에서 싫어할텐데?”


디스니엘이 말하는 위쪽이라 함은 이 게임을 설계하고 지켜보는 이들.


“충분히 알고 있지. 그래서 내가 너한테 제안 하나를 하고자 하는데”


“내 구미를 당기게 해야한다는 거 알고 있겠지. 불을 제련하는 땅?”


“애들아. 가져와라.”


드르르륵


불을 제련하는 땅이 말을 끝내자마자 등장하는 천에 쌓인 무언가.


“이게 그 거래의 전제조건인가?”


펄럭.

천이 걷히고 나서 드러난 모습은 거대한 대포였다.


“이건 그거 아닌가. 우리가 어릴적 같이 만들고자 했던 마정석 대포.”


“그렇지. 한 발 혹은 두 발 밖에 못 쏘는 급조품이긴 하지만 말이지. 내가 네게 제안하는 건대포를 가만히 맞아주는 것이다.”


“아무리 네가 개량을 거듭했다고 한들 원리와 기본 설계는 나의 것을 따랐을 터. 그런데도 이걸로 나를 죽이겠다는 건가? 실망이로군.”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지 않겠나. 네가 버티기만한다면 나의 몸을 주마. 만약 이것으로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면..”



“않는다면?”


“네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하든지 받아들이겠다.”


불을 제련하는 땅은 비장하게 그에게 선언했고 그제야 디스니엘은 환하게 웃어보였다.


“역시 불을 제련하는 땅. 내가 뭘 원하는지 아는군. 내가 손해를 볼 일은 없으니 너의 장난질에 잠깐 어울려줘볼까?”


“그 전에 한 가지만 더. 네게 정령의 계약으로 우리 둘의 거래내용을 확증받도록 하지.”


디스니엘은 불을 제련하는 땅의 이야기 중 정령이라는 말에 또 다시 흥미를 느낀 듯 했다.


“하하하하. 드워프가 정령이라니. 오래 살고 볼 일이로군 한 번 보여줄 수 있겠는가?”


불을 제련하는 땅은 들고 있던 곡괭이로 땅을 내리쳤고, 그와 동시에 돌덩이가 비산하면서 무언가 희끄무레한 것이 나타났다.


「노우움? 노우움!!」


“땅의 정령이라. 드워프인 너에게 딱 맞는 정령이로군. 좋아. 네 제안을 받아들이지.”


디스니엘은 흥미로운 웃음을 입가에서 지우지 않은 체 자신의 정령인 실프를 소환했다.


「무슨 일인가 디스니엘.」


“정령의 맹약을 준비해주게. 맹약의 대상은 저 드워프와 나, 너와 저 노움. 최하급정령으로 보이지만 맹약을 하는데에는 아무 상관이 없겠지?”


「드워프가 정령이라니.. 신기한 일이로군. 저 아이에겐 내가 잘 설명하겠네.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걱정하지마. 이길거다. 이제 우리들 사이에도 종지부를 찍어야할 때가 온 것 같으니까.”


디스니엘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실프를 안심시켰다.


***


그들이 정령의 맹약을 준비하는 한 편, 디스니엘과 불을 제련하는 땅의 대화를 들은 드워프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저거 너무 무모한 거 아닐까?”


“일단 대장님이 노움까지 꺼내셨고, 우리가 함께 만든 대포까지 있는데 질 것 같지는 않은데? 우리가 대장님을 믿지 않는다면 누가 믿어주냐?”


“그렇지? 우리라도 대장님 믿어드리자.”


불안해했지만, 곧바로 불을 제련하는 땅을 믿는 드워프들과 달리 엘프들은 처음 보는 대장로의 모습에 불안에 떨었다.


“내가 알던 대장로님이 아닌 것같은데? 우리 에게는 한 번도 실험이라던지 그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지 않나?”


“그런데 말이다. 정말 대장로님이 죽기라도 한다면 저 드워프가 우릴 살려줄까?”


그들의 대화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콰아아앙.


드워프가 만든 대포가 디스니엘을 향해 쏘아졌고, 강렬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기 때문에.


***


“역시 드워프들이 다른 건 몰라도 손재주 하나 만큼은 그 어떤 종족들보다 위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구만.”


연기가 걷히고, 모습을 드러낸 디스니엘.


그는 왼다리와 왼 팔이 날아가 만신창이가 되었음에도 즐거운 듯 웃고 있었다.


“불을 제련하는 땅. 그 대포. 더 못 쓸 것 같은데?”


그의 말대로였다. 한 발의 위력은 엘프의 대장로인 디스니엘의 몸 절반을 사라지게 만들만큼 강력했지만, 너무나 강력한 탓에 한 발을 쏘는 것 만으로 대포는 부서져버렸다.


“이봐. 디스니엘. 어째서 정령의 쉴드나 마법으로 대포의 위력을 경감시키지 않았던거지? 너라면 충분히 대비하고도 남았을텐데?”

불을 제련하는 땅은 비장의 한 수인 대포가 망가졌음에도 디스니엘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아? 정령을 써도 되는거였나? 나는 또 우리의 계약내용이 대포를 맞아서 버티는 것이다 보니 아무것도 쓰지 않았네만.”


히죽거리며 그를 도발하는 디스니엘.


대화를 나누는 사이 디스니엘의 손실되었던 신체부위들은 어느새 원상복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불을 제련하는 땅은 자신의 생각이 틀리기를 바라는 듯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아니지? 자네? 설마. 그 금단의 영역에 손을 댄 건?”


그 질문을 듣자 크게 웃어대는 디스니엘은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 하나를 잘랐다.


서걱.


자름과 동시에 다시 자라나는 손가락.


“알아봐주는군. 몇 주 전에야 완성했어. 너희의 특성인 재생력을 극도로 끌어올려 내 몸애 심는 연구를. 그래서 실험 데이터 베이스도 쌓을 겸 이제 내 연구에 대해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이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내가 이 곳에 온 거다. 이제 이 악연의 종지부를 찍자. 불을 제련하는 땅!”


디스니엘은 자신만만하게 그를 향해 소리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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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05.미지와의 조우(04) 24.06.03 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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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5.미지와의 조우(02) 24.05.30 7 0 11쪽
16 05.미지와의 조우(1) 24.05.29 8 0 11쪽
15 04.악연의 종지부(3) 24.05.28 9 0 12쪽
14 04. 악연의 종지부(2) +1 24.05.27 13 0 11쪽
» 04. 악연의 종지부 24.05.24 11 0 12쪽
12 03.엘프 VS 드워프(04) 24.05.23 12 0 11쪽
11 03. 엘프와 드워프(03) 24.05.22 11 0 12쪽
10 03.엘프vs 드워프(02) 24.05.21 12 0 12쪽
9 03.엘프vs드워프(01) 24.05.20 14 0 11쪽
8 02.선택(03) 24.05.19 1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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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2.선택 24.05.17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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