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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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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4.05.14 12:57
최근연재일 :
2024.06.04 13:1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12
추천수 :
2
글자수 :
103,428

작성
24.05.14 13:02
조회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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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6쪽

프롤로그

DUMMY

“성공해라.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다.”


이젠 모습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 어머니의 유언이었다.


나는 남들과 많이 달랐다. 아니 조금 달랐지만 그들은 나를 자신들과는 틀린 사람으로 만들어내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바로 잡거나 그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았다.


그들과 난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게 사실이었고, 어머니가 말한 유언에 따라 성공하려면 그런 것들 따위엔 신경을 쓸 시간조차 아까웠으니까.


하지만 그날이 오면서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


[행성 좌표 GV-982123의 거주민들에게 알린다. 이곳은 이제 행성이 아닌 신들의 놀이터로 주 사용처가 바뀌었다.]


어느 날 문득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온 신성한 느낌의 목소리. 단순히 목소리일 뿐이었지만 사람들은 항거할 수 없는 경외심을 느꼈다.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거기서 더 나아가 이것이 무언가의 징조일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눈치챘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말할 수가 없다. 그냥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능력이었으니까.


[우리는 자비로운 존재들이니 이 게임에 강제로 참여한 너희들에게 선택권을 선물하겠다.]


그렇게 우리에게 내려온 선택권은 총 두 장. 한 장은 종족 선택권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종족에 따라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특성 선택권이었다.


[그럼 부디 우리를 즐겁게 해주거라.]


그 말을 끝으로 머리에서 울리던 목소리는 사라졌다.


꿈만 같은 일이었지만 지금 나의 손에 잡혀 있는 두 장의 선택권이 방금 있었던 일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했다.


***


‘신들. 유희. 선택권.’


나는 그 일이 일어난 직후에 내가 들었던 정보들을 가지고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평소 메모가 일상화되어있던 나였기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튀어나왔다.


그러기를 수 분.


나에게 들려온 음성.


[정보를 정리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나 지금 네 상황에서는 그런 것은 사치다. 더군다나 너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더욱 느릴 텐데 말이다.]


“누구십니까?”


갑자기 들려온 음성에 흠칫 놀라긴 했지만 이내 평정을 가장해 물음을 건네었다.


[네게는 아직 내 이름을 들을 자격이 없다. 다만 네가 가진 책들 때문에 내가 이곳에 오게 되었다는 사실 정도는 알려줄 수 있겠구나.]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를 사람의 음성.


그가 가리킨 곳들은 여러 종류의 신화 관련 책들이 꽂혀있었기에 신 중 하나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들에게서 받은 종이를 사용하게. 어서. 조금 있으면...]


그의 말은 다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나에겐 그 정도면 충분했다.


내가 감당하지 못할 무언가가 나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겠지.


종족 선택권이라 쓰인 종이를 찢자 눈 앞에 펼쳐지는 수많은 활자.


눈 앞에 펼쳐진 황홀한 풍경.


평소와 같았더라면 저것들을 분석하고 분해하여 모든 장단점을 파악했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우선은 추천 목록에 있는 것들 먼저...’


「이강율님에게 추천드리는 종족은 총 5가지입니다. 보통의 인간들이 3가지 종족들을 추천드리는 것을 생각하면 강율님의 잠재력은 꽤 뛰어난...」


‘이거 만든 놈. 분명 말이 많은 놈일 거다.’


쓸데없는 미사여구로 점철된 앞부분을 한참이나 내려버리고 나서야 종족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1. 뱀파이어. 밤의 혈족으로 피를 주식으로 삼아 생활합니다. 또한 피를 이용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피를 섭취할수록 능력이 상승합니다만, 은에 상당히 약하며 신성 능력자들에겐 마법 숙련도인형으로 전략하기도 합니다. 피를 주기적으로 섭취하지 못할시 지능이 퇴화합니다』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종족이었지만 피를 섭취한다는 것과 주기적으로 행하지 못한다면 지능이 퇴화된다는 것에 거부감이 든 나는 다른 직업들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다른 종족들도 다들 나의 인간으로서의 윤리와 상식을 벗어나거나, 딱히 끌리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뱀파이어가 가장 나은데...’


마지막마저 이렇게 애매하다면 뱀파이어를 선택하겠다 마음을 먹고서 마지막 추천 종족을 읽어나갔다.


읽어나가면 읽어나갈수록 나의 마음에 쏙 들었으며 다른 것들이 특이함으로 종족을 홍보했다면 이 종족은 그것들과는 다르게 승부했다.


『5. 인간. 태어나길 인간으로 태어난 당신. 혹시 다른 종족이 당신의 상식이나 윤리를 더럽히거나 파괴하여 손이 가지 않나요? 만약 당신이 인간이라는 종족을 재선택할 시에는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질병과 장애를 모조리 고쳐드릴 뿐 아니라 지구인들이 원래 가졌어야 할 특성을 제공합니다. 이것은 특성 선택권과 별개입니다.』


마치 나를 위해 작성된 것만 같은 문구.


다른 이들이 이 문구를 봤다면 인간이라는 선택지를 아예 제외할 테지만 나는 달랐다.


‘이걸 고르면... 이 빌어먹을 다리도 고쳐진단 말이지.’


장애. 그 단어를 읽자마자 나의 시선은 멀쩡히 달려있지만 걷지를 못하는 다리를 향했다.


물론 이 선택창이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인간이라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인간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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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4. 악연의 종지부 24.05.24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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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3. 엘프와 드워프(03) 24.05.22 11 0 12쪽
10 03.엘프vs 드워프(02) 24.05.21 1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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