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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칼립스에서 인간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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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초코슬라임
작품등록일 :
2024.05.14 12:57
최근연재일 :
2024.06.04 13:1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09
추천수 :
2
글자수 :
103,428

작성
24.05.29 13:15
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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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5.미지와의 조우(1)

DUMMY



“집이로군.”


시스템의 배려인지 나는 침대에서 눈을 떴고 나의 곁에는 서운한 말투로 안부를 묻는 케이론이 있었다.


[정신을 차렸나? 자네?]


“케이론? 혹시 제가 얼마나 정신을 잃었습니까?”


[10분 정도가 흘렀지만, 우리에겐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남아있을텐데?]

케이론은 자신을 추방시킨 카드니엘과 자신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런 그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미안하다는 말 뿐이었다.


“그 정도는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뿐.”


[그런 입발린 말에 내가 넘어갈 것 같은가? 이강율. 적어도...]


그러나 케이론의 토라짐은 이어지는 내 말에 눈 녹듯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계약하시죠. 케이론. 묘지에서의 일과 이번 일들로 하여금 완벽하게 깨달았습니다. 제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정말인가? 마음이 바뀌기 전에 얼른 계약보증인을 데려오마. 그동안 어디가지말고 가만히 있거라.]


“어디 안갑니다. 천천히 다녀오십쇼.”


***


케이론은 체 3분이 지나지 않아 누군가를 데려왔다.


“이야. 이강율씨 같은 인간은 처음봅니다. 물론 케이론님이랑 다른 분들께서 관심을 보여주었다고는 하나, 같은 조건의 다른 분들은 아직 적응해나가는 단계인데.”


그가 데려온 계약보증인으로 데려온 이는 일전에 나에게 포탈을 열고 나름의 힌트를 제공한 그 악마였다.


“그때는 감사인사를 못 전했군요. 당신의 힌트가 내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야 제가 강율씨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영광인걸요.”


[둘 대화는 나중에 하고 계약을 먼저 하는 건 어떨까 싶은데.]


케이론은 이런 우리의 대화를 방해하며 얼른 계약을 하고자 했다.


“하하하. 제일 중요한 계약 먼저 해볼까요?”


계약이라길래 무언가 커다란 댓가가 오가거나 오랜 시간이 걸릴 줄 알았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케이론과 나의 계약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먼저 제게 계약서를 주시죠. 케이론님 ”


케이론은 품 속에서 우선계약서라고 이름이 적힌 종이를 꺼내 건넸다.


“특별계약서라.. 괜찮은겁니까?”


특별 계약서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듯 악마는 케이론에게 물었지만 그는 질문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럼 반대로 당신에게 묻겠소. 당신의 손에 특별계약서가 있고, 이강율에게 계약하자는 소리를 들었다고 가정한다면 그대의 선택 또한 나랑 같을텐데?]


우문현답에 감탄을 한 악마,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했군요. 그러면 강율씨. 케이론님에게 바라는 것. 혹은 이것은 가르쳐 줬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까?”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그러면 내가 먼저 하는 것으로 시범을 보이지. 아무래도 신과의 계약이니 당황할만하지.]


“아. 그러시겠습니까?”


[우선 첫 번째. 참가자 이강율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다른 성좌와 계약을 할 수 없다.]


한 글자 한글자 그가 말할 때마다 계약서에는 활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두 번째. 이강율은 나 케이론의 모든 훈련에 있어 그 어떠한 항명을 할 수 없다. 나 또한 그의 훈련에 대해서 최선을 다할 것을 명시한다.]


[세 번째.추후 이 계약서는 상호 간의 동의하에 추가할 수만 있고 상기의 두 조항은 삭제할 수 없다. 나는 이 정도가 지금은 충분할 것 같네.]


“후. 알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강율님 감을 잡으셨습니까?”


“예. 그러면 저도 시작하겠습니다.”


케이론과 악마는 나의 입에서 무엇이 나올까 기대하는 눈치였다.


“첫 번째. 추후 이 계약서의 조항들은 상호의 동의하에 추가될 수 있다. 두 번째. 이강율과 케이론의 훈련 방향은 강율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며, 되도록 이론보다 실전을 통해 가르친다.”


“이게 지금 생각나는 전부네요. 나중에 추가하겠습니다.”


악마는 싱겁게 끝난 나의 계약서 조항에 놀라는 듯 하면서도 바로 다음 절차를 이어나갔다.


“뭐 첫 번째 조항으로 인해 언제든 추가가 가능하니 이 부분은 넘어가고, 자 그럼 이제 마지막 순서이자, 가장 중요한 순서가 남았습니다. 그럼 케이론님. 강율씨에게 무엇을 주실 건가요.”


케이론은 갑자기 나에게 자신의 등 뒤에 매고 있던 활을 내주었다. 갑자기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그는 내게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 활은 네가 나의 계약자라는 것을 만인에게 알리기 위해 주는 것이다. 이걸 받지 않는다면 너와 나 사이의 계약은 성사되지 않으니 부담가지지말고 가져라.”


“저만 받을 수는 없죠. 잠깐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나만 물건을 받아 챙길 수 없었기에 그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물건을 가져왔다.


터엉.


묵직한 소리를 내며 탁자에 놓인 상자. 그리고 나는 그 상자의 내용물을 케이론에게 공개했다.


“이건 어떠십니까?”


그가 가져온 것은 케이론 뿐만 아니라 이 상황을 지켜보던 악마조차 탄성을 자아낼 정도의 물건이었다.



“대한민국의 영웅이라고 불리우던 사람의 가검입니다. 비록 가검이라고는 하나, 주문제작하여 실제와 똑같은 크기와 무늬를 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날을 세우면 실생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고요.”


나는 그 검을 들어 케이론의 손에 쥐어주며 웃었다.


[내게 이런 걸 줘도 되는건가? 한 눈에 보기에도 비싸보이고, 관리도 상당히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자네가 상당히 아끼는 것 같은데.]


내가 검을 다루는 것을 보고 특별계약서를 들이밀 정도로 검에 환장한 케이론이었기에 내가 쥐어준 검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당신의 상징적인 물건을 제가 가지게 되었으니 저 또한 그에 준하는 물건을 내놓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악마, 계약은 다 끝난 게 맞지? 빨리 좀 끝내줬으면 좋겠는데..]


“아. 저 또한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검을 본 적이 없어 넋을 놓고 말았군요. 두 분이 물건을 교환한 순간. 계약은 끝났습니다.”


[잘 되었군. 앞으로 잘부탁한다. 이강율. 앞으로의 미션은 저 악마가 설명해줄테니 나는 네게 선물받은 이 검을 좀 휘둘러 보고 오겠네.]


케이론은 그 말을 남긴 체 검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


갑자기 사라진 그를 뒤로 한 우리 둘은 서로가 해야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역시 검 덕후 케이론님이시군요. 뭐 그건 중요한 게 아니죠. 케이론님의 말씀대로 제가 여기에 나타난 이유는 두 분의 계약을 돕는 것 뿐만이 아닌 강율씨의 다음 미션을 전달해드리고자 함입니다.”


드디어 자신의 차례가 온 악마는 붉은 이빨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강율의 눈앞에 지도를 띄웠다.


그 지도에는 서울의 모든 구들이 세가지 색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악마는 어느새 단상에 올라선 교수처럼 기다란 막대를 들고는 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강율씨. 지금 지구가 이런 상황에 놓인지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튜토리얼에서 살아온 이들이 나타남과 동시에 다른 차원의 종족들이 자리잡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곳의 원주민들은 타차원의 종족에게 대항했죠. 생존을 위해.”


“하지만 대항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도 민망할 수준일텐데요? 특성을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나조차도 고전했으니까.”


자랑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디스니엘은 절대 자신 혼자의 힘으로 쓰러트릴 수 없는 존재였고, 그의 죽음은 여러 가지 변수가 겹쳐 만들어 낸 결과였으니까.


“예 맞습니다. 이 곳의 원주민은 너무나도 허약했고, 그들이 내려온 먹이사슬의 최상층에는 각 종족들이 올라갔습니다. 강율씨라면 이 정도 이야기하셨으면 이 색깔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감이 오실텐데요?”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은 그들이 먹이사슬의 최강자로 올라간 곳. 백색인 곳은 아직 최강자가 가려지지 않은 곳. 나머지 하나의 색은 모르겠습니다.”


진도를 따라오는 것을 기뻐하는 교수처럼 추임새를 넣어가며 설명을 이어가는 악마.


“맞습니다! 나머지 색인 보라색은 몬스터와 원래의 원주민이 하나의 세력권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색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핵심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악마는 손을 휘저어 다른 지도를 그에게 보여주었다.


“이제 강율씨가 점령해야 할 구역을 나타내는 지도이며 점령해야 할 곳은 중구를 포함한 세 곳입니다.”


중구. 서대문구. 용산구 세 곳이 각기 다른 색깔로 빛나고 있었다.


“다행히도 중구는 아무도 점령하지 않았네요. 다만 여우굴의 보스를 잡아 자신의 구역으로 만드시면 됩니다. 나머지 구역들은 다른 생존자들이 이미 점령한 상태라 제가 알려드릴 수가 없군요. 자세한 건 제가 사라지고 나면 활자들이 정리해줄겁니다. 그럼 부디 이번에도 저희를 놀라게 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뵙죠. 이강율씨.”


악마는 우아하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하나만 물어도 되겠습니까? 저만 세 곳을 점령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다른 이들도 한 곳 이상을 점령해야 하는 건가요?”


작별을 하려는 악마를 붙잡아서 질문을 건넨 강율.


“아. 그걸 까먹었군요.”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강율의 질문에 답하는 악마.


“공략의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며, 윗분들이 기대하는 존재일수록 점령해야 할 구역과 난이도 가 올라갑니다. 죄송한 마음에 하나 더 알려드리면 강율씨가 3위입니다.”


“3위? 그건 무슨 순위죠?”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사라진 악마와 동시에 나타나는 강율이 해야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활자들이 떠올랐다.


『미지와의 조우.


원래 있어야할 곳으로 돌아온 당신. 하지만 이미 세상은 당신이 알던 친절한 세상이 아닙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종족. 강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임에도 당신은 나아가야 합니다.


중구:미점령. 서대문구: 다른 생존자의 점령지. 용산구: 몬스터의 점령지.


미션기한 7일.


7일 안에 점령한 곳의 개수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며, 아무것도 점령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패널티를 가지고 다음 미션에 임해야 함으로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


한 편, 중구의 여우굴.


“과연 나를 물리쳐줄 종족은 누구일까. 제발 다음번에는 한 번에 죽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이왕이면 잘 생기고, 싸움도 잘 하는 종족이면 더 좋구.”


하품을 하며 심심해하는 소녀의 주위에는 무수한 해골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그 해골들을 새끼여우들이 썼다 벗었다하며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아직 익숙치 않은지 실패를 거듭하고 있던 그들은 이 공간에서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던 소녀를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기잉? 끼이잉!!”


이렇게 하는 게 맞느냐며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새끼여우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입가엔 행복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그래, 그래. 일단 다른 사람들 오기 전까지는 우리 동생들 변신하는 거나 봐줘야겠다. 자. 동생들. 주목!”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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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05.미지와의 조우(05) 24.06.04 5 0 11쪽
19 05.미지와의 조우(04) 24.06.03 4 0 12쪽
18 05. 미지와의 조우(03) 24.05.31 6 0 11쪽
17 05.미지와의 조우(02) 24.05.30 7 0 11쪽
» 05.미지와의 조우(1) 24.05.29 9 0 11쪽
15 04.악연의 종지부(3) 24.05.28 9 0 12쪽
14 04. 악연의 종지부(2) +1 24.05.27 13 0 11쪽
13 04. 악연의 종지부 24.05.24 11 0 12쪽
12 03.엘프 VS 드워프(04) 24.05.23 12 0 11쪽
11 03. 엘프와 드워프(03) 24.05.22 11 0 12쪽
10 03.엘프vs 드워프(02) 24.05.21 12 0 12쪽
9 03.엘프vs드워프(01) 24.05.20 14 0 11쪽
8 02.선택(03) 24.05.19 16 0 11쪽
7 02. 선택(02) 24.05.18 18 0 11쪽
6 02.선택 24.05.17 2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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