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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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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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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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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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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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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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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레인보우 리자드 던전

DUMMY

“죄송합니다. 샛별씨. 제가 너무 흥분해서 그만.”


“아닙니다. 주군.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주군이라고 하시는 겁니까?”


“저와 아이들은 지금부터 이현님을 주군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받아주십시오.”


“허참.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주군입니까? 그러지 마시고, 정식 직원으로 계약하시죠.”


“네?”


“음.. 마창 기사단이라는 부서를 만들고, 그 부서의 장으로 샛별씨를 임명하겠습니다. 이제부터 샛별씨는 저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 마창 기사단 부장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부장님. 저는 이현 이사입니다.”


대기업에서는 각성자들로 구성된 특수 부서들은 여럿있다.


지금까지 우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에서 특수 부서가 없었다는 것이 더 특이한 상황이었는데, 특수 부서가 할 일을 내가 하고 다녀서 딱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특수 부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니, 이사의 권한으로 만든 것뿐이다.


“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지급하는 연봉만큼만 충성하시면 됩니다. 부하 직원들의 직급과 업무는 부장님이 정하세요. 아! 혹시 만 15세 이하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취직인허증 받아야 하니까요. 그럼. 저는 일을 좀 해야 해서. 아! 장비는 조만간에 지급하겠습니다. 개척단에 연락했으니까 삼 일 안에 도착할 겁니다. 그러면 보급품을 업그레이드해서 드리겠습니다.”


“아.. 네.”


멍하니 서 있는 아이들과 샛별씨를 두고, 다시 평탄화 작업을 진행했다.


‘아씨! 진짜 완전히 금하고 똑같이 생겼는데. 하아.. 내 운명이 그렇지 뭐. 그나저나 샛별씨는 왜 갑자기 저러지?’


평탄화 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되고 나서, 아공간에 넣어왔던 공사 장비들을 꺼내 놓았다.


개척단이 가지고 오기에는 북한 도로 사정도 미흡했고, 대규모 이동에 주변국들의 시선이 집중될 수 있어서 미리 아공간에 전부 담아왔다


‘그러면 이제 천장을 만들어볼까?’


지하를 계속 이대로 둔다면 위성에 찍힐 수도 있고 비가 오면 문제가 되니, 이제는 천장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던전까지 덮어야지.’


개척단이 오면 제대로 다시 공사를 해야 하겠지만, 우선은 던전까지 완전히 덮는 둥근 타원형의 천장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누나. 진짜 저 사람 믿어도 되는 거야?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닌데?”


“맞아요. 언니. 이상한 사람 같은데..”


아이들의 불안한 표정을 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다독이는 것뿐이라서 당황스러웠다.


거대한 폭발을 멀리서 지켜보았고 그 폭발을 증거 하는 구덩이 안에 직접 있지만, 실제로 폭발의 현장에 있지 않았던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 자연재해 같았던 파괴력이 제대로 체감 되지 않을 것이다.


너무나 거대한 힘은 오히려 체감하기 힘든 법이다.


‘그렇다고 저 남자에게 힘을 보여 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저 자신을 믿는 만큼, 그냥 믿어달라고 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쿠르르르르....]


바로 그때였다.


“어? 먹구름인가? 갑자기 어두워지네.”


“아닌데? 어! 천장에 흙들이!”


이현 이사가 양손을 들어 올리자, 흙으로 만든 천장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당연히 지지해주는 공간이 없는 공중에 흙덩이들이 떠 있으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곳곳에 새겨지고 있는 신비로운 문양들이 빛을 내자, 흙덩이들이 허공에 단단하게 고정되는 신비를 보여주었다.


거대한 구덩이 안쪽에 서 있는 아이들이 신비를 직접 목도하며 경탄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우물 안 개구리들이 새로운 세상을 지켜보는 듯하다.


‘역시 능력만큼은 대단해.’


양손을 들어 올리고 온몸에서 마나의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는 이현 이사의 모습은, 지상에 강림한 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신비로워 보였다.


같은 각성자인데도 불구하고, 자신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제부터 나는 저 사람 옆에서 반드시 버텨 내겠다!’


자신이 선택한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 같은 기분에 양손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지금은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반드시 그에게 필요한 힘을 길러 인정을 받을 것이다.


‘우선은 호위 업무부터 시작하자.’


무방비 상태로 힘을 쓰고 있는 이현 이사의 곁으로 다가가 호위를 자처했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현 이사는 의외로 너무나 담담해 보였다.


옆에 선 자신을 향해 살짝 미소를 지어주는 모습은, 이런 이적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한 여유까지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그의 속마음이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거 진짜 금인 것 같은데. 설마 샛별씨가 혼자 먹으려고? 이따가 알람마법 설치 해놔야지. 훔쳐가다가 걸리기만 해봐. 아주 그냥! 어? 온다! 들켰나? 의심 안하는 척. 스마일!]


생각보다 쪼잔한 남자다.





이현 이사의 힘을 보게 된 아이들은 더 이상의 의심은 거두었고, 지금은 오히려 굉장히 흥분에 차 있었다.


저런 대단한 상사를 모신다는 것에 자부심이 차오르고 있었고, 저렇게 대단하신 분이 전수해주시는 창술은 또 얼마나 대단할지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다.


“자. 이게 란, 이게 나, 이게 찰이다. 오전에 각각 천 번씩, 총 삼천 번 시행하도록. 아무리 힘들어도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마라. 자세가 정확해야 힘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무술은 과학이다. 왜 그런 자세로 움직여야 하는지 끈임 없이 생각하면서 움직여라.”


직원들의 얼굴을 하나씩 보면서 수련에 대한 지시를 내렸다.


다행히도 직원들은 내 지시에 열의가 가득한 눈빛으로 화답을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이 지하공간을 지쳐 쓰러질 때까지 달려라. 김샛별 부장님. 지쳐 쓰러지는 아이들에게 이 팔찌를 착용시키세요. 그리고 회복이 되면 영양제를 먹이고 수분을 보충해둔 뒤에, 다시 뛰게 하세요.”


“네!”


마창 기사단의 창술은 고블린들과의 전투에서 모두 확인했다.


사실 창술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저 본능에 따라 찌르거나, 휘두를 뿐이었다.


들고 있는 창들도 금속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은, 그저 끝부분만 날카롭게 잘라놓은 대나무였다.


결론은 형편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고블린들을 상대로 이긴 것은, 샛별씨의 지휘와 고블린들이 아이들을 생포하려고 적극적인 살수를 제한한 점, 그리고 고블린들보다 더 많은 아이들의 숫자 때문이다.


그 중에 단 하나라도 부족했다면, 저들 중에 몇 명이나 살아남았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거기에 안 좋은 습관들까지.’


창을 잡는 기본적인 파지법도 잘못 되었고, 창을 들고 움직이는 보법(步法)에도 무지했다.


샛별씨의 지시에 진형만 잡고 움직였을 뿐이지, 실제로 창을 제대로 쓰고 있는 인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는 내가 지도하기 전의 샛별씨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본기와 기초 체력이다.


그것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다.


그리고 열심히 아이들의 자세를 잡아주는 샛별씨에게는 중갑술을 가르쳐야 한다.


내 마창 기사 스킬은 창술과 중갑술의 결합이니,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아무리 봐도 정말 천재란 말이지. 머리도 좋고, 신체 능력도 뛰어나고. 저렇게 말랐는데, 가슴도.. 크흠. 미안해요. 샛별씨.’


하얗던 샛별씨의 피부가 붉어진 것을 보니, 벌써부터 힘이 드나보다.


그러나 나는 냉혹한 교관이라서, 일일이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그나저나 블린이는 어디 간 거야?’


저녁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블린이한테 중갑술을 가르치게 하려고 했는데, 블린이가 보이지 않는다.


나도 선조님에게 중갑술의 이론을 배우기는 했지만 너무 짧게 배우기도 했고, 딱히 중갑술을 수련할 만한 환경도 아니었다.


그래서 내 마창 기사 스킬의 레벨업이 더딘 것 같다.


내가 아는 한, 중갑술의 최고수는 블린이다.


나에게 중갑술을 전수해주신 선조님보다도 중갑술만 따진다면, 블린이가 휠씬 윗줄에 있는 고수다.


나보다 훨씬 더 잘 가르칠 것이다.


‘삼촌! 문이 보이지 않아요. 구덩이가 사라졌어요!’


‘동, 서, 남, 북 네 방향에 출입구 만들어 놨으니까, 가까운 곳으로 내려와. 계단 조심하고.’


‘네!’


기다리던 블린이가 때맞춰 메시지 마법을 날려 왔다.


달라진 풍경에도 어떻게 잘 찾아왔나보다.


[쿠웅!!]


“모두 경계해!”


갑작스러운 굉음에 바로 반응한 샛별씨의 목소리와 그 지시에 따라 움직이느라 부산스러운 아이들의 그림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외부의 밝기와 동일하게 발광하도록 만들어 놓은, 천장의 빛 속성 마법진 덕분에 생각보다 밝은 지하 공동에 혼란이 찾아왔다.


“표범 누나! 저예요!”


계단을 만들어놨지만, 귀찮은 블린이가 그냥 뛰어내리면서 만들어낸 충격음이었나 보다.


“블린님?”


“네! 저예요. 누나. 헤헤헤! 삼촌 제가 이거 잡아왔어요!”


블린이는 혼자 오지 않았다.


블린이의 오른손에 붙들려, 바닥에 끌려오는 것이 보였다.


“레인보우 리자드? 이게 어디 있던 거냐?”


“우움.. 북동쪽으로 5km 정도쯤에 갔는데, 그곳 주위를 돌아다니고 있어서 잡아왔어요!”


레인보우 리자드의 꼬리와 머리 외에는 몸통에서 튀어나와있어야 할 것들은 모두 잘려있었고, 배에는 단검으로 난도질을 해놓은 듯 한 상처들이 가득했다.


“전투력 수준은 어느 정도였지?”


“무기는 사용하지 않았고, 격투술 능력은 3등급 중상 정도였습니다!”


“흐음.. 그래?”


아무래도 정찰이 필요해 보였다.


정보 확인은 바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탐색 마법을 펼치니, 내가 있는 지하와 그곳을 넘어선 지상의 지형과 그곳에 존재하는 생물체들의 정보들까지, 모두 내 시야 한쪽에 조그마하게 떠올랐다.


43레벨의 탐색 마법은 수집된 정보를 게임에서의 미니맵 형식으로 내 시야 한쪽에 띄워놓을 수가 있었다.


거기에 수집된 생물체의 마나를 등록하면, 특정 색상으로도 표시가 가능하다.


‘그래도 새들이 꽤 많네.’


강력한 폭발에 모두 도망친 줄 알았는데, 어느새 잠시 잃어버렸던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많이들 되돌아왔다.


어둠 속성 마법에 느껴지는 그림자들을 움직였다.


‘컴온.’


[찌찌찌쯔쯔!]

[까악! 까악!]

[짹! 째잭! 짹!


그림자에 잡혀온 새들의 울음소리가 텅 빈 공동 안을 가득 채워 주었다.


“어? 이게 뭐지?”


마창 기사단 직원들인 아이들은 어느새 내 앞에 잡혀온 새들을 보면서 신기해했다.


‘패밀리어.’


퀘스트를 깨고 얻은 2번의 5서클 마법 습득 기회 중에 하나를 패밀리어 마법을 익히는데 사용했다.


어차피 마법은 전부 익힐 생각이니, 순서는 크게 상관없다.


새들에게 스며든 내 마나를 움직여 새들의 뇌 쪽으로 움직였다.


‘최면 같은 거지.’


패밀리어는 마법에 당한 대상의 모든 행동을 강제로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나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강제로 주입시키는 마법이다.


물론 생각보다 쉽게 깨어질 수가 있는 마법이라서 대상이 되는 존재의 뇌에 내 마나를 남겨놓아, 지속적으로 유지를 시켜야만 한다.


즉, 지속적으로 내 마나의 일부를 소모하는 마법이다.


‘물론 나는 크게 문제 될 건 없지만.’


무한에 가까운 마나를 사용하는 나이기에 큰 단점은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유대감만 만들어주는 마법이었다면, 패밀리어 마법은 절대 5서클이 아니었을 것이다.


‘연결됐다.’


패밀리어들이 느끼는 모든 감각들이 나에게 전달되기 시작했다.


신기한 감각이다.


패밀리어들의 뇌를 거쳐 정제된 시각과 청각, 후각, 촉각들의 정보들이 나에게 전달되어 온다.


그래서 전혀 혼란스럽지가 않다.


‘흐음.. 단점도 있구나.’


드론을 날려 카메라를 통해 시야를 확보하는 방식이면 정보가 왜곡되지 않을 것인데, 패밀리어의 뇌를 거친 정보라서 그런지, 패밀리어들의 감정에 왜곡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지금 내 모습을 보고 있는 새들 중에서 황조롱이가 보내오는 정보만 하더라도, 내 모습이 객관적으로 보이지 않고 황조롱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형태로 보이고 있었다.


‘날렵하게 생겼구만.’


인간보다는 황조롱이를 더 닮은 모습이다.


심지어는 각 개체들마다 이상형이 다른 탓인지 전부 다 다르게 보였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패밀리어 마법이 5서클인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 번째는 정보를 전해오는 거리에 제한이 없었다.


마나 분자를 나눠가진 상태에서 한쪽 마나 분자를 진동시키면, 다른 쪽 마나가 동일하게 진동을 하는 마나 공명 현상을 이용한 정보 전달 방식을 사용한다.


진동 주기를 프로토콜화해서 분석하면, 통신이 가능하다.


메시지 마법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도 비효율적으로 훨씬 복잡하지만, 메시지 마법과는 달리 거리의 제한이 없다.


그리고 패밀리어 마법이 5서클인 두 번째 이유는 인간까지도 패밀리어 마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발적인 노예가 되는 것이지.’


내 윤리의식 때문에 웬만해서는 인간에게 사용하지 않겠지만, 가지고 있는 힘을 아예 쓰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처음 한 번이 어려울 뿐이지, 쉬운 길이 있는데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내 스스로가 경계를 해야 한다.


물론 내 역량과 마법의 대상이 되는 존재의 정신력에 따라서 실패할 확률이 갈리겠지만, 5서클 마법사의 정신력을 능가할 인간은 그리 많지 않다.


‘뭐. 인간처럼 고등 생물에게 사용하면 한 명 또는 두 명 정도가 한계겠지만, 현혹하는 수식만 따로 사용해도 충분하지.’


패밀리어 마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일부 수식만 떼어내어 매혹 마법만 사용할 수도 있다.


‘나는 인간 유혹제이니, 별 필요 없지만.’


어쨌든 지금은 이 새들을 이용해서 정찰을 시킬 시간이다.


‘북동쪽.. 아니. 해가 뜨는 방향에서 조금 왼쪽으로 날아가다가 저기 있는 레인보우 리자드 같은 애들이 있는 곳을 확인해줘.’


[찌찌찌쯔쯔!]

[까악! 까악!]

[짹! 째잭! 짹!


새들은 내가 전달하는 의사표시를 전해 받고서는 기분 좋아하며, 순식간에 날아갔다.


수십 마리의 새들이 서로 경쟁하듯이 날아 가고 있었다.


그러다 일부 아이들은 내가 지시한 것을 잊어버리고 사냥감을 노리기도 하고, 일부는 하늘을 나는 것에 심취해서 바람 길을 따라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그럴 때 마다 다시 지시를 내려줘야 하니, 조금은 귀찮았다.


‘너무 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아예 일일이 조종을 해야 할 수도 있겠네.’


벌레 같은 것들을 패밀리어 마법으로 제어를 한다면 수 천 마리까지도 가능할 것 같지만, 별 의미는 없어보였다.


똑똑한 아이 몇에 집중하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빠르기는 진짜 빠르네.’


날아 간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블린이가 말을 해준 곳의 지형과 비슷한 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케이. 이제는 주변을 잘 살펴봐줘.’


새들이 조금 낮게 날기 시작하며, 주변의 지형과 몬스터 또는 던전의 입구를 찾기 시작했다.


‘저건가?’


바위 사이에서 주변의 풍경과 달리,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곳을 발견했다.


[찌찌쯔쯔쯔!]


유독 강한 호기심을 가진 황조롱이 한 마리가 그 바위 위로 내려앉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던전의 입구였다.


‘여기가 레인보우 리자드 던전인가보구나.’


위치는 알아냈으니, 이제는 던전 주변의 지형만 정찰하면 된다.


호기심 많은 황조롱이도 이내 날아오르려고 날개를 펼치고 날개짓을 하려는 찰나에, 검붉은 무언가가 던전의 입구에서 튀어나와 황조롱이의 몸을 감싸 쥐었다.


황조롱이의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두려움의 감정이 잠시도 쉬지 않고, 나에게 전달되어 오고 있었다.


황조롱이의 온몸을 감싼 기운은 이내 황조롱이의 빳빳한 깃털과 상대적으로 얇은 가죽을 뚫고 들어왔다.


마치 차가운 뱀과 같은 것이 황조롱이의 은밀한 속살들을 파헤치며,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너무나 음습하고, 너무나 기분 나쁜, 관음의 기운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이 황조롱이의 머리에 머물러있는 내 마나에 가 닿았다.


- 나는 어둠에 굴복한 비겁한 마법사다. 타락하지 않은 마법사야. 정말로 부럽구나. 너의 그 찬란한 인생을 그대로 두고 싶지만, 내가 짊어진 천형과도 같은 의무는 어쩔 수가 없구나. 지금 너를 만나러 가마. 생의 마지막 순간에 할 일들을 서둘러 하거라. 내 그 정도 아량은 있느니라.


지독히도 붉은 눈동자가 나를 향해 똑바로 지켜보고 있었다.


의외로 광기보다는 현기가 어려보이는 그 눈동자를 나도 똑바로 마주보며, 비장하게 선전포고를 해주었다.


“올 때, 아이템이나 SP 많이.”


작가의말

올 때, 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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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영원한 갈망의 마법사(1) +4 23.02.03 2,477 59 18쪽
» 레인보우 리자드 던전 +4 23.02.02 2,501 63 17쪽
65 관념 +6 23.02.01 2,587 65 17쪽
64 고블린 마을(2) +6 23.01.31 2,620 62 16쪽
63 고블린 마을(1) +6 23.01.30 2,749 65 16쪽
62 북한 진입(2) +8 23.01.28 2,853 71 19쪽
61 북한 진입(1) +4 23.01.27 3,173 63 19쪽
60 노예 +7 23.01.26 3,213 82 19쪽
59 히드라 +5 23.01.25 3,286 71 19쪽
58 경매 +3 23.01.24 3,480 76 17쪽
57 5서클 +11 23.01.23 3,574 82 18쪽
56 5서클 마법사를 위한 던전 +7 23.01.21 3,665 79 15쪽
55 고블린 대전사 +5 23.01.20 3,678 73 21쪽
54 마무리 +5 23.01.19 3,865 73 18쪽
53 전후처리 +7 23.01.18 3,908 9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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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습격(1) +4 23.01.16 4,102 8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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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5 23.01.12 4,784 99 19쪽
47 허무의 종속(2) +7 23.01.11 4,569 100 21쪽
46 허무의 종속(1) +5 23.01.10 4,737 93 21쪽
45 저주받은 헌터 +5 23.01.09 4,947 98 19쪽
44 마나하트 +6 23.01.07 4,926 115 16쪽
43 흑염룡 +6 23.01.06 4,843 97 20쪽
42 학원 제휴 +4 23.01.05 5,341 99 17쪽
41 일회성 던전 공략(2) +11 23.01.04 5,288 96 17쪽
40 일회성 던전 공략(1) +6 23.01.03 5,419 10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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