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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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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548,056
추천수 :
10,137
글자수 :
721,874

작성
23.01.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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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1
추천
99
글자
19쪽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DUMMY

내 인생에 가장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갔다.


부천시에서 발생한 던전 웨이브를 막아내고, 건강검진을 하다 추격전까지 벌였다.


거기에 새로운 권력 기구인 던전 웨이브 대책 위원회와 각을 세웠고, 하성 형님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겨우 집에 되돌아와서 창 수련과 마법 실험을 하다 보니, 어느새 아침이다.


시간관념이 조금은 어그러진 상태로 경백이가 차려준 아침 밥상 앞에 앉아,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어으.. 피곤하다..”


“형님은 셀프 힐 마법 때문에 피곤하지 않으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몸이 아니라 정신이 피곤해.. 아으..”


“그럼 오늘 일회성 던전 공략 스케줄은 미룰까요?”


경백이의 배려심 깊은 스케줄 조정에도 나는 단호하게 스케줄 강행을 결정했다.


“무조건 오늘 일회성 던전 돌고, 퀘스트 완료한다.”


“퀘스트요?”


“그런 게 있어. 야. 국이 싱겁다.”


“아. 그건 블린이가 소금을 다 먹어버려서요. 이따가 사다놓겠습니다.”


“하얀 사탕 같아서 맛있었어요!”


“그래도 소금은 적당히 먹어야 돼. 삼투압 때문에 큰일 난다.”


“삼투압! 맛있어 보여요! 삼합 같은 맛일 것 같아요!”


흐뭇하게 블린이를 바라보다, 어제 절반의 성공을 한 퀘스트가 생각났다.


[절반의 성공 인정. ]


[퀘스트 보상으로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장갑(세트),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바지(세트),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구두(세트)를 습득합니다.]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장갑(세트) : 마법 시전 속도 100% 상승, 모든 마법위력 50% 상승, 물 감옥 마법 10레벨 상승]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바지(세트) : 물리 방어력 50% 상승, 모든 속성 방어력 50% 상승, 회오리 마법 10레벨 상승]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구두(세트) : 모든 속성 방어력 50% 상승, 메시지 전달 마법 10레벨 상승]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6세트 효과 : 마나 회복속도 300% 상승, 모든 속성 방어력 300% 상승, 마법 경험치 습득량 300% 상승]


어제 그렇게 고생을 한 보람이 있었다.


그런데 화랑 부대의 소속 문제와 일회성 던전의 클리어 자격 문제가 어떻게 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니, 오늘 꼭 클리어를 하고 퀘스트를 완료할 것이다.


“경백아. 오늘부터는 블린이 데리고 일반인 헌터들 연수 좀 다녀라. 정부 소유의 무 등급 던전들 하고, 입장료 내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길드소유 1등급 던전들 쭈욱 돌아줘. 블린이가 있으면 어떤 몬스터가 나와도 일반인 헌터들 안전에는 문제없을 거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1등급 던전들 하고 2등급 던전들 매물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구매할 준비도 좀 해주고.”


어제 술을 마시며, 하성 형님에게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승천 길드에서 중소길드들을 통폐합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특검에서 승천 길드의 통폐합 관련한 움직임들을 발견해서 그것도 캐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지는 몰랐다며 한탄을 하셔서 알게 되었다.


“안 그래도 수민이가 연락을 해왔습니다. 던전 웨이브 대책 위원회라는 곳이 신설되면서 길드들의 던전 관리 감사 권한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감사 결과에 따라서는 길드 자격 취소나 운영진 구속까지도 가능하다고 하니, 승천 길드의 중소길드 흡수를 위한 사전 작업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2등급 이하의 던전은 매물로 많이 나올 것 같다고 하더군요.”


“수민이가?”


“네. 덩치도 마냥 키우면 문제가 되니까 3등급 이상의 헌터들을 위주로 정예화 하면서 흡수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자금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1등급이나 2등급 던전들은 매물로 내놔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런 건 또 어찌 알았데? 그나저나 수민이가 경백이 너한테 많이 연락하냐?”


“네. 저희 설립 인가문제나, 이런저런 행정적인 부분도 수민이가 신경써줘서 생각보다 훨씬 빨리 처리가 된 겁니다. 일반인 헌터 육성 사업도 수민이가 아니었다면, 관련법이 미비하기도 했고 대테러 방지법 때문에 시작도 못할 뻔했습니다. 그런데 수민이 전화 통화 몇 번이면 모든 일이 일사천리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수민이를 우리 회사 고문으로 모시고 싶은 심정입니다.”


“마법 스토어 지분 엄청 떼 갔으니까 걱정 하지 마. 너도 부담 없이 부탁할 거 있으면 막 시켜. 그놈 몇 년 지나면 저기 중동에 있는 왕족들보다 돈 많아질 거다.”


“하하하하. 형님의 그런 진지한 농담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되네요.”


“농담 아니다.”


“네?”


“지금도 대한민국 20대 중에서는 가장 부자일 것 같은데?”


아버지의 만성 가공도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 만성 가공도 수민이 소유가 될 것이고, 마법 스토어는 그 성장의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큰 성공이 예약된 사업이다.


수민이는 그런 회사의 지분을 20%나 가지고 있다.


지금 상태만 해도 대한민국의 모든 20대를 통틀어 가장 부자일 것이다.


‘나는 버는 족족 마석 사느라 힘든데...’


“아무튼 돈 부족하면 수민이한테 빌려. 아니면 던전 구매할 때 지분 정해서 같이 투자하거나.”


“알겠습니다. 언제 수민이한테 보쌈이라도 해줘야겠네요.”


“보쌈?”


“수민이가 제일 좋아하는데, 잘 모르셨나 보네요.”


생각해보니까 내가 수민이에게 너무 무심했나보다.


수민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나도 여느 형제들처럼 동생이 뭘 하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수민이는 나와는 다르게, 나를 항상 신경써주고 있었다.


정말 형 같은 동생이다.


자신도 엄청나게 바쁘게 살면서도 형이 하는 사업을 신경써주는 걸 보면, 아주 조금 미안하기는 하다.


‘좋아하는 거라도 사줘야겠네. 돈은 많이 벌어도 아끼느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사지 않는 놈이니까.’


그런데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던전을 돌고 나서, 한 번 고민해봐야겠다.





“5등급 솔로잉 이현 헌터님. 확인 되셨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버지 세대 이전부터 통일되면 군대 안 간다는 말이 있었는데, 아직도 대한민국은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40여 년 전에 발생한 대규모 던전 웨이브 사태 때부터 모든 국가의 적은 몬스터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던전 웨이브가 대부분의 국제적인 분쟁을 종식시킨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 또한 마찬가지다.


던전 웨이브 사태 때, 북한도 체제 붕괴 직전에 우리 군의 도움으로 겨우 안정화를 시켰다고 한다.


그때 이후로는 교류도 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북한 입장에서는 믿었던 중국이나 러시아의 도움이 아니라, 남한의 도움으로 국가를 유지했으니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다.


남한에서도 북한이 몬스터 천국이 된다면 더 골치가 아픈 상황이 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는 했다.


북한에서는 통일까지도 원했지만, 남한 정부에서 거절을 해서 아직까지 휴전선은 남아있었다.


‘뭐. 우리는 북한이랑 사이가 안 좋았다는 게 더 믿기 힘든 일이지만.’


그래서 휴전선 근방을 지키는 병력은 경계 업무만 가능할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지만, 일회성 던전 주변을 통제하거나 던전 웨이브를 대비하기 위한 병력은 오히려 더 늘었다.


로봇으로 병력을 대신하겠다는 말들은 많았지만, 아직까지 현장에서는 로봇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 목숨 값이 로봇보다 더 싸니까.’


신기한 듯이 나를 보고 있는 앳된 얼굴의 군인들을 보고 있으면, 많이 안타까웠다.


‘며칠은 쉴 수 있게 해주마.’


눈앞에 있는 일회성 던전을 클리어 하면 이들은 부대로 복귀를 할 것이고, 다시 던전을 배정받기 전까지는 쉴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바라보는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기자들이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었다.


‘내일 기사 제목은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가슴 따뜻한 헌터]겠구나. 크으! 좋다.’


마지막까지 멋진 걸음걸이를 유지하며, 일회성 던전의 입구로 걸어 들어갔다.





“이거. 마법 왜 이러냐? 미쳤는데?”


세트 아이템의 성능을 텍스트로만 보았을 때는 그저 ‘강해지겠구나.’ 정도로만 생각을 했었다.


각 피스에 붙어있는 옵션도 좋았고, 세트 아이템 효과도 좋았다.


그런데 그건 그냥 텍스트였기 때문에, 실감은 별로 나지 않았었다.


일회성 던전에 들어와 몬스터의 속성 저항력이나 약점을 확인하기 위해서 가볍게 날려준 에로우 한 방에, 머드 골렘들이 박살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20여 마리의 머드 골렘들이 던전의 핵을 지키고 있는 오펜스 형식의 던전이었다.


보통 오펜스 형식은 1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고, 스테이지가 진행 될수록 나오는 몬스터의 숫자가 늘어나거나, 더 강한 몬스터들이 나오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머드 골렘들은 4등급에 턱걸이를 하는 몬스터이니, 마지막 10번째 스테이지는 수백 마리의 머드 골렘 또는 20여 마리의 아이언 골렘을 예상했다.


머드 골렘이 4등급에 턱걸이를 하는 몬스터인 이유는 오로지 느린 속도 하나 때문이다.


방어력만큼은 4등급 중에서도 상위에 위치한다.


그런데 너무 느린 속도 때문에 원거리 공격에는 너무나 취약했다.


머드 골렘에게 나는 천적 같은 존재다.


그래도 4등급은 4등급이어서 원래라면 마냥 쉽지는 않은 몬스터인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었다.


방어력을 확인하고자 날려 보낸 에로우에 머드 골렘의 몸이 너무나 쉽게 뚫렸고, 머드 골렘의 몸에 박혀들어 간 에로우의 안쪽에서 폭발한 압축 워터 볼은 머드 골렘을 지저분한 진흙 덩어리들로 만들어 버렸다.


가벼운 마법 한방에 무려 4등급 몬스터가 박살난 것이다.


[쩡!]


[첫 번째 스테이지 클리어. 두 번째 스테이지를 시작합니다.]


진흙이 되어버린 머드 골렘들이 지키던 핵을 박살내니, 너무나도 손쉽게 스테이지가 클리어 되었다.


‘이렇게 쉬워도 되나? 이러면 새로 얻은 4서클 마법을 실험해보기도 민망한데..’


너무나 쉬워서 오히려 허탈할 정도였다.


“그어어어...”


두 번째로 소환된 20여 마리의 오물 골렘들을 보며, 새로운 마법을 준비했다.


‘그래도 얻었으면 써먹기는 해봐야지. 물 감옥’


[쿠르르르릉!!]


반경 1km의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던전에 물이 가득 차올랐다.


머리 위로도 끝없이 차오르던 물은 던전을 가득 채우고서야 끝이 났다.


내 마나의 절반을 소모한 것 치고는 별 것 없는 마법 같았다.


“끄르르륵...”


‘수중호흡.’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은 완벽한 오판이었다.


오물 골렘들은 젤 같이 끈적한 물에 잠겨, 꾸물거리고만 있었다.


물 감옥은 그저 물만 가득 소환하는 마법이 아니었다.


젤 같이 끈적해서 상대방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변태 같은 마법이었다.


안 그래도 물은 물리 저항력이 높아서 움직이는데 힘이 드는데, 이 물 감옥으로 만들어낸 젤은 점성까지 가득했다.


다행히 시전한 당사자인 나는 이런 젤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젤 형태의 물들이 나를 밀어주며 도와주었다.


그래서 사방팔방, 공중까지도 너무나 쉽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 젤들이 가득 찬 곳은 완벽하게 내 공간이다.’


내 의지대로 내가 원하는 곳의 젤들이 더욱 더 강하게 굳어지거나, 물러나기도 했다.


거대한 젤리 괴물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건 물 감옥이라기보다는 젤 필드? 마법사의 젤 공간? 이렇게 불러야 맞을 것 같은데?’


“끄륵.. 끄륵..”


젤들 사이로 신나게 날아다니는 나와는 달리, 오물 골렘들은 자신들의 특기인 독기와 독물을 뿜어내기도 힘들어 보였다.


‘그러면 내 독 안개랑 오물 골렘의 독기 중에 누가 더 위인지 알아볼까?’


내 마나가 물 감옥의 젤을 매개체로 해서 아무런 저항도 없이 오물 골렘들에게 흘러들어갔다.


그렇게 흘러들어간 내 마나들은 오물 골렘들의 피부에 딱 붙어서 보라색의 독 안개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끄러러럭....”


비명을 지르느라 입을 벌리자, 젤들이 오물 골렘의 목구멍을 향해 끝없이 밀려들어갔다.


피부는 내 독 안개에 녹아가고 벌린 입으로는 끊임없이 젤이 밀려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오물 골렘이 생명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 감옥 마법은 마법 생명체인 골렘보다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들에게 더욱 더 치명적인 마법이었다.


“끄륵...”


그렇게 부들거리며 고통스러워하다, 결국에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그대로 멈춰 서서 녹아내렸다.


‘이 마법을 만든 마법사는 분명히 변태일거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런 것을 만들 수가 없어.’


분명히 효과적이지만, 왠지 다시는 사용하고 싶어지지 않는 불쾌한 마법이었다.


몸에 닿는 젤의 물컹한 느낌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이상하고 소름이 돋았다.


‘으... 수민이가 어렸을 때, 애지중지하던 슬라임 같다.’


나와는 달리 수민이는 이런 느낌의 슬라임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오!! 이걸 선물하면 되겠다! 마법진으로 슬라임을 만들어내고,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제어도 가능하게 하면 좋겠네. 거기에 빛 속성을 이용하면 색상도 마음대로 변환이 가능한 완벽한 슬라임이야. 옷이나 손가락 사이에 묻어도 마법 취소 마법진으로 취소를 하면 흔적도 안 남고. 크으! 최고인데?’


4서클 마법을 테스트하다가 수민이에게 선물할 완벽한 선물을 생각해냈다.


수민이의 나이가 23살인 것은 내가 슬라임을 선물하려는 계획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원래 선물은 주는 사람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얼른 클리어하고, 선물 만들러 가야겠다.’


강해진 나에게는 일회성 4등급 던전은 너무나 쉬웠다.





“이미테이션 분자 붕괴.”


[쿠르르릉....]


아이언 골렘이 내 이미테이션 분자 붕괴 마법에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아쉽다. 아공간 마법이 있었으면 비싼 놈들인데.’


지구상에는 없는 분자구조를 가진 금속이라서 꽤나 비싼 놈들이다.


희토류 광석들보다 더욱 전자적인 반응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런데 이놈들을 들고 나갈 방법이 없으니, 지금은 그저 마법을 실험하는 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했다.


대지 자석과 홀드로 멈춰 세워놓고, 내 마법의 실험체가 된 아이언 골렘은 개선된 이미테이션 분자 붕괴 마법에, 먼지로 흩날리며 사라졌다.


원래는 암석 계열 분자만 붕괴가 가능했는데, 분자를 분석하는 부분을 개선해서 아이언 골렘의 몸체도 붕괴시킬 수 있게 개조를 했다.


생물같이 복잡한 물체는 아직도 붕괴시키기 힘들지만, 그래도 많이 개선되었다.


[이미테이션 분자 붕괴가 10레벨로 상승합니다.]


그 결과로 이미테이션 분자 붕괴 마법도 10레벨로 상승했다.


세트 아이템과 각종 칭호에 붙은 마법 성장 관련한 옵션들 덕분에 빠르게 마법의 레벨이 성장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머리가 너무나 맑고, 똑똑해진 것 같단 말이지.’


내 머리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느끼게 되어서 여러 가설들을 세워보았는데, 결국에는 마법 경험치 습득량 증가 옵션의 영향이라고 결론 내렸다.


마법의 레벨이라는 것이 그냥 막 오르는 방식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시스템에서 제시한 레벨만큼의 숙련과 실력을 쌓으면 레벨업을 하고, 그 상승된 레벨의 지식에 따라 실력을 쌓는 방식이었다.


분명히 그런 방식으로 내 실력을 이끌어주던 시스템이었는데, 요즘에는 그 레벨을 능가하는 이론과 숙련을 내가 갖추면 마법 레벨이 뒤늦게 내 실력에 맞는 레벨로 갱신해주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내 실력이 시스템에서 제시하는 속도를 뛰어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법 경험치 습득량이 올랐다는 것은 내가 마법의 습득을 빨리 해야 한다는 말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내가 마법들의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똑똑해져야만 한다는 말과 똑같다는 말이지.’


옵션 하나가 비록 마법이라는 분야에 한정되기는 하지만, 나를 천재로 만들어준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육체적인 능력의 상승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서 간과하고 있었지만, 따지고 보면 헌터들의 스킬들은 전부 그런 기적 같은 이적을 발휘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내 세트 아이템에 붙어있는 10레벨 상승 옵션들은 정말 사기였네.’


비록 4서클 마법에 한정되지만, 항상 내 실력보다 10레벨 이상의 지식과 숙련을 나에게 부여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내가 그 마법들을 끊임없이 분석해서 스스로의 실력을 그 마법의 레벨에 도달시키면, 세트 아이템의 옵션은 나에게 그 이상의 지식을 부여해 주는 것이다.


문득,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님이 나에게 자신의 마법을 가르쳐주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지식을 독특한 방식으로 전달해주고, 던전이라는 원수에게 복수를 부탁하는 참으로 마법사다운 지식 전수 방법이었다.


‘감사합니다.’


비록 4서클 마법 전부가 아니라, 단지 일부일 뿐이지만 그래도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마법은 그 마법 하나만 시스템으로 익히면 끝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이 시작이었다.


마법 하나에 포함된 마법적인 법칙과 이론은 다양했다.


그 모든 마법적인 법칙들과 이론을 이해해야만, 마법의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익힌 이론들은 다른 마법들을 익히는 기반이 되거나, 새로운 마법을 만드는 토대가 되는 것이다.


내 세트 아이템에 붙어있는 4서클 마법들의 레벨 상승 옵션은 그런 마법들에 사용된 수많은 이론들을 나에게 전수해준다는 말과 동일하다.


그게 너무나 감사한 것이다.


그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며, 마지막 10번째 스테이지의 핵을 에로우 마법으로 박살을 내주었다.


[퀘스트 보상으로 대마법사의 지식을 습득합니다.]


[대마법사의 지식 : 오리지널 마법을 제외한 모든 습득한 마법의 레벨이 90레벨이 될 때까지, 마법의 레벨을 1레벨 상승]


[대마법사의 음성을 재생합니다.]


[아! 아! 이거 녹음되는 건가? 안 되면 말지 뭐. 크흠. 마법사 후배에게 내 마지막 유지를 남긴다.


던전을 만든 새끼 대가리를 깨버려라!


내가 10서클에 오른다고 그 지랄만 떨지 않았어도 그딴 저급한 몬스터 놈들에게 인류 멸망이라는 어이없는 일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뭐. 그놈이 아니었어도 내 마법 실험에 조만간에 대륙이 박살났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약해진 틈에 발생한 일이라서 너무나 억울하네.


거기에 황제 놈이 배신만 안 했어도!


크흠. 아무튼 후배는 몬스터보다 인간을 더 경계해라. 항상 뒤통수는 믿는 놈들에게 맞는 법이니까.


나는 이제 사후세계를 연구하러 간다. 아! 그런데 아마게돈 마법을 시전하면 내 영혼도 소환될지 궁금하네. 시간나면 아마게돈 마법도 배워서 시전 해봐라. 사후세계가 전 차원 공통인건지, 사후세계도 차원별로 분리되어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


아무튼 졸라 뺑이 쳐라. 난 간다.]


대마법사님의 중후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고 있었다.


‘이거 내 통역 마법이 이상한 거냐? 아니면 대마법사 대가리가 이상한 거냐?’


아무튼 둘 중에 하나는 분명히 이상했다.


아니면 둘 다 이거나.


작가의말

제 소설에서는 강한 인물일 수록 또라이입니다.


고로, 세계관 최강자는 최고의 또라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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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5 23.01.12 4,782 99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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