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로 각성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2.11.29 18:49
최근연재일 :
2023.03.02 12: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548,099
추천수 :
10,137
글자수 :
721,874

작성
23.01.14 19:00
조회
4,559
추천
92
글자
21쪽

5등급 던전

DUMMY

“그 마법 이용해서 또 뭘 할 수 있는데?”


“어... 원래는 엄청 큰 젤을 만들어내서 몬스터를 가두기도 할 수 있고, 그 안에서는 원하는 대로 움직여 다닐 수 있지?”


“스탑! 마지막에 뭐라고?”


“원하는 대로 움직여 다닐 수 있다고.”


“공중으로도 가능한 거지? 그리고 그 안에서 호흡은 가능해? 100평 정도의 공간에 가득 채우려면 어느 정도 설비가 필요하지?”


“당연히 젤이 있는 곳은 공중이라도 전부 움직일 수 있지. 호흡은 수중호흡 마법을 사용하면 되고, 50평 정도면 3등급 마석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마도 영구 지속하려면 4등급 마석은 있어야 될 것 같다. 아니면 3등급 마석을 갈아 끼우거나.”


“형은 방금 이 세상 어린이들과 철없는 어른들의 로망을 실현할 마법을 만들어낸 거야. 우리 마법 스토어의 다음 번 사업은 키즈 카페 프랜차이즈다.”


“뭐?”


“기계로 돈 셀 준비나 하라고.”


“그러면 계수기 사?”


“.... 그냥 배당금이나 받아서 마석이나 사셔.”


“감사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수민이가 기획한 [슬라임 상자]라는 요상한 이름의 프랜차이즈는 전 세계를 강타했다.


전 세계에서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기 위해서 수많은 사업가들이 현금을 들고 찾아왔다.


그리고 그 설비들의 핵심인 3등급 마석에 물 감옥 마법진을 새긴 [슬라임 상자의 핵]이라는 아이템과 수중호흡 마법진이 새겨진 [인어의 팔찌]는 나에게 엄청난 부를 선물해주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그런 끈적이는 젤 사이에서 날아다는 게 왜 인기가 좋은지 모르겠지만, 마법 스토어에서 넣어주는 배당금은 엄연한 현실이었다.


“수민아. 형이 가진 마법들 목록이랑 설명 전부 적어줄게. 다음 사업 아이템도 부탁한다.”


그리고 그것이 선물해준 부는 나를 수민이의 노예로 만들어주었다.


‘수민아. 충성! 충성!’





“버스트 습득.”


[버스트를 습득하셨습니다.]

[버스트가 2레벨로 상승합니다.]


“드디어!! 4서클 마법 전부 모았구나!! 와우!”


막대한 양의 SP를 소모해 드디어 마법 상점에 등록되어 있는 4서클 마법까지의 모든 마법을 익힐 수 있었다.


“이제부터는 절대 돈으로 SP 안 산다.”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돈이 SP를 구매하는 용도로 사라졌다.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오천 억이라니..’


승천길드 1군 헌터 중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헌터의 다년 계약 규모를 넘어서는 엄청난 금액이 소모되었다.


마석의 생산량이 있으니, 무한정으로 사들일 수 없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거기에 마법 스토어에서 소모하는 마석의 양도 상당했다.


그리고 그건 대한민국의 마석 가격의 상승을 불러왔다.


예상보다 더 많은 금액이 소모된 것도 이런 이유였다.


그나마 우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 소속의 일반인 헌터들이 채굴하는 마석들이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내가 개발한 장비들을 이용한 일반인 헌터들은 어느새 1등급 던전을 넘어, 2등급 던전까지 넘나들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가 소유한 1등급과 2등급 던전의 숫자도 많이 늘었다.


그리고 그 일반인 헌터들 중에서 각성을 하는 분들도 나오게 되면서 우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에서는 다른 길드와의 계약을 주선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헌터들이 다른 길드가 아니라, 우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 소속으로 계속 활동하기를 원했다.


조금은 의외였지만, 어느 면에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비록 각종 아이템들과 칭호들의 힘을 받고 있는 내가 직접 시전하는 마법들에 비해서는 너무나 떨어지는 위력의 마법들이지만, 3등급 몬스터들에게도 충분히 통할만한 위력의 장비들이었다.


그리고 내가 제공하는 아이템들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항이 사용자의 안전 확보이기 때문에, 서포터들까지도 탱커에 준하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다른 길드들의 사망률과는 달리, 우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 소속의 헌터들의 사망률은 아직까지 ‘0’이었다.


오버 스펙으로 던전들을 돌고 있으니, 너무 당연한 결과다.





승천 길드는 수도권에 존재하는 수많은 길드들을 흡수 합병하고 있었다.


의외로 길드들의 반발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물론 그냥 제안을 했다면 씨알도 먹히지 않았겠지만 몇몇 던전에서 웨이브가 발생하였고, 그 던전을 소유하고 있던 길드의 길드장들과 간부들이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 구속까지 되다보니, 분위기가 급변했다.


그냥 제값 받을 수 있을 때 길드를 정리하고, 안전한 해외로 가족들과 이주를 하는 게 낫겠다는 분위기가 길드장들 사이에서 팽배해졌다.


그 상황에서 가장 괜찮은 값을 제시하며, 길드원들의 계약까지 유지하겠다는 승천 길드가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였다.


물론 길드원들의 계약 유지는 3등급 이상의 헌터들 까지만 해당되었다.


원래부터 2등급 이하의 헌터들은 헌터로 취급도 잘 못 받던 인원들이었기에 별다른 이슈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도 관심이 없던 계약 해지가 된 2등급 이하의 헌터들은 우리 경이로운 매니지먼트가 적극적으로 접근해 우리 소속으로 계약을 했다.


그렇게 승천 천하가 될 것 같았던 대한민국 헌터 업계가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계속해서 승승장구를 한 것은 아니었다.


K.H.T와 쉴드, 경이로운 매니지먼트가 연합해 만든 [대한민국 길드 연합회]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연합에 회의적이던 K.H.T와 쉴드는 승천 길드의 행보에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틈을 파고든 수민이의 제안에 손을 맞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연합의 성사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내가 개발한 마법진 하나였다.


신기하게도 승천 길드 소유의 던전들과 대한민국 길드 연합회 소유의 던전들은 웨이브가 일어나지 않았다.


승천 길드는 당연히 그들과 손을 잡은 허무의 종속이 공격을 할 이유가 없으니 그런 것이었고, 대한민국 길드 연합회 소유의 던전들은 내가 만든 마법진 때문이었다.


흑마나 감지 마법진.


내가 개발을 한 마법진 하나 덕분에 이제는 승천 길드에 길드를 파는 것보다 대한민국 길드 연합회에 소속 신청을 하는 길드들이 더 늘어나고 있었다.


“새로 가입한 호크 윙 길드 소유의 던전들입니다. 흑마나 감지 마법진 설치 부탁드립니다.”


“경백아. 네가 이런 서류나 가져다줄 짬밥이냐? 그냥 비서실 직원들 보내.”


“비서실 직원들 전부 남자친구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직원들에게 남자친구 있냐고 그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비서실 직원들이 여기까지 외근 나오면 퇴근이 힘듭니다. 그냥 제가 퇴근길에 전해드리는 게 낫습니다.”


“그래? 그러면 비서 한 분 채용해서 여기에서 근무를 시키는 건 어떠냐? 연봉은 내가 사비로 낼게. 내 위아래로 10살까지는 괜찮은데.”


“비서 채용이 아니라, 여자 친구 채용하십니까?”


“하아.. 마법 연구에, 마법진 개발에, 이제는 마법진 설치 용역까지.. 죽겠다. 그나마 블린이가 던전들 도니까 다행이었지. 안 그랬으면 SP 전부를 돈으로 살 뻔 했잖아. 그래서 시간이 없어.”


“그냥 결혼 정보 회사를 이용하십시오.”


“야! 로맨스가 없잖아! 운명적인 만남이 중요하다고!”


“비서 채용이나 결혼 정보 회사나 뭐가 다르다고.”


“뭐라고?”


“아닙니다. 내일 마법진 설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5등급 던전 하나만 더 클리어 하시면, 6등급 솔로잉 헌터 자격 취득이 가능하십니다.”


“그래. 정말 길었다. 이 천재 마법사가 아직까지도 5등급 헌터라니.. 이건 대한민국의 엄청난 손실이었어.”


“... 저는 식사 준비하러 올라가겠습니다. 그 이상한 로봇들은 대충 만지시고, 빨리 올라오세요.”


“로봇 아니고, 골렘.”


“아무튼 그것만 만지시면 식사도 안하시고, 날을 새시잖습니까. 적당히 하시고 올라오시죠.”


“야! 우리 엄마도 그렇게 간섭은 안 했어.”


“어머님이 연락 하셨습니다. 밥 잘 안 챙겨먹으면 찾아오시겠다고.”


블린이보다도 더 작은, 로봇을 닮은 골렘을 만지려던 내 손을 급히 멈춰 세우고 황급히 작업실을 빠져나왔다.


“가자. 그런데 고기반찬이냐?”





“삼촌! 골렘이는 언제 같이 던전 놀이터 같이 갈 수 있을까요?”


오늘 들어가려고 하는 던전의 앞에서, 블린이는 나에게 골렘에 대해서 물어보고 있었다.


“블린이는 골렘이랑 놀고 싶니?”


“네! 골렘이는 말은 못하지만, 착해요! 손가락에서도 맛있는 맛이 납니다! 같이 놀고 싶어요.”


“블린아. 골렘이 먹는 거 아니니까 먹으면 안 된다.”


“네! 맛만 보겠습니다!”


귀여운 블린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골렘이는 아직 애기라 같이 던전에 못 들어가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줘. 대신에 우리 블린이 갑옷은 바꿔줬잖아.”


“헤헤헤. 마음에 들어요! 변신!”


[위잉.. 철컹! 끼리릭.. 철컹! 우우우웅!!!]


소환된 파츠들이 자동으로 소환되어 조립되며, 블린이의 온몸을 감싸왔다.


변신이 완료된 블린이는 금속 전사의 모습이었다.


블린이를 감싼 방어구 파츠들 덕분에 내 키보다 더 커진 블린이는 4등급 보스 몬스터와도 일대일이 가능할 정도로 강해졌다.


실력 자체도 늘어났지만, 내가 만든 방어구의 힘이 더 크다.


온몸을 감싸 틈 하나 없는 금속 방어구는 온갖 마법진들을 새겨놓아 블린이의 신체 능력 향상과 생존력을 강화시켜 주었다.


‘가장 핵심은 블린이의 오러를 증폭하는 핵과 골렘의 인공 근육이지.’


골렘 마법은 내 생각과 전혀 다른 마법이었다.


게임에서처럼 주변의 재료를 이용해 소환되어 탱커 역할을 해주는 소환물이 아니었다.


아니. 소환물 자체가 아니었다.


‘그냥 골렘 제작 기술이라니.. SP 다 모아서 돈이 안 들어갈 줄 알았는데, 더 많은 돈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 지식을 이용해서 블린이가 착용할 장비를 먼저 제작해보았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던전 안쪽에서 작동이 가능한 물건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개발한 장비는 블린이의 원래 장비를 대체할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골렘 제작 기술을 활용하면, 시스템에서도 인정이 되나보다.


그렇게 업그레이드가 된 강력한 방어력과 오러 증폭, 길어진 리치 덕분에 기존의 블린이보다 최소한 두 배는 더 강해진 것 같았다.


“마법사님 안녕하십니까? 블린이도 안녕!”


“안녕하세요!”


K.H.T 소유의 5등급 던전 입구 쪽으로 다가가니, 입장 준비를 하고 있던 헌터들이 나와 블린이를 향해서 인사를 해왔다.


“안녕들 하십니까! 선배님들. 어떻게 저희 마법 스토어 제품들 사용은 하실 만 하신가요?”


“어이고 그럼요! 이거 없으면 이제는 어떻게 헌팅가야 하나 걱정될 정도입니다. 방독면 차고 들어갔을 때는 어찌나 덥고 짜증 나던지요. 거기에 습기까지 차면 보이지도 않아서 위험했고요. 그런데 마법사님이 개발하신 요 목걸이 하나면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으니까 아주 천국입니다.”


“좋아해 주시니 저도 정말 좋네요. 야간시력 아이템도 괜찮나요?”


“당연하죠! 이 스티커 하나 덕분에 던전 안쪽이 아주 환하게 보입니다. 이거 없을 때는 랜턴 들고 조마조마해 하면서 스카우터 생활했는데, 지금은 아주 대낮처럼 걸어 다닙니다. 하하하.”


내가 개발한 각종 장비들을 대한민국 길드 연합회들에 가입한 길드들에만 제공을 하고 있었다.


돈을 벌고자 했으면 더 많은 돈을 벌수도 있었겠지만, 헌팅 관련한 장비들은 우리 연합회에서만 사용할 수 있게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헌터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았다.


편하기도 했고, 실제로 사망률도 급격하게 감소를 하는 중이다.


“그럼 저도 이제 그만 던전 들어가 보겠습니다. 수고들 하십시오. 선배님들.”


“네. 몸조심 하십시오. 블린아. 이거 가져가서 먹어.”


“감사합니다!”


이미 블린이가 메고 있는 배낭 안은 불룩해질 정도로 많은 먹거리들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헌터들의 음식 선물은 끊이지 않고 있었다.


블린이가 귀여워서인 것도 있지만, 내가 개발한 장비 덕분에 고마운 마음도 같이 담겨 있었다.


아마도?


“솔로잉 5등급 이현 헌터님. 확인되셨습니다. C-17번 코스로 진입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던전 입구에서 진입 코스를 안내해주는 직원분에게 인사를 드리고, 내가 설치해놓은 마법진을 통과했다.


나와 블린이가 지나가는데도 마법진은 계속해서 녹색 빛만 은은하게 빛내고 있었다.


흑마나를 감지하면 붉은색으로 변하며, 감옥 마법을 자동으로 시전 하는 마법진이다.


실제로 이 마법진에 흑마나 마법진이 새겨진 헌터 하나가 잡힌 이후로는, 한 번도 잠입을 시도하고 있지 않았다.


붙잡힌 헌터의 몸에 새겨진 흑마나 마법진은 던전 웨이브를 일으킬 정도로 강력한 것은 아니었고, 간단한 흑마나 생성 마법진으로 내 마법진을 테스트한 것 같았다.


물론 관련법이 없어서 흑마나 마법진이 새겨진 헌터를 놔줄 수밖에 없었지만, 그냥 참고 넘어가면 우리를 호구로 알 것 같아서 보복을 해주었다.


몰래 승천 길드 소유의 던전에 잠입해서 보스룸을 날려버렸다.


죽거나 다친 인원들은 없었지만, 며칠 동안은 원인을 파악하느라 던전 이용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다섯 개의 던전에서 보스룸을 날려버리고 독 안개 마법을 개조해 악취가 나는 마법진을 새겨놓으니, 승천 길드에서 연락이 왔다.


신사협정을 하자고.


나는 신사이기 때문에 흔쾌히 서로 건드리지 않기로 약속하고, 던전 몇 곳을 더 날려주었다.


그렇게 불안한 휴전 상태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었다.





“블린아. 가서 모조리 끌고 와.”


“넵! 친구들아 놀자!”


변신 블린이는 큰 키를 이용해서 성큼 성큼 뛰어, 던전 안쪽으로 사라졌다.


좌우의 길이가 100 미터에 천장의 높이도 50미터는 넘는 거대한 통로였다.


대체로 던전의 등급이 올라갈수록 던전의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5등급 던전의 통로 또한 굉장히 넓었다.


여기에서 출몰하는 5등급 독가스 유령은 굉장히 까다로운 몬스터다.


흡입하면 폐가 굳어버리는 독가스를 내뿜고, 몸체는 유령형태라서 물리 공격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속성 또한 얼음은 완전 면역이었고, 나머지 자연계 속성들도 잘 먹히지 않았다.


그나마 불 속성 공격이 어느 정도 통해서, 불 속성의 스킬을 가진 헌터들로 이루어진 헌팅 조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배정을 받아, 일정 기간 동안 의무적으로 헌팅을 한다.


안 그래도 독가스 때문에 방독면을 쓰고 헌팅을 해야 하는데, 불 속성으로 공격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최악의 조합이었다.


헌팅을 이어가다보면 땀에 몸이 절어가고, 방독면은 너무나 거추장스럽다.


흘러내리는 땀을 방독면 때문에 닦지도 못하고, 잘못해서 눈에라도 들어가면 시야 확보가 힘들어져 굉장히 위험하다.


체력 또한 다른 던전들에 비해서 빠르게 떨어진다.


누구나 기피하지만, 던전 웨이브를 막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던전을 돌아야만 한다.


K.H.T가 소유한 5등급 던전들 중에서 가장 까다롭고, 사망률도 높은 던전 중에 하나이다.


던전 관리법 때문에 3등급 이상의 던전들 중에서 위험등급이 높은 던전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길드에 강제로 배정이 되는데, 이 던전이 그런 경우였다.


그래서 내가 이곳에 헌팅을 하러 나왔다.


다른 던전들보다 인기가 없으니, 다른 헌터 선배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 덕분에 자신들의 할 일이 줄어드니, 고마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별로 어렵지 않은 던전이니까.’


‘삼촌! 블린이 옵니다아!’


블린이의 장비에 새겨진 메시지 마법진을 통해 블린이의 생각이 내 뇌리에 전달되었다.


[쑤아아앙!!]


등에 설치된 추진기를 이용해 살짝 공중에 떠서 날아오는 블린이는, 등 뒤에 수많은 독가스 유령들을 이끌며 나타났다.


“오케이! 회오리!”


[휘우우웅!!!]


높이가 10미터는 되는 던전의 천장까지 가득 채우는 4서클의 회오리 마법이 시전 되었다.


[꽈드드득!! 휘우우우!!]


블린이를 쫓아오던 독가스 유령들이 황급히 피하려고 뒤돌아 날아가기 시작했지만, 점점 더 규모가 커져만 가는 회오리에 휘말려 회오리의 중심부로 모조리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하나 더! 회오리!”


[후우우웅!!]


독가스 유령들이 휘말려있는 회오리와 똑 닮은 거대한 회오리 하나가 그 옆에 생겨났다.


‘모여라!’


양쪽 회오리의 중심핵을 서로 가까이 접근하도록 좌표를 수정했다.


[휘우우웅!! 꽈드드득!! 드드드드드....]


두 회오리의 경계면이 맞닿기 시작하자 던전이 덜덜 떨릴 정도로 엄청난 진동이 발생하였고, 회오리가 휘도는 방향으로 하염없이 흩날리던 독가스 유령들이 반대쪽 회오리에 부딪쳐, 모조리 갈려 나가기 시작했다.


[끄아아아!!!]


귀가 아닌 몸에 직접 지르는 듯 한 비명 소리가 처절하게 들려왔지만, 그게 내가 마법을 멈출 이유는 될 수가 없었다.


[후우우웅!!! 스아아...]


결국 하나의 좌표를 공유한 두 회오리의 핵은 하나가 되어 조용히 사라졌다.


그러자 무너질 듯이 덜덜 떨리던 던전도 평화를 되찾았다.


‘후우.. 사용되는 마나를 제한했는데도, 너무 과했어.’


수십 마리의 5등급 몬스터들을 한 순간에 처리를 하는 것은 마법사인 나이기에 가능한 이적이다.


몇 번의 몰이사냥의 결과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몬스터들의 흔적들뿐이었다.


그 와중에도 내 루팅 스킬은 열심히 마석들을 인벤토리에 주워담아주고 있었다.


“블린아. 잠시 안전지대로 가서 밥 먹고 하자.”


“네!! 변신 해제!”


[기이잉.. 철컹! 철컹!]


블린이를 감싸고 있던 철갑 방어구들이 순식간에 분해되며, 접혀서 공간너머로 사라졌다.


“맛있는 밥을 먹어요! 블린이는 주먹밥을 먹을 거예요!”


“주먹밥?”


“주먹으로 밥을 쥐고 먹으면, 주먹밥입니다!”


“그래. 맞네.”


점점 더 똑똑해지는 블린이였다.


‘일반 상식 과외라도 시켜야 하나?’





“마법사님! 쉬는 시간이십니까? 이리로 오세요!”


“블린아! 누나한테 와. 누나가 수육 싸왔어.”


“우와! 수육! 블린이는 누나 옆으로 갑니다! 슉!”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조원 분들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는 각종 소환수들에 매달린 커다란 수레들이 헌터들이 사냥한 몬스터들의 사체를 싣고, 던전 입구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전투에 적합하지 않은 소환수들을 가진 각성자들의 경우에는 이렇게 몬스터들의 사체를 운반하는 일들을 하며, 생각보다 고액을 번다.


“수고들 많으십니다. 저도 잠시 밥 먹고 하려고요.”


“이리로 앉으십시오. 이것도 좀 드세요.”


자리를 양보하는 헌터 선배님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자리에 앉았다.


품속에서 필수 영양소가 전부 들어있는 영양제를 꺼내 먹으려고 하니, 선배님들이 극구 말리시며 내 손에 젓가락을 쥐여 주셨다.


그러시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시는 선배님의 모습이 정겨웠다.


“클린.”


“어이고. 감사합니다.”


“어머! 감사합니다. 마법사님!”


클린 마법으로 몸에 붙어있는 먼지들과 몬스터들의 체액을 지워드리니, 선배님들이 좋아해 주셨다.


특히나 한쪽에서 블린이의 입에 각종 음식들을 넣어주던 여자 선배님들이 좋아하셨다.


서로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니, 던전 안쪽인데도 소풍을 온 것 같은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안정된 던전 사냥의 풍경은 이렇게 평화롭다.


“아까 던전이 흔들리던데, 큰 마법 쓰셨나 봅니다?”


“아. 죄송합니다. 선배님. 제가 너무 과하게 마법을 썼나봅니다.”


“어이고! 아닙니다.”


“마법사님은 어떻게 그렇게 강해지신 거예요?”


블린이의 입에 수육을 넣어주시던 여자 선배님이 나에게 물어오셨다.


“어.. 그냥 운 아닐까요?”


실제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모든 헌터들이 운이 좋아서 각성을 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 좋은 스킬이 걸리면 높은 등급의 헌터가 된다.


나도 마찬가지로 운이 좋아서 마법사로 각성을 했을 뿐이다.


창을 사용했을 때도 지금과 똑같이 죽을힘을 다해서 노력했지만, 그다지 강해지지 못했다.


아니. 그냥 허접했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결코 운만으로 강해지는 헌터는 없는 법이지. 강한 스킬도 결국에는 갈고 닦아야 사용할 수 있는 법이니까. 우리 길드장도 처음에는 도를 잘 못 휘둘러서 자기 발목을 잘랐었는데. 뭘.”


“어? 진짜요?”


“내가 우리 길드장과 같이 헌팅 하던 사이입니다.”


“우와!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그 선배님은 웃으시며, 열심히 강철 길드장의 예전 모습들을 말씀해주시기 시작했다.


의외로 말솜씨가 준수하시기도 하였고, 강철 길드장의 실수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때 우리 길드장이 저거... 커억!”


열심히 말씀을 해주시던 선배님의 가슴에 낯선 손날이 튀어나왔다.


작가의말

누구의 손날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사로 각성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9 영원한 갈망의 마법사(3) +4 23.02.06 2,374 65 17쪽
68 영원한 갈망의 마법사(2) +6 23.02.04 2,404 61 16쪽
67 영원한 갈망의 마법사(1) +4 23.02.03 2,477 59 18쪽
66 레인보우 리자드 던전 +4 23.02.02 2,500 63 17쪽
65 관념 +6 23.02.01 2,587 65 17쪽
64 고블린 마을(2) +6 23.01.31 2,620 62 16쪽
63 고블린 마을(1) +6 23.01.30 2,748 65 16쪽
62 북한 진입(2) +8 23.01.28 2,852 71 19쪽
61 북한 진입(1) +4 23.01.27 3,172 63 19쪽
60 노예 +7 23.01.26 3,212 82 19쪽
59 히드라 +5 23.01.25 3,285 71 19쪽
58 경매 +3 23.01.24 3,479 76 17쪽
57 5서클 +11 23.01.23 3,573 82 18쪽
56 5서클 마법사를 위한 던전 +7 23.01.21 3,664 79 15쪽
55 고블린 대전사 +5 23.01.20 3,677 73 21쪽
54 마무리 +5 23.01.19 3,864 73 18쪽
53 전후처리 +7 23.01.18 3,907 93 17쪽
52 습격(2) +12 23.01.17 4,000 84 19쪽
51 습격(1) +4 23.01.16 4,102 85 18쪽
» 5등급 던전 +8 23.01.14 4,560 92 21쪽
49 슬라임 +3 23.01.13 4,482 93 19쪽
48 멸망한 세상의 대마법사. +5 23.01.12 4,784 99 19쪽
47 허무의 종속(2) +7 23.01.11 4,569 100 21쪽
46 허무의 종속(1) +5 23.01.10 4,737 93 21쪽
45 저주받은 헌터 +5 23.01.09 4,947 98 19쪽
44 마나하트 +6 23.01.07 4,926 115 16쪽
43 흑염룡 +6 23.01.06 4,843 97 20쪽
42 학원 제휴 +4 23.01.05 5,341 99 17쪽
41 일회성 던전 공략(2) +11 23.01.04 5,288 96 17쪽
40 일회성 던전 공략(1) +6 23.01.03 5,419 103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