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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아이시루스
작품등록일 :
2020.02.2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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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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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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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툴롱 - 4

DUMMY

유럽 유수의 열강들과 중소국들이 대프랑스 동맹을 맺고 연합전선을 형성할 때도, 제노바 공화국은 동맹에 가입하지 않고 사태를 관망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상호방위협정을 맺지만 않았을 뿐, 그들은 영국의 함대에게 항구를 빌려주거나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에게 프랑스의 정보를 넘기고 이탈리아 용병들을 팔아넘기는 등 실질적으로 프랑스를 적대해왔다.

뭐, 그들은 상업적 행위라고 우겼지만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했고 프랑스 측에서는 이를 갈며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괜히 중립국에 대한 공격을 국민공회와 육군사령부가 흔쾌히 허락한 게 아니다.

피어몬테 지방이 대프랑스 동맹국들에게 넘어가자 제노바 공화국은 아예 대놓고 그들에게 보급물자를 대주는 중이었다.


'여러 사단들의 보급품들을 넉넉히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군이 얻을 수 있는 물자와 재원 역시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지.'


국민군은 만성적인 물자, 재정 부족을 시달리는 중이었고 나폴레옹이 이끄는 알프스 방면군도 마찬가지였다.

국민공회의 의원들도 머저리들이 아니었기에 군대가 전투력을 유지하려면 임금지급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다.

다만 공화국은 정말로 돈이 없었다.

구체제부터 쌓여왔던 프랑스의 재정적 파탄을 그대로 이어받은 공화국의 금고는 처음부터 바닥이었고, 국제은행들은 그들의 재정안전성을 믿지 못해 돈을 빌려주지 않았으며, 국채 가격은 나날이 폭락을 거듭하는 중이었다.

정부가 이들의 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나폴레옹은 자신이 직접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마르세유에서 했던 여러 가지 훈련들은 제노바를 비롯한 프랑스의 적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기만 행동이었군! 보니, 역시 너는 정말 대단한 전략가야!"


휴가 갔다가 돌아와서 전말을 들은 부리엔의 말이었다.

뭐, 그런 이유도 없진 않지만, 병사들 상태가 너무 한심해서 훈련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굳이 내뱉지는 않은 나폴레옹이었다.

나폴레옹과 라마달레나까지 같이 종군하고, 칼비 전투에서는 함께 싸웠던 공이 인정되어 부리엔은 무려 소령의 직책을 달았다.

이제 그는 충분히 한 대대의 장을 맡거나 고위 장성의 작전 참모로 활동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나폴레옹의 비서 겸 부관으로 남길 자처했다.


"우리가 준비하는 ‘원대한 기동’의 생명이 신속함과 은밀함이라는 것은 너도 잘 알겠지. 적국의 스파이들로부터 노출당하지 않을 방법을 강구해보라고."


총알처럼 튀어나가서 송곳처럼 파고들고 전리품을 챙긴 뒤 유유히 달아나는 것이 목적이다.

당연히 군대의 기동력이 가장 중요했고, 적들의 방심을 유도할 수 있는 계책이 그 다음.


"이번에는 국민공회와 육군사령부의 허락을 맡아 놨겠지? 침략한 적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격퇴했어야 했던 칼비 전투나 여적행위를 했던 상관이 있었던 라마달레나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달라."


"물론. 이미 작전 계획서를 사령부에 보냈고 승인까지 받았다. 자네가 유유히 휴가를 갔다 온 사이에 말이지."


씨익 웃은 부리엔이 각 잡힌 경례를 올렸다.


"그럼, 각하! 소관은 다른 장교들과 함께 ‘위대한 기동’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최적의 방식을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나폴레옹은 심드렁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것도 이미 다 끝내놓았다. 이제 귀관이 해야 할 일은 짐이나 싸두는 것뿐이라네."


=


프랑스의 남동쪽 최전선인 니스 요새로부터 제노바까지의 거리는 약 125마일이다.

미국으로 망명간 파문 주교 탈레랑이 새로 고안한 거리 단위 '미터법'으로 환산한다면 약 200km.

본래의 국민군이라면 최소 10일을 행군해야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하지만 25일간 기동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성과가 있었고, 돈을 벌러(?) 가는 병사들의 의욕이 대단할 것이라 판단한 나폴레옹은 이 거리를 일주일 안에 주파하기로 했다.


"보급은 최대한 현지에서 징발한다. 보급마차에는 민가나 도시에서 징발하기 어려운 군수품들만 싣는다. 우리는 불필요한 교전을 피하고 전속력으로 행군하여 제노바에 진군한다."


본래의 작전은 니스와 제노바 사이에 있는 알벤가 요새를 과감히 생략, 곧바로 제노바로 입성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 젊은 부사관이 새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알프스 방면군 제4 보병대대 앙도슈 쥐노입니다. 사령관 각하께 질문사항이 있습니다. 아군 사단이 알벤가 요새를 점령할 수 있다면, 하는 게 이득이 아닙니까?"


"당연한 말을 하고 있군."


"저에게 알벤가 요새를 하루 만에 떨어트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령관 앞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서 눈길을 받겠다는 듯 쥐노의 발언은 씩씩하고 의욕 넘쳤다.

쥐노의 계책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알벤가는 군사적 요충지이자 지중해 무역의 거점이기도 한 도시로, 사업가와 금융가들을 중심으로 한 외부인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었다.

그런 특징을 이용하여 군인들을 위장시켜 알벤가 시 내부로 침투시킨다.

그리고 본 부대를 전진시키고 대로와 간선도로를 봉쇄, 알벤가 시를 혼란에 빠트린 후 위장시킨 군인들로 하여금 요새의 문을 간단히 열게 하자는 것이었다.


"......"


우선 쥐노 상사의 작전에는 몇 가지 허점이 있었다.

아무리 알벤가가 상업도시로써 개방되어 있다 쳐도 외부인들이 요새 내부까지 들어가기는 어렵다는 것.

군인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아무리 위장을 한다 해도 티가 났고, 애초에 요새 내부는 전시상황이 아니더라도 개방이 허용되지 않은 곳이다.

전문적인 스파이들을 양성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런 유능한 스파이들은 국가의 귀한 전력이기에 이런 일에 투입될 수 없다.


또 다른 허점은 알벤가의 북서쪽으로 약 50마일 정도 떨어진 쿠네오 시에 주둔하고 있는 오스트리아군의 존재다.

그곳의 오스트리아군의 숫자는 약 2만 명으로 알프스 방면군의 숫자보다 4배는 더 많았다.

알벤가 요새가 포위당했다는 소식이 그들 귀에 들어간다면 곧장 남하할 텐데 그것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없었다.

경력이 많은 장교들은 그 허점들을 파악하고 쥐노를 강하게 질책했다.

의욕 넘쳤던 상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잠깐."


나폴레옹은 그들의 말을 끊었다.


"쥐노 상사의 발언은 일견 어설픈 부분이 있었으나 나는 그걸 듣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다. 음.... 어쩌면 우리가 본래 세웠던 계획보다 훨씬 더 빨리 제노바에 입성할 수 있을 지도 모르는."


나폴레옹은 침착하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나갔다.

그의 말을 듣는 장교들의 표정은 놀라움과 아리송함이 공존했다.

나폴레옹은 웃으면서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쥐노를 바라봤다.

그 모습이 마치 ‘요놈, 쓸 만하네.’ 라고 하는 것 같았다.


=


모든 보급 계획을 철회하고 다시 세웠다.

보급마차는 더욱 축소되어 최소한으로 압축되었고 그 마차에는 말들의 먹이인 건초와 콩, 귀리 등과 약간의 군수품만이 실렸다.

무거운 대포와 장약, 포탄들은 단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다.

심지어 모든 병사들이 직접 들고 운반해야하는 머스킷 용 탄약포(화약과 기름종이, 총알)의 개수도 정량인 30개가 아닌 10개로 대폭 줄였다.

천막도 들고 가지 않았다. 모든 병사들과 장교들은 나무 사이에 비박을 걸고 그곳에서 자게 만들었다.

오로지 행군속도만을 생각하는 극단적인 부대의 경량화였다.


"이렇게 가도 성공할 수 있는 걸까? 보급은 전쟁의 기본이라는데...."


"낸들 아나.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결정하겠지."


“우리 사단장이 딴 건 몰라도 전투에는 유능하다니 믿어봐야지, 뭐.”


불안해하는 병사들의 중얼거림을 들으면서도 나폴레옹은 강행군을 이어갔다.

가벼워진 짐을 들고 알프스 방면군은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쭉쭉 진군했다.

그들은 거의 하루 종일을 걸었다.

밤 11시에서 새벽 5시까지 약 6시간 동안 주어진 수면시간을 제외하고는 밥과 물도 걸으면서 먹고 마셨다.

그 덕분일까. 1793년 7월 14일, 니스에서 출발한 지 이틀 만에 알프스 방면군은 알벤가 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신속함은 곧 은밀성과 보안을 뜻하기도 했다.

그 어떤 세작들도 잠깐 사라진 알프스 방면군이 이틀 만에 알벤가 시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상상 하지 못했다.

알벤가 요새는 수성에 대한 어떤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도로망을 차단해라. 개미새끼 한 마리 통과할 수 없도록 철저히 걸어 잠가.”


“운송되는 모든 물품들을 거둬들여라. 단, 사람들은 해치지 말도록.”


알벤가 시의 시민들은 프랑스군의 등장에 기겁을 했다.

시민들과 상공업자들은 시장의 명령도 무시한 채 살고 싶다며 요새 내부로 도망쳤다.

시의 병사들은 이를 막지 못했고, 알프스 방면군은 되려 이를 방관했다.

요새 바깥에는 두려움에 떠는 시민들만 남았다.

알프스 방면군은 그들에게 손대지 않고 시 내부의 요새를 포위하기만 했다.


“놈들은 모를 거야. 우리가 완전히 몸만 왔다는 걸. 화약이나 철탄은커녕 대포조차도 없었는데.”


“큭큭큭.... 나중에 사정을 알게 된다면 뒷목 좀 잡겠는 걸?”


방면군 병사들이 중얼거리는 사이 요새 내부로 도망 온 시민들과 상공업자들은 아우성을 쳤다.

급하게 도망치느라 귀금속 몇 가지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수성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기에 요새 내부에는 식량이나 물자도 부족했다.

그제서야 병사들은 시민들을 차단하라는 시장의 말을 들을 걸 하면서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요새 바깥 창고에 다량의 대포와 화약, 머스킷 등의 무기들을 발견했습니다. 영국제, 오스트리아제, 프로이센제.... 아주 다양합니다. 놈들이 수성을 각오하면 이 대포들로 박살내줄 수 있겠군요.”


“차용증과 채권, 토지문서 등을 비롯한 주요 서류들도 전부 시청과 창고 안에 남아있습니다. 우리의 기습은 아주 효과적이었습니다!”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소에도 외침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듯 합니다. 아마 요새 내부에는 식량도 얼마 없을 겁니다.”


이렇게까지 상황이 술술 풀릴 줄은 예상 못했던지 병사들도 장교들도 싱글벙글 이었다.

기습적으로 들이닥친 것만으로도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나폴레옹은 이번에도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파격으로 성공을 따내기 직전까지 왔다.


요새를 포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알벤가 시장의 비서로 보이는 이가 시장의 전언을 가지고 왔다.

민가에 대한 약탈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 하에 항복하겠다는, 알벤가 시장 폴로비체 데부아의 협상제안이었다.

나폴레옹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나폴레옹은 대포 한방 쏘지 않고, 병사 한 명 희생하지 않고 알벤가 시와 요새를 단 4시간 만에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장교들과 병사들은 환호와 찬사 속에서 나폴레옹은 알벤가 요새로 입성했다.


"어떤가, 상사? 요새 내부로 침투시키는 것이 꼭 우리쪽 사람일 필요는 없다네."


앙도슈 쥐노는 대답도 잊은 채, 입을 떡 벌리고 두 눈만 휘둥그레 뜨고 있을 뿐이었다.

그가 이 작전을 통해 받았을 충격을, 그 표정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나폴레옹은 가볍게 웃고는 휘하 장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한번 맺었던 약속은 지켜야한다. 휘하 병사들을 잘 단속해라. 약탈은 없다. 우리는 더욱 부유한 도시, 제노바 공화국의 심장을 가져갈 것이다."


"""옛! 알겠습니다, 각하!"""


"이곳에는 오스트리아, 영국, 스페인 놈들에게 건네주지 못한 대포와 화약, 머스킷, 식료품 등이 잔뜩 쌓여 있다. 우리는 민가에 대한 약탈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했지만 제노바 공화국으로부터의 ‘공적 징발’이 없다는 말까지는 하지 않았지 않은가?"


데부아 시장이 듣는다면 뒷목 잡고 쓰러질만한 이야기였지만 어찌됐든 프랑스 말을 끝까지 듣지 않은 그의 잘못 아니겠나.

방면군의 장교들은 치솟는 웃음을 감추지 않으면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적의 보급품으로 채워 넣는 보급은 생각 이상으로 달달했다.


작가의말

바얀티무르님 후원금 정말 감사합니다 (__)

읽어주신 모든 분들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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