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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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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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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회(會)

DUMMY

적색으로 가득 찬 어두운 공간.


붉은 색으로 정리된 그곳엔 상석 하나와 열 두 개의 자리로 이루어진 거대한 원탁이 하나 있었다.


자리들 사이사이엔 각자를 상징하는 것인지 작은 나무로 된 목패에 숫자가 적혀있었다.


일(一)부터 십이(十二)까지. 숫자가 적혀져있는 자리엔 가면을 쓴 여섯 명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전부 상석에 앉아있는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얼굴을 검은 천으로 가리고 있는 사내는 팔짱을 끼고 상석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본래 이곳에 자리하고 있던 자들을 생각하면 몹시도 오만한 작태였지만 사내에게서 나오는 공간을 일그러트리는 기운은 그런 모습마저 너무나도 잘 어울리게 만들고 있었다.


사내가 입을 열었다.


“그래.... 십령(十令)부터 십이령(十二令)까지 전부 죽었다라...”


그는 원탁의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자들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지금 그의 앞에 고개를 조아리는 자들은 무영 일행을 습격했던 령들을 따라다니던 초절정 고수들이었다.


무영에게 죽은 두 명과 사로잡힌 여인을 제외하면 살아남은 모두가 그곳에 있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사내가 원탁의 사람들 중 삼이라고 적힌 자에게 물었다.


“십령부터 십이령까진 삼령(三令) 자네의 일파(一派). 그들의 정확한 실력은 어느 정도였나. 삼령.”


일전 령들이 말한 괴력난신을 소환하는 일파의 수장이 바로 삼령이었다. 삼령은 자신에게 말을 건 사내, 그들을 모으고 그리고 지배하는 자인 회주(會主)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그들의 실력은 전력을 다하면 각 세력의 절대고수들과 비견 될 정도. 십령의 경우는 확실하게 동수였을 겁니다. 회주”


그는 령들이 변화된 모습을 본 적이 없음에도 그들이 어느 정도였는지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그렇군. 아쉽게도 아직 그 정도인가.... 그들이 겨우 현무대를 비롯한 자들을 제대로 죽이지 못하고 죽은 것은 확실한 손해. 안타까운 일이야.”


절대고수와 비견되는 괴물들을 아직 이라고 칭하는 사내, 사내의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죽은 령들의 힘은 아직 모자란 상태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패황이 자신의 비검을 보냈으니 말이죠.”


이(二)가 적혀진 자리에 있는 이령(二令)이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자들을 대변해서 회주에게 말하였다. 세 명의 령이 죽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예상한 일 다만 그들이 준 피해가 예상보다 너무 적을 뿐이었다.


‘대사(大邪)의 힘은 일령(一令)과 동등한 수준인건가.’


이령은 고개를 틀어 회주의 발치의 자리에 앉아있는 일령을 쳐다보았다. 일령은 회주가 심혈을 기울여 키운 자로서 그의 오른팔격인 회의 미래를 책임질 인물이었다.


그때 옆에 있던 한 사내가 손을 들며 물어보았다. 그의 앞엔 육(六)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회주, 파천마제(破天魔帝)에게 죽은 사령(四令)과 오령(五令)의 죽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겁니까?”


사령은 죽은 당대 천마(天魔)를 오령은 혈마(血魔)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육령(六令)은 죽은 그들과 연관되어있었는지 그의 목소리 안쪽에는 희미한 분노가 담겨있었다.


“그들과 같은 일파였던 육령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파천마제의 행보는 우리의 목표와 거의 같습니다. 지금 그에 대한 보복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이령에게서 나왔다. 이령은 회의 군사 적인 역할을 맞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회의 자금 등의 운영을 총괄하는 이였다.


으드득


그 말을 들은 육령에게서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다. 육령 그도 파천마제의 행보가 그들의 행보와 겹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육령은 그를 가만히 놔둬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회주! 파천마제는 위험합니다. 그는 아직 젊고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벽을 넘어선 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졌다. 정확히는 육신은 쇠락할지언정 내공만큼은 끊임없이 쌓여간다는 것이 맞았다. 물론 그 전에 멈춰서는 무인들이 대다수였지만 삼존은 이미 벽을 넘은 고수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


이곳에 있는 자들도 전부 벽을 넘은 강자들이었지만 회주를 제외하곤 그들에 비견될 자는 일령 한명밖에 없었다.


게다가 파천마제는 무림 삼존 중 가장 젊었다. 무신(武神)이 육십 대, 패황(覇皇)이 세수 일백을 헤아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제 오십을 넘긴 파천마제는 그들을 넘어설 가능성을 지닌 자였다.


“육령, 그렇게 생각하면 파천마제뿐만 아니라 삼존 전부가 위험한 자들입니다. 당장 우리의 목표를 생각하세요.”


“알겠습니다...”


이령은 육령의 외침에 경고를 남기며 조언했다. 그 말에 육령이 마지못하여 대답하였다.


아무리 파천마제에 대한 분노가 있어도 목표를 망각하면 안됐다. 령들이 모두 회의 목표를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 개중엔 자신들만의 목적이 있는 자도 있었고 힘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들어온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회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곤란했다. 현재 파천마제의 행보는 그들이 바라고자 하는 움직임과 거의 같았다.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그들을 도와줄 자를 그들의 손으로 처리한다는 것은 손해였다.


게다가 그는 마도(魔道)의 주인이 된 자, 그를 제거하기 위해선 최소한 일령(一令)을 포함하여 다섯의 령은 더 나서야 최소한의 손실로서 제거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회주가 나선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회주께선 이제 천하제일이라고 불러도 모자라지 않을 힘을 얻으셨다. 이젠 그 패황과 결전을 치르셔도 승리하실 수 있으실 거야.’


회는 무림의 뒤편에 존재하는 만큼 정보를 얻는데 능했다. 하지만 그들의 전력을 드러내면 당장이라도 무림 전체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그들은 단 하나의 절대자의 등장에 그 행보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패황(覇皇), 여타 다른 무인들과 다른 진정한 의미의 절대고수


이제는 무신과 파천마제, 그리고 회주와 일령, 추측한 바로 대사까지 있긴 하지만 20년 전만해도 단순히 벽을 넘은 고수 중에서 손꼽히게 강하다는 의미를 지닌 자들과 달리 그는 정말로 절대라는 말이 어울리는 괴물이었다.


그 어떤 것도 범접할 수 없던 무력은 당시 회주 스스로 그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자인할 정도로 강했다.


20년 전 그런 패황을 피하여 숨었던 굴욕적인 회는 더 이상 없었다. 그들은 강해지기 위하여 수많은 방향으로 끊임없이 파고들었고 드디어 힘을 얻는 방법들을 알아내었다.


십령부터 십이령은 그 방법들의 실험에 가장 처음 받은 자들로, 삼령이 주도하는 괴력난신과 몸을 합친 이들이었다. 처음부터 희생양으로 발탁된 이들이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에게 힘을 준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것을 받아드렸다.


그리고 회주가 얻은 힘은 그들과는 전혀 비교가 안 되는 강대한 힘이었다. 이령은 그렇게 생각하며 다른 령들을 쳐다보며 말하였다.


“다른 령들께선 말하실 게 있습니까?”


“내 한마디 말을 꺼내겠소.”


이령의 말에 척 보기에도 상당한 덩치를 지닌 자가 말을 꺼냈다. 그는 여덟 번째 령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권을 익히고 있는 권사인 것인지 단련된 두 손이 인상적인 사내였다.


“들리는 풍문으론 구령의 가문에 위기가 찾아온 것 같더군요. 회에서 이를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치 걱정된다는 듯이 꺼낸 말이었지만 그 속에는 숨길 수 없는 비소(誹笑)가 담겨져 있었다.


“닥쳐라 팔령.”


그것을 알아들은 것인지 구령에게서 날선 말이 날아왔다.


“흐....네놈 가문에 대한 소문이 온 무림에 났더구나. 어리석은 놈아,”


팔령은 그런 구령의 날선 말에도 또다시 비웃음을 띄우고 그를 향하여 도발하였다. 구령 역시지지 않으려는 듯 소리쳤다.


“하! 오대세가의 위치로 잃어버리고 멸문한 가문의 후예 주제에 가소롭군.”


구령을 팔령을 향하여 도발을 하였지만 그럼에도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하였다.


“가소롭다라 크흐흐 당장이라도 내 밑의 세력들만 가지고 정도(正道)에 천명하면 네놈 가문의 자리를 빼앗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세력도 밑돌아 벽을 넘은 고수도 없는 제갈조차 못 넘는 네놈의 주제를 파악하는 게 좋을 거다.”


“감히...... 좋다 죽여주마.”


팔령의 계속된 도발에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구령의 몸에서 검은 기운들이 솟아올랐다. 그러자 그들의 앞쪽에서 원탁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던 초절정 고수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하나 둘 쓰러졌다.


“쯧, 이것조차 못 참는 건가. 왜 네놈이 구(九)고 내가 왜 팔(八)인지 모르나보구나 멍청한 독물(毒物)아.”


그렇게 말한 팔령은 자신의 양소매를 걷으며 두꺼운 팔뚝에 힘을 주었다. 묵직한 기운이 팔령의 몸을 따라 올라갔다. 일촉즉발의 상황, 서로를 바라보며 이를 드러내던 그들의 사이에 순신간에 한 사내가 나타났다.


“크흡!”


“억”


나타난 사내는 왼손으론 구령을 오른손으로 팔령의 턱 끝을 살짝 치고선 그들의 사이에 두고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오만하게 섰다.


팔령과 구령 벽을 넘은 것이 확실한 두 사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급소를 맞고선 주저 앉아버렸다. 순식간에 주저앉은 두 령들 그들이 반응조차 못하게 만든 이는 일령.


그는 구령과 팔령을 향하여 경고의 말을 꺼냈다.


“그대들은 이곳이 누구의 앞인지 잊은 건가. 한번 더 회주의 앞에서 경거망동하였다간 이렇게 가벼운 처사로 끝내지 않을 걸세.”


그 나이 대가 그들 보다 한참 어린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젊은 목소리,


팔령과 구령은 일령의 말을 들으면서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였다. 정확히는 자신들의 힘에 자신이 있는 그들은 일령의 움직임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였다는데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아무리 저 독물에게 신경이 팔려있었다고 한들, 7할 이상의 내공을 끌어올린 상태였다. 헌데도 감지조차 못하다니...’


팔령은 자신의 전력은 아니었지만 그가 기척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다가온 일령의 실력에 놀랐고 구령은 오래전 자신이 회에 소속되는 결정을 내리게 된 날을 떠올렸다.


자신의 무력에 대한 자존심으로 꽉 들어차있던 그 시절, 그것을 완전히 부정시켜버린 괴물과 조우했던 날을 말이다.


‘.....그 괴물...대사뿐 만아니라 이 사내 역시 격이 다른 건가!!!’


강호에선 십무성 중 한명이라 불리는 자, 당가의 수장인 독왕은 또 다시 충격을 받았다. 독왕은 무림삼존과 마주한 적이 없었다. 정확히는 그 궤를 달리하는 힘을 조우한 적이 없었다. 다만 이것 하나 만큼은 알 수 있었다.


대사와 일령 저들은 그가 닿지 못할 경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으드득


이를 한번 갈은 독왕은 다시 몸을 일으켰다.


“난 먼저 돌아가겠소. 누구의 말대로 가문의 위기라서 말이지.”


한마디 말을 남기고 떠나는 그의 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진한 분노에 잠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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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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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괴승(怪僧) 지백 2 +2 21.10.17 477 12 11쪽
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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