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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게 살자

이세계에서 전생 기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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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24.05.30 07:44
최근연재일 :
2024.07.0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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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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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019. 엘프 궁술을 배우다

DUMMY

“나도 조금 전 쏜 화살 딱 한 대밖에 없어. 미스릴 화살은 위력이 센 대신 비싸기도 하고. 정령과 계약하지 않으면 회수가 어려워서 쓰기도 어려워. 그래서 엘프의 궁술이 특별하다는 거야.”


그 말은 즉, 정령과 계약한 나도 하나 정도는 장만해둬라 라는 소리구나.


“실피네스 미스릴 화살 회수해 줘.”


설명을 마친 엘리나는 바람의 최하급 정령 실피네스를 소환해서 숲으로 날아간 미스릴 화살을 찾아오게 했다.

그때 정령석 목걸이를 항상 착용하고 있던 나는 스승과 계약한 실피네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맨날 이런 잡심부름만 시킨다니까. 이름도 안 주고. 챗...


지난번 정령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면 좋다고 했더니, 높은 등급 정령들에게만 이름을 붙여줬나 보다.

가뜩이나 엘프와의 계약은 납치 계약이라는데, 저러면 삐질만하지.


“스승 혹시 정령들한테...”

“그래. 맞아. 정령들한테 화살을 회수시키는 게 엘프 궁술의 핵심이야. 엘프가 최고의 궁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엘븐보우도 있지만, 싸우면서 화살을 회수해 올 수 있다는 데 있었지.”


엘리나가 말을 끊은 덕분에 조언을 멈추며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물론 이것보다 더 고등의 기술이 있어.”

“여기서 더 고급 기술이 있다고?”

“당연히 있지. 하지만 아직 네 수준에 가르칠 내용은 아니야. 일단 남의 도움 없이, 원하는 곳에 화살을 맞출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해.”


사실 조금 전 나무를 정확하게 맞출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엘리나가 보조해 줬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

“많이 쏴보는 수밖에 없지.”

“젠장 꼼수는 없는 거구나...”


엘리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내 팔목을 붙잡고는 작은 목소리로 주문을 외웠다.


-땅, 불, 바람, 물. 원소의 힘이여 드러나라. 엘레멘트 인스펙션!


마나가 내 몸을 훑고 지나가자, 내 몸에 축적된 마나에 대한 정보가 엘리나에게 전달되었다.

엘리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야!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건 조금 전에 확인했지만... 이번엔 불의 마나가 지난번처럼 다른 마나의 양을 월등하게 뛰어넘었잖아? 딱 지난번 바람의 마나 수준으로.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녀의 질문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몰라. 내가 천재라 그런가? 스승이 나보다 선배니까 더 잘 알지 않겠어?”

“나는 모르지. 마법을 처음부터 할 수 있었으니까.”

“스승도 모르는구나... 근데 나도 몰라, 갑자기 마법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불에다가 손을 구워보기도 하고, 멀리 나가 바람을 맞아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해보긴 했지만. 그게 도움이 된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흠...”


엘리나도 이제는 뭔가 이상함을 느끼는 것 같았지만, 정말 어떻게 마나를 처음 모아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기 때문인지 딱 내 상태에 대해 집어내지는 못했다.


“혹시 너... 나 모르는 곳까지 가서 몬스터를 잡으러 다니는 건 아니겠지?”

“몬스터? 이 주변에 나오기는 해? 스승이 매번 감시하잖아.”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만약 그런 일이 있으면, 몬스터의 영혼석은 네가 깨도 되니까 날 꼭 부르고 내 앞에서 해. 괜히 욕심내다가 사고당하지 말고. 이 바보 제자야...”


엘리나는 귀를 축 늘어트리고 자신의 빈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내게 진지한 충고를 전했다.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나가 어떻게 늘은 건지, 정령권이나 정령왕에 대한 것들은 비밀로 하더라도.

적어도 정령술에 대한 비법은 다시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스승, 아까 말이 끊겨서 하다 말았는데, 아직도 계약한 정령들에게 이름을 다 안 지어준 것 같네? 최하급 정령에게 실피네스라고 했지?”

“어. 최하급 정령은 크게 힘이 없어서 중급 정령들에게만 따로 이름을 지어줬는데...”

“하급이나 최하급 정령에게도 이름을 지어주는 게 좋을 거 같아. 최근에 느낀 건데 정령과 친해지면 내 말을 더 잘 듣는 것뿐만이 아니라 정령 마법을 쓸 때 술자의 정령력을 조금 덜 사용하게 되더라고.”

“뭐? 그게 진짜야?”

“응. 그리고 숲을 감시하라고 보낸 정령들한테도 돌아가면서 하루씩은 쉬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왜? 그것도 정령들과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거야?”

“정령들은 어떻게 보면 우리처럼 살아 숨 쉬는 생명체라서, 그들도 자기만의 할 일이 있을 거라고. 매번 같은 임무를 하다 보면 지칠 테니까, 정비도 하고 싶을 거고. 휴식을 잘 챙겨줘야 더 친해지지 않겠어? 쉬면 능률도 오를 거고.”


아니, 사실 솔직히 말하면 쉬는 날에는 우리 창고에 정령권을 하러 올 거다.

그래도 휴식을 즐길 수 있게 됐으니, 엘리나에게도 호의적이 되겠지.


“아아...”


내 조언을 깊이 생각해 보던 엘리나는 자신과 계약한 하급과 최하급 정령들을 모두 불러서 새로 이름을 지어주고.

숲을 경계하게 놔두었던 세 중급 정령을 불러 3일에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쉬도록 지시를 내렸다.

정령에 대한 얘기로 바로 이슈를 바꾼 탓인지, 더 이상 마법에 대해 질문하는 일은 없었다.


* * *


시간은 화살처럼 쏜살같이 흘렀다.

그동안 수련이 끝나면 매번 하루에 나무 한 개 분량의 화살을 쐈다.

어느새 소비한 화살의 개수가 아름드리나무로 50여 개 분량이 되었을 때쯤.

비로소 나는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을 모두 맞추고, 눈을 감고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화살을 날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아무래도 나에겐 남성 모두가 총을 쏠 줄 알고 궁술과 FPS의 민족으로 불리던 전생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를 쏘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덕분에 스승의 생각보다 빠르게 진도를 뺄 수 있었다.

그러자 엘리나가 나에게 엘프 궁술의 마지막 고급 기술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엘프 궁술을 사용하기 위해선, 일단 바람의 중급 정령과 계약을 해야 해. 화살을 쏘기 전에 바람의 중급 정령에게 내가 원하는 곳을 말하면, 화살을 쏘면 바람의 중급 정령이 방향을 비틀어 주지. 내가 신호하면 한 번 저 나무 위를 쏴봐.”


화살을 재고 쏠 준비를 하는 사이, 엘리나는 그녀가 계약한 바람의 중급 정령인 엘리파인을 불렀다.


“엘리파인 토마스가 쏘는 화살이 저 나무의 뒤편에 맞게 해줘. 알았지?”


그녀의 제안에 엘리파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엘리나가 이쪽에 신호를 줬다.


“이제 쏴.”


엘리나의 신호와 함께 빈 하늘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허공을 노린 화살은 쎅! 하는 소리와 함께 보이지 않는 곳으로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런데 잠시 뒤.


팍!


엘리나가 말한 나무 뒤편에서 화살 꽂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 유도탄? 유도 화살? 아무튼, 진짜 대단한데?”


엘프 궁술 마지막 비밀의 유용성은 아무리 감탄의 말을 쏟아내도 모자랄 정도였다.

실전에서 이걸 어떻게 막아?

심지어 엘프도 아닌 인간인 내가 쏘는 화살인데, 짐작이나 하겠나?


“반전 화살이라고 불러. 정말 대단하지 않아?”

“응. 실전에서 진짜 쓸만하겠는데?”

“하지만 당장 네가 반전 화살을 쓸 일은 없을 거야. 엘븐보우에서 날아가는 화살을 힘은 빼지 않고 방향만 꺾을 정도가 되려면, 중급 바람의 정령 정도는 돼야 하거든.”

=훗.


엘리나의 말에 그녀와 계약한 정령 엘리파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게 보였다.

확 기분이 좋아졌다가, 확 기분이 처졌다.

아직 내가 계약한 정령은 최하급 정령 넷과 하급 정령 둘 뿐이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하급 정령 둘은 불 속성과 바람 속성으로.

나름 등급 대우를 해줘서 일꾼 유닛 이름 대신 파이어배틀, 질로트라는 공격 유닛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내가 계약한 바람의 최하급 정령인 프루브가 내 앞에 날아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끼더니.


=주인.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중급 정령 엘리파인에게 들으라는 듯이 새침하게 외쳤다.


=뭐? 이 꼬꼬마 최하급 정령이? 네가 감히 중급인 나를 이기려고 해?

=아이! 꼬꼬마라고 하지 마요. 누가 이기겠요? 나는 아저씨랑 다르게 자발적으로 우리 주인하고 계약했으니까, 그냥 비슷한 정도는 할 수 있다 이거죠.


그래? 그럼 한 번 해볼까?


“아무튼 중급 정령처럼 화살의 방향을 완전히 반전시키는 건 할 수 없을 테지만, 네가 계약한 하급 정령 정도면 방향을 트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 장애물을 회피한다고 해서 회피 화살이라고 하지. 한 번 시험해 보지 그래?”


마침 엘리나도 다음 실습을 권유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로트를 손가락으로 불렀다.


=대장! 누굴 죽이면 되겠습니까!


질로트는 절삭력만 보고 뽑은 애라 그런지 인성이 좀 이상한 놈이었고 말투가 너무 과격했다.

대신 나를 대장이라고 부르고 따를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놈이라서, 어떻게 보면 자신의 이름과 딱 어울리는 놈이었다.


“너도 할 수 있겠지만, 그냥 부른 거야. 넌 가만히 있어. 여기선 프루브가 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한 번 증명해 봐. 저 나무 뒤를 맞춰.”


엘리나에게는 들리지 않고 정령들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주문했다.


=잠깐만 기다려. 화살에 타야 해서.


화살에 탄다던 프루브는 몸을 완전히 화살 모양으로 변화시키더니 화살에 빙의했다.


=됐어! 이제 쏴!


내가 화살을 쏘려고 하는 사이, 엘리나는 내가 정령을 부리는 모습을 보려는 건지 집 안에서 정령석 목걸이를 차고 나왔다.


“바로 쏘게? 어? 근데 너 화살에 일렁이는 그거... 최하급 정령 아니야?”


정령석 목걸이를 차고 있던 탓에 엘리나는 바로 화살에 빙의한 프루브를 알아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화살이 내 손에서 벗어났다.


쎅!


화살은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잠시 뒤.


팍!


다시 돌아와 나무 뒤에 꽂혔다.

중급 정령이 아닌 최하급 정령의 힘만을 이용해서.


=아이고 어지러워... 아무튼 봤지? 직접 타고 날면 된다니까?


프루브는 화살에서 내리며 어지럽다는 듯이 머리를 저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엘리나는.


“야... 야... 야! 그게 뭐야! 최하급 정령으로 대체 뭘 어떻게 해야 반전화살을 쏠 수 있는 건데? 대체 뭘... 어떻게 한 거야? 너 인간... 맞아?”


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한 사람처럼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하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을 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좀 치나?


“내가 지난번에 말했잖아. 정령술은 자습한다고. 보는 바대로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

“그게 독학으로 되는 거야? 어떻게 엘프도 아닌데 오히려 엘프보다 더 정령의 위력이 더 좋은 거야? 엘프보다 더 정령을 잘 다루는 인간이라니 보고 들은 적도 없어. 고유 스킬? 아니? 아직 성인도 아닌데...”


엘리나는 혼란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엘프들이 정령과 강제로 계약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일 거다.


“혹시... 스승은 엘프가 과거에 어떤 존재에게 큰 혜택을 받아서 정령들과 쉽게, 강제로 계약을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그게 무슨 소리야? 물론 엘프들이 정령들과 쉽게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혜택? 그런 말은 마을의 장로님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어. 그게 정말 사실이야?”

“아니,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서...”


내 짐작이 맞는다는 걸 확인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힐끔 정령들을 쳐다봤다.


=이렇다니까?

=혜택을 주면 뭐 해? 고작 30만 년밖에 안 되는데 다 까먹는걸.

=그러니까 정령신님도 기간 한정으로 했어야 한다니까? 왜 그걸 평생 계약으로 걸어서...


나랑 계약한 정령들은 엘프에 대한 혐오를 마음껏 터트렸다.

하지만 최근 이름을 받으며 엘리나와 조금 더 친해진 그녀의 계약 정령들은 살짝 계약자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말에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예전보다 좀 친해졌는지, 대놓고 험담하지 않게 된 거다.


“아무튼 내가 보기엔 엘프들은 비교적 강압적으로 정령들과 계약하는데, 나는 정령들이 자발적으로 계약해 준 케이스야. 그래서 내 정령술이 독자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

“엘프들이 강압적으로 정령들과 계약한다고?”

“잊었어? 처음에 내가 계약하려고 했을 때 정령들이 내 손을 피해 다녔잖아. 하지만 엘프는 계약하자고 하면 바로바로 계약하지?”

“어?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계약하자고 했을 때 엘프들의 손을 피하는 정령에 대해선 들어본 적도 없어... 그게 강압적인 계약이었다고?”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그래서 엘프는 모종의 이유로 정령들이 강제로 계약을 해주는 것 같다고 추측하는 거야. 인간들은 인간들 대로 강제적으로 계약을 하겠지?”

“인간들이 정령과 계약하는 방법은 나도 잘 모르지만... 아무래도 강제적일 것 같긴 해.”

=인간들도 되게 강압적으로 계약하는 편이긴 해.

=엘프는 정령석으로 정령을 소환한 다음에 정령신님이 주신 혜택으로 강제로 계약하지만, 인간은 정령석을 깨서 정령 주변을 차단하는 장막을 만들어서 정령계로 돌아가지도 못하게 한다니까?

=계약해 줄 때까지 몇 달이고 가둬둔다고.

=맞아. 맞아. 나도 옛날에 그런 식으로 계약했어.


엘리나가 모르는 지식은 정령들이 보충해 주었다.

듣기만 해도 확실히, 다른 정령사들의 계약 방법은 정령들이 좋아할 방법이 아니었다.


“내가 말했잖아. 정령들을 다른 사람들처럼 지적 생명체로 대해야 한다고. 스승도 정령들과 신뢰가 쌓이면... 어쩌면 나 정도로 할 수 있을 거야.”


물론 정말 나처럼 하려면 정령들과 말이 통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겠지만.


=크흠, 당장에 휴일을 이틀로 늘려주고 삼 교대로 정찰을 보내면 정령력을 좀 더 늘려줄 생각이긴 한데...

=맞아. 사실 정찰 하는데 둘도 필요 없다고. 한 명이면 충분하지. 토마스, 말 좀 전해줄래? 앞으로 정찰 담당은 한 명만 보내라고.


엘리나와 계약한 정령들이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전해주진 않았다.

내가 정령들과 말이 통한다는 건 나만 아는 비밀이니까.


“앞으로 정령들하고 친하게 지내. 복지도 생각하고.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그 정도뿐이야.”

=하지만 쟨 우리랑 말도 안 통한다고. 히힛.

=쟤는 정령권을 창시하지 않았잖아? 헤헤.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크큭.


내 대답에 나와 계약한 정령들은 내 주위를 돌고 까르르 웃으며 엘리나를 놀렸다.


“음...”


대화가 들리지 않는 엘리나는 웃으며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정령들을 보며 우리 사이가 좋아서 웃는 줄 알고 부러운 듯한 눈빛을 보였다.

슬쩍 고개를 돌린 엘리나는 자신이 계약한 정령들과 눈을 마주쳤다.


“아... 안녕? 앞으로 잘 부탁해.”


누가 보기에도 엘리나와 계약한 정령들과 그녀 사이에서 어색한 기류가 느껴졌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라니까? 3일에 하루만 일하게 해 달라고!

=넌 왜 우리 말을 못 듣는 건데? 아오 답답하네...


정령들은 답답하다는 듯이 고개를 획 돌리고는.

얼른 말을 전달하라는 듯이 내 주변을 스치며 날아다녔다.


=빨리 말해.

=넌 할 수 있잖아?


싫은데?

내가 왜 그 말을 전해줘야 하는데?

고개를 돌리자, 자신이 계약한 정령이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엘리나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화가 안 들리는 다른 사람이 보면 정령들이 좋아서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 걸로 착각할 만한 모습이긴 했다.

나는 엘리나의 부러워하는 모습에 우월감을 즐기며 한껏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들썩거렸다.

하지만 15세가 될 날은 점점 다가왔고 이렇게 엘리나를 놀리는 것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놀릴 수 있을 때 좀 더 놀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검술 수련이라면서 날 팼던 것에 대한 복수도 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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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32. 헤어짐이 있고 만남이 있다 늘 그렇듯 +8 24.06.26 2,116 61 13쪽
31 031. 도시 정착을 도와주다 +3 24.06.26 2,129 59 16쪽
30 030.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 +6 24.06.24 2,176 66 18쪽
29 029. 괜찮은 거래처를 찾았다 +2 24.06.23 2,157 60 13쪽
28 028. 첫인상은 중요하다. 나 말고 너. +5 24.06.22 2,282 65 17쪽
27 027. 도시의 첫인상 +11 24.06.22 2,366 60 16쪽
26 026. 정화의 불길이 솟아오르다 +15 24.06.20 2,478 67 19쪽
25 025. 인간이라는 이름의 지옥 +5 24.06.19 2,525 65 17쪽
24 024. 마을 회의 우리 가족만 없는 +8 24.06.18 2,554 64 13쪽
23 023. 내가 모르는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 +1 24.06.17 2,493 61 17쪽
22 022. 내 제자는 환생자? +5 24.06.16 2,653 72 16쪽
21 021. 합체하면 기쁨이 배가 된다. +2 24.06.15 2,642 69 20쪽
20 020. 수상한 제자 +5 24.06.14 2,729 59 14쪽
» 019. 엘프 궁술을 배우다 +5 24.06.13 2,803 67 16쪽
18 018. 사탕 두 알이면 괄목상대(刮目相對) +2 24.06.12 2,776 65 15쪽
17 017. 불청객 접대 +3 24.06.12 2,940 65 17쪽
16 016. 한가지 채웠다 +7 24.06.11 2,975 76 16쪽
15 015. 흔들다리 효과 +4 24.06.10 3,056 77 13쪽
14 014. 쩌는 활 있습니다(못당김) +2 24.06.09 3,126 73 12쪽
13 013. Spring goes where?(용수철은 어디로 가는가?) +5 24.06.09 3,200 87 12쪽
12 012. 정령들의 취직희망 1순위 직 +5 24.06.08 3,425 90 12쪽
11 011. 정령이 머물다간 거리 +9 24.06.07 3,540 85 12쪽
10 010. 정령이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좋은 이유 +6 24.06.06 3,734 87 14쪽
9 009. 내가 이 마을을 싫어하는, 강해지려는 이유 +1 24.06.05 3,973 98 18쪽
8 008. 이름의 특별함 +2 24.06.05 4,324 106 16쪽
7 007. 정령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다 +2 24.06.04 4,992 102 18쪽
6 006. 즐거운 막대기를 배워보자 +2 24.06.03 5,430 109 16쪽
5 005. 정령사, 정령과 계약한 사람이라는 뜻 +1 24.06.02 5,646 127 12쪽
4 004. 나만 목소리가 들려 +9 24.06.01 6,114 132 13쪽
3 003. 4가지 결핍 +10 24.05.31 6,718 141 12쪽
2 002. 촌놈과 폐인 하프 +4 24.05.31 8,123 15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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