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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시우(時雨)
작품등록일 :
2014.12.26 22:17
최근연재일 :
2014.12.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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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12.2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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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글자
15쪽

[3권] 3_2

DUMMY

지우는 자신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사랑도 아니고 성욕도 아니다. 그저 따뜻한 체온에 목이 말라 조금이라도 더 그대로 있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욕구 자체가 흉일 수는 없지만, 자기가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스스로 떨어져 나가려는 여자를 힘으로 붙들려 했다는 게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런 그에게 전혀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체온을 나누어주는 이 연상의 이국 여인에게서 체온 이상의 따뜻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었다.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다. 그대로 며칠쯤 더 푹 자고 싶었다.

그러나 지우의 이성은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당연히 수갑 열쇠와 총은 거실에 있겠죠? 통신장비 같은 것도요.”

“통신장비는 자기가 다 부숴버렸으면서. 열쇠랑 총은 아마 있을 거에요. 지우 씨가 정신을 차려야 가지러 갈 수 있는 건데, 사실은 그전에 제 동료가 구하러 올 줄 알았어요.”

“그럼 그냥 조금 더 기다려야겠네요.”

“왜요?”

“애써 꾸며 둔 설정을 동료한테 보여주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해지는 거 아닌가요?”

애니는 아까 지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리레이쉰의 작전이 자기가 지우를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사실까지는 말하지 않았다. 자기 입으로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따라서 지우의 이야기는 순수하게 애니의 입장을 걱정한 배려라고 할 수 있었다.

애니는 기분이 좋아져서 자기도 모르게 왼팔을 지우의 몸에 두르고 더욱 깊숙이 안겼다. 지우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미인계는 아니야. 한스가 이런 작전을 허락할 리가 없지. 아니, 아닌가? 한스가 미인계를 싫어한다는 설정 자체가 내게 미인계를 의심하지 않고 한 번에 덥석 미끼를 물게 하려는 치밀한 작전이었을지도 몰라. 이놈들은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놈들이야.’

지우로 하여금 두르가와 리레이쉰에 대해 아는 걸 모두 털어놓게 하려는 술책일지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만일 그렇다면 리레이쉰과 서연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었다. 지우는 이것이 미인계인지 아닌지, 미인계라면 상대가 어느 정도의 의지를 품고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지우는 왼팔을 베고 누운 애니의 얼굴을 왼손으로 가볍게 받쳐 올렸다. 애니는 짧게 숨을 들이마시면서도 고개를 돌리지도 시선을 피하지도 않았다. 지우가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애니의 창백한 푸른 눈이 눈꺼풀 뒤로 숨어버렸다.

그러나 지우는 눈을 감지 않았다. 키스할 때 눈을 감는다는 것은 상대에게, 혹은 키스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지우는 깊은 생각에 잠길 때도 두 눈은 열심히 외부정보를 모으는 게 보통이었다.

‘미인계다. 확실해.’

서양여자가 성적으로 개방적이라는 착각은 다분히 할리우드 영화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지우는 서양여자가 정확히 한국여자만큼만 성적으로 개방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지우는 나쁜 남자, 위험한 남자로서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전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보기에 자신과 애니 사이에는 이런 전개가 있을 수 없었다. 최소한 아직은 말이다. 이렇게 갑작스런 키스는 정중한 거부나 따귀 한 대로 돌아와야 정상이었다.

반면 프로파일러로서 지우를 오랫동안 감시하고 분석해온 애니는 상황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였다. 애니는 지우가 여자 보기를 돌 같이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소말리아에서 했던 일들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게 분명했다. 지우는 자신에게 행복을 허락하지 못하는 게 틀림없었다.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친구와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을 구하려 하는 것도 그렇게 이해하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애니는 그런 그에게 깊은 모성애를 느꼈다. 나쁜 남자가 정말로 치명적인 매력을 완성하는 것은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위태로움의 은밀한 이유가 밖으로 슬며시 새어나왔을 때다. 게다가 지우가 서연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건 애니가 여자가 아니라도, 심리학을 몰라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애니의 눈에 지금 지우는 모든 걸 잃고, 아니 포기하고 지쳐 쓰러진 어린 아이와도 같았다.

그런 그가 지금 여자를 품에 안고 절망적으로 위로받으려 하고 있다. 오직 애니만이 이 모든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애니가 아는 한, 지우가 먼저 입을 맞추고 가슴에 손을 얹은 여자는 자신이 유일하다. 애니는 그를 거부할 수 없었다.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링거 줄이 짧아 바늘을 거칠게 뽑아내고 오른손을 애니의 가슴으로 가져간 지우는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기대했던 찰나의 거부반응조차 없었다. 호흡이 조금 빨라지고, 뺨에 홍조를 띠는 것까지, 애니는 그야말로 사랑에 빠진 여자를 완벽하게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다.

‘과연 NSA. 정말 대단하다. 이런 것까지 훈련받은 거야?’

미인계에 뛰어든 프로파일러가 아니라, 프로파일러 역을 맡은 전문 미인계 요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지우는 그대로 진도를 더 나가려다가 생각을 고쳐먹었다. NSA가 아는, 그리고 자기 자신이 아는 서지우는 이런 상황에서 조급하게 여자의 몸부터 탐하는 인간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은 상대가 알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했다. 지우는 일단 애니가 진짜 프로파일러인지부터 차근차근 확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러려면 자기 행동에 개연성부터 부여하는 게 순서였다. 그는 자기가 원래 나쁜 남자라는 사실도 모르고, 억지로 나쁜 남자를 연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나쁜 남자처럼 행동하기로 생각해 놓고, 그냥 평소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했다.

“미안해요. 사슬에 묶인 여자를 안아보기는 처음이라 조금 흥분했네요.”

지우가 가슴에서 손을 떼 애니를 꼭 끌어안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말투와 행동, 그리고 말의 내용이 이루어내는 부조화가 애니를 웃게 했다. 같은 말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한 음담패설이 될 수도 있고,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사흘간, 사슬에 묶여 있다는 걸 이렇게 강렬하게 자각한 적이 없었어요. 지우 씨 그런 취미였어요?”

“아니었어요. 정체성에 눈을 뜨는 걸까요?”

“그건 아닐걸요? 남자가 여자를 묶고 싶어하는 게 그렇게 특별한 일은 아니니까요.”

“여자가 보기에는 어때요? 남자의 그런 욕망이?”

“경우에 따라 다르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커피 한 잔 만들어주기도 싫을 수 있고, 또 좀 묶여주고 싶을 수도 있고…….”

“우문현답이네요. 나도 여자가 품 속에 묶여 있어서가 아니라 그게 애니이기 때문에 이성을 잃은 거겠죠. 취미나 정체성 같은 건 잠시 잊어도 좋겠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같은 말도 누가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에 따라 닭살만 돋게 할 수도 있고, 카사노바의 주문(呪文)이 될 수도 있다. 사랑에 빠진 여자에게는 재채기도 음악처럼 들린다.

애니는 주책 맞은 심장박동이 전해질까 봐 몸을 조금 빼내고, 다른 인종으로 오인될 정도로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한껏 숙였다. 심장박동을 그대로 전하고 용기를 내 고개를 들었다면 지우도 애니의 진심을 깨닫고 엉뚱한 오해도 거기서 멈췄을지 모른다. 사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언제나 자존심이다.

그 행동이 지우의 관심을 끌까 봐, 그리고 어색한 침묵이 이어질까 봐, 애니는 손을 뒤로 뻗어 리모컨을 찾았다. 마치 처음부터 TV를 켜려고 지우에게서 떨어져 나간 것처럼 보이는 자연스런 동작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TV는 단번에 두 사람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여의도 사건……. 이제야 공론화되는 건가요?”

지우가 묻자 애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몸통은 고려일보 황태자인데 그 이름은 ‘재벌 3세 A씨’라고만 나오네요. 관련 연예인들은 모조리 실명으로 거론되는군요.”

지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제야 대본을 짜맞춘 모양이군요. 그나저나 재벌 3세라니, 언론도 언론이 재벌이라는 걸 인정하네요. 잘 모르시겠지만, 한국사회에서 이건 대단한 진보예요. 그나저나 인천공항 고속도로 폭발사건하고 삼청동 저택 사건은 어떻게 처리됐나요?”

애니가 힘없이 웃었다.

“저도 뉴스에서 본 것밖에는 몰라요. 사건 당일부터 여기 지우 씨랑 같이 고립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렇군요. 뉴스에서는 뭐래요? 그게 더 궁금하네요. 진짜 사실보다 언론이 만들어낸 사실이 훨씬 더 재미있는 판타지니까요.”

“음……. 삼청동 사건은 보도되지 않았어요. 달동네 사건처럼요. 삼청동 저택에 있던 국회의원은 낚시 갔다가 실종된 걸로 되어 있고요. 고속도로 LPG 폭발 사건은 현성 건설 정리해고 대상자 A모 과장의 ‘묻지 마 범죄’로 결론났어요.”

“아, 뭐야. 한다고 했는데, 내가 찍은 액션영화는 소재거리도 못 된다는 건가?”

“R등급 영화거든요. 개봉은 금지됐지만, NSA 심의위원들은 재미있게 관람했어요. 그리고…….”

애니가 쓴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지우 씨가 어디 영화를 한두 편 찍었어야죠. 서울 시내 유흥주점마다 찾아다니면서 찍은 영화는 최고 흥행작이었어요. ‘경제위기가 초래한 깡패의 전성기.’ 그런 헤드라인이 모든 뉴스, 신문을 점령하는 바람에 현성 그룹이 일본 자본으로 회생한다는 등의 이슈는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게 되었죠. 현성 건설 A모 과장의 활약도 그 정당성을 부여해주었고요.”

어제오늘 일도 아니지만 새삼 한숨이 나왔다. 애니가 그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사형을 당해도 몇 번을 당할 범죄를 국가가 나서서 은폐해주는데 그 한숨은 뭐에요?”

“범죄라……. 진짜 범죄는 소말리아에서 다 저질렀는데……. 강자를 위해 약자를 죽이면 훈장을 받고, 약자를 위해 강자를 죽이면 사형당할 범죄인 거죠? 그게 세상의 원리라는 건 알지만, 좋아서 따르는 건 아니에요. 한숨은 조건반사인 셈이죠.”

애니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지우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는 상대가 말문이 막혔을 때 묻는 게 좋다. 운이 좋으면 상대가 저도 모르게 핵심을 흘릴 수도 있다.

“그런데 NSA는 진짜 무슨 생각인 거죠? 왜 애니를 구하러 오지 않아요?”

“그게……. 제가 먼저 연락하기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일단 의심을 사지 않고 지우 씨 쪽 사람이 되는 게 임무거든요.”

“미인계?”

“그런 셈이지만 제 마음은 그렇지 않아요.”

애니는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애니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자기가 키스하고 몸을 만져놓고 상대를 질책하는 적반하장이었지만 변명은 애니의 몫이었다.

“보스가 바뀌었어요. 새 보스가 준 임무에요. 한스라면 허락하지 않았을 거에요. 내가 진심인 걸 아니까…….”

당황해서 변명을 늘어놓던 애니는 본심을 다 말해버리고는 불쑥 화가 치밀었다. 상황상 오해는 피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억울하고 약이 오르는 일이었다.

“지우 씨까지 날 그런 여자 취급할 거에요? NSA 여자 요원이 다 창녀라도 되는 줄 알아요? 마음에도 없이 이렇게…….”

지우가 한 손으로 애니의 입을 막았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진정해요. 속아줄게요.”

애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지우를 노려보면서도 입술을 지우의 손에 맡긴 채 그만 입을 다물어버렸다. 지우가 애니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달랬다.

“나도 레이를 위해 일하는 건 아니에요. 애니도 그럴 거라 믿어요. NSA라는 조직은 애니가 믿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겠죠. 이제 내 목적은 거의 다 이루었어요. 남은 건 태영이 뿐인데, 그러려면 NSA에 협조해서 두르가를 막아야겠죠. 목적이 같으니 미인계든 뭐든 상관없어요. 둘이 힘을 합치자고요. 대신 이 일이 잘 마무리되어도 미인계는 내가 죽을 때까지 애프터서비스해줘야 해요. 그것만 약속해요.”

거짓말에 속아 줄 때는 철저히 바보 연기를 하는 걸로 부족할 때가 있다. 지우는 지금이 바로 그런 때라고 생각했다.

‘상대는 NSA야. 미인계를 의심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그런데 좀 과하지 않았나? 이 여자가 순순히 속아줄까? 물론 정말로 속건, 속는 척만 하건 이 제안을 거절하지는 않겠지. 당장은 확인할 길이 없어. 뭐, 좋아. 앞으로 서서히 내가 이 여자한테 푹 빠지는 척하면 돼.’

헛다리도 이런 헛다리가 없었지만, 애니가 그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옳았다. 애니는 앞으로 마음을 다해 지우가 자신을 믿게 하겠다고 결심하고 있었다.

그를 위해 두 사람이 선택한 첫 번째 행동은 놀랍도록 일치했다.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었지만, 그 누구라도 결코 연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도록 뜨겁게 상대의 몸을 탐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 연기는 남자에게 훨씬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정 반대다. 남자는 사랑하지 않는 여자하고도 잘 수 있지만, 그 행위에 사랑을 담을 수는 없다. 반면 여자에게는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잠자리를 갖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여자가 몸을 맡기면, 남자는 여자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결코 의심할 수 없다.

지우는 그조차도 알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동료 장병이 단지 손님을 받을 뿐인 홍등가의 여인을 사랑했던가? 그의 관심은 오로지 애니가 자기가 그저 욕심을 채우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도록 그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데만 쏠려 있었다.

한편, 애니는 정말로 사랑에 빠진 여자였다. 애써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나쁜 남자를 사랑하게 된 여자는 남자가 휘두르는 폭력까지도 사랑의 증거라고 믿어버린다.

한 침대 위에서 몸을 섞는 남녀가 영혼까지도 섞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실한 사랑은 그래서 어렵다. 각자의 세계에서 각자의 사랑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행위는 오히려 아름다웠다. 자신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를 기쁘게 하기 위한 열정만이 가득했으니까. 뉴스 아나운서의 차갑고 건조한 말투가 음악처럼 울려 퍼지고, 그 위로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나지막한 신음, 그리고 발목에 감긴 쇠사슬이 만들어내는 묘하게 에로틱한 소음이 오랫동안 방안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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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권] 4_2 +5 14.12.26 3,179 110 11쪽
16 [1권] 4_1 +4 14.12.26 3,199 111 7쪽
15 [1권] 3_4 +3 14.12.26 3,837 121 13쪽
14 [1권] 3_3 +6 14.12.26 3,525 126 13쪽
13 [1권] 3_2 +7 14.12.26 3,609 141 12쪽
12 [1권] 3_1 +4 14.12.26 3,635 123 10쪽
11 [1권] 2_5 +4 14.12.26 3,806 123 9쪽
10 [1권] 2_4 +3 14.12.26 3,907 118 11쪽
9 [1권] 2_3 +3 14.12.26 3,868 116 8쪽
8 [1권] 2_2 +7 14.12.26 4,041 122 13쪽
7 [1권] 2_1 +4 14.12.26 4,445 123 11쪽
6 [1권] 1_5 +4 14.12.26 4,586 135 12쪽
5 [1권] 1_4 +3 14.12.26 5,017 134 13쪽
4 [1권] 1_3 +6 14.12.26 5,451 147 12쪽
3 [1권] 1_2 +7 14.12.26 6,082 159 14쪽
2 [1권] 1_1 +6 14.12.26 7,362 172 8쪽
1 0. +10 14.12.26 8,061 17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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