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부리도사 님의 서재입니다.

특급 공무원 원동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빽티스트
작품등록일 :
2016.03.15 08:08
최근연재일 :
2017.05.02 10:31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46,999
추천수 :
1,222
글자수 :
313,609

작성
17.02.28 08:29
조회
278
추천
3
글자
10쪽

57화.노인공경 no 노인공격(1)

"너희들이 포기한다 해도 난 절대 포기 안해! 아니 못해!!!"




DUMMY

욕조에 기대 와인을 마시며 반신욕을 즐기고 있는 신 회장.그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대형 스크린에 펼쳐진 대한민국의 모습들을 한 눈에 지켜보고 있었다.


"똑똑똑"


김 이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일단 급한 불은 껐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 회장은 말없이 잔에 든 와인을 자신의 목구멍으로 밀어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동식이라고 했던가? 예전에도 한 번 본 적이 있었던 녀석이지. 그 때 녀석을 완전히 설득해서 내 것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이제는 미사일을 한 방에 날려 버릴 정도의 괴물로 성장했다지? 참 재미있는 놈이야."


"회장님 어떻게 할까요?"


욕조에서 완전히 몸을 뺀 신 회장이 대형 스크린이자 건물 창문을 향해 다가서서 그 밑을 내려다본다. 네온 사인이 화려한 서울의 야경이 그의 눈에 펼쳐진다.


"크크큿...그래봐야 개미 새끼 한 마리가 내 몸을 무는 꼴 아닌가?"


신 회장은 이내 몸을 돌려 자신의 옷 꾸러미를 향해 다가가 몸에 걸치며 말했다.


"개미들에 걸맞게 개미지옥을 준비해 뒀으니 문제 될 건 하나도 없다 이거야."






지선을 가로등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존재가 도로로 내려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도..도와 주셔서 감사 합니다. 다...당신의 존함에 대해 여쭤 봐도 될까요?"


남자는 지선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와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왜 내 이름을 말해야 하지...어차피 넌 여기서 내 손에 죽을 텐데."


지선은 남자의 입에서 나 온 한 마디에 심장이 덜커덩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그를 가까이서 마주하는 순간 그의 정체를 알아챘기 때문이다. 남자는 호텔 연회장에서 백 장관을 살해한 극악무도한 살인범 아니던가?


"저를 죽인다고요?"


"그렇다."


백장관의 처참한 죽음을 숨어서 지켜 본 그녀로써는 눈앞에 존재 자체가 공포 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저를 구해주신 이유가....직접 죽이기 위해서?"


남자는 구겨진 자동차, 머리통과 몸이 분리된 경찰의 사체를 한 번 바라보고는 이내 지선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너를 죽이기 전에 궁금한 게 하나 있다.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해라. 조금이라도 거짓이 담겨 있거나 심기를 건드리는 날엔 가차 없이 목을 날려 버릴 테니까 그런 줄 알고.."


남자는 자신의 손톱을 만지작댄다. 기다랗게 뻗은 금속 손톱이 유난히 반짝 거리며 지선의 눈을 괴롭힌다.


"신 차석 대통령의 뒤를 캐는 진짜 이유가 뭐냐?"


남자의 질문에 지선은 기가 찼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쉽사리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간 남자의 손톱이 금방이라도 자신의 목을 날려 버릴 것만 같은 기분에 최대한 감정을 죽이며 대답했다.


"그....그것은....."


그 때였다. 그들의 저편으로 검은 그림자들이 다가 오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커다란 칼을 들고 있었고, 일본 역사책에나 나올 법한 갑옷을 입고 있었다.


"대답은 나중에 듣는 걸로 하지..."


상구는 무사갑옷을 입은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긴 금속 손톱을 이용해 다가오던 존재 중 가장 선두에 있던 놈의 몸을 반 토막 냈다. 지선은 그 모습에 또 다시 얼이 빠지고 가슴이 쪼그라들었다.


‘정말 무시무시한 자구나...아마도 진호의 상처도 저 사람이?’


상구가 갑옷을 입은 존재들을 처리 하는 데는 1분이란 시간도 사치였나 보다. 그들은 칼 한 번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한 채 토막이나 바닥을 굴렀다.


"아무래도 이곳은 보는 눈이 많은 것 같으니 장소를 옮기도록 하지.."


상구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지선은 그의 말에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혼자 생각했다.


‘보는 눈이 많긴 뭘 많아? 네 놈이랑 나뿐인데...’


갑옷 괴물들을 손쉽게 처리한 상구는 그대로 그녀의 허리를 팔로 안고는 고가 밖으로 뛰어 나갔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선에 다다른 동식의 눈에 들어온 표지판.


(강원도 안녕히 가십시오.)


"후...이제 서울이 코앞이군."


지금까지 가파른 산등성이를 넘어 왔다면 지금부터는 평탄한 도로를 달리면 될 것 같았다.하지만 동식은 더 이상 나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체력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배...배가 너무 고파....이러다 싸워 보지도 못하고 굶어 죽겠네..."


극도의 허기짐 때문이었다. 오늘 하루 동식이 먹은 거라곤 소방대원을 갈취(?)한 돈으로 휴게소에서 산 호두과자 두 봉지가 전부였다. 주머니를 뒤적거려 보는 동식. 그의 주머니에는 천 원짜리 네 장과 백 원짜리 동전 세 개가 나왔다. 동식이 효천의 지갑을 탈탈 털어 가지고 온 현금이라고 해봐야 만원 정도였다.


"으..만원 가지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네. 어렸을 땐 만원이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는데..."


그랬다. 현재 남은 돈으로는 숙박은 고사하고, 밥 한 그릇 사먹기도 벅찼다. 동식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땅 끝까지 어둠이 내려앉은 밤. 그의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듬성듬성 떨어져 불빛을 내고 있는 가구들이었다.


"어!! 저기다. 저기로 가보자."


무작정 불빛을 쫓아 동식이 다다른 곳은 허름한 양옥집이었다. 그가 마당에 들어서자 동식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한 누렁이 한 마리가 그를 경계하며 목청이 터져라 짖어댔다.


“컹컹컹.”


"워워 누렁아 진정해. 난 나쁜 사람이 아니야. 그래 착하지 쭈쭈."


동식은 강아지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근처로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으르릉 컹컹."


그대로 동식의 손을 향해 몸을 날리는 강아지.


“아아아...이런 미친 똥 강아지가!!아아악!!!”


급기야 동식의 손을 물어 버리면서 그가 비명을 질렀다. 마당에 소란이 일어나자 안에서 누군가 문을 열고나오며 그의 정체를 물어왔다.


"거, 뉘시오?"


문을 열고 나온 집주인은 허리가 많이 굽은 할머니였다.


"쩝...쩝...우적...우적...."


동식은 상에 차려진 음식들을 진공청소기가 먼지 빨아대듯 흡입했다.


"천천히 들 게..."


할머니는 동식을 친근하게 대해주며 집에 있는 먹 거리를 전부 꺼내 올 기세다. 부지런히 나르는 할머니와 그릇에 얼굴을 파묻은 채 무아지경의 상태에 빠진 동식. 그 것은 마치 살아생전 동식의 집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그의 할머니와의 풍경을 옮겨 놓은 듯 했다.


"끄어억~~~ 와 진짜 잘 먹었다. 할머니 진짜 잘 먹었습니다."


동식이 그제 서야 손에 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할머니는 여전히 부엌을 왔다 갔다 하며 고구마와 감자들을 한 뭉텅이 쌓아 올린 채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이제 후식 들어야지.."


산더미 같이 쌓아 올라진 고구마를 보고 동식은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역시 시골 인심이 최고!!!이러니 도시 사람들이 시골을 그리워하지! 아 그런데 할머니 남편은 어디 가셨어요? 혼자 지내시는 건가요?"


할머니는 고구마 껍질을 부지런히 벗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와 진짜 심심하시겠다...자식들은요?"


"서울에서 살지. 내 부지런히 농사지어서 서울 상경 시켰어.."


"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할머니 자식들이 정말 할머니한테 잘해야겠어요."


자식 이야기를 하자 할머니의 표정이 그 닥 밝지만은 않아졌다. 동식은 고구마를 한 입 씹으며 방안을 둘러봤다. 곳곳에 놓아진 액자 속 가족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와 손자 분들? 완전 귀엽네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귀염둥이네."


여전히 할머니는 반응이 없다. 그저 묵묵히 고구마와 감자의 껍질을 벗겨 건넬 뿐이었다.


"할머니 보니까 우리 할매도 생각나고...갑자기 되게 보고 싶네요."


그러자 할머니가 갑자기 고구마를 내려놓고는 눈시울을 붉힌다. 보고 싶다는 표현에 감정의 크나 큰 기복이 온 듯 했다.


"할머니 왜 그러세요? 할머니..."


급기야 할머니는 서럽게 통곡하며 속에 담긴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기 시작했다.


"우리 손자들도 나를 보고 싶어 할라나? 우리 자식들은..벌써..몇 년 째.."


할머니의 사연은 이랬다. 서울로 상경한 자식들이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 후, 그녀를 찾아 온 지가 어연 십 여 년이 흘렀고, 그 때 찍은 가족사진이 액자 속에 남아 있는 저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단 한 차례도 찾아오지 않았다며 그들이 잘 살고 있는지 노심초사 하고 있는 상태라 말했다. 할머니의 말. 그 것은 동식의 가슴을 후벼 파 큰 구멍을 만들었다.


‘그 동안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동식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밥만 얻어먹고 빠르게 서울로 발걸음을 옮길 생각이었던 그의 여정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할머니가 십 년 동안 홀로 외로웠을 것을 생각을 하니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할머니의 모습이 돌아가신 자신의 할매와 겹쳐지면서 더 더욱 그러하게 만들었다.


"할머니. 오늘 여기서 하루 묵고 가도 되요?"


동식은 마침내 선택을 내렸고, 할머니는 여전히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동식의 길고 긴 하루가 마무리 되어간다. 불이 꺼지고 할머니가 손수 마련한 이불 속에 드러누운 동식.


‘이게 가족의 품이라는 건가..정말 따뜻하다 못해 뜨겁군..’


교도소 방바닥이랑은 사뭇 다른 따뜻하고 안락한 잠자리가 동식에게 꿀 같은 하룻밤을 선사할 것 같았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아..저 할머니....지금은 여름인데....보일러는 아무래도 무리수...”


할머니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계절을 망각한 채 동식이 따뜻하게 자길 바라는 마음에 보일러까지 틀어주는 정성을 보였다. 지금은 여름인데 말이다.




"이 것이 꿈꾸는 자의 특권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특급 공무원 원동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마무리 하며 17.05.02 136 0 -
공지 안녕 하세요 빽티스트 입니다. 17.02.07 510 0 -
75 또 다른 시작( 마무리) 17.05.02 165 2 7쪽
74 마지막 화. 젊은이여 눈을 떠라(3) 17.05.02 102 1 9쪽
73 73화.젊은이여, 눈을 떠라(2) 17.04.25 103 1 7쪽
72 72화. 젊은이여, 눈을 떠라(1) 17.04.24 77 1 8쪽
71 71화.본질을 보는 눈(5) 17.04.18 112 2 8쪽
70 70화.본질을 보는 눈(4) 17.04.17 83 1 10쪽
69 69화.본질을 보는 눈(3) 17.04.11 101 1 11쪽
68 68화.본질을 보는 눈(2) 17.04.10 129 1 10쪽
67 67화.본질을 보는 눈(1) 17.04.04 142 1 9쪽
66 66화.대국민 담화(5) 17.04.03 155 1 13쪽
65 65화.대국민 담화(4) 17.03.28 149 1 9쪽
64 64화.대국민 담화(3) 17.03.27 119 1 8쪽
63 63화.대국민 담화(2) 17.03.21 192 2 7쪽
62 62화.대국민 담화(1) 17.03.20 220 2 8쪽
61 61화.노인공경 NO 노인공격(5) 17.03.14 162 3 11쪽
60 60화.노인공경 NO 노인공격(4) 17.03.13 220 3 9쪽
59 59화.노인공경no 노인공격(3) 17.03.07 214 4 8쪽
58 58화.노인공경 no 노인공격(2) 17.03.06 230 4 7쪽
» 57화.노인공경 no 노인공격(1) 17.02.28 279 3 10쪽
56 56화.다시 뛰는 심장(6) 17.02.27 237 4 8쪽
55 55화.다시 뛰는 심장(5) 17.02.21 185 4 9쪽
54 54화.다시 뛰는 심장(4) 17.02.20 238 3 7쪽
53 53화.다시 뛰는 심장(3) 17.02.14 334 4 7쪽
52 52화.다시 뛰는 심장(2) 17.02.13 334 4 7쪽
51 51화.다시 뛰는 심장(1) 16.06.10 477 4 9쪽
50 50화.꿈틀대는 희망(4) 16.06.10 408 4 8쪽
49 49화.꿈틀대는 희망(3) 16.05.20 329 4 11쪽
48 48화.꿈틀대는 희망(2) 16.05.20 326 3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