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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과학자

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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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최근연재일 :
2023.07.20 18:43
연재수 :
1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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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2
글자수 :
832,090

작성
23.06.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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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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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7쪽

7년 4개월차 -4-

DUMMY

조정과 궁은 두모방에 난리가 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나, 안동 김문의 현 수장, 김좌근은 이미 상세한 내용을 보고받고 있었다.


“대...대감마님! 큰 일이 일어났습니다!”

“무슨 일이냐.”

“두모방에서 큰 난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로 큰 난이길래 이리 난리더냐?”

“두모방 전체가 움직인 듯 합니다.”

“거기 있는 천것들 전체가?”

“그러하옵니다.”

“그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다고 하느냐?”

“남소문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모방 천것들이 남소문쪽으로 향하고 있다....? 필시 이를 이끄는 자가 있겠구나. 두모방 존위의 생사는 어찌 되었느냐?”


존위는 마을의 가장 어른이 되는 사람으로 보통 나이만으로 뽑기보다는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며 존경받을 만한 사람을 추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글도 알고 어느 정도는 행정 업무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인 경우가 많았기에 대개 양반인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두모방도 천민들의 마을이긴 했으나 존위는 양반이 맡고 있었다.


“저 그것이...”

“그것이...?”

“존위와 임장(존위 아래서 실무를 맡아 보는 평민 대표), 노인계까지 나서서 치밀하게 준비한 듯 합니다.”

“천민과 평민과 양반이 손을 잡고 난을 일으켰다?”

“그러한 것으로 아옵니다.”

“대체 그 쪽을 담당하는 포교와 포졸들이 무슨 짓을 했길래 그 난리가 났다는 말이더냐? 도성 밖 무지렁이들을 굳이 내치지 않고 거기에 살게 둔 것은 그들을 내쳐봤자 도적떼가 될 뿐이고, 그들의 쪽박에 쉰 밥이라도 한 술 들어가게 해 주면 그들 또한 그 밥 한 술을 얻어먹고자 분란을 일으키지 않으리라 누누이 일렀거늘...”

“대감마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이번에 포교와 포졸들이 그들의 쪽박을 깨버린 것 같습니다.”

“허허...그래서 죽기를 각오하고 범궐이라도 하려고 하는 것이더냐?”

“그들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사옵니다.”

“혹시 모르니 식솔들에게 일러 방비를 단단히 하라 전하라.”

“예 대감마님.”


바둑판을 통해 그것을 듣고 있던 대사간 휘하 관리들과 닌자들 중 일부는 그 즉시 내용을 옮겨 적은 후 궁으로 달리기 시작했으며 일부는 남아 추가로 나올 내용이 있는지 듣고 있었다.


“죽기를 각오하고 도성 안으로 들어온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이더냐. 힘 없는 무지렁이들이 목숨을 내던진다 한들 바뀔 세상으로 보였더냐.. 쯧쯧..”


김좌근의 탐보망이 보고한 것과 거의 비슷하게 두모방, 즉 뚝섬에 살고 있던 천민과 평민, 그리고 소수의 양반들은 힘을 합쳐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움직여 한양도성의 남소문을 뚫고 들어왔다.


마포 일대가 전국 각지의 물자들이 유통되고 거래되는 한양 최대의 포구라면 뚝섬은 한강 상류지방에서 나오는 잡곡, 목재, 석탄 등의 집산지로서, 주로 목재상을 비롯한 각종 상인들이 몰려들어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했다. 주로 힘을 써야 하고 거친 일들이 많다 보니 천민들이나 유리걸식하는 자들이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천한 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이런 지역은 양반이나 부호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비해 오부 관원을 비롯한 하급 관리들의 대민수탈이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었고, 또 실제로 심한 수탈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아 거 해도해도 너무한거 아니냐고.”

“고씨, 왜 그래 참아.”


예의 그 포교나 포졸들이 자기 집에 빌붙어 패악질을 부리는 것을 참다 못한 상인 고씨가 항의하다 잡혀 간 것을 계기로 폭발해버린 뚝섬 백성들은 아래부터 위까지 똘똘 뭉쳐 고씨를 구해올 계획을 세우고, 겸사겸사 포청도 폭파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뚝섬 사람들도 처음부터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었다.


“괜한 객기부리지 말게. 이러다가는 다 죽어!”

“객기가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것입니다. 존위어른.”

“몰락 양반과 장사치, 천민들 주제에 시비를 따지자는 것 자체가 객기라니까. 물론 더럽고 분하고 억울하겠지. 이 세상에 공맹의 도는 사라진 지 오래고 불씨들이 말하는 나락이라 하더라도 여기만 할까 싶은 것이 요즘 작태일세.

그래도 티 내면 아니되는 것일세.

꾹 참고 견디는데 불쑥 튀어나온 못은 망치를 쳐맞기 마련이지...”

“허나 죽을 각오로 똘똘 뭉쳐서 싸우면 이기지 못할 적은 없지 않습니까?”

“이길 방도가 있는 적이라야 죽을 각오로 싸우는 것이지 이기지 못할 적 앞에서는 싸울 각오도 생기지 않는 법일세.”

“...방도가 전혀 없겠습니까? 없더라도 차라리 저항하다 죽을지언정 이렇게는 살지 못하겠습니다.”

“...살 방도가 하나 생각나기는 하는구먼. 그래, 어쩌면 다 살 수도 있겠어.”


그렇게 존위가 참가하고, 중임들 또한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자 뚝섬 전 지역이 한 몸처럼 움직이게 되었다.


마을책임자인 존위와 중임들이 계획을 짜고 노인계의 자문을 받는 한편, 기존 연락망과 조직에 의해 뚝섬 전 지역의 주민을 소집, 동원시킬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물론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않고 그저 지휘에 따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정도였으나 뚝섬 백성들 중 훈련도감 군병과 막노동을 하는 자들, 특히 나무를 져 나르고 가공하는 자들이 선봉에 서자 제대로 훈련도 하지 않는 포교나 포졸들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파괴력을 지닌 무력집단이 뚝딱 나타난 것이었다.


“뭐...뭐야!”

“습격이다!”


저번에 채 한줌도 되지 않는 공충도 마량진 특공조에 의해 뚫렸던 한양 도성은 약 천여명 가까운 뚝섬 주민들에게 순식간에 다시 뚫렸고, 그렇게 몰려간 뚝섬 주민들은 그대로 포도청을 덮쳤다.


“저 곳이다! 저기서 짬 냄새가 난다!”

“자, 포도대장은 어디 있느냐?!”


그리고, 포도청은...

그대로 털렸다.


그냥 털린 정도가 아니었다.


좌변포도청-우변포도청-좌변군관청-포도대장 저택이 차례로 습격당했고, 청사와 저택이 파괴당했으며 교졸, 종사관, 군관 수십 명이 당분간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쳐맞고 말았다.


그 와중에 잡혀갔던 고씨와 그 가족까지 구해낸 그들은 존위의 지시 하에 그대로 방향을 틀어 마포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게 이번 계획의 최종 단계입니까?”

“그렇지.”


그들은 이제 막 외장 공사가 마무리된 집현전쪽으로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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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7년 1개월차 -6- +12 23.03.14 453 31 9쪽
147 7년 1개월차 -5- +13 23.03.09 480 28 9쪽
146 7년 1개월차 -4- +12 23.03.08 483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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