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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과학자

이기적 과학자-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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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2.05.12 17:13
최근연재일 :
2023.07.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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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32,090

작성
23.06.1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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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7년 4개월차

DUMMY

안동 김문의 수장 김유근과 풍양 조문의 수장 조만영이 공충도로 내려갔으나, 여전히 한양에는 김좌근과 조인영이 건재했고 그들은 사실상 조선의 최고 권력자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왕이 최근에 돈과 무력을 얻어 귀환했다고는 하나, 정조 사후부터 최근까지 왕권은 약화되어 있었고 관료들의 힘이 조선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강력했던 시기를 틈타 두 세도 가문은 조정 대부분에 자신들의 가문 구성원이나 그들과 이해관계 내지는 각종 혈연, 지연등으로 얽힌 자들로 채워넣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어디 조정의 신료들 뿐이랴. 당장 현 왕실의 대왕대비니 대비니 하는 외척들 또한 죄다 김문 아니면 조문이었으니 왕이 아무리 강한 무력과 풍족한 자본을 끌어왔다고 한들, 하루아침에 정권을 장악하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그러나 왕 또한 사영으로부터 빌려온 힘이 돈과 무력뿐만은 아니었다.


안동 김문의 북촌 저택 사랑방.

김좌근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탱~!”


바둑돌을 놓자 여느 나무 바둑판에서 나는 “딱!”하는 소리가 아닌, 금속으로 만든 현이 진동하는 소리가 났다.


“소리만 들어도 값을 매길 수 없는 귀한 물건인 것을 알겠습니다. 이러한 것을 어디서 구하셨습니까?”

“공충도 마량진 근처의 현감 자리면 어느 곳이라도 좋다면서 자리를 부탁한다며 가져 온 물건일세. 통짜 비자나무를 속을 비우고, 금과 구리로 된 현을 집어넣고 금판을 아래 붙이고 다시 오동나무로 울림통을 만든 물건이라고 하더구먼.”

“설명만 들어도 천금을 들일 만한 보물인 것을 알겠습니다. 헌데 왜 하필 그 근처의 현감 자리를...”

“작금 조선에서 그곳만큼 재물과 사람이 넘쳐나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다소 위험 부담이 있더라도 단기간에 본전을 뽑기에는 또 그만한 곳이 없겠지.”

“그렇군요.”

“탱~!”


얼핏 봐서는 그냥 평범한 나무 바둑판으로 보였는데, 설명을 듣고 바둑돌을 놓을 때 소리를 또 들어보니 대단한 물건으로 보였다.


낙동법, 즉 인두로 오동나무의 표면을 지져 강도를 높이고 무늬를 부각시키는 기법으로 마무리한 오동나무 판을 비자나무 본체와 합쳐 울림통을 만들고, 붉은 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참죽나무로 테두리를 하여 나무 본연의 색과 검은색, 그리고 붉은색이 조화롭고 소박하지만 고급스러운 태가 났다.


대놓고 천박할 정도로 금은보화로 장식한 것이 아는 사람만 아는 고급품인 것 같아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


“확실히 귀물은 귀물이군요.”


그리고 그 대화를 수백여미터 떨어진 곳에서 듣고 있는 자들이 있었다.


“천하에 전례가 없는 귀한 물건이긴 하지.”


바로 대사간과 왕이 고르고 고른 국왕 직속 30대 중후반의 신료들, 그리고 사영에게 고용되어 여러 정보수집 업무를 하고 있는 닌자들이었다.


“탱~! 찌이이이잉”


“바둑돌 놓을 때 나는 소리가 귀를 직접 때리는 것만 아니면 더할 나위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그만한 물건을 티 안나게 방에 들여놓기에는 바둑판 만한 것이 없긴 하겠지요.”


바둑판 안에 들어 있는 금속 현과 금판은 단순히 바둑판의 소리를 청아하게 만들어 주는 용도로만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말소리 또한 공기를 움직여 바둑판 안에 있는 얇디 얇은 금판을 진동시킬 수 있었고, 그것에 연결된 자석과 코일은 바둑판 안에 설치된 금속 선에 매우 약한 전류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그 약한 전류라는 것이 너무나 미약하여 검류계를 직접 가져다 대야 찰나의 순간 사라지는 그것이라도 잡을 수 있을 정도였으나...


“저것을 가져다 대면 수백보 떨어진 곳에서도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지 들을 수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것이 아닙니까.”


코일과 휴대용 발전기, 혹은 납 축전지같은 것으로 마이크로웨이브를 지향성 안테나를 통해 쏴주면, 그 전파를 받아 바둑판 자체가 라디오 송신기같은 역할을 일시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거라면 굳이 전선을 외부에서 끌어다 유선 감청장치를 넣을 필요도 없고, 전원이 필요한 송신기를 매번 위험을 감수하면서 들여다 놓을 필요도 없지.”


그런 식으로 제작된 감청장치는 총 3개로 바둑판 형태로 된 것 하나, 벼루 형태로 제작된 것 하나, 그리고 칼집으로 위장된 것 하나로 어둠의 유통 경로에 풀자 그 중 두 개가 자연스럽게 각 세도가의 수장 집으로 뇌물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벼루는 풍양 조문의 집으로 들어갔고, 칼은 아직 여기저기 팔려다니는 중이었다. 당연히 풍양 조문에도 감청팀이 붙었고, 적어도 사랑방에서 나누는 대화는 거의 실시간으로 감청이 가능해진 상태였다.


그런데 왕의 기대와는 달리, 안동 김문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대화는 뜻밖이었다.


“상께서 슬슬 친정을 하려는 것 같은데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어찌 할 방도가 있겠는가? 상께서 어찌 하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저 이양선의 힘을 빌리는 데 성공하셨으니 나서서 모난 돌이 정 맞을 짓 하지 않는게 좋을걸세.”

“허면 두고 보실 생각이시온지요?”

“그래야지. 다들 행동을 조심하고 당분간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단단히 이르게.”

“초반에 삭초제근을 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형님께서 보내오신 이 것을 보면 그런 말을 하지 못할걸세.”


작가의말

오랜만에 다시 쓰려니 글이 진도가 엄청 안나가는군요.

짧아서 죄송합니다.

내일 마저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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