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논의역설 님의 서재입니다.

서울 7층에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제논의역설
작품등록일 :
2021.04.11 02:11
최근연재일 :
2021.04.12 11:52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1,118
추천수 :
58
글자수 :
367,940

작성
21.04.11 02:57
조회
163
추천
1
글자
19쪽

0화-서울 7층, 2100년. 철경궁 완공식

DUMMY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시민들에게 있어서 2100년은 기념비적인 해다.


다음해가 2101년, 다음 세기로의 전환이여서는 아니다. 물론, 지옥 같았던 21세기를 드디어 벗어나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기념비적인 해이기도 했다.


물론, 분명히 신세기로의 전환도 크게 기념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드디어 과거에 계획되었던 서울 7층의 건설이 완료되었기 때문이다.


1, 2, 3, 4, 5, 6, 7층.


전 계층 7층.


방송용 안테나를 포함한,


총 높이 2100m.


2100m 라는 그 높이도 정치적인 의도가 감겨 있었다. 일부러 완공 예정 년도인 2100년에 맞춰서 설계를 한 것이였다.


왜냐고?


흐음, 이런 것을 직접 말하기는 그렇지만··· 잘 생각해봐라. 원래 이런 국가적 사업에는 말이다···


정치인들이 기념사의 연설에서 그런 의미를 넣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 아주 멋있다. 그에 더해서, 역사적인 느낌도 살릴 수 있지 않은가.


역시 높으신 분들이 그런 걸 좋아하지 않나!

일러스트4.png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시민들은 전부 거리로 나와서, 마지막 21세기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면서, 완성된 7층을 관광했다.


요즘 7층의 관광업에서 가장 잘나가는 것이, 바로 전망대 상품이다. 확실히, 그 높은 곳에서 거대한 서울을 내려다보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이다.


저 먼 곳까지, 서울 전체와 첩첩 산중의 너머까지, 그 풍경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정말 시원한 광경이다.


그러나, 순수한 경이심 이외에도, 그 사람들의 시선에는 선망과 질투가 담겨있다. 과거 남한 시절에도 한강 뷰를 얻기 위한 선망과 질투가 많았다고 한다.


서울 7층을 제외하면, 서울 상층부라고 해도 외곽부가 아니라면, 하늘 태양빛을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층수라고 해도 태양빛이 보이는 외곽지역과, 한강이 보이는 곳은 입주 경쟁이 치열하다. 큰 재산이 없다면 서울에서는 채광도, 풍경도 좋은 곳에서 살 수 없다.


‘서울에 공간이 없다면, 서울을 쌓으면 되는 겁니다. 우리가 돈이 없습니까? 땅이 없지. 아파트 쌓듯이 땅을 쌓는 겁니다!!! 제가 지금 거짓말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제는 이름조차 기억해낼 수 없는 황금기 통일 한국 대통령의 연설.그때 기준으로도, 지금의 기준을도··· 말하자면, 정말 어이없는 발상이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구수가 많을 뿐인 수도권 시민들만 챙기는 계획이라니. 심지어는 당시 통일 한국 국민들도 그것에 찬성했다는 것이 웃겼다.


아니,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사니까 그렇게 될 수 밖에···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였다.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는 민주주의의 함정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그때 한국인들은 몰랐다.


그 광기가, 그와 가족을, 이웃을 구하는 방주가 될 줄은.





7층의 어디에서인가,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있었다. 행사장이였다. 수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번쩍이면서, 그 사람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 수많은 기자들 너머에는 총을 들고 있는 군인들이 대열을 맞춰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군인들의 시선에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서울 시민들의 모습이 들어와 있었다. 시위대는 함성소리를 질렀다.


"""우우우우우우우!!!"""


그러나 그들의 함성 소리가 무색하게, 행사장의 거대한 스피커는, 그들의 함성을 완전히 묻어버렸다. 행사장 무대의 사회자가, 큰 목소리와 함께 장내의 사람들에게 안내 방송을 하였다.


“여러분··· 우리 민족의 노력의 결정체,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SDR!, 그 수도인 서울 7층의 완공식을!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사람들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이에 반응해서 행사장 밖에 있는 시위대의 야유도 커졌다. 사회자가 아랑곳 하지 않고 다시 외쳤다.


“곧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태총통께서 연설을 하시겠습니다! 우레와 같은 박수로 맞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마침 오늘은 7층의 완공을 맞아서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의 태총통이 직접 연설을 할 예정이였다.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태총통은 7층 완성의 기념사를 막 완공된 태총통 관저, 철경궁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쇠 철.


서울 경.


집 궁.


철경궁.


수도의 강철 궁전.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수도인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곳이자, 퇴근 후 기거하는 대통령궁.


그것이 이 철경궁이다.


초청된 외국의 인사들과, 추첨으로 행사의 참가자로 뽑힌 시민들이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세계 대전 이후, 세계의 경제를 주도하게 된 EU와 일본의 인사들이 가장 앞에 앉아 있었다. 그 뒤의 두번째에는, 아무리 무너져도 그 강대한 힘 만큼은 지키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인사들과···


이제는 압도적인 인구수의 인도··· 원래 군사력 하나는 인정받던 러시아··· 남미의 강자 브라질··· 신흥 초강대국 아프리카 연합··· 호주, 캐나다 등의 국가들이 앉아 있었다.


미국과 중국은 그들과 같이 앉아 있는 것이 기분 나빠 보였지만. 아니··· 그 이상으로 EU와 일본이 앞에 앉아 있다는 것을 불편하게 여겼다.


“시바···”


주한 중국 대사는 그가 습관처럼 쓰는 욕을 내뱉었다. 그의 나이 60세, 그의 동년배들은 흔히 그 욕설을 사용했다. 그가 한창 나이일 때는, K-POP으로 위시되는 한류가 전세계에서 잘 나갈 때였다.


‘시바’라는 일종의 유행어였던 그 말은, 그런 한국의 대중문화로부터 유래된 것 이였다.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그를 주 서울 중국 대사로 임명되게 한 이유이기도 했다.


“······”


주한 미국 대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그는 방금 중국 대사가 옆에서 내뱉은 말이 일종의 욕설이라는 점은 충분히 유추했다. 하지만 그의 귀에 꽂힌 번역기는 그 뜻에 대해서 알려주지를 못했다.


당연히 지금 전파 너머에 앉아 있는 것은 중국어 통역관 이였고, 그 뒤에 앉아있는 한국어 통역관도 방금 중국대사가 한국어 욕을 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마도 해석불능한 중국어 단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방금 발언이 모욕적 언행이라는 명확한 근거도 없는데 그냥 기분이 안 좋다고 중국 대사에게 대뜸 쌍욕을 박을 수는 없는 법 이였다. 또 영어는 너무 공용어라서 분명히 알아들을 것이 분명했기에 그냥 조용히 앉아서 분이나 식히는게 최선 이였다.


그는 하필 이렇게 자리를 배정한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정부에 속으로 화냈다.


서울의 태총통이 화해를 주선한다, 이런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렇게 배치 했을 것이라고 그는 여겼다. 서울 태총통이 그런 이벤트를 세계에 보여주고 싶어 안달이 나 있을 것을 생각하니, 미국 대사는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Mr. Kang··· 한물간 독재자가 발악을 하는 군···”


미국 대사와 중국 대사는 옆에 앉아서 서로를 말없이 노려봤다.


서로의 국가를 파멸시킨 서로를 멱살 잡고 싸우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였다. 아니, 냅다 총질하지 않는 것을 다행히 여겨야 할까?


아무튼그들도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 같은 제 3국의 행사에서 싸울 수 없다는 것은 숙지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아주 즐겁게 향유하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로, 일본과 EU의 대표자들이였다.


“핫핫핫! 저번 EU에서의 G7회의에서 만난 이후로, 벌써 6개월이나 지났군요! 다시 프랑스의 파리를 거닐고 싶습니다!”


“하하! 프랑스 파리는 유럽에서도 제일 가는 아름다움을 자랑하죠··· 특히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마을이기도 하고요··· 제가 언젠가 파리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니시무라!”


“저도 교토를 안내해드려야겠군요···! 마담 클레흐, 그날을 고대하겠습니다···!”


“”호호호호호!””


그 모습을 즐기면서 EU와 일본의 대사들은 서로의 우애와 친분을 과시하듯이 떠들면서 웃었다. 그들의 호탕한 웃음은 미국 대사의 얼굴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100년전에 러시아로부터, 또 중국으로부터 지켜준게 누군데···!!!”


미국 대사는 일부러 들으라고 한 마디 했다. EU와 일본의 대사들도 그의 살벌한 대사를 듣고 흠칫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세계 대전이후에 힘을 잃었어도, 미국은 세계를 반쯤 무너뜨렸으며, 남은 반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미국의 대통령에 미친 놈이 앉기라도 하는 날에는, EU와 일본에 막무가내식으로 책임을 물을지도 몰랐다. 사실 그렇게 나오면 일본이나 EU가 경제를 꽉 쥐고 있다고 해도, 답이 없기는 했다.


“···흠”


미국 대사와 중국 대사는 그렇게 그들 나름의 교감을 하고 나서야 겨우 표정을 풀었다.


뭐, 그렇다.


‘일단’ 지금의 미국과 중국은 협력관계였다.


EU와 일본에게 빼앗긴 패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일단 전 세계의 절반을 날려버린 ‘N4 시스템’··· 자신들이 만들어낸 그 끔찍한 벌레들로부터, 그들의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아 오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를 위해서 서로의 협력은 절실했다.


만약, 그날이 다시 온다면··· 미국과 중국은 다시 적이되겠지만, 그것은 그때의 일이다.


EU대사와 일본 대사는 계속해서 친분을 과시했다. 대전 이후에 그들은 세력을 유지한 거의 유일한 세력으로써, 미국과 중국의 대추락을 틈타서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


서양은 EU가, 동양은 일본이. 참사를 수습하기 바쁜 중국과 미국은 그들을 견제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미국은 그들의 견제는 커녕, 자국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여러 이권을 EU와 일본등의 동맹국들과 제 3국가에게 넘겨야 했다.


그것은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EU와 일본은 미국의 편이였기 때문에, 중국에게 더욱 가혹한 조건을 내걸었지만, 중국은 울며겨자먹기로 받아들을 수 밖에 없었다.


세계 2강의 패권국이였던 미국과 중국은, 눈뜨고 EU와 일본이 세계를 집어 삼키는 것을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유럽과 일본이 기세등등한 것을 보니, 과거 19세기 제국주의가 세계를 지배하던 시기가 연상되었다.


그러나 그때와 다른점이라면 인도, 동남아시아의 국가들, 신 분단체제의 한국, 아프리카의 국가 연합, 남아메리카의 국가들이 식민지가 아니라,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입지를 갖춘 점일 것이다.


서울 민주주의 공화국의 태총통··· 신 분단 체제하의 두 국가중, 서울지역의 지도자인 강우진은 넥타이를 가다듬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아주 기계적인 움직임이였다. 전혀 사람답지 않았다. 이질적인 몸의 각도가 눈에 띄었다.


그런 그는 거울 앞에서 서서 자신의 눈을 응시했다.


“으워···”


그가 얼빠진, 영혼없는 아우성을 내뱉었다. 그의 눈은 공허에 가득 차 있었다··· 대총통은 눈꺼풀을 겨우 들어올리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힘이 없는 걸음이였다. 관절에서 끼익하는 소리가 나는 듯 했다. 그의 옆으로 엄청나게 화려한 일본식과 한국식의 문양이 혼합된 양식이 보였다.


정확히는 한국식 위에, 금으로 화려하게 꾸미는 일본의 양식이 덧붙여진 것이다. 강우진은 그게 위엄있다고 생각했다. 금이라는 것이 권력과 돈, 힘을 상징하니까···





2030년, 통일 한국은 갑작스럽게 통일을 맞게 되었다.


그 이유는 북한이 더 이상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였다.


북한의 지도자가 평소 앓던 질환으로 급사하게 되었다. 그러자 북한에는 더 이상 권력을 제대로 이양받을 만한 사람이 없었다. 북한은 군의 파벌대로 분열되기 시작했다.


결국 북한의 정치인들은 파국을 막기 위해서 적당한 사람에게 김씨가문을 지키는 역할과 국가를 이끌 역할을 맞겼다. 그는 군사적 지도자였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김씨 일가의 선민 정치가 거의 80년동안 이어진 북한에서는, 그런 상황이 오래 갈 수 있을리가 없었다.


새로운 북한 지도자는 주변의 위협을 버틸만한 기반이 없었고, 북한은 더더욱 무너지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더더욱 높여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왔다. 그 북한 지도자는 결정해야 했다. 중국이냐, 아니면 남한이냐. 그는 선택했다.


같은 민족을 선택했다. 결과론적이지만,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였다.


과거, 중국은 터져나오는 소수민족의 불만을 힘으로 찍어눌렀다.


중국과 나름 비슷한 미국은 흑인의 수가 많아서, 또 그들이 필요하기에, 그들과 합의했고, 또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세금 감면이라는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보기에 그들의 소수민족은 방해였다. 90%에 달하고, 인구도 엄청난 한족만 있어도 중국은 멀쩡하게 돌아갔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도 한족과 중원에, 경제를 이끄는 것도 한족과 중원. 나머지는 들러리였다.


중국은 지방에서 터져나오는 불만을 막기 위해서 투자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켰다. 곧 한족은 그 지역에서조차 다수가 되어서, 소수민족의 의견이라는 것을 없애버렸다.


‘지역’이라는 개념으로 정치인을 만들면, 모든 곳을 한족이 대표하게 된다. 조선족 같은 소수민족의 학교도 줄였다. 그렇게 만주를 대표하는 것도 한족, 신장위구르를 대표하는 것도 한족. 내몽골을 대표하는 것도 한족.


중국 공산당은 중국의 엄청난 자본에 눈독들이는 세계 사람들의 외면 덕분에, 모든 작업을 끝마치고 하나의 중국을 완성해나갔다.


홍콩도 굴복시켰고, 남은 것은 대만 뿐.


북한의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세계에 완전히 무지한 사람들은 아니였다. 그 전에도 암암리에 남한의 문화를 즐기고 있었던 북한 사람들이였다.


북한의 가난한 사람들은 중국 등지에서나, 다른 수교국에서 외화를 벌기 위해서 북한 지도층의 명령으로 북한을 떠났다.


그런 해외에서 일한 사람들이 중국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를 모를리가 없었다. 중국의 소수민족이 어떻게 대우받는가, 그런 모습을 못 봤을리가 없었다.


15억에 달하는 당시 중국 인구에 비하면 3000만의 북한 인구는 말 그대로 소수민족이였다. 그냥 인구 좀 많은 소수민족일 뿐이다.


만약 중국이 북한에도 똑같은 작업을 진행한다면? 그것은 남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북한에 살고있는 당사자들이였다.


주체사상에 심취했든, 아니면 김씨일가를 증오했든, 그들은 조선인이라는 강한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이였다. “주체 사상”이라는 것이, 우월한 조선인을 강조하는 우생학적 사상이니까.


그런데 중국에 흡수되기라도 했다가는, 조선인이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판이였다. 사상과는 별개로 그것은 현실의 위협이였다. 그때가 다가오자, 북한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잡혀서 외쳤다.


“저들이 소수민족에게 하는 것을 봐라, 조선족에게 하는 것을 봐라. 한족이 아니라면 무자비하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를 쫓아내고, 한족을 이주시킬 것이다. 같은 민족이라면 우리를 지우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조선민족과 조선반도의 사람 같이 가자!”


···라는 식의 주장이였다.


이런 북한 사람들의 절실한 요구를 배신했다가는 정통성 없는 지도자 자신과 가족이 북한 사람들의 손에 무사할리가 없었다. 또한 그 스스로도 중국 공산당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었다.


심지어는 북한 내부의 민족주의테러세력이 자신의 가족을 인질로 잡고 남한과 함께할 것을 요구하자, 북한 지도자는 피눈물을 머금고, 부들부들 떨면서 선언했다.


“핵무기를 포기하고, 체제를 개편하겠다. 미국과 발전적인 관계를 맺겠다. 경제적 도움을 받는 대신, 남조선과 긴밀히 협력하겠다.”


최대한 교양있게 말했지만 결국 의미하는 바는 분명했다. 지금까지 혈맹이라고 주구장창 외치던 중화인민공화국을 배신하고, 남한··· 미합중국의 서방세계 편에 서겠다는 것이였다.


제국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 민족주의를 주입받은 중국의 인민들이 참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들에게 이것은 매우 심각한 배신행위였다. 인민들은 천안문으로 득달같이 달려가서 항의했다.


‘이것은 미국의 계략이며, 중국의 안보에 도전하는 심각한 도발행위다. 이것을 봐 준다면 미국은 더욱 대담하게 중국의 이권을 침해할 것이다! 전쟁을 불사해서라도 응징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지도자들은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 재래전에서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안됬다.


물론 중국은 모든 병력에 대해서 큰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양으로도 질적으로도 겨우 미국을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도 미묘하게 질적으로는 최첨단 병기에서 밀렸다. 또한 북한마저 잃어버린 이상, 아군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러시아 밖에 없었다.


러시아도 말이 아군이지, 러시아는 오히려 중국이 무너지길 바랄지도 몰랐다. 중국은 러시아의 전투기를 대놓고 카피하는등, 심기를 너무 많이 긁었다. 러시아는 가장 필요할 때 믿을 수 없는 동료였다.


그리고 북한에 개입하는 것도 제대로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은 스스로 그들의 손을 떠나고 말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국의 동맹국과 혼자서 싸우게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중국 지도자들은 야비한 남한과 미국에 대한 비난과 경제재제로 마무리 했다.


그렇게 통일 한국, 아니 한반도의 최전성기가 시작되었다. ‘통일 한국’이라고 대외적인 명칭을 바꾼 대한민국은 통일로 인한 비용절감을 통해서 경제구조에 큰 개혁을 가져오게 되었다.


중국의 남한에 대한 경제재제는 고고도 방어체계의 설치로부터 시작된 제제가, 암묵적으로 2010년대 때부터 있었고, 그 때문에 실행된 수출입 다변화 정책으로 인해서 거듭된 중국의 경제재제에도 버틸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경제구조의 혁신과 함께 제 2의 한강의 기적은 실현되었다.


분단과 전쟁위기로 인한 KOREA DISCOUNT의 완전 해소, 유라시아 철도 개통, 아시안 하이웨이 구축, 인구 문제 해소등을 통해서 한국은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주가는 계속 상승했으나, 거품이 아니라 제자리 찾아가기 였다.


처음에는 많은 부채로 불만이 높았으나, 징병제의 완화로 청년의 경제활동은 활성화 되었다. 북한 지역의 인프라 구축으로 한국의 기업들은 호황을 맞게 되었다.


그후 20년간은 가히 황금기라고 부를 만했다. 과거 중세나 고대의 한반도의 국가들은 소수의 군사적 투사빼고는, 외부로 문화나 경제적인 힘을 투사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20년간은 한반도의 문화적 경제적 힘이 제한없이 외부로 투사되던 시기였다. 인류사 시작 이후로 한반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였다.


그러나··· 세계 대전 한번에 그 한반도 황금의 시대는 강제로 모래성처럼 흩날려 사라졌다. 바위성은 파도에 휩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쓰나미에게는 사라진다.


한반도의 힘도, 그 힘을 투사할 외부 세계도···


산산히 조각나고,


벌레에게 갉아먹혔으니까.


작가의말

일러스트는 CLIP STUDIO를 이용해서 직접 그렸습니다.

읽기 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10화까지는 읽고 아니다 싶으면 탈출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나름의 인정은 받고싶거든요... ㅠ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서울 7층에는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전역 후에 부끄러워서 들어온 적이 없었는데 23.05.14 10 0 -
공지 1부(?) 완결(?). 군 입대로 인한 휴재... +1 21.04.12 86 0 -
58 후기-완결(?) 휴재(?) 21.04.12 31 1 7쪽
57 56화-새로운 시작 21.04.11 12 1 14쪽
56 55화-모두의 기적 21.04.11 24 1 13쪽
55 53화-신 광화문 시위 21.04.11 10 1 12쪽
54 53화-거짓 고백 21.04.11 11 1 17쪽
53 52화-결투, 쌍수 21.04.11 10 1 12쪽
52 51화-점프 21.04.11 12 1 12쪽
51 50화-공터 전투 21.04.11 9 1 14쪽
50 49화-아침이 다가오는 새벽에 21.04.11 7 1 13쪽
49 48화-마인드미터 21.04.11 9 1 12쪽
48 47화-UPK, 침공 21.04.11 12 1 15쪽
47 46화-맹세하다 21.04.11 11 1 10쪽
46 45화-남매 21.04.11 13 1 13쪽
45 44화-적나라한 논쟁 21.04.11 12 1 13쪽
44 43화-파라벨럼 21.04.11 10 1 13쪽
43 42화-심장을 바치다 21.04.11 12 1 17쪽
42 41화-마음의 벽 21.04.11 13 1 15쪽
41 40화-이무기와 까마귀의 조우 21.04.11 11 1 13쪽
40 39화-까마귀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21.04.11 31 1 14쪽
39 38화-추적 개시 21.04.11 11 1 14쪽
38 37화-샘플 회수 21.04.11 11 1 13쪽
37 36화-둥지 탐험 21.04.11 10 1 13쪽
36 35화-까마귀 둥지에서 밥을 21.04.11 8 1 12쪽
35 34화-비는 피를 쓸어내려 21.04.11 11 1 18쪽
34 33화-개전 21.04.11 10 1 15쪽
33 32화-부산 녹림대, 2100년. NCS 회의실 21.04.11 11 1 16쪽
32 31화-모든 일의 전말 21.04.11 10 1 21쪽
31 30화-엘리베이터 사건의 끝 21.04.11 10 1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