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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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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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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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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7,504

작성
21.03.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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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부 AOM] 제2화 -같은 체계, 다른 세계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2부 AOM] 제2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검권천하에서 마법의 시대로 불시착하긴 했지만, 그나마 한영을 도와주는 몇 가지의 요소가 있었다.


우선, 마법의 시대는 검권천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즉, 서로 베이스가 같기에 검권천하에서 쌓아 올린 한영의 능력은 마법의 시대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대붕금시조가 넘어올 수 있었던 것도, 그의 풍화빙창이 그대로 발현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고, 한영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랬기에 300마리나 되는 오크 무리를 향해 홀로 달려간 것.


아쉽게도 검권천하에서 착용했던 아이템이 그대로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맨주먹이더라도 오크 따위가 화경(化境)이었던 한영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다.


공력 개방은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발현되었다.

검권천하에서는 단전의 기를 터뜨려서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뜨렸다면, 마나가 풍부한 마법의 세계에서는 주변의 마나를 온몸으로 빨아들이는 형태였다.

원리야 어떻든, 공격력과 속도가 증폭된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았다.


한영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오크 한 마리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은 공기를 갈랐고, 찢어진 공기는 칼날처럼 주변의 오크들을 반으로 갈랐다.

일석이조가 아니라, 거의 일석십조에 가까운 공격!


인간만 보면 “고기다, 추릅.” 거리던 오크들의 입에서 인간에게 살려달라는 말이 나올 거라고 지켜보던 의용군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한영은 의용군에게는 희망, 오크에게는 절망 그 자체였다.


이로서도 충분할진데, 한영은 조금 더 기세를 몰아세우며 오크들을 학살했다.

다음은 극의(極意) 개방!

이 역시도 검권천하를 모티브로 한 마법의 시대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배꼽 바로 밑에 위치한 단전이 몰려드는 마나로 터질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마나를 방출하지 않으면 한영 자신이 터져 죽을 것 같을 정도로 온몸이 마나로 가득 찼다.


최대한 기를 방출하겠다는 일념으로 주먹을 사방을 향해 내질렀다.

그러자 각각의 한 방은 파열권기(破裂拳氣)가 되어 오크들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켰다.


일반적으로 오크 한 마리의 공격력은 인간 한 명을 가볍게 상회한다고 전해진다. 표범이 토끼를 사냥하듯, 인간은 오크에게 한 끼 식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300마리의 오크를 일순간에 처리하고도 아직은 한참이나 부족하다는 듯이 남아있는 적을 찾아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인간을 보며 그 누가 이 같은 생각을 하겠는가.


한영의 무용을 지켜보던 의용군들은 석상이라도 된 것처럼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의용군 중 한 명이 듀란켈에게 물었다.


“다, 단장님. 부, 분명 피, 피스트 블레이드(Fists Blade)가 아닙니까?”

“자, 자네의 눈에도 그게 보였나?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란 말인가!”


판타지 세계에서도 무협 세계처럼 일종의 위계가 나뉘어진다.

마법사(Magician)는 구현할 수 있는 ‘서클’에 따라 나뉘는 반면, 기사(Knight)는 ‘오라’를 구현하는 정도에 따라 계급이 구분된다.


·그저 검을 다루는 수련기사.

·미약하지만 마나를 사용할 줄은 아는 초급기사.

·검술을 제법 익힌 중급기사.

·오라소드, 검권천하 식으로 말하자면 검강을 발현할 수 있는 상급기사.


그러한 검강을 척인결처럼 날릴 수 있는 극강의 검술가를 일컬어 ‘소드 마스터(Master)’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기사들이 검을 사용하기에 소드 마스터라 부를 뿐, 마스터라는 말 그 자체가 상식을 뛰어넘는 실력자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의용군이 일제히 한영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으며 자신들 나름의 예를 갖추었다.


“피, 피스트 마스터(Fists Master)셨습니까!”


피스트 마스터, 달리 표현하자면 맨주먹의 최강자라고 해야 할까.

한영은 자신의 손을 쥐어보이며 말했다.


“일부러 보이고자 한 건 아니지만, 그저 몸을 풀었다 정도로만 봐주십시오.”


듀란켈은 자신이 타고 있던 가장 좋은 말을 한영이 타도록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한영은 그 말을 대붕금시조에게 가리키며 말했다.


“제 친구가 저보다는 강했지, 결코 약하지는 않습니다. 이 자리는 제 친구를 위해 남겨놓으시는 게 어떠하실까요?”


때마침 정찰병 한 명이 헐레벌떡이며 듀란켈에게 뛰어왔다.


“다, 단장님! 이번에는 오크 500기는 되어 보입니다!”


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대붕금시조의 손에서 검으면서 하얀 구체 하나가 오크 무리를 향해 날아갔다.

그의 궁극기술인 원옥(元玉)이었다.


원옥이 쏘여짐과 동시에 한영이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으며 외쳤다.


“다들 귀 막아요!”


‘파앙-’


‘쿠아아아앙!’


전멸(全滅)이었고, 소멸(掃滅)이었다.

500마리나 되는 오크와 함께 전방의 초원 하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운석 소환 마법인 메테오(Meteo)라도 떨어진 것처럼 땅이 움푹 파여 있었고, 얼음과 바람이 뒤섞인 눈보라 마법 블리자드(Blizzard)가 광역으로 펼쳐져 있었으며, 연쇄 번개 마법인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ing)이 끊임없이 터지며 범위 내의 모든 것들을 태우고 또 태웠다.


과연 이 정도의 위력을 꿈에서라도 본 적이 있었겠는가.

꿈은 아니지만, 책에서는 본 적이 있었다. 마을 하나 정도는 완전히 지워버릴 수 있는 존재가 8서클의 대마법사라는 것 정도는······.


듀란켈이 한영과 대붕금시조를 향해 양쪽 무릎을 풀썩 꿇으며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여쭈었다.


“다, 당신들은 대체 누구시옵니까······.”

“그저 세상물정 모르는 이들입니다. 궁금한 게 많은데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마스터와 대마법사, 이들은 각각이 제국 하나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자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호위 무사도 없이 단독으로 움직인다고?


본디, 눈으로 본 것만큼 믿음이 가는 것도 없다. 듀란켈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한영과 대붕금시조의 물음에 답하기 시작했다.


*


말에 오른 한영은 자신의 뒤를 한 번 쳐다 본 다음, 듀란켈에게 물었다.

한 눈에 봐도 정규 훈련을 전혀 받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이 농사꾼들인 것 같은데, 이런 분들까지 의용군으로 징집시킬 정도로 큰 전쟁이 일어났단 말인가요?”

“전부 자발적으로 의용군에 참여했습니다. 그만큼 우리 아룬탄덴트 대륙의 운명이 걸린 일이니까요.”

“대륙의 운명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어리석게도 누구 하나 그 예언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지옥의 대악마가 돌아온다는 예언을 말입니다.”


가장 치열하고 참혹한 게 전쟁이라는 걸 알면서도, 한영은 듀란켈에게 보이지 않도록 피식 웃음을 보였다.

역시, 다 생각하는 게 거기서 거기란 말인가.

검권천하가 정사대전을 주 무대로 했다면, 마법의 시대는 마계대침공이 주 배경인 셈이겠군.


듀란켈이 말을 이었다.


“귀하들께 누가 아니라면, 우리 의용군이 무사히 본진에 합류할 때까지만이라도 동행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보셔서 아시겠지만, 아룬탄덴트의 몬스터 대부분이 대악마의 편에 서서 인간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단생활을 하지 않는 오크들이 수백 마리씩이나 몰려있었던 거군요.”

“세상 물정에 어둡다던 분이 어떻게 그런 정보를 알고 계신 것입니까?”

“하하, 어깨 너머로 들은 적이 있어서요.”


그게 판타지의 기본 설정이거든요, 라고 말할 뻔 한 한영.

어찌되었든, 이러한 사실로 알게 된 정보 하나.


마법의 시대는 기본 판타지 세계의 룰을 따르고 있다!


검권천하에서는 직접 만든 사람이었기에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면, 마법의 시대에서의 한영은 그저 평범한 한 명의 플레이어와 다름이 없었다.

그랬기에 정보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확신.

사이퍼는 분명, 이곳에서 가장 강한 존재의 몸에 기생할 것이다.

지옥의 대악마 정도라면 강력한 후보군에 속했다.


이러한 판단 때문일까, 한영이 듀란켈의 부탁에 응답했다.


“좋습니다. 함께 가시죠.”


한영은 의용군과 함께하며 이곳 아룬탄덴트 대륙에 대한 여러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풍요와 생명을 관장하는 ‘아르델 여신’을 섬기는가 동시에 모든 세계를 창조한 절대자 ‘The God'을 믿는다.

경전(經傳)에 의하면 The God은 아룬탄덴트를 비롯한 여러 세계를 창조했고, 각각의 신들이 The God의 뜻에 따라 세계를 다스린다고 한다.


검권천하와 Code NO.1인 ‘GM창조주’

그리고 마법의 시대와 절대자인 ‘The God’


한영 역시 검권천하라는 무협 세계를 창조한 인물.

그래서일까, 판타지 세계의 절대자인 The God의 존재가 왠지 자신과 닮아보였다.


*****


경기도 용인시 외곽에 위치한 유엔더블유 회장의 비밀 저택.

궁궐을 방불케 할 규모의 대저택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회장은 관처럼 보이는 인큐베이터 안에 누워있었고, 그의 머리에는 수많은 인공장치가 연결되어 있었다.

마치 그 모습이 식물인간과 다르지 않았다.

김 비서는 천천히 회장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의 덜 감긴 눈을 닫아줬다.


지천명(知天命/50세)을 넘어 어느덧 이순(耳順/60세)을 바라보는 김 비서.

40년 가까이 회장을 모셔온 그였기에,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는 회장을 보고 있자 묘한 기분이 든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김 비서는 껍데기만 남은 회장의 늙은 육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평온해보이십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앞만 보고 달려갈 게 아니라, 인생을 좀 더 즐길 걸 그랬습니다.”

“하하하하하, 김 비서 자네다운 얘기로군.”


대저택에 있는 사람이라고는 김 비서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된 회장뿐이었다.

그러나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비서는 회장에게서 고개를 돌려 커다란 대형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스크린에 나타난 건 아름답다는 단어로는 그 아름다움의 털끝조차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찬란히 빛나는 젊은 남자의 형상이었다.

그는 황금과 각양각색의 보석으로 수놓인 세계에 있었고, 그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무언가가 만들어지거나 소멸되었다.


“좋아보이십니다, 회장님.”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네. 마법의 시대에 사는 모든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네. The God인 나를 찬양하는 이들, 반대로 어리석게 나를 욕하는 이들도 있군.”

“그렇습니까. 한 세계의 절대자가 되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좋다, 나쁘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네. 창조주가 된 느낌을 어찌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젊었던 시절의 패기 넘치는 회장님을 다시 보는 기분이군요.”

“하지만 말일세, 절대자는 항상 고독한 법이지 않겠는가. 어서 그곳의 일을 마무리 짓고 내 세계로 넘어오게. 자네를 위해서 가장 아름다운 세계를 남겨놓았어. 자네는 그 세계를 다스리는 신이 될 걸세.”

“네, 회장님. 프로젝트 AOM을 마무리 짓는 대로 따라가겠습니다.”


마법의 시대의 창조.

이는 프로젝트 AOM의 첫 단계에 불과했다.


회장은 단순히 영원불멸한 삶을 원한 게 아니었다. 그는 진짜 신이 되길 바랐다.


현실의 인간들을 마법의 시대로 이주시킨다. 그리고 그들을 다스린다.

회장의 계획은 점점 빠르게 그리고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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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2부 AOM] 제3화 -전화위복 +2 21.03.17 513 13 13쪽
» [2부 AOM] 제2화 -같은 체계, 다른 세계 +3 21.03.16 517 13 12쪽
114 [2부 AOM] 제1화 -이슈들 +4 21.03.15 530 13 13쪽
113 [1부 검권천하(완결)] 제113화 -불시착 +6 21.03.07 528 13 12쪽
112 [1부 검권천하] 제112화 -코드넘버원 +2 21.03.06 517 13 12쪽
111 [1부 검권천하] 제111화 -십만대산 +2 21.03.05 508 13 12쪽
110 [1부 검권천하] 제110화 -결전 +2 21.03.04 525 13 15쪽
109 [1부 검권천하] 제109화 -설계 +2 21.03.03 518 14 12쪽
108 [1부 검권천하] 제108화 -파천신군 +2 21.03.03 527 13 12쪽
107 [1부 검권천하] 제107화 -대붕금시조 +2 21.02.28 518 13 12쪽
106 [1부 검권천하] 제106화 -화경 +4 21.02.27 512 14 12쪽
105 [1부 검권천하] 제105화 -검권천하 +2 21.02.26 506 13 12쪽
104 [1부 검권천하] 제104화 -금단의 영역 +2 21.02.25 508 13 12쪽
103 [1부 검권천하] 제103화 -그의 목소리 +2 21.02.24 512 14 11쪽
102 [1부 검권천하] 제102화 -같은 생각 +4 21.02.23 519 13 12쪽
101 [1부 검권천하] 제101화 -적의 심장부로 +2 21.02.22 525 13 11쪽
100 [1부 검권천하] 제100화 -천하제일무예대회(5) +8 21.02.21 503 14 12쪽
99 [1부 검권천하] 제99화 -성진의 첫출근 21.02.20 517 12 12쪽
98 [1부 검권천하] 제98화 -성진의 면접 +4 21.02.19 508 14 12쪽
97 [1부 검권천하] 제97화 -천하제일무예대회(4) 21.02.18 501 12 12쪽
96 [1부 검권천하] 제96화 -천하제일무예대회(3) 21.02.17 505 12 11쪽
95 [1부 검권천하] 제95화 -천하제일무예대회(2) 21.02.16 520 12 12쪽
94 [1부 검권천하] 제94화 -천하제일무예대회(1) 21.02.14 517 12 11쪽
93 [1부 검권천하] 제93화 -회군(回軍) 21.02.13 510 12 12쪽
92 [1부 검권천하] 제92화 -탄멸의 협곡(3) 21.02.12 525 13 13쪽
91 [1부 검권천하] 제91화 -탄멸의 협곡(2) +2 21.02.11 516 13 12쪽
90 [1부 검권천하] 제90화 -탄멸의 협곡(1) +2 21.02.10 524 14 12쪽
89 [1부 검권천하] 제89화 -황궁(2) +2 21.02.09 526 13 11쪽
88 [1부 검권천하] 제88화 -영광의 목초지(2) 21.02.08 522 13 12쪽
87 [1부 검권천하] 제87화 -영광의 목초지(1) 21.02.07 528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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