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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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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연재수 :
1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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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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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7,504

작성
21.02.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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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부 검권천하] 제91화 -탄멸의 협곡(2)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91화


늦은 밤이 되어서야 정인은 집으로 돌아왔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성진은 정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늦었네?”


정인은 대답 없이 성진을 바라봤다. 처음에는 안쓰러운 눈빛이었다가, 이내 걱정스럽게 바뀌었다.

성진이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마성진 씨, 우리 말이에요, 하아······.”

“응?”

“우리······, 이길 수 있을까요? 아니, 아주 조금이라도 그 사람들을 흔들 수나 있을까요?”

“······, 무슨 일이 있긴 했구나?”


정인은 자신이 다녀왔던 비밀스러운 모임에 대해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심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경유착, 정치와 경제는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말. 단순히 그런 상태를 일컫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기도 했다.

고위직 모임이라는 그곳은 정경유착을 훨씬 뛰어넘었다.

유엔더블유는 정치뿐만 아니라, 법조계의 고위 인사들까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리얼리티 인사이드와 유엔더블유의 검권천하 소유권을 다툰 재판의 판사가 유엔더블유의 사람이었다. 승산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그런 싸움이었다.

리얼리티 인사이드 측에서 선임한 변호사도 유엔더블유의 사람이었다. 달걀로 바위치기보다 더더욱 이길 수 없는 소송이었다.

완벽한 판짜기, 법치주의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추악함이었다.


법은 한 개인이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해서 개·제정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뇌사를 사망의 기준으로 하자는 국회의 논의가 만약 유엔더블유가 개발하고 있는 마법의 시대와 관련이 있다면? 바꿔 말해서, 유엔더블유의 이익을 위한 법제화라면?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을 정말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정인의 말을 모두 들은 성진은 차마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정인 씨, 이런 일에 끼어들게 해서 미안해······, 정말 많이 미안해······.”


현관문으로 걸어가는 성진, 정인이 성진을 힘겹게 돌려세우며 말했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더 이상 정인 씨를 위험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떠난다고요? 이 시간에? 말도 없이!”


정인이 성진을 쏘아봤다.

성진은 정인의 눈을 피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인은 느낄 수 있었다. 성진의 마음을.

갈 데도 없는 사람이 바보처럼 오밤중에 떠나겠다고 했지만, 그를 미워할 수 없었다. 전부 자신을 위하고, 걱정해서였기에.


“우리 차분하게 얘기해 봐요. 네?”

“정인 씨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진심이야.”

“왜 제가 안 다쳤으면 좋겠는데요?”

“위험한 일이니까. 그리고······.”

“그리고?”

“다치지 않길 바랄 정도로 내게 소중한 사람이니까······.”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보다 진심이 전해지는 그런 고백이었다.

그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져서일까, 정인의 눈빛에 애잔함이 서려있었다.


“이미 알아버렸는데, 어떻게 그만 둘 수 있겠어요······.”


성진의 목에 팔을 감았다.


“유엔더블유의 비밀도, 마성진 씨의 마음도······.”


성진에게 점점 가까워졌다.

정인은 입술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볼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 중간에 입을 맞추었다.


“정인 씨······.”

“마성진 씨가 좋은 사람이라는 거 알아요. 그런데 지금은 제 마음을 줄 수 없어요.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으니까요. 우리 같이 이겨내요. 그래서 우리가 해결하는 그날, 입술인지, 볼인지 다시 알려줄게요.”


정인의 말은 흔들리는 성진을 바로잡았다.

이제는 도망가지 않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가 마음속에서 샘솟았다. 그녀와 함께!


식탁에 마주앉은 성진과 정인은 본격적인 전략을 함께 세웠다.


“저는 ‘김함흠’ 판사의 뒤를 조사해볼게요. 분명, 리얼리티 인사이드 말고도 재판에 관여한 사건이 더 있을 거예요. 그리고 유엔더블유와 소유권 다툼을 했던 사건들 전부를 찾아볼게요.”

“찾은 다음은?”

“의혹들을 세상에 알릴 거예요. 사람들이 동요하면, 검경에서 수사를 할 테니까요.”

“응, 알겠어. 그럼 나는 뭘 하면 돼?”

“마법의 시대와 사이퍼에 대해서 지금처럼 계속 알아봐줘요. 그리고 요즘 다이어트 빡세게 하고 있죠?”

“어떻게 알았어?”

“살이 이렇게나 많이 빠졌는데 어떻게 몰라요. 환골탈태라고 그랬죠? 류한영 씨요. 마성진 씨도 환골탈태한 것 같아요.”


그렇게 많이 빠졌나?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턱살을 잡아당겨봤다.

분명히 뭉텅이로 잡혀야 할 살은 온데간데없었고, 살가죽만 느껴졌다.


“빠지긴 많이 빠진 것 같네.”

“하는 김에 조금만 더 빡세게 빼 봐요. 이전의 오타쿠 이미지 완전히 지워져버리게. 제가 오케이 하면, 그때부터 밖에 나가서 같이 활동하게요. 분명, 아무도 못 알아볼 거예요. 알았죠?”

“응!”


성진이 두 주먹을 움켜쥐며 의지를 표명하자, 정인도 방긋한 미소로 답례했다.


“아참, 오늘 윤진용 팀장도 왔었어요.”

“진용이? 진용이는 곧 버려질 거라고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요. 버려진 게 아니라 오히려 승진을 했어요. 검권천하 총괄개발팀장 겸 전략기획실장으로요.”

“전략기획실장? 그 자리 엄청 높은 자리 아니야?”

“맞아요. 얼마 전까지 회장의 늦둥이 외아들이 있던 자리래요.”

“설마?” / “설마!”


정인과 성진은 동시에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같은 말을 외쳤다.

윤진용의 파격적인 승진, 이는 곧 회장의 신임을 받았다는 말이었다.

회장의 신임은 ‘마법의 시대’와 관련이 있을 것이기에.


*****


티무르와 단 일합만을 교환한 한영, 그랬음에도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우락부락한 보디빌딩 선수들조차 일반인으로 느껴질 정도로 티무르의 온몸은 근육 그 자체였다. 그런 무지막지한 힘으로 휘두른 도끼를 권갑으로 쳐낸 결과, 한영은 극심한 수전증에 걸린 사람처럼 손의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티무르가 외쳤다.


“보아라, 중원의 군사들이여! 너희들의 지휘관이라는 자는 이토록이나 무능하구나! 어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투항하지 않으면 이 도끼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공력을 개방한 한영은 티무르를 향해 달려나갔다. 그러자 티무르는 말을 몰아 한영과의 거리를 벌리며 자극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어리석구나, 중원의 무사여. 스스로 말을 버린 게 얼마나 무모했는지를 깨닫게 해주마!”


무지막지한 힘으로 상대방을 억누르는 게 티무르의 전투 방식이었다. 티무르라는 NPC를 그렇게 설정해놓은 장본인이 한영이었고, 반대로 그의 약점도 역시 알고 있었다.


‘힘에서는 내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렇다면, 속도로 승부를 본다!’


말을 타고 있는 티무르, 그는 단점인 속도를 그렇게 보완하고 있는 것.

한영의 일차 목표는 당연히 말이었다.


티무르가 전투 도끼를 길게 늘어뜨리며 말의 속도를 높였다. 머리 위로 도끼를 빙글 돌리며 다가왔고, 한영과 가까워지자 일격에 두 동강 낼 기세로 도끼를 위에서 아래로 크게 그었다.


동작이 커지면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었으니, 한영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공격을 피했다. 도끼는 허공을 갈랐고, 공기가 찢어지는 바람소리가 멀리에서 일기토를 지켜보는 병사들에게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말은 몸을 숙인 한영을 밟아버리려고 앞발을 높이 들어올렸다.


지금이다!

상체를 빠르게 일으키며 공력이 가득 실린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

말의 복부를 정확히 타격한 파열권강, 말은 속절없이 쓰러졌고 다시는 일어설 수 없었다.


애마(愛馬)를 잃은 티무르는 살기가 가득 찬 눈으로 한영을 노려봤다.

그러자 검지와 중지를 붙여서 들어오라는 듯이 깔딱이는 한영.

자극이 제대로 통한 걸까, 티무르가 도끼를 두 손으로 움켜쥐며 달려들었다.


“시신조차 찾을 수 없게 만들어주마!”

“할 수 있다면 해봐.”

“네 이놈!”


티무르의 도끼가 또다시 바람을 가르며 한영의 머리를 노렸다. 매섭고,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말 그대로 스치면 사망.

그러나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맞추지 못하는 소용이 없지 않겠는가, 한영은 몸을 옆으로 틀며 도끼를 피하자마자 티무르의 옆구리에 주먹 한 방을 깊게 먹였다.


원하는 부위에, 원하는 일격을 정확히 가했지만, 강철만큼이나 단단한 육체였기에 큰 타격은 아니었다.


“간지럽구나.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공격이란 말이냐!”


마음껏 때려보라는 듯이 오히려 두 팔을 벌리는 티무르, 이는 상대방을 완전히 깔보는 태도였다.

살짝 열이 받은 한영이 주먹 관절을 ‘우드득’ 풀며 말했다.


“진짜? 후회할 텐데?”


티무르는 정말이라는 듯이 조금 전에 한영이 했던 것처럼 손가락을 깔딱 거렸다.


왼손 주먹을 꽉 쥐어 보이는 한영, 반대로 오른손은 당수치기를 할 때처럼 반듯하게 펼친 채 힘을 가득 실었다.

인간이 아무리 신체를 연마한다고 한들, 결코 단련할 수 없는 부위가 하나 있었으니.


한영의 왼손이 티무르의 복부를 향했고, 이와 동시에 곧게 핀 오른손은 목을 향했다. 정확히는 울대.

손끝으로 딱딱한 무언가를 부셔지는 촉감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넘친 자신감과 상대방을 얕잡아본 결과였다. 목숨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방심은 곧 패배로 이어지는 법이었다.


“커헉!”

“후회할 거라고 했잖아.”


단단히 열이 받은 티무르, 무차별적으로 도끼를 휘둘렀고 발길질까지 섞어가며 한영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흥분하면 동작이 커지기 심산이었고, 동작이 커지면 또다시 빈틈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전쟁터에서 더더욱 냉철해야하는 이유였지만, 티무르는 그러하지 못했다.


이게 바로 티무르의 약점이었다.

지나친 자신감, 어쩌면 자만심.


한영과 티무르의 일기토를 멀리서 바라보던 군사 사마허육의 입이 열렸다.


“곧 끝나겠군.”


극의(極意)를 개방하자 한영의 주먹이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초절정의 경지에 다다르자, 권강(拳剛)과 권기(拳氣)를 이전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첫 제물은 티무르였다.


공력을 가득 담은 파열권강은 티무르의 강철과도 같은 근육을 철저히 깨부셨다.

점점 더 빠르게 주먹을 휘두르며 연타공격을 먹였고, 강철 근육에 시뻘건 피멍 자국이 점차 선명해졌다.

마지막은 540도 돌려차기.

한참을 날아가 자신이 아끼는 애무의 옆에 누워버린 티무르, 그는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한영이 머리 위로 주먹을 치켜올렸다.

그러자 이어지는 제3군 1만 병사들의 환호성.


“와아아아아!” / “와아아아아!” / “와아아아아!”


급격히 사기(士氣) 충만해진 병사들이 일제히 ‘보승장군’을 외쳤다.

이와는 반대로 여진의 군대는 무너지고 있었다.


한영이 외쳤다.


“전군, 공격하라!”


최고의 장수이자 지휘관을 잃어버린 여진의 군대는 일순간에 오합지졸(烏合之卒)이 되고 말았다.

한영의 제3군보다 수가 훨씬 많았지만, 이미 승패는 기울어져 있었다.


여진의 군대가 일제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매복해있던 척인결이 이끄는 본진은 적군을 일거에 소탕해나갔다.


탄생과 소멸이 반복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탄멸의 협곡.

첫 승전보였다.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79

생명: 4673/4673(+970)

공력: 996(+100)

소속: 보승장군(報勝將軍)

칭호: 영광의 목초지의 포식자

--------

근력 194(+13) 체력 190(+21)

민첩 183(+33) 재능 148(+12)

운 170(+10)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대붕 레벨 79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10%

경험치 보조+10%

속도 보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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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2부 AOM] 제1화 -이슈들 +4 21.03.15 530 13 13쪽
113 [1부 검권천하(완결)] 제113화 -불시착 +6 21.03.07 528 13 12쪽
112 [1부 검권천하] 제112화 -코드넘버원 +2 21.03.06 517 13 12쪽
111 [1부 검권천하] 제111화 -십만대산 +2 21.03.05 508 13 12쪽
110 [1부 검권천하] 제110화 -결전 +2 21.03.04 525 13 15쪽
109 [1부 검권천하] 제109화 -설계 +2 21.03.03 518 14 12쪽
108 [1부 검권천하] 제108화 -파천신군 +2 21.03.03 527 13 12쪽
107 [1부 검권천하] 제107화 -대붕금시조 +2 21.02.28 519 13 12쪽
106 [1부 검권천하] 제106화 -화경 +4 21.02.27 512 14 12쪽
105 [1부 검권천하] 제105화 -검권천하 +2 21.02.26 506 13 12쪽
104 [1부 검권천하] 제104화 -금단의 영역 +2 21.02.25 508 13 12쪽
103 [1부 검권천하] 제103화 -그의 목소리 +2 21.02.24 512 14 11쪽
102 [1부 검권천하] 제102화 -같은 생각 +4 21.02.23 519 13 12쪽
101 [1부 검권천하] 제101화 -적의 심장부로 +2 21.02.22 525 13 11쪽
100 [1부 검권천하] 제100화 -천하제일무예대회(5) +8 21.02.21 503 14 12쪽
99 [1부 검권천하] 제99화 -성진의 첫출근 21.02.20 517 12 12쪽
98 [1부 검권천하] 제98화 -성진의 면접 +4 21.02.19 508 14 12쪽
97 [1부 검권천하] 제97화 -천하제일무예대회(4) 21.02.18 501 12 12쪽
96 [1부 검권천하] 제96화 -천하제일무예대회(3) 21.02.17 505 12 11쪽
95 [1부 검권천하] 제95화 -천하제일무예대회(2) 21.02.16 520 12 12쪽
94 [1부 검권천하] 제94화 -천하제일무예대회(1) 21.02.14 518 12 11쪽
93 [1부 검권천하] 제93화 -회군(回軍) 21.02.13 510 12 12쪽
92 [1부 검권천하] 제92화 -탄멸의 협곡(3) 21.02.12 525 13 13쪽
» [1부 검권천하] 제91화 -탄멸의 협곡(2) +2 21.02.11 516 13 12쪽
90 [1부 검권천하] 제90화 -탄멸의 협곡(1) +2 21.02.10 524 14 12쪽
89 [1부 검권천하] 제89화 -황궁(2) +2 21.02.09 526 13 11쪽
88 [1부 검권천하] 제88화 -영광의 목초지(2) 21.02.08 522 13 12쪽
87 [1부 검권천하] 제87화 -영광의 목초지(1) 21.02.07 528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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