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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게임

완결

주안작가
작품등록일 :
2020.11.16 20:49
최근연재일 :
2021.04.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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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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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부 검권천하] 제106화 -화경

DUMMY

한 번씩 다녀왔습니다.

[1부 검권천하] 제106화


너와 내가 다르고, 우리와 저들을 구분하는 기준, 이를 ‘특성’이라 부른다.


한 명의 인간은 수없이 많은 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꿔 말하자면,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따라서 사람은 저마다의 성격과 행동 방식을 지니고 있기에, 공장에서 줄줄이 생산해내는 것 같은 일관성을 찾기 힘들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인 A·I는 어떨까?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 역시 일관화되기가 어렵다.

즉, 개발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독특한 인공지능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정말일까?

2018년 MIT에서 개발한 ‘노먼’이 잘 알려진 독특한 인공지능 중 하나에 해당한다. 노먼은 사이코패스 인공지능이라고도 불리는데, 이와 관련해서 개발자는 “편향적인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주입”했다며 A·I가 받아들이는 정보에 따라 인공지능의 성격이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었다.


과거의 이러한 사례들을 당연히 알고 있는 정인이었기에, 비밀연구소의 수석연구원 김찬호가 보내준 연구일지를 보며 두려운 생각에 사로잡혔다.

성진이 물었다.


“정인 씨, 왜 그래?”

“여기 좀 보세요. 사이퍼 이전의 인공지능들은 전부 미쳐버렸나 봐요. 우리도 두 눈 뜨고 보기 힘든 전쟁과 죽임의 잔혹함을 주입 시키니까 인공지능들이 이상한 반응을 보였대요. 가령,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화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반응이요.”

“당연히 그러겠지. 인간을 모델로 만든 게 인공지능이니까.”

“전부 폐기됐대요. 반면에, 사이퍼는 달랐나 봐요. 별다른 반응도 보이지 않고, 덤덤히 받아들였나 봐요. 어떻게 생각해요?”


한영에게 들은 얘기들이 떠올랐다. 사이퍼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한영을 죽이려고 하지 않았던가.

성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이 역시도 학습된 결과겠지. 연구자들이 원하지 않는 이상한 반응을 보이면 폐기된다는 것을 배웠을 테니까.”

“제 생각도 그래요. 그런데 대체 왜, 유엔더블유는 무리하게 초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던 걸까요?”

“기다리면 알 수 있을 거야. 연락이 올 때가 됐는데.”


보통의 인터넷 브라우저로는 접속할 수 없는 ‘다크웹’의 가상공간에서 성진은 비밀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김찬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 시간 전, 그에게 ‘회장을 만나러 간다’는 연락이 왔다. 이미 내부 고발자의 노선을 타버린 김찬호는 성진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잠시 후, 가상공간에 한 명의 접속자가 나타났다.


-미스터 마?


성진이 정인에게 자리를 내어줬고, 정인이 예전처럼 성진 대신 채팅을 했다.


-보고 있다.

-제가 보고 들은 것들을 저조차도 믿을 수가 없군요. 새로 만들고 있다는 게임을 보고 왔습니다. ‘마법의 시대’라는 이름이더군요.

-그게 놀랄 일은 아닐 것 같은데?

-맞습니다. 하지만 마법의 시대의 목적을 들으면 미스터 마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말하라.

-마법의 시대는 단순한 게임이 아닙니다. 인간의 뇌를 직접 연결해서 접속하는 초현실적인 가상 세계입니다.

-이 역시도 놀랄 일은 아니군.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이 말에도 놀라지 않길 바랍니다. 마법의 시대는 인간이 영원히 살기 위해 만들어놓은 세상입니다.


정인과 성진은 동시에 서로를 쳐다봤다.

‘이게 무슨 말이야?’라는 눈빛이 교차했다.

정인은 자신이 느낀 감정 그대로를 키보드에 입력했다.


-인간의 뇌는 노화를 피할 수 없다. 영원과 불멸에 대한 정의가 나와 다른 것 같군.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오늘 회장님의 저택에 모인 사람은 저와 마법의 시대 개발팀장, 유엔더블유 뇌과학연구소장 이렇게 세 명이었습니다. 뇌과학연구소장이 말하더군요, 뇌의 노화를 멈추는 항체를 발견한 것 같다고요.


얼마나 놀랐는지, 정인과 성진은 입을 쩌억 벌리며 다시금 서로를 쳐다봤다.

놀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김찬호의 채팅이 먼저 올라왔다.


-아직 확정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추정치가 상당히 높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게 남았습니다.

-뭐지?

-사이퍼를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씀드린 그 날, 바로 그날 마법의 시대 오픈 테스트를 한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D-day인 셈이었다.

김찬호에게는 사이퍼를 마법의 시대 개발팀으로 보내야 하는 날.

성진에게는 사이퍼를 검권천하 서버실에 다시 가둬야 하는 날.

그리고 한영이 사이퍼를 사냥해야 하는 날.


*


성진과 김찬호가 은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그때, 비밀리에 연락을 취한 이들이 또 있었다.


윤진용의 집무실로 그의 수족인 검은 정장의 리철준이 들어왔다.


“보고드리겠습니다. 김 비서와 접촉한 그 남자는 유엔더블유 비밀연구실의 수석연구원인 김차호라는 사람이었습니다.”

“비밀연구실? 그래서 그와 김 비서가 간 곳은 어디지?”

“용인 외곽에 있는 대저택이었습니다. 경비가 삼엄하여 내부로 진입할 수는 없었습니다. 회장님도 그곳에 계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추정이라면, 이유는?”

“보여드리겠습니다.”


리철준은 무인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 한 장을 윤진용에게 보이며 말했다.


“이쪽은 뇌과학연구소장이고, 다른 한 명은 전략실장님도 아시는 얼굴입니다.”


사진 속 남자의 이름은 ‘이승률’.

리얼리티 인사이드에서 검권천하를 개발할 때,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정도로 능력이 있는 게임 개발자였다.

비록, 그가 만든 게임은 빛을 발하지는 못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마법의 시대 개발팀장을 맡고 있었다.


리철준이 다시 보고를 이었다.


“추정컨대, 회장님의 거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인원을 나눠서 비밀연구소에서 무엇을 개발하고 있는지와 이승률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이 무엇인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IT뷰의 김준호 기자는?”

“그쪽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곧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


보고를 마친 리철준은 깍듯하게 인사를 한 다음 돌아갔고, 다시 혼자 남은 윤진용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마법의 시대, 대체 뭘까?

비밀연구실과 뇌과학연구소, 그리고 이승률. 이들의 접점은 무엇일까?


‘위이이잉-’


정적과도 같은 고민을 깨뜨린 건 스마트폰의 진동 소리였다.

윤진용은 휴대폰을 들어서 발신자를 확인했다. 꼭 받아야 하는 전화였다.


“네, 김 비서님.”

“회장님께서 뵙고자 하십니다.”

“알겠습니다. 어디로 가면 될까요?”

“한 시간 내로 도착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회장님의 마법의 시대에 동참할 자격을 잃습니다.”


묻는 말에는 답도 하지 않은 김 비서는 일방적으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만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윤진용은 헛웃음과 함께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이 역시도 테스트라는 건가? 나를 과소평가한 것 같은데, 그 정도 테스트라면 가뿐히 넘겨주지.


리철준에게 회장의 비밀 저택의 위치를 건네받은 윤진용은 비밀로 가득 차 있는 그곳에 발을 들이밀었다.


*****


한영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똑같은 옷을 입은 한 남자와 마주보고 있었다.


검과 주먹이 진리인 세계, 무협.

수많은 무협인들은 서로와 싸우지만, 반대로 스스로와도 싸운다.

이를 깨달음이라고 한다.


레벨 89에 다다른 한영은 화경의 벽과 마주하고 있었다.

화경과 현경, 생사경의 벽은 자신을 뛰어넘는다는 의미였고, 검권천하에서는 자신의 캐릭터와 동일한 능력의 적 한 명과 싸워 이기는 것으로 화경의 벽을 표현했다.


한영은 이미 세 번이나 이러한 과정을 거쳤었다.

금시조를 얻은 천수목에서 한 번, 절정과 초절정의 경지에 다다를 때도 자신과 똑같이 생긴 상대를 꺾었었다.


그러나 화경이라는 높디높은 벽은 이전에 겪어왔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천수목에서는 공력 개방을, 절정과 초절정에서는 극의를 오직 한명만 사용할 수 있었다면, 화경의 벽에서는 ‘환영’ 역시 모든 능력을 본체인 한영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었다.


보통의 플레이어였다면 화경의 벽을 뚫기가 정말 많이 어려웠겠지만, 한영에게는 달랐다.

100% 이길 방법 없이 화경의 벽을 두드린 게 아니었다.


자, 일단!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확인해볼까!

환영의 공격 방식과 움직임은 시스템이 한영을 그대로 복사해놓은 것.

따라서 환영의 패턴을 보면서 한영은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보고자 했다.


환영이 지면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주먹을 뻗었다.

극의를 개방한 환영과 개방하지 않은 채 막아낸 한영.

당연하다는 듯이 가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이나 뒤로 쭉 밀려났다.


극의를 개방하냐, 안 하냐의 차이가 극명하군!

환영을 거울삼아 반면교사(反面敎師)를 한 한영은 여전히 방어 자세만을 취했고, 이윽고 환영이 다시금 공격을 이어갔다.


복싱 자세의 환영은 이번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왼손부터 앞으로 뻗었고, 연타공격은 원투쓰리포로 정직하게 이어졌다.

종종 발 공격도 섞었지만, 그렇다고 변칙적이라고 표현하기는 부족해 보였다.


공격이 너무 뻔하네!

자신의 단점들을 한눈에 찾아내서일까, 반성도 되고 한편으로는 개선점을 찾아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에는 역으로, 한영이 환영을 공격했다.

복싱의 원투쓰리포를 살짝 변형해서, 왼손으로 원과 투를 내지른 다음, 쓰리 타이밍에 무릎을 올렸다.

과연 어떻게 방어를 할까? 라는 궁금증이 섞인 공격이었다. 나름대로 변칙을 살짝 입혀봤지만, 이 역시도 비슷한 패턴에서 비롯되었기에 환영은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흘렀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찾아낸 한영은 슬슬 판을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아무리 시스템적으로 복사된 자신의 환영이라지만, 한영에게는 시스템이 절대 복사할 수 없는

아이템이 하나 있었다.


“소지품!”


한영이 꺼내든 건 ‘창조주의 권능-파괴’였다.

파괴를 오른손 위에 올린 다음, 주먹을 꽉 쥐었다. 주먹에 힘이 더 실리는 느낌이었다.

펀치머신을 칠 때 라이터같은 물건을 쥐면 그립감이 생겨 점수가 더 높게 나오는 것과 비슷한 원리였다.


한영은 환영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고, 이에 응수하듯이 환영도 주먹을 뻗었다.

두 주먹이 맞닿자, 환영의 손에서 이(異) 현상이 일었다.


‘프스스-’


환영의 몸이 손부터 픽셀 단위로 소멸되기 시작했다.

이전에 영광의 목초지에서 독고무패가 보였던 반응과 같았다.


시스템 메시지가 울렸다.


-화경(化境)의 벽을 돌파하였습니다. 화경의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화경에 진입하여 보유한 모든 능력치가 2배 상승하였습니다.


모든 무림인이 꿈에 그리는 경지인 화경.

그러한 경지에 도달했음에도, 한영은 기뻐할 수 없었다.


‘빠직-’


갑자기 들려온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 발원지는 한영의 손안이었다.

주먹을 펼치자, 쥐고 있던 ‘창조주의 권능-파괴’가 보였다.


한영의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렸다.


독고무패를 상대할 유일한 무기인 창조주의 권능-파괴에 균열이 일어나 있었다.


--------


이름: PLAYER38769155

레벨: 89

생명: 12115/12115(+970)

공력: 4018(+100)

소속: 보승장군(報勝將軍)

칭호: 검권천하

--------

근력 638(+13) 체력 562(+21)

민첩 564(+33) 재능 464(+12)

운 508(+10)

분배 가능한 능력치 – 0

--------

대붕 레벨 89

활성화 능력:

운기조식 숙련치 보조+10%

경험치 보조+10%

속도 보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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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부 검권천하] 제111화 -십만대산 +2 21.03.05 509 13 12쪽
110 [1부 검권천하] 제110화 -결전 +2 21.03.04 525 13 15쪽
109 [1부 검권천하] 제109화 -설계 +2 21.03.03 518 14 12쪽
108 [1부 검권천하] 제108화 -파천신군 +2 21.03.03 528 13 12쪽
107 [1부 검권천하] 제107화 -대붕금시조 +2 21.02.28 521 13 12쪽
» [1부 검권천하] 제106화 -화경 +4 21.02.27 513 14 12쪽
105 [1부 검권천하] 제105화 -검권천하 +2 21.02.26 507 13 12쪽
104 [1부 검권천하] 제104화 -금단의 영역 +2 21.02.25 509 13 12쪽
103 [1부 검권천하] 제103화 -그의 목소리 +2 21.02.24 512 14 11쪽
102 [1부 검권천하] 제102화 -같은 생각 +4 21.02.23 521 13 12쪽
101 [1부 검권천하] 제101화 -적의 심장부로 +2 21.02.22 526 13 11쪽
100 [1부 검권천하] 제100화 -천하제일무예대회(5) +8 21.02.21 504 14 12쪽
99 [1부 검권천하] 제99화 -성진의 첫출근 21.02.20 518 12 12쪽
98 [1부 검권천하] 제98화 -성진의 면접 +4 21.02.19 509 14 12쪽
97 [1부 검권천하] 제97화 -천하제일무예대회(4) 21.02.18 501 12 12쪽
96 [1부 검권천하] 제96화 -천하제일무예대회(3) 21.02.17 506 12 11쪽
95 [1부 검권천하] 제95화 -천하제일무예대회(2) 21.02.16 520 12 12쪽
94 [1부 검권천하] 제94화 -천하제일무예대회(1) 21.02.14 518 12 11쪽
93 [1부 검권천하] 제93화 -회군(回軍) 21.02.13 510 12 12쪽
92 [1부 검권천하] 제92화 -탄멸의 협곡(3) 21.02.12 526 13 13쪽
91 [1부 검권천하] 제91화 -탄멸의 협곡(2) +2 21.02.11 517 13 12쪽
90 [1부 검권천하] 제90화 -탄멸의 협곡(1) +2 21.02.10 525 14 12쪽
89 [1부 검권천하] 제89화 -황궁(2) +2 21.02.09 526 13 11쪽
88 [1부 검권천하] 제88화 -영광의 목초지(2) 21.02.08 523 13 12쪽
87 [1부 검권천하] 제87화 -영광의 목초지(1) 21.02.07 528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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