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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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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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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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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2.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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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WGRS - 제 6장(6)

DUMMY

나는 문득 눈을 떴다. 요즘 무슨 저주라도 걸렸는지 누운 상태에서 눈을 뜨는 경우가 잠을 잘 때 말고 많이 늘었다. 잘못하다간 모서리 공포증이라도 걸릴 것 같은 어정쩡한 기분을 실감하며 천장을 쳐다보았다. 이놈의 천장 그만 볼 일 없겠냐?

그런데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 걸 보니 옆구릴 베이고도 인간은 살 수 있는 모양이었다. 인간은 역시 경이롭군. 뭣하면 SAW의 직쏘에게 협력 신청서를 보내는 걸 어떨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 여기가 어딘 지를 파악하고 말았다. 병원이었다. 하긴, 병원이 아니면 어디 누워있겠어.

"응?"

옆에 엎드린 채 누워있는 아리야를 발견했다. 훗, 이 녀석도 내가 누워있으면 항상 옆에 있는 인물이다. 그 사실에 대해선 고맙게 생각한다. 부모님도, 동생도 모르는 내 피살 위기를 아리야라는 여자만 옆에서 끝까지 지켜본다. 피살 위기 뿐 아니면 언제나…

"으으, 뭐야?"

졸리다는 듯 눈을 비비며 고개를 든다. 나는 말없이 그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일어나자마자 뭐야 라니. 너 답긴 하지만 좀 더 다른 말은 없겠냐.

"아, 눈을 떴구나!"

그러면서 내 몸을 흔들다. 아고고고, 아프단 말이야. 흔들지 마.

"어, 미안."

아리야는 퍼뜩 정신을 차린 사람 처럼 손을 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어지간히 흥분한 모양이구만.

"혹시, 몇 일동안 내가 일어나지 못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걱정스러운 마음을 담아 슬쩍 물었다. 이제까지 사건들을 살펴보면 항상 이런 식이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고(그게 꼭 칼 같은 흉기에 당한다) 피를 흘리며 껄떡대다가 어딘가로 실려가서는 꼭 눈을 떠보면 몇 일은 지나있다. 참고로 맨 먼저 보이는 건 천장.

"아니, 반나절 동안 누워있었어."

우옷, 다행이군. 게다가 여긴 헝가리. 몇 일 씩이나 누워있었다면 그 나름대로 곤란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하지만 기껏 놀러 온 건데 엉망이 되버렸군. 오전 일정을 다 날려버렸잖아.

깨어났을 때 빠지지 않고 보이는 물건 중 하나인 시계를 쳐다보며 나는 중얼거렸다.

"걱정 마."

아리야는 눈물 맺힌 목소리로 말했다. 기쁘다는 건지,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고 있었다.

"여길 봐."

그러면서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어 젖혔다.

"엇."

나도 모르게 환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뭘 보았을까? 별 거 없었다. 그저, 아름다운 야경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을 뿐.

"헝가린 한국과 다르게 높은 고층 빌딩 같은 게 그리 많지 않으니까. 있다 해도 여기엔 별로 없어. 충분히 아름답지?"

웃으면서 나에게로 다가온다. 확실히 아름다웠다. 알록달록한 색체의 네온사인과 그게 걸맞는 빛깔들의 야경 빛. 낮은 주택 시선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조명도 한 몫 했다. 밤엔 달이 빛을 내며 떠있었다. 옆에서 다가오는 구름이 슬쩍 스치듯 지나갔지만 그걸로 빛이 사라질 리는 없었다. 나는 빙긋 웃었다.

"너무나 아름답군."

"그치?"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아리야는 내 옆에 있던 의자에 다시 앉았다.

"정말 죽는 줄 알았어."

"난 안 죽는다."

어느새 이런 헛소리까지 할 줄 알게 된 나였다. 이에 피식 웃는 아리야.

"그래."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튼, 살아서 다행이야. 의사가 위태롭다고 말할 땐 정말…"

말을 잇질 못하고 눈물을 흘리더니 훌쩍거린다. 그리고 내 위에 얼굴을 파묻고 운다. 나는 그 등을 토닥여주었다.

"안 죽는다니까 그러네."

이렇게 살아나 웃고 있는 나 본인이 대견스러울 정도니까. 흠흠.

"그런데 쳐들어온 녀석들은 어떻게 됐어?"

그 녀석들이 처리되지 않았다면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셈. 내 질문에 아리야는 눈가에 맺힌 눈물방울을 훔쳐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 물리쳤어."

또 도망가거나 한 건 아니겠지?"

"아니, 이번엔 셋 다 잡아들였어."

그러십니까.

"하핫, 미젠다가 그걸 다 찍은 거 있지."

으잉? 갑자기 울상인 상태로 피식 웃으며 쿨럭대는 아리야. 그나저나 사부가 뭘 찍어?

"혼자 신나선, 카메라 들고 다 찍었어."

크하하하하! 나도 웃고 말았다. 이거 진짜 대박인데. 그걸 다 찍다니?

"그러게."

정말 할 말이 없네. 대단해.

"그건 나중에 보여줄게."

안 보여줘도 괜찮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천장을 바라보았다. 문득 졸음의 마수가 뻗쳐오는 것을 느꼈다. 으흠.

"그런데 할 말이 있어."

기분 좋게 잠을 청하려는데 아리야의 매서운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뭐지? 갑자기 불안해졌다.

"난 싫은 거야?"

난데없이 아리야는 뚱한 얼굴로 날 노려보며 펠리컨처럼 입술을 내밀었다. 나는 눈이 퀘스천 마크로 변한 것 같은 착각을 느끼며 고개를 갸웃했다.

"싫을 리가 있겠냐?"

"아니, 그런 식의 대답은 싫어. 좀 더 조신있게 말해봐."

무슨 소리냐.

"으..."

입술을 깨물며 신음하는 아리야. 한참동안 질문의 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지만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누군가 날 보고 있다면 잔소리라도 할 기세의 분위기를 느껴야만 했다. 가만, 누가 잔소릴 한다는 거냐? 잔소릴 들을 이유가 없단 말이야.

"그럼 질문을 바꿔볼게."

용기라도 내려는 듯 주먹을 쥐고 눈을 꼭 감았다가 한숨을 내쉬고 숨을 들이 마쉰 다음 눈을 뜨고서 다시 숨을 모아 마쉰다. …?? 임팩트가 너무 강한 거 아니냐?

"몸매 좋고 성숙한 여자가 좋아? 아니면 좀 작고 덜 큰 여자가 좋아?"

아직도 질문의 요지를 파악할 수 없었다. 웬지 대답하면 루비콘 강이라도 건널 기분이었다. 좀 더 고민하라고 뇌에선 만류한다. 나는 진땀을 흘려야했다. 난처했다. 글쎄, 그건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기가…

"제대로 대답해!"

"윽."

나는 침을 삼켰다. 뭐라고 해야 할까.

문득 떠오른 의문이 있다면 왜 내가 이렇게 쩔쩔매고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답은 할 수 없었다. 그저 아리야에겐 꼼짝 못할 뿐이었다.

"여, 나왔다!"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면서 한 무리가 등장했으니 나는 반가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나이스 타이밍!

"제자. 이거 보여줄게."

오자마자 케이스에 들어있는 DVD를 흔들며 미젠다의 밝은 목소리가 내 귀를 울려댔다. 상체를 일으켰다. 상처 때문에 무척 따갑고 아팠지만 별로 대수는 아니었다.

"보여주세요."

아리야에게 해야 할 대답을 피하고자 얼른 말했다. 뭔지도 몰랐지만 말이다. 미젠다는 오냐, 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뒤따라온 나라가 뭔가를 끌고 왔다.

"이건 재생기야."

재생기? 이동식 트래퍼 위에 자릴 잡고 있는 것은 과연, DVD전용기와 컬러 TV였다. 그런데 그런 건 어디서 났습니까?

"비밀."

나라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물어본 내가 바보였나.

"진래 씨랑 줄리아 씨는요?"

가만히 DVD는 재생기에 넣고 있는 미젠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입을 열었고 미젠다는 뒤를 돌아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뒷수습 중이지."

그런가요. 그럴 분들이죠. 메이드 줄리아 씨는 약간 의외지만. 그나저나 그 DVD는?

"전투 영상 기록."

그 말에 나는 아리야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신이 나서 이리저리 찍어댔다더니 이걸 말하는 건가. 참 대단하십니다.

"자, 그럼 볼까요?"

큰소리로 외치며 재생 버튼을 누른다. 곧 화면에 뭔가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난 긴장한 채 그 화면을 쳐다보았다. 어느새 아리야도 그런 얼굴로 변해있었다. 어느정돈 다행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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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 드디어 비축분이 다 떨어졌습니다. 이제 직접 써야만 해요! ㅠㅠㅠㅠ 아이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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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99 아히이잇
    작성일
    09.02.20 11:38
    No. 1

    쓰셔야 하는겁니다!! 비축분은.. ㅋㅋ 아니면 올리시면서.. 비축분도 같이 하는게.. ㅋㅋ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라엘리
    작성일
    09.02.20 14:18
    No. 2

    ㅋㅋㅋㅋ 드디어 동이 났군요. 하지만 연재속도는 변하지 않을거라 믿습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슬라이
    작성일
    09.02.20 20:22
    No. 3

    웬지→왠지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리자드킹
    작성일
    09.02.20 20:23
    No. 4

    아하하, 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슬라이님. 드디어 틀리셨군요. 웬지도 맞습니다. 정 의심된다면 인터넷 검색 찬스를 쓰셔도 괜찮습니다. 크하하하 왜 이리 기분이 좋지 ㄲㄲㄲㄲ 푸억 칵.

    그나저나 연재 속도는 확실히 변화가 없을 테니 기대해주시죠 후훗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맹호난무
    작성일
    09.02.20 23:45
    No. 5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 슬라이
    작성일
    09.02.22 20:52
    No. 6

    저기...인터넷에는 잘못됐다고 나오는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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