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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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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36,835
추천수 :
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2.02 09:40
조회
222
추천
2
글자
8쪽

WGRS - 제 5장(4)

DUMMY

"물론 제리의 부모 쪽도 안심할 수 없겠죠. 그를 제일 직접적으로 돕고 있는 게 부모일 거에요. 왠지 측은해지네요. 부모가 아들을 세력 다툼에나 쓰고… 다들 능력도 있는 사람들인데…"

진래는 슬픈 얼굴로 말 끝을 흐렸다. 저도 그 점이 가장 이해가 안 되긴 하지만 부자들은 다 그런가 봅니다. 차라리 부모가 직접 더러운 일들을 하든가 말입니다. 잔소리라도 해주고 싶을 정도에요. 뭐, 또 쳐들어온다면 그때야 말로 소년원에 보내 줄 생각이에요.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은근히 잘난척을 나였다.

"그렇죠? 하지만…"

또 다시 말끝을 흐리는 진래. 나는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전개가 급 어두워지는 것 같네.

"저기, 있지."

문득 아리야가 말했다.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

갸웃하는 것으로 의문부호의 뜻을 전하였다. 아리야는 잠시 뜸을 들였지만 그리 오래 가진 않았다.

"…오늘, 우리 집에 같이 안 갈래?"

꽤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한 말인듯 각오가 서린 어투였다. 결코 장난이나 넌지시 떠보는 것은 아닌 느낌이 바로 전해졌다. 나는 당장 대답을 하지 못한 채 우물거리고 말았다. 그런데 미젠다가 태클을 걸어왔다.

"이거 급전개야, 급전개! 정말로… 우읍."

"좀 조용히 해. 미젠다."

나이스 어드바이스였습니다 누님. 떠들려는 미젠다의 입을 나라의 손이 타이밍 좋게 막았다.

"니네 집에는 왜?"

나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의문을 담아 물음을 던졌고 아리야의 표정이 복잡해지는 것을 보았다.

"그, 그냥… 아니 어, 어쨋든 와줬으면 좋겠어. 부탁이야."

이 녀석, 부탁도 할 줄 알았던 거로군. 잘난척과 교만의 황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조건을 제시해보겠다.

"좋아. 그럼 아까 일에 대해 미안하다고 하면 가주지."

이참에 미안하다는 말을 어느때에 써냐 하는 가도 가르쳐 주도록 하마.

"으…."

괴로운 얼굴로 입술을 깨무는 아리야.

"네, 네가 잘못한 건데 어째서 내가…"

라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릴 하고는 했지만 결국 아리야 녀석은,

"아, 알았어. 사과할게. 미안해. 괜히 심술 부렸어."

으음, 그래! 사과를 받았다면 됐다. 나는 세일러 복 사건은 기억 속의 망각 저편으로 묻어 버리고 기분 좋게 웃었다.


그리고 방과 후, 아리야의 집에 가게 되었고, 거기서 꽤나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결국 시간은 흘러 학교는 종례를 맞이했고 나와 아리야는 진래와 나라와 미젠다의 인사를 맞으며 학교를 나서게 됐다. 좀 더 조사해 봐야겠다는, 힘내야 겠다는 결의 담긴 진래의 얼굴, 뭐가 좋은지 헤실거리는 미젠다의 얼굴, 가장 중립적인 자세인 나라의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나는 김대범 씨의 차를 타고 아리야의 지시에 따라 집으로 가게 되었다. 일련의 정보에 따르면 아리야는 자기 집까지 가는 전용 전차 선이 있다고 한다. 이런 괴물. 그런데 또 부모님께 연락을 해야 겠다. 요즘 이렇게 외박을 자주 하는데 부모님도 잔소리가 늘어 가시니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를 하는 바이나 내 사정도 조금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 이런 제멋대로의 여자한테 시달리는 내 고생도 좀 말이다. 으음, 적당히 비유를 할 인물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내 상식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어쨋든, 믿음직스러운 기사 김대범 씨의 운전 실력에 몸을 맡긴 채 스크린에 비치듯 스쳐 사라져가는 배경들을 시야에 담으며 어디론가로 가고 있긴 했었다. 아리야의 집이겠지만, 나로선 처음이다.

그러다가 문득 나는 잠이 들고 말았다.

………………….

길고 긴 침묵 속에 묻혀 있는 침묵.

………………….

"안녕?"

나는 고개를 들었다. 온 몸에 힘이 별로 없다. 왜 이러지, 게다가 여긴 어디냐? 또 꿈 속이냐?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싶은 삭막한 배경 속이었다. 갈라 비틀어진 마른 땅과 검고 새하얀 바탕의 하늘. 이런 색깔들 밖에 없는 것이냐, 정녕 꿈 속은.

그런데 방금 나한테 인사를 한 녀석은 도대체 누구냐? 또 가면을 쓴 꼴불견은 아니겠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인물들 중 하나이다. 부탁이게도 말이지.

"그거 참 섭섭한 말이군."

가면남자가 웃음소리를 흘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 녀석은 연신 킬킬거렸다. 왠지 예전 보다 훨씬 건방져진 것 같은데.

"당연하지."

무슨 뜻이냐?

"그걸 알아서 뭣하게? 크큭."

헛소리하는군.

"제발 상황 파악 좀 해라. 응? 여긴 이젠 더 이상 네 땅이 아니야."

꿈 속의 세상 따윈 내가 알 바 아니다.

"그래? 그러면 나야 더 좋지."

녀석의 가면이 흐릿한 배경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녀석은 말을 이었다.

"인간의 가장 큰 욕망(慾望)은 뭔지 아냐?"

갑자기 그런 건 왜 묻는 건지 의아해졌지만 일단 대답하고 보자.

"재물 욕? 권력 욕?"

아리야를 노리는 녀석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아직 정확한 윤곽은 잡혀있지 않지만 알아내기만 하면… 마땅히 해 줄 짓은 없지만 주먹이라도 날려 줄 생각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가면남자는 푸하핫 하고 폭소를 터트렸다. 뭐냐, 건방지군.

"아니지, 그런 것은 일부분에 불과해."

그러더니 징그럽게도 내게 바짝 다가와서는 내 턱을 턱 들어올렸다.

"인간이 탐하는 가장 큰 욕망은 바로…"

뭐라고?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다 왔어."

으응? 나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깜박였다. 여, 여기는?

"어디긴, 다 왔다니까."

얼른 상황파악을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고 여긴 차 안이라는 것과 창 밖으로 보이는 배경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 여기는…?

"그래. 내 집에 다왔어."

나는 혹 하는 마음에 물었다.

"여긴 네 소유의 집이냐?"

"응. 내 집이야. 부모님 소유는 따로 있어."

크으… 그럼 그렇지. 이런 사악한 부자.

"뭐가 어때서."

아니야. 나는 차에서 내렸다. 아리야는 김대범의 도움을 받아 내렸다. 아아, 뭔가 기분이 오묘한데.

생각보다 아리야의 집은 굉장했다. 크기와 규모는 절대 리치 스쿨에 뒤지지 않았다. 과장해서 무슨 중세의 성… 그런 수준은 아니고 절대왕정 시대에 나올 법한 귀족의 자택 같았다. 아무튼 굉장하다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보통 서민 집과는 감히 비교도 할 수없었다.

"그런데 왜 이런 데로 나를 데려온 거냐?"

마음 속에 담겨있던 의문 사항이었기에 당당하게 표현해주었다. 물었다면 진작에 물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끄응.

갑자기 세일러복이 떠올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 생각에 입술을 꼭 깨무는데,

"오, 오늘 아버지가 여기에 찾아오셨거든."

아리야는 그것만이 다가 아닌듯 몸을 돌리고 손가락을 뱅글뱅글 돌리며 꼼지락댔다. 나는 푹 한숨을 내쉬고 어깨를 으쓱했다.

"아버지가 무서운 분이냐?"

"그, 그런 것도 있지만 내게 할 말이 있나봐."

솔직하게 밝히는 아리야. 나는 나도 모르게 그런 아리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리야 녀석은 그런 내 행동에 당황했는지 얼굴을 붉혔으나 피하진 않았다.

"별 달리 일이라도 있겠냐? 기다리라면 기다려줄 테니 걱정 마라. 대신 손님 대접은 확실하게 해라."

예를 들면 맛있는 거라도 많이 내다오.

그런 농담을 주고 받으며 우리는 그 거대한 자택으로 들어갔다.

아리야는 약간 겁 먹은 얼굴이었지만 이것저것 내 농담을 받아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음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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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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