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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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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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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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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2.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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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WGRS - 제 5장(6)

DUMMY

시대극 적인 말투로군. 뭔데?

내가 캐내려 하자,

"남자 대 남자로서 말하는 건데 나, 나는 그녀의 팬티를 보고 싶었어! 그런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가지 않았던 거야. 볼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거지."

후덜덜...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그런 거였냐. 솔직히,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 되므로 사양하겠다. 그리고 확실히 제리 녀석이 그런 짓을 하려고는 했었지.

"아리야한텐 비밀이다. 알았냐?"

내 목을 꽉 감으며 녀석이 말한다.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다. 남자 대 남자 아니겠냐.

"크큭, 그래. 우린 친구다."

녀석 답지 않게 씨익 웃으며 나를 껴안는다. 거 고맙군.

그러더니 에드워드는 과자를 하나 집어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나가봐야겠어. 나도 그리 여유로운 몸은 아니거든. 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어련히 바쁘시겠어요?

녀석은 문을 열고 나갔다. 얼핏 문틈으로 하얀 가운이 보였던 게 아마 집사가 아니었을까. 나도 집사나 메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슬쩍 뒤를 돌아보니 아리야는 어느새 침대맡에 앉아있었다. 얼굴이 꽤나 졸려 보인다. 벌써 자려는 거냐.

"아니야."

퉁명스럽게 말하는 그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때 문이 왈칵 열리며 누군가 나타났다. 누구냐? 노크도 없이.

"??"

나는 문을 열고 나타난 인물들을 보고 얼굴이 어리둥절해졌다. 바로 제리와 이준수였다. 희대의 범죄자와 의문의 학생회장이 여긴 왠 일이지? 야리야도 꽤나 당황한 얼굴이었다. 뭐, 너는 저런 녀석들이 나타나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던 거 아니냐.

"안녕하세요."

라고 시원스럽게 인사하는 이준수와,

"이런 제기랄."

상큼하게 욕을 내뱉으며 등장하는 제리. 짜증나게 보자마자 욕질이냐. 나도 마음 같아선 주먹을 날려주고 싶단 말이다. 하지만 지금 어떻게 된 상황인지 좀 알아야겠다. 왜 둘이 나타난 거냐?

"저는 그저 이 사람의 감시차 따라오고 말았습니다."

"나는 아리야한테 볼일이 있을 뿐이야."

두 사람이 말한다. 나는 조문객으로서 두 사람이 이 집에 왔고 제리는 이 기회에 아리야에게 접근, 무슨 짓을 하려고 했지만 이준수의 방해로 이렇게 두 사람이 나타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며(나도 참 상상력이 좋군) 고개를 끄덕였다.

"쓸데없는 짓 하면 알아서 해라."

그렇게 경고하며 두 사람을 맞이했다. 제리는 헛기침을 하며 내 맞은편에 주저 앉았고 학생회장 이준수는 빙긋이 미소를 지은 채 그 옆에 자리를 잡았다. 꽤나 오묘한 조합이다. 에드워드라도 있었다면 대박이었겠어.

"젠장, 이러면 제대로 말하기도 뭣하잖아."

제리의 꾸겨진 얼굴이 중얼거렸다. 기분 나쁜 녀석. 넌 뭐라 할 자격도 없다. 내가 흘겨보자 이준수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 사람의 이번 자리의 의도 정도는 대충 예상할 수 있지 않습니까? 당신 정도라면."

너는 날 무슨 존재라고 생각하는 거냐. 네가 더 잘 알지 않을까?

"그거 과찬이십니다."

칭찬아니다.

"으흠, 어쨋든 난 경고 차 여기에 온거야."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었다.

"저번에 당한 것을 잊은 건 아니야. 지금 자리가 이렇다 시피 해서 그렇지 마음 같아선 다 없애 버리고 싶다고. 알겠어?"

닥쳐. 정 뭣하면 이 자리에서 파이트 신청이라도 받아주마. 너라면 이길 자신이 있거든.

내가 자신 있게 말하며 거들먹거리자 제리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얼굴 꾸기는 건 이 녀석 특기인 모양이군.

"그래, 얼마든지 잘난척 해봐. 언제 어디서든 노려올 테니까. 크크큭."

그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학생 회장 이준수는 가만히 앉아 그를 올려다보았다.

"설마 허튼 짓을 하려는 건 아니겠죠? 전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여기에 남겠습니다."

"쳇, 누가 날 따라오래? 쓸데없이 감시만 해대는 녀석이. 쥐새끼처럼 뭔가를 알아낸 모양이군."

"과찬이십니다."

너는 뭐든 칭찬으로 받아 치기냐. 뭐, 낙관적인 태도는 아주 좋다. 그것 만큼은 칭찬해주마.

"그거 역시 또 과찬이십니다."

어이...

"아아, 아무튼."

농담은 이쯤해둘까요, 하며 손을 비비던 이준수는 제리가 문을 닫고 나가자 한층 여유가 생긴 미소를 짓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이거, 많이 긴장되는 군요. 저런 사람 옆에 있으면요."

서론이 길군. 내게, 아니 아리야한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거냐?

"따지자면 그렇지만 주로 당신에게 할 말이 많습니다."

"뭔데?"

"사실적으로, 당신을 포함, 아리야 씨는 많은 이들에게 노려지고 있습니다."

그 소린 귀에 딱지가 않도록 들어서 별로…

"시, 싫어. 그런 거…"

내 반론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아리야의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돌아보니 무릎을 안은 웅크린 자세로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 그래, 이런 이야기라면 싫을 것이다. 적어도 방금 전까지 제리가 있던 것만도 해도 상당히 겁에 질린 상태였을 것이다. 용캐도 참고 있었군.

"싫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가진 정보를 모두 들려드려야 대처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거, 생각보다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거든요."

뭔데? 내가 아리야 대신 입을 열었다. 학생 회장은 진지한 미소를 지었다. 이 녀석은 어딜 가나 미소인가.

"저는 방금 전에 아리야 씨의 아버님께 문병을 갖다온 참입니다. 물론 제가 직접 그 자리에 함께할 만큼 잘난 사람은 아니지만 엿듣기 정도는 가능했지요."

칭찬해주마.

"과찬이십니다. 아무튼 엿듣기의 결과, 저는 저번에 말했던 '믿는 도끼'의 정체에 대해서 대충은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은근히 궁금하던 참이었다.

"이거, 다 되는 대로 말해도 될는지…"

그렇게 중얼대던 이준수는 내게 몸을 바짝 들이밀고 귓속말을 해왔다. 귓속말은 미젠다 덕분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나는 별로 긴장감 없이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아마도, 제 개인적인 견해지만 진래 씨의 부모님과 이에 협력하는 다른 분들이 다수 계신 듯 합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눈은 이미 동그랗게 변해있었다. 거짓말이지?

"그냥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너무 심각하게는…"

귀는 닫혀버렸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듣겠다. 진래 씨가? 거짓말, 정말이냐? 그렇게 아리야를 도우며 잘해주던 진래 씨가? 설마? 그렇다면 그 주변 인물들도 의심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진래가 처리했다던 사로잡은 카인이 난데없이 제리의 옆에 있던 것이 떠올랐다. 이렇게 되니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다.

"진정해주십시오. 제가 장담하건데,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일들까진 아닙니다.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해주십시오. 천사인 척 하는 악마가 있고 진짜 악마가 있다고요."

그게 그거지!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진짜 악마는 제리를 말한다고 생각하시고, 천사인 척 하는 악마는 진래 씨의 부모입니다. 제가 보증하지요. 그들은 그룹 내에서도 높은 서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욕망들을 갖고 있지요. 나중에 조사를 해봐야 알 일이지만 그 이전에도 많은 음모를 꾸몃을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도 겉으론 우리 같은 이들을 돕는 척 하며 뒤로는 암살을 시도하고 있겠지요."

그, 그런가.

겨우 진정을 되찾았다. 하긴, 정말 그럴 리는 없겠지. 진래도 제 3세력이니 뭐니 하는 말을 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녀도 나름대로 경계 태세에 있는 건가? 그래, 그런 거다. 네 녀석이 보증하는 건 약간 못미덥지만 믿으마.

하지만 심장은 쿵쾅거리고 땀이 흐르며 마음 속이 맹렬히 요동쳤다. 배신감과 분노가 끌어올랐다. 누군가 기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괴로웠다. 고통스러웠다.

"으윽."

이마에 손을 짚고 휘청대자 누군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아리야였다. 가장 힘든 건 너 아니냐? 가장 심각한 건 너 아니냐?

아, 아니다. 왜 죄없는 아리야한테 화를 내려 하는 거지. 생각해 보면 말 그대로 제일 고생 하는 녀석은 바로 아리야다. 시도때도 없는 암살 위기에 괴로워하며 눈물짓는다. 아직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나이로서 무척 힘들 것이다. 이제까지 봐온 바로는 힘들지 않은 척, 가장한 척을 하기도 하고 위선과 사나움으로 연약한 자신을 가려왔지만, 여러가지 사건들 속에 여린 소녀의 모습을 내 앞에서 여실히 보였었다. 그런 녀석에 화를 내려 했던 나는 도대체 뭐냐? 괴물 같은 녀석.

스스로를 진정시키며 머리를 흔들었다. 누군가 나를 조종이라도 하려는 것 같이 괴롭고 혼란스러웠다. 참자, 참아.

겨우 찾은 진정을 추스르며 나는 후,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후아….

"괘, 괜찮아?"

"괜찮으십니까?"

두 사람의 위로. 어이, 위로 받아야 할 쪽은 오히려 아리야라고.

"괜찮아."

힘겹게 대답했다. 그래, 좀 더 생각할 노릇이다. 진래 씨의 부모가 음모의 최종 보스일 것이다. 억지로 믿어 의심을 없애며 고개를 끄덕였다. 암.

"도련님. 이제 가실 때가 됬습니다."

문득 문이 열리고 담임이 들어왔다. 맞다, 우리 반 담임은 이 녀석의 집사였지?

담임이 학생의 집사라니, 좀 오묘한 관계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준수는 미소를 지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괜히 파란만 일으킨 것 같군요. 필요한 말이 될 것 같았는데… 아무쪼록 무리한 행동은 삼가주시고 자중해주세요. 아직 더 조사가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꾸벅,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고 퇴장하는 이준수. 그럴 거면 아예 말하질 말던가. 괜히 사람 맘 뒤집고 빠지기냐? 편안한 밤 되기엔 그른 것 같다. 제길.

쾅, 문이 닫히고 두 사람은 사라졌다. 잠시간의 침묵 속에서,

"저기, 왜 그래?"

아리야는 조심스럽게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거짓말하지마.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물끄러미 그렇게 말하는 아리야를 쳐다보았다. 금방 울어도 이상하지 않을 두려움이 서려있는 얼굴. 하아… 정말로.

"언제까지 그런 얼굴만 할거냐?"

"뭐… 엄마야."

나도 모르게 그만 아리야의 몸을 꼭 안고 말았다.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나 같은 평범한, 쥐뿔도 없는 녀석이 알아선 안 될 것들까지 알아버린 것 같다. 이젠 발을 빼려 해도 뺄 수 없는 것인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지러웠다. 다만, 그 와중에도 따뜻한 피부의 감촉과 향긋한 냄새 만이 감지되고 있었다. 이거, 아리야한테 실례가 아닐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지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제길, 왜 이러는 거야?

"저, 저기… 자, 잠깐만."

아리야는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그 정도론 역부족이었다. 아, 이만 놔줘야겠다. 내가 오늘따라 왜 이럴까.

"미, 미안."

헛기침을 하며 사과하였다. 당황한 듯 빨개진 얼굴로 아리야는 고개를 휘저었다.

"아, 아니야."

내 성격상 약간 농담을 해보자면, '에잇, 뭐가 아니야!'라고 소리치며 옷을 벗긴다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도 같았지만 그럴 기분도 아니고 그럴 분위기도 아니고, 절대 상식적으로 행할 수 있는 짓이 아니기에 어디까지나 농담이기 때문에 우스갯소리로 중얼거릴 순 있었다.

순간 정적이 우릴 휘감으며 묘한 분위기가 되갔지만 타이밍 좋게 메이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회장님께서 부르십니다 아가씨."

"어? 으응. 알겠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듯 벌떡 일어나는 아리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어. 금방 돌아올게."

"응."

힘없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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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쌓여있는 분량은 많다...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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