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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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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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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49
추천수 :
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3.17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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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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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WGRS - 제 8장(1)

DUMMY

"상대방이 그렇게 노력해줬으면 보답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제자, 네가 너무 무신경했어."

미젠다는 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설교 한 마디를 내게 던져주었다. 그래봤자 맞느라 정신이 없어서 도저히 주워 들을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이 녀석, 생각보다 아프게 때린다.

얼마 안 있어 엘리샤의 발길질은 멈추긴 했지만 나는 먼지 투성이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하아, 이게 뭐다냐.

"아리야. 아무래도 이 녀석은 특훈이 필요하겠어."

"그래."

아리야 녀석이 동의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희 둘 왜 그래?




그래서 나는 어떻게 됐을까. 결과는 끔찍했다.

지금 나는 검은색 고급 벤츠의 보조석에 앉아있었다. 운전석은 김대범 씨가 차지하고 있다. 그는 재밌다는 얼굴로 연신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상당히 밉살스러웠다. 차라리 웃질 말든가.

"내, 내려."

이윽고 멈춰 선 차에서 재빨리 내린 뒤 나는 뒷자석의 문을 열며 말했다. 그러자 엘리샤의 날카로운 목소리.

"다시 말해봐."

"아니, 이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당장에라도 토해낼듯이 불만을 뿜어내려 하자,

"뭐라고?"

아, 아니요.

매섭게 노려본다. 젠장.

"나에게 반항한다면 그 치마를 들춰서 팬티를 내려주겠어. 뭐, 내가 직접 하면 너무 더러우니 다른 사람을 시켜서 말이야."

아, 알았으니까!

옆에서 킥킥대는 김대범 씨를 돌아보고 화끈거리는 얼굴로 나는 소리쳤다.

"그럼, 제대로 해봐."

엘리샤가 말했다.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문을 재차 열며,

"내, 내리세요. 아가씨."

"더 귀엽게."

"내, 내리세요~ 아가씨. 다 왔답니다~!"

"오, 좋아. 그 편이 좀 더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야."

이 녀석들이 장난하냐.

내가 겨우 목소릴 짜내자 그때서야 엘리샤와 아리야는 뒷자석에서 내렸다. 젠장,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내 입으로 말하기엔 천체관측자들이 명왕성은 행성이 아니라는 주장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받은 만큼 너무나 난처하지만 말하겠다. 나, 나는 여장을 하고 시내로 나왔다. 그것도 거의 메이드에 가까운 의상이었는데 이놈의 치마는 뭐가 이렇게 짧은 거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나폴거린다. 그렇기에 움직이지 않게 손이 바람만 불면 움찔거린다. 머리 양 옆에 붙인 가짜 머리도 꽤나 거슬린다.

"어이, 난 아직도 이해가 안 가거든?"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엘리샤는 뚜벅뚜벅 천천히 앞의 거대한 건물로 걸어가며 말했다.

"넌 내 전속 메이드로 이 파티 하우스에 가는 거야. 영광으로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 내가 원하는 대답은 그게 아니라…

"닥쳐."

다시 깨갱.

"애초에 내가 건방지게 굴어서 그래."

아니, 뭘?

"닥치라니까."

또 깨갱.

아무튼, 다시 설명을 재개하자면 우리는 리치 그룹 소유의 파티 하우스에 가는 중이다. 원래, 리치 스쿨에선 학력 고사가 끝난 당일날 마다 이렇게 파티를 열곤 하는데(완전 사치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었고 시험 성적이 엉망이었던 내게 엘리샤는 벌을 내리기로 결정, 이런 말도 안 되는 여장을 시키고 파티 하우스로 끌고 가는 중인 것이었다. 거기에 아리야가 동참한 것은 내 기운을 다 빼놓고도 남을 일이었고 누구라도 구원을 손길을 뻗어준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더욱 기분이 나쁜 것은 아무도 나를 남자로 안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길을 남자들의 번쩍이는 시선에 내 몸이 다 떨릴 지경이었다. 날 여자로 보면 내가 더 슬프단 말이다. 젠장할.

결국 말은 이렇게 해도 반항할 길 없이 나는 이리 끌려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파티 하우스에 들어가는 중이다. 무슨 목적으로 나를 이런 모양으로 만든건지 여전히 이해가 안 되지만, 엘리샤의 폭력에 이끌려 억지로 터덜터덜 걸어야 했다.

"넌, 오늘 내 전속 메이드인 거야. 알겠어? 허튼 짓은 용납치 않겠어."

"아, 알았습니다."

힘없이 대답했다. 대충 대답하면 또 발이나 주먹이 날아올 것이 틀림없었다. 에휴.

정말 부자들 따라 가는 건물들은 하나 같이 뭐가 이리 큰지 전부 큼직큼직한 게 보통 주택가 5배는 웃도는 크기다. 내 입장에선 당연히 사치겠지만 이 녀석들은 그러한 개념이 없는지 하우스 안에 들어가자 수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음악이라도 나오면 당장 춤이라도 출 기세. 나와 같은 메이드(?)나 집사들이 곳곳에 보이긴 했다. 이왕이면 집사를 원한다.

"닥치란 말을 뭘로 듣는 거야?"

나는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이건 언론의 자유를 막은 죄로 인권 위원회에 충분히 신고 사유가 남고도 넘치는 일이었지만 그랬다간 죽을 것 같았다.

"여기는 그냥 사교 파티라고 생각하면 되."

옆을 걷고 있는 아리야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좀 더 나와 같은 기분으로 화를 내줬으면 했지만 그럴 마음은 전혀 없어 보였다. 뭐니?

내 짐작인데, 아마 여기에 나라도 있을 것 같다.

"맞아."

아리야가 대답했다. 그런 거냐.

아니나다를까, 저만치서 드레스를 입은 채 걷고 있는 나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라는 아리야와 엘리샤를 보더니 크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하지만 나는 알아보지못한 듯 잠깐 주춤하다가 가까이 다가와서는 탄성을 터트리는거였다. 나는 울고 싶었다.

"정말 못 알아보겠다?! 굉장해!"

나라는 날 꼭 껴안고 뺨을 부벼댔다. 그 느낌은 그거대로 나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슬픈 건 뭐지.

세 여자는 한창 날 갖고 놀다가 나라가 일이 있다며 다른 곳으로 가버리자 엘리샤는,

"그럼 메이드. 가서 음료 좀 얻어 와. 목 마르다."

라며 부당한 요구를 하였고 나는 당연히 항의를…

"알겠습니다. 아가씨."

하려다 말고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고 엘리샤가 그때서야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저 여자의 폭력은 가히 최홍만이었다.

뭐, 이렇게 저 여자의 비위를 맞춰주며 이러니저러니 움직이고 나면 이 소동(?)도 가라앉을 테고 나는 조용히 집으로 퇴장해주면 될 것이다. 엘리샤 녀석이 쓸데없이 날 부려먹으며 멋대로 화를 내고 있긴 하지만 확실히 나도 잘못한 건 있기에(시험을 망쳤다) 어느정도는 참을 수 있다.

나는 그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음료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으로 다리를 움직였다. 잔악한 함정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른 채 말이다. 그 함정은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오, 매우 아름다우신 레이디로군요."

문득 소름끼치는 목소리에 내 몸이 움찔거렸다. 뒤를 돌아보자 재킷 주머니에 장미가 꽂혀있는 금발의 미남자가 느끼한 얼굴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극구 사양하는 기분으로 손을 들고 고개를 흔들었다. 최대한의 저항 표시였으나 그 남자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매우 슬픈 얼굴로 손을 벌리고는,

"아아, 이렇게 아름다우신 레이디가 혼자 돌아다니고 있다니, 제가 다 슬픕니다. 게다가 그런 난처한 얼굴로 손을 흔드시면 제 마음은 더욱 흔들립니다. 꼭 안아주고 싶군요."

이런 미친. 가끔 만화나 소설을 보면 이런 병신 같은 녀석이 하나 쯤은 나올 때가 있었는데 하필 왜 지금 나타나서 나한테 개지랄이야? 나는 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식은땀을 흘려야했다. 더욱이 지금 여장 상태인데다 저 남자는 날 여자라고 보며 추호도 의심을 하지 않고 있다. 그건 그것대로 곤란하다. 차라리 남자라는 걸 눈치 채 다오.

하지만 그런 내 바램과는 정 반대로 흘러가는 상황이었다.

"키스 한 번 해도 될까요? 레이디."

그러면서 납작 몸을 숙인다. 나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주변을 살폈으나 마땅히 없었다. 이럴 땐 언제나 등장하곤 하던 에드워드나 이준수가 보이지 않아 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나는 어디서 본 건 있어서 그냥 도망칠까 생각하다가 손을 내밀었다. 남자는 그 손등에 키스를 하였고 닭살이 돋아 몸이 찌릿거리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누가 좀 도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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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7장으로 마무릴 지으려 했는데 여러분의 성원에 이렇게 8장이 나와버렸습니다. 슬슬 번외편 스토리와 에필로그를 준비하려 했는데 아직 멀은 것 같군요. 그래도 번외편 스토린 간간히 꺼내보일 테니 기대해주시구요. 몇 장 까지 갈 수 있을 진 잘 모르겠지만 끝까지 지켜봐주신다면 감지덕지,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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