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진 곳. 김영갑 갤러리
만추에 두 번째 찾아가서 만난 김영갑 갤러리. 제주도민보다
더 제주도를 사랑했던 사진작가 김영갑.
그 곳에서 필름살 돈 없어 고구마를 캐먹으며 제주도 풍광을
앵글에 담았던 김영갑 사진작가.
안개속에 그가 보인다. 거기에 말들도 보인다. 그 곳에 삼달초등학교
아이들의 맑고 높은 음자리표 웃음소리가 들린다.
어느 때 부터인가 카메라를 들 힘이 없어 병원에 가보니 그에게 내린
불치의 병...
그는 서서히 그렇게 세상을 떠나는 연습속에서 삼달초등학교가 폐교로
문을 닫을 때 인수하고 김영갑갤러리룰 만들었다.
작은 운동장에 아이들을 만들어 놓고 감나무에 감이 익어가는 가을에
우리들은 그 교정에 섰다. 그의 뼈를 묻은 그 운동장에서 나는 그의
예술혼에 몸을 떨었다. 생전에 보지도 못한 충청도 사람. 김영갑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린다.
정성껏 올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김한나!!!
- 작가의말
그 해 늦은 가을에 우리들은 제주도 동쪽으로 돌아다녔다.
삶의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그래도 우리들은 마냥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바다와
신영영화박물관( ? )에서 배우들을 만나고 까마귀들의 울음소리도 듣고 끝없이
펼쳐진 우리나라 남쪽의 바다를 만났다. 서귀포의 작은 방과 부엌 하나에서
이중섭과 그의 가족들을 만났다. 가난했던 그가 아마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을
그 곳. 사랑하는 이남덕 아내와 떡두꺼비 같은 두 아들과 서귀포 그집 골목을 나와
서귀포 폭포와 가까운 바다에서 아마 먹을 꺼리를 준비했을지도 모르겠다.
빛나는 바다를 바라보며... 그의 집 뒤로 이중섭미술관에는 한마리 누렁소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참 아름다운 가을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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