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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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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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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글자수 :
89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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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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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뉴비 헌터를 키워라(1)

DUMMY

[※종로3가역 근방, 던전 브레이크 발생. 근방에 사시는 분들은 대피소로 이동.]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야···.”

“그러게. 일단, 준혁아, 너는 민간인부터 대피시켜 줘. 여긴 내가 싸우면 되니까.”

“부탁 좀 할게···.”


던전 브레이크가 곳곳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꼭 지난번, 대지의 이뮨이 출몰했을 때와 비슷했기에,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 정도 마력이면 리자드맨인가? 아, 리자드맨은 이미 다 먹어서 맛도 안 나는데. 다른 것 좀 나오지.’


예를 들면 이번에 먹었던 크랩스터라던가 크랩스터라던가 크랩스터가 나오길 바랐다.


생각만 해도 흐르는 침을 손으로 닦은 채, 나는 목걸이를 쥐고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허공에서 빛이 나더니, 창이 ‘딸그락’하고 떨어졌다.


물론, 이건 드라코가 게이트 밖으로 창을 던져 준 것이었지만, 나름 인벤토리 느낌으로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안 보이는 곳에서 고생하고 있을 드라코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뒤, 곧바로 창을 손에 쥔 채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고블리자!”


내 두 번째 공격 스킬을 책임졌던 리자드맨이었다.


나는 그들보다 조금 더 긴 창을 이용해 그들의 가슴팍에 창을 꽂아 넣었다.


한 번의 공격으로 두세 마리가 쓰러지는 것은 기본이었다.


“저기 봐! 유도진 헌터님이야!”

“보긴 뭘 봐! 도망쳐. 괜히 몬스터들한테 붙잡히지 말고.”

“넴···.”


몬스터들을 피해 도망치던 사람들이 내 쪽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했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차라리 내가 하는 말을 듣질 않았으면 싶었다.


“왜! 도대체 왜! 크랩스터 같은 몬스터가 아니라! 너네가 나타난 거야!”


기왕이면 같은 D급인 크랩스터가 나타나지 않은 것을 원망하고 있었으니까.



* * *



“금방 끝냈네?”

“D급? 식은 죽 먹기지.”


마지막 한 마리까지 해치우자,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준혁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준혁은 뒤에 처참한 몰골로 죽어있는 리자드맨들을 바라보곤 인상을 쓴 채, 내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래도 사람들이 보는데, 저렇게 처참하게 죽였어야 했냐.”

“그게··· 맛없는 게 나와서 좀···.”

“응? 맛없는 거?”

“아니, 그··· 멋없이 공격할 수는 없다고. 그래서 퍼포먼스 겸···.”


내 말에 준혁은 고개를 절로 저었다.


“저런 식으로 퍼포먼스 하면 애기들 울면서 도망가.”

“그런가···.”


그렇게 한시름 놓고 있던 찰나, 잠잠했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성신여대 근방, 던전 브레이크 발생. 근방에 사시는 분들은 대피소로 이동.]


“다시 갔다 올게···.”

“태워줘?”

“아니, 차 타고 가면··· 막혀. 뛰어갈게.”


나는 준혁에게 인사를 건넨 뒤, ‘구어어어!’를 사용해서 땅을 박찬 채로 뛰었다.


< 아까 리자드맨 고기를 챙기는 것 같던데, 지금 물어뜯으면 안 되겠느냐. >

“배고파?”

< 조금 허기지는 것 같구나. >

“그거 가짜 배고픔이라니까.”


활강 상태에서 나는 목걸이에 마력을 불어넣으며 게이트를 열었다.


“사아아악. 사악. 삭. (아까 집어넣었던 리자드맨 다리 하나만 꺼내줘.)”


그러자 그 안에서 ‘쑤욱’ 하고 리자드맨의 넓적한 허벅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x친. 그사이에 손질까지 한 거야? 아주 야무져.”


게이트 안에 있는 샐러맨더들은 이따금 내가 고기를 넣을 때마다 손질을 해두었다.


나는 한쪽 팔만 벌려 위험하게 바람을 타면서 다른 한쪽 팔로는 리자드맨의 허벅다리 살점을 주욱 하고 찢었다.


‘질겅. 질겅. 질겅.’


여전히 별다른 맛은 없었지만, 곰의 허기를 달래는 데에는 효과를 본 것 같았다.


‘이런 비위 상하는 걸 이젠 잘도 먹는구나···.’


내심, 변해버린 나 자신이 놀라워 리자드맨의 허벅다리를 내려다보았다.


‘나중에 헌터 일 못 하게 되면, 기괴한 거 먹방 너튜버라도 해야 하나?’


늘 고블린, 리자드맨 등의 살점을 뜯어 먹다 보니 이젠 토룡탕이나 취두부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다음부터는 높은 빌딩이 줄어들었네. 슬슬 내려가서 뛸까.”


성신여대 근처, 마지막 큰 빌딩 위에 올라선 나는 땅을 내려다보았다.


사람들 모두가 한 곳에서부터 도망치고 있었다.


그때, 바람이 살짝 불었고, 환풍기를 통해 맛있는 냄새가 풍겨왔다.


“오우, 이 밑에 집 스테이크 파나 보네.”


잠시 스테이크 냄새에 어질하던 그때, 사람들의 행렬 끝에서 사람들을 쫓아오고 있는 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스테이크다!”


방금 전에 맡았던 스테이크 냄새는··· 음식점의 냄새가 아니었다.


바로 몬스터의 냄새였던 것.


나는 두 팔을 한껏 벌리고 바람을 타며 스테이크를 향해 몸을 던졌다.


“샐새앨러!”


그리고 그것의 앞에 닿자마자, 창끝을 세워 그것을 향해 불꽃을 발사했다.


“미노타우로스테이크를 위해!”


가까이에서 그것의 냄새를 맡으니 더욱 선명한 스테이크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그래! 언제까지고 맛없는 고기를 먹을 수는 없지.”


온몸에 불이 붙어,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그것을 향해 나는 다시 한번 샐새앨러를 발동했다.


‘빨리빨리 익혀야 바로 먹지.’

< 그래. 그거 좋은 선택이다. 벌써부터 침이 고이는구나! >

‘아니, 아까 리자드맨 먹었잖아.’

< 먹은 건 너지, 짐이 아니지 않느냐. >


그게 그거지.


시답잖게 곰과 대화를 하던 도중, 잘 불타고 있던 미노타우로스가 손에 들고 있던 방망이를 들어, 내 쪽을 공격했다.


“거참, 끈질긴 생명력이네.”


C급으로 분류되는 몬스터, 미노타우로스.


‘트럭 정도 되는 덩치였기에, 몸 곳곳에 데미지를 넣어야만 공략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는 몬스터.’


그렇기에 샐새앨러만으로 죽을 것이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물론 심장을 노린다면··· 빠르게 죽일 수 있겠지만···.’


하지만, 사살보다는 조리가 성급했기에, 계속해서 샐새앨러를 사용한 것이었다.


‘이제 슬슬··· 뒷면을 구워야겠다.’


샐새앨러를 사용하려던 순간, 그것의 커다란 둔부가 내 눈에 들어왔다.


‘초딩 때 생각난다. 정준혁한테 x침 많이 하고 놀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나는 창의 뒷부분을 그것의 엉덩이에 깊게 박아 넣었다가 뺐다.


- 무우우우우웃!!!


예상치 못한 공격인지, 미노타우로스는 이전까지 지르지 않던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내 쪽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돌면 더 좋지. 이대로 암컷으로 만들어 줄까?”


이번에는 창날 쪽으로 그것의 달랑거리고 있는 생식기를 겨냥했다.


- 무··· 무우우웅···?!


자신의 미래를 예감한 그것이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으나, 이미 늦은 때였다.


“샐새앨러!”


곧이어 나는 창을 앞으로 내지르며 그것의 정중앙을 향해 불꽃을 발사했다.


희미했던 소고기 익는 냄새가 점차 강해지더니, 이내 그것은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샐새앨러!”


남은 것은 확인 사살이었다.


나는 그것의 뱃살 부근에 한 번 더 샐새앨러를 사용한 뒤, 노릇하게 익은 살점을 파밍 했다.


창끝에 걸린 살점은 겉은 갈색으로 완벽하게 익었지만, 속은 붉게 확실한 미디엄 레어로 익어 있었다.


“입 벌려, 곰. 이게 바로 우리나라 최고의 음식인 스테이크야.”

< 어서, 어서 먹어라···. >


곰의 재촉에 나는 창끝에 걸려있던 고기를 입에 가져다 넣었다.


“하, 살살 녹는다. 진짜-”


침과 육즙이 뒤섞여 나는 이 감칠맛, 소금이나 와사비를 찍지 않아도 충분히 맛이 출중했다.


나름 운동하는 개체라고 알려진 데에 비해서 뱃살은 근육이 없고, 지방으로 이뤄져 있었기에 더욱 폭신한 고기였다.


[system]

[고유 특성 ‘괴식’ 발동]

[미노타우로스를 뜯어 먹었습니다. 현재 미노타우로스 종족의 괴식 수치 3%]

< 맛있다! 맛이 좋다! 더, 더, 어서 더 먹어보거라! >


곰도 만족스러운 한 입이었는지, 나를 재촉했다.


“기다려 봐. 일단, 여기 있는 거 다 포장해 가서 집에서 느긋하게 먹자.”


나는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봤고 다음 사냥감을 찾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 소고기 폭식을 위한 사냥감들을.



* * *



“곰.”

< 음? 날 부른 게냐. >

“응. 이제 슬슬 만족해야 하지 않아?”

< 아니다! 짐은··· 짐은 더 할 수 있다! >


성신여대의 한 골목.


나는 여섯 마리 정도의 미노타우로스를 잡고, 다음 사냥감을 둘러보고 있었다.


< 그러니, 얼른 짐에게 스테이크를 대령해다오! >


곰의 대화창 옆으로 보이는 시스템창.


그곳에는 이미 기생충의 포만감이 100%에 다다랐다는 정보가 적혀 있었다.


“아냐. 너 배불러.”

< 아니다···! >


괴식 수치도 어느덧 60%가 넘은 상황.


맛있다고 무턱대고 먹는다면 이 맛있는 스테이크를 더 이상 못 먹게 된다.


‘절제··· 해야 해.’


이건 나를 위해서였다.


스테이크 맛이 난다고 무턱대고 크게 한 입씩 베어 문 게 잘못이었다.


나는 목걸이에 마력을 불어넣은 뒤, 눈앞에 있는, 뱃살 부분이 마구 파헤쳐진 미노타우로스를 게이트 안으로 집어넣었다.


“사악. 사아악. (정리 부탁해.)”


그리곤 재빠르게 게이트를 닫고, 골목을 빠져나왔다.


- 무우우우우우!

- 무웅!

- 무우우우우웃!


소리를 들어보면 아직, 골목 곳곳에 미노타우로스들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사실, 저 몬스터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몬스터 언어를 사용하는 건데···.


“그럼 괴식 수치를 다 채워야 하잖아.”


하는 수 없이, 나는 골목 구석구석을 훑으며 큰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할 뿐이었다.


작가의말

왔다! 내 소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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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52 3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54 3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49 3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52 2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50 2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56 2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58 2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56 2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60 1 13쪽
83 스킬의 조합(2) 24.04.12 63 2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64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60 2 12쪽
80 마력을 다루는 방법(3) 24.04.09 58 2 14쪽
79 마력을 다루는 방법(2) 24.04.08 64 1 13쪽
78 마력을 다루는 방법(1) 24.04.07 64 2 12쪽
77 뉴비 헌터를 키워라(6) 24.04.06 64 1 13쪽
76 뉴비 헌터를 키워라(5) 24.04.05 62 2 12쪽
75 뉴비 헌터를 키워라(4) 24.04.04 63 2 13쪽
74 뉴비 헌터를 키워라(3) 24.04.03 63 2 13쪽
73 뉴비 헌터를 키워라(2) +1 24.04.02 68 2 12쪽
» 뉴비 헌터를 키워라(1) 24.04.01 72 2 10쪽
71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6) 24.03.31 72 2 12쪽
70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5) 24.03.30 77 3 11쪽
69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4) 24.03.29 69 3 11쪽
68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3) 24.03.29 65 3 12쪽
67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2) 24.03.28 79 3 12쪽
66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1) +1 24.03.27 83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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