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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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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연재수 :
31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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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01,981

작성
21.08.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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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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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253화 : 정령왕 유프테라스

DUMMY

제 253화. 정령왕 유프테라스


불, 물, 바람, 대지, 얼음, 번개, 빛, 어둠.

8가지 속성의 근원들이라 할 수 있는 상급정령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소환자인 염룡과 골티모의 마나를 원료로 자신들의 기운을 마음껏 뿜어냈다.

마법진은 각 정령들의 기운을 갈무리하여 염룡과 골티모에게서 나오는 마나를 조합하였으며 합쳐진 기운을 마법진의 중앙으로 운반했다.

8개의 원은 각 속성을 대표하는 색으로 가득 차 올랐고, 그 덕에 염룡과 골티모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당장에라도 집어치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노력을 마법진은 배신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어떻게든 견뎌낼 수 있었다.

마법진의 중앙에 서서히 차원의 문이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읍.......!"

"조, 조금만 더.......!"


그들은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붙잡고자, 기를 쓰고 견뎌냈다.

10분, 20분, 30분, 1시간.

5분을 견디기도 힘들 만큼 온몸의 진기가 빨려나갔지만, 이들은 존재의 이유를 증명이라도 하듯, 무려 1시간 가량을 버텨냈다.

신을 소환한다는 것이 이리도 엄청난 일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 결실을 맺었다.

활짝 열린 차원의 문.

그 사이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여성이 하늘하늘한 레이스를 걸친 채, 걸어나왔다.

그녀의 머릿결은 탐스럽다 못해 촉촉하기까지 했는데, 그 색상이 어떻게 보면 붉게도 보였고, 또 어떻게 보면 푸르게도 보였으며, 또 어떻게 보면 새하얗게도 보였다.

모든 정령들의 어머니임을 여실히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구나, 나의 아이들아.


유프테라스는 주위에 도열해 있는 상급정령들을 향해 방긋 웃어주었다.

상급정령들은 모두 제자리에서 무릎 꿇고 앉아, 강림한 자신들의 왕을 맞이하였다.


"다, 당신이 정령왕입니까?"


골티모는 비틀거리는 몸을 억지로 부여잡고는 힘겹게 물었다.

물론 염룡의 꼴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유프테라스는 자애로운 얼굴로 둘을 번갈아보며 말했다.


- 그렇다. 나는 대자연의 근원이자, 수많은 정령들의 어버이인 유프테라스이다. 반갑구나, 드래곤들의 수장과 이계(異界)의 드래곤아.

"혹, 저희의 질문에 답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이어 염룡이 물었다.

이번에도 유프테라스의 표정은 다르지 않았다.


- 이리 고생을 해주었는데, 내 어찌 도움을 주지 못하겠는가? 그대들의 질문 또한 알고 있다. 중간계를 가득 덮은 이 태초의 마기가 이를 증명하는구나.

"어떻게 해야 마신 크레토스의 부활을 막을 수 있습니까?"

- 이젠 늦었다.

"예? 허면......?"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염룡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 그의 현신은 이제 막을 수 없다.

"그럼 모든 것이 끝났단 말입니까?"


따지듯 묻는 골티모.

하지만 유프테라스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 그것 또한 아니다. 그를 막아내면 된다.

"어떻게 말입니까?"

- 크레토스를 소환하려는 자는, 그루퍼 이전에 마왕의 자리에 앉아있던 암티라스다. 그는 드래곤과 인간의 혼혈아이의 훌륭한 육체를 손에 넣었다.

"키란......"


골티모가 중얼거렸다.

쿤토카로와의 싸움에서 겨우 도망쳤다고는 알고 있었으나, 쿤토카로는 더 이상 키란이 살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목숨을 잃을 찰나에, 암티라스에게 잠식당한 모양이었다.


- 암티라스는 그 동안 마신을 잉태했던 영혼석 안에 갇혀 있었다. 그 안에서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었고, 그것을 행할 수 있는 지식과 강인한 육체를 얻었다. 그리고 모든 준비를 마무리했다. 헌대......


유프테라스는 둘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끝을 흐렸다.

마치 둘의 그릇을 가늠하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 그대들은 스스로 존재의 위대함이 절대 암티라스에 모자라지 않다. 그런데 그대들은 왜 못하는가?

"흠......"

- 신을 소환하기 위해선 여러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신의 기운이 담긴 매개체가 필요하다. 암티라스는 마신의 잘린 육체를 그것으로 이용했다. 둘째, 상상을 초월하는 분량의 마나가 필요하다. 암티라스는 용신 뷔논의 영혼석을 갈취해 그것을 이용했다. 셋째, 신의 정신이 깃들 육체가 필요하다. 아마 암티라스는 자신이 스스로 그릇이 될 것이다. 그대들은 이 중 두 가지의 조건을 충족하였기에, 나를 소환했다. 첫째로 신의 기운이 담긴 매개로 나의 피가 엮인 아이들을 이용했다. 둘째로 무한한 마나를 가진 그대들의 심장을 이용했다. 그렇기에 나를 소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조건인 육체를 준비하진 못했습니다."


골티모가 유프테라스의 말 중, 오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유프테라스는 그럼에도 자애로운 미소를 잃지 않았다.


- 잘 알고 있다. 하여, 나는 일회성 소환으로 그치게 된다. 계속 이 세계에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허나, 마신은 다르다. 드래고니안이라는 희대의 육체가 준비되었다. 그 그릇에 마신이 담기면 그는 이 세계에 현신하게 되는 것이고, 결국 그가 원하는대로 세상은 바뀔 것이다. 오직 약육강식만이 존재하는 전고미증유(前古未曾有)의 본능의 세계가 말이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이미 그대들은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아라.

"......"


골티모와 염룡은 생각이 많아진 듯 했다.


- 시간이 다 되었구나. 모처럼 나의 아이들과 얼굴을 맞댈 수 있게 해주어 그대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나는 비록 그 누구의 편도 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신의 이념을 지지하는 것 또한 아니다. 부디 현명한 그대들이 노력하여 이 세계를 지키고 가꾸어나가길 바란다. 그대들이라면 가능하다. 그대들이라면 할 수 있다. 그대들을 지켜보겠다.


유프테라스는 둘을 향해 한 번 더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뒤돌아 다시 차원의 문으로 들어가버렸다.

유프테라스가 사라지자 문은 닫혀버렸고, 소환되었던 정령들도 바로 정령계로 역소환 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말라버렸던 드래곤 하트와 여의주에, 본래의 힘이 돌아온 것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유프테라스가 소모되었던 기와 마나를 되돌려준 것 같았다.


딱.


골티모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마법진은 사라지고 다시 예의 그 탁자와 의자가 나타났다.

골티모는 태연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다시 찻잔에 잔을 채웠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성을 잃지 않는 골티모의 모습에 염룡은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늘 냉정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리더의 덕목 아니겠는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염룡이 골티모의 맞은 편에 앉으면서 물었다.

골티모는 곧장 대답하지 않고, 따뜻한 차를 홀짝였다.

그리고 천천히 염룡의 잔에도 차를 따라주었다.


"모든 준비가 이미 되어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하나는 알겠더군요."

"무엇을 말입니까?"

"둘째,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마나."

"음......"

"예, 아마 우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게다가 잠시 소환하는데도 이 정도였으면 실제 맞서싸울 신을 현신시킬 때는 더욱 많은 양이 필요하겠지요. 저희 드래곤들이 모두 투입되어야 할 것 같군요."


최강의 존재들인 이들이 짊어질 짐이라는 것이 고작해야 마나 공장이라니......

한편으로는 씁쓸하긴 했지만, 이들 밖에는 할 수 있는 자들이 존재치 않았다.


"첫째와, 셋째. 신의 기운이 담긴 매개체와, 신의 정신을 담을 그릇. 이것에 대해서는 사실 떠오르는 것이 없군요. 저희 드래곤들의 시작인 용신 뷔논께서도 저희에게 이렇다 할 무언가를 내려주신 적이 없답니다."

"...... 정령왕께서는 분명 중간계, 혹은 이 세계라고 표현하셨습니다. 맞습니까?"

"음...... 그랬던 것 같군요. 근데 그건 왜 물으시죠?"

"그럼 신이라는 존재는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혹, 염룡이 계시던 다른 세계의 신들을 소환하실 생각이십니까?"


골티모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염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신들이란 존재가 차원의 벽을 넘어 이 세계로 오는 것이라면, 제가 원래 있던 세계의 신들이라고 다를 바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소환할 수 있는 조건도 맞아떨어집니다."

"흠...... 확신이 있나요?"

"예. 분명 소환할 수 있습니다."

"아뇨, 그것을 여쭙는게 아닙니다."


염룡은 이해가 가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지.....?"

"과연 그들이 우리를 도울 것임에 확신이 있느냔 말입니다. 혹, 이 세계를 탐낸다면 어찌하죠? 큰 적을 물리치기 위해 들인 아군이 또다른 큰 적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될까요?"

"절대 그러지 않을겁니다."

"이유는요?"

"우리에겐 환인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


순간 염룡은 무언가 떠올랐다.

재룡이 타계 전, 말하였던 환인의 아이들을 도우라는 이야기.

이미 재룡은 이것들을 모두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다.


"재룡께서 제게 환인의 아이들을 도우라 하셨습니다. 그것은 이를 두고 하신 말씀임에 분명합니다."

"환인의 아이들이라 함은..... 고려인들을 말씀하시는 게 맞나요?"

"예. 환인께서는 자신의 아이들을 절대 그냥 두고보지 않으실 겁니다."

"흠......"


골티모는 낮은 한숨과 함께 다시 차를 홀짝였다.

그 몇마디를 나눈 짧은 사이에, 뜨거웠던 차는 그새 미지근하게 식어 있었다.


"섭리란 말인가.....?"


뜨거웠던 것이 차게 식듯, 이 또한 흐르게 두어야 할 섭리라면......

그저 대자연의 일부인 자신들은 따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드래곤들을 모아 마나를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놓을테니, 염룡께서는 고려로 가주시면 되겠군요."

"준비하겠습니다."


염룡은 따라진 차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금방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골티모는 비어버린 자신의 찻잔에 다시 차를 따랐다.

찻잎의 쌉싸름한 향이 심란한 마음을 다독여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골티모였다.


"타미루아."


우웅


"예, 부르셨습니까, 로드?"


타미루아는 골티모에 부름에 곧장 그의 앞에 나타났다.


"어느정도 답을 찾은 것 같다."

"잘됐네요. 저희가 해야할 일은 무엇입니까?"

"공장."

"예?"


타미루아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골티모는 그녀의 반응을 예상한 듯,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현 시간부로 동면에 든 모든 드래곤들을 기상시킨다. 그리고 그 누구도 레어를 벗어날 수 없으며 우리의 모든 마나를 정순하게 공급할 초대형 마법진의 제조에 들어간다. 움직이도록."

"...... 아, 알겠습니다."


타미루아는 묻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로드의 명을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곧바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골티모는 타미루아의 반응은 신경쓰지 않고 그저 남은 차를 계속 마시고 있을 뿐이었다.


작가의말

후아암~ 피곤합니다.

언제 한 번 찐하게 술이나 마시면서

회포를 좀 풀어야겠어요.

흐아앙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_^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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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7 이루크
    작성일
    21.08.03 22:58
    No. 1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건필하세요! 벌써 8월이네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Hwan타스틱
    작성일
    21.08.04 10:19
    No. 2

    맞아요ㅠ 2021년 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반이 넘어서서 이번달만 지나면 가을이네요 ㄷㄷㄷ 나이만 먹는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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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제263화 : 지켜라 +2 21.08.25 148 6 11쪽
291 제262화 : 국모의 자세 +2 21.08.24 155 5 12쪽
290 제261화 :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 +2 21.08.23 157 6 13쪽
289 제260화 : 알현 +2 21.08.17 142 6 12쪽
288 제259화 : 어둠이란 +2 21.08.12 146 6 12쪽
287 제258화 : 쿤토카로 vs 암티라스 +2 21.08.11 143 6 11쪽
286 제257화 : 융화 +2 21.08.10 145 6 12쪽
285 제256화 : 미증유의 존재 +2 21.08.09 154 6 13쪽
284 제255화 : 영면 +2 21.08.05 154 6 13쪽
283 제254화 : 쿠빌린 vs 듀라한 +2 21.08.04 164 6 12쪽
» 제253화 : 정령왕 유프테라스 +2 21.08.03 152 6 11쪽
281 제252화 : 상급정령들 21.08.02 142 6 13쪽
280 제251화 : 정령들을 만나다 +2 21.07.29 146 6 12쪽
279 제250화 : 사막의 중심으로 +2 21.07.28 154 6 12쪽
278 제249화 : 승천 +2 21.07.22 171 6 12쪽
277 제248화 : 조금씩 밝혀지는 +2 21.07.21 156 6 12쪽
276 제247화 : 학자의 의무 +2 21.07.20 153 5 12쪽
275 제246화 : 계속 생겨나는 탑 +2 21.07.19 162 6 13쪽
274 제245화 : 늘어나는 +2 21.07.15 157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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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제243화 : 발견 +2 21.07.13 160 6 12쪽
271 제242화 : 광맥 +2 21.07.08 161 6 12쪽
270 제241화 : 탑 +2 21.07.07 15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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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제238화 : 부활 +2 21.06.23 18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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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제236화 : 벽화 +2 21.06.21 16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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