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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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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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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981

작성
21.07.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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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249화 : 승천

DUMMY

제 249화. 승천


하늘 높이 무언가가 날고 있었다.

무언가?

아니, 둘이었다.

그 둘은 인간의 형태는 아니었으며 새는 더더욱 아니었다.

거대한 대가리에 솟아 있는 사슴의 뿔.

큰 아가리에는 연신 김이 솟고 있었고, 뱀처럼 긴 몸뚱이에는 휘날리는 갈기와 눈부신 비늘들이 번쩍이고 있었다.

그 뒤를 쫓고 있는 존재는 그만 못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얼핏보면 그저 뱀같기도 한 이들의 모습.

이들의 정체는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인 용(龍)과 이무기(이룡(螭龍))이었다.


- 위대한 재룡(災龍)이시여. 대체 어딜 향하시는 겁니까? 아둔한 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 때가 되었느니라. 너는 그저 그리만 알고 있으면 된다.


이무기는 목적지도 모르는 비행에 답답함을 표현했지만, 재룡은 여전히 수수께끼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궁금증이 풀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무기는 그 말에 수긍하고 묵묵히 뒤를 따랐다.

이무기에게 재룡의 말은 법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번쩍.


한참을 그렇게 날아가다, 어떤 지점에 다다르자, 이들의 앞에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파란 색의 비늘로 뒤덮인 거대한 드래곤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재룡은 드래곤의 등장을 예상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 블루 일족의 타미루아입니다. 재룡님을 다시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 나 또한 반갑네. 골티모는 자리에 계신가?

- 로드께서 레어를 떠나실 일은 없습니다.

- 그렇군. 인사 나누지. 여기는 내 아들.


재룡의 말에 이무기는 앞으로 나와 인사를 건넸다.


- 이무기라 하오.

- 반갑군요. 타미루아예요. 그럼 재룡님, 레어로 모시겠습니다.

- 부탁하네.

- 워프.


번쩍.


한 번 더 빛이 반짝이고, 이들은 드래곤들의 거처인 레어의 상공에 나타났다.

레어는 특별한 장소였기에, 이렇게 드래곤들의 허가가 있지 않으면 절대 당도할 수 없는 곳이었다.

물론, 최근에는 마족들에 의해 그 틀이 깨질뻔 하긴 했지만 말이다.


- 로드를 뵙고 움직이시겠습니까?

- 되었네. 어차피 골티모도 알고 있고, 미리 인사를 나누었으니 바로 안내해줬으면 하는데.....

- 알겠습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 고맙네.

- ......


왠지 모르게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하는 둘의 모습에 이무기는 생각에 잠겼다.

이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


- 이동하겠습니다. 워프.


번쩍.


또 다시 빛이 이들을 감쌌다.

하지만 이번에는 타미루아를 제외하고 이동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회랑.

그 가운데 재룡과 이무기가 나타났다.

이 회랑에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저 새하얀 타일만 바닥을 알리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 재룡이시여.

- 잠깐. 우선 편히 있게 현신부터 하자꾸나.

- ...... 알겠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모습으로 분했다.

재룡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자신의 앞자리를 두드리며 이무기에게 착석을 종용했다.

이무기는 천천히 그 자리에 앉았다.


"묻고싶은 것이 많은 듯한 얼굴이구나."

"...... 방금 전의 블루 드래곤과의 대화에서 왠지 모를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하하, 그래도 천 년을 헛살진 않았구나. 그래, 이제 나는 떠날 때가 되었다."

"재룡님!"


이무기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작게 얘기해도 다 들린다."

"아, 죄, 죄송합니다."

"이리 긴 세월을 살아와도 너의 효심(孝心)은 변함이 없구나. 고맙다."

"......."

"허나, 언제고 일어날 일이다. 이제야 그 시기가 온 것이고 말이다."


재룡은 처연하게 웃었다.


"벌써 이 정체모를 곳에 온 지도, 천 년이 다 되어 가는구나. 어찌보면 나도 원래의 세계보다 이 곳에서 살아온 세월이 더 길어졌으니, 이제 이 곳이 더 고향같기도 하고 그렇단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구나.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느냐? 왜 하필 우리인가 말이다."

"예?"


재룡의 엉뚱한 질문에 이무기는 반문했다.

쉬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거라. 원래 우리의 세계에는 우리 말고도 훌륭한 용들이 많이 있고, 이무기는 더더욱 많다. 그런데 왜 하필 우리 모자였느냔 말이지. 심지어 나는 그 시기 때 용도 아니었고 말이다."

"...... 잘 모르겠습니다. 생각해 보질 않았습니다."

"나는 우리가 선택받았다고 생각한단다. 환인께서 우리에게 거시는 믿음이 있으셨기에, 그 이동의 여파에 우리가 포함되도록 하셨다고 말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니,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마의 움직임을 차마 모른 척 할 수가 없더구나."


이무기는 재룡의 말을 잠자코 듣기만 했다.


"이제 너는 용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예? 제, 제가 말씀이십니까?"

"뭘 그리 놀라느냐. 천 년의 수련도 마무리 했고, 신검의 수호자로써의 역할도 잘 해내 주었다. 그리고 내가 환인의 곁으로 떠나게 되었으니, 응당 빈 자리를 네가 채워야 하지 않겠느냐?"

"당치 않습니다. 저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이무기는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재룡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너는 이미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 나와는 다르게 환인의 자식들과의 연도 깊어졌고 말이다. 나보다 더욱 나은 미래를 끌어낼지도 모르겠구나."

"아닙니다. 제가 어찌 그리하겠습니까?"

"잘 듣거라. 내가 없거든 네가 용이 되어 저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이제 앞으로 만날 적은 우리의 상상을 아득히 넘어서는 존재다."

"적이라시면...... 도망친 귀족을 이야기 하시는 겁니까?"


재룡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훌쩍 뛰어넘는 존재이다. 너에게 신검을 맡긴 이후, 세상을 돌며 마의 기원을 쫓았느니라. 그러다 신들의 전쟁에 대해 알게 되었다."

"신들의..... 전쟁?"

"그래. 그것을 알게 된 것은 제이프 섬의 휘즌 산에서다. 흔히들 알고 있는 드래곤들과 마족의 잉태는 용신 뷔논과, 마신 크레토스의 싸움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니라. 당시 전투를 벌였던 신들은 뷔논과 크레토스를 제외하고도 더 있었다. 수많은 신들이 이 대륙의 영유권을 놓고 쟁탈했고, 그 중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던 뷔논과 크레토스의 싸움이 구전으로 전해지게 된 것이지."

"......."


이무기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물론 그 와중에도 균형을 중요시한 신은 중립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이 세계의 근원들을 유지하는 신, 정령왕(精靈王) 유프테라스이다. 그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 내용을 후대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지. 하여, 신들이 탄생했던 자궁인 휘즌 산에 그 내용을 새겨놓기에 이른다."

"어차피 끝날 일인데, 그럴 필요가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네가 신들의 힘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신들은 말 그대로 불사(不死)하는 존재. 용신 뷔논은 당시 전투에서 승리하여 마신 크레토스의 눈, 코, 입을 도려내고 심장을 뽑아냈지만, 그럼에도 크레토스가 다시 부활해 덤벼들 것을 두려워했다. 하여, 그는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대륙 내의 공간들을 찾아, 하나씩 나눠 심어놓고 봉인했지. 그러나 그것만으로 그를 안심시킬 수는 없었다. 매일매일 크레토스가 되살아나는 악몽에 시달리던 뷔논은 결국 스스로 자신의 육체를 조각 내어, 타오르는 화산, 얼어붙은 빙하, 칼바람이 부는 언덕,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심해 등지에 뿌리게 된다.

그 곳에서 태초의 드래곤들이 태어나게 된 것이지. 뷔논은 자신들의 자손인 드래곤들이 그것들을 감시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은 게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유프테라스는 그것들을 휘즌 산에 기입해 놓았고, 나는 그것을 찾아내어 진실을 알게 된 것이다."


흔히 대륙에 전해 내려지던 창세 신화와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물론 기본적인 궤는 같았지만, 이뤄지는 이야기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갑자기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드래곤들도 그로부터 너무도 긴 시간이 흘렀기에, 자신들 생의 이유를 잊은지 오래고, 관리하는 법도 잊었다. 즉, 그 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 나는 누군가가 내가 발견했던 그 기록을 방문하여 내용을 확인한 것을 알아챘다. 하여,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을 그 기록에서 없애버렸지. 그러나 이미 소가 자리하지 않은 외양간을 고친다 한들, 달아난 소가 돌아올 리는 없지 않겠느냐?"

"결국 전설일 뿐 아니겠습니까?"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는 전설의 존재에 불과했다. 대비하거라. 너라면 환인의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너의 힘으로도 모자라다면, 세상 모든 것을 통달한 유프테라스를 찾거라. 그녀라면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일러줄 것이다."

"...... 알겠습니다."


이무기는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그루퍼라는 귀족 역시 아직은 생존해있기에, 그것을 대비한다 생각하더라도 이무기 자신의 힘은 쓸 곳이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좋다. 장하구나. 그럼 이제...... 나는 위대한 환인의 곁으로 떠나겠다."

"아, 재룡이시여......"


재룡은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손바닥에서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거대한 진주같은 구슬 하나가 떠올랐다.

용의 인장(印章)이나 다름없는 여의주(如意珠)였다.


"내 여의주를 너에게 넘기마. 물론, 환인께서 너를 인정하셔야 용으로 승천을 할테지.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는 후회가 없느니라. 자, 여의주를 취할 준비가 되었느냐?"

"...... 예."


이무기는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조아렸다.

재룡은 여의주를 슬쩍 공중에 띄웠다.

여의주는 마치 자아가 있는 것처럼 두둥실 떠오르더니, 재룡을 천천히 한 바퀴 돌고는 이무기의 머리 위에서 멈췄다.

그리고 더욱 천천히 이무기의 주위를 맴돌았다.


"호...... 그래도 네가 싫진 않은가 보구나."


여의주는 마치 재룡의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그 순간 가열차게 이무기의 주위를 돌았다.

그러고는 불현듯 이무기의 얼굴 앞에 멈춰서서, 이무기와 눈을 맞추었다.

(물론 여의주에 눈이 달려있단 이야기는 아니다.)

이무기는 아무 언동없이 그저 여의주를 바라만보았다.

그러자.


화르르르르륵.


갑자기 여의주에 불길이 일더니, 서서히 붉게 물들었다.


"오!"


재룡은 그 모습에 탄성을 질렀다.

여의주가 이러한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무기 안의 잠재력을 알아차렸단 것이고, 환인이 그 잠재력을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즉, 승천(昇天)이 가능하단 이야기였다.


"어서 여의주를 받아들이거라."


재룡의 말에 이무기는 천천히 여의주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무기의 손에 잡힌 여의주.

여의주는 붉은 빛을 일렁이며 서서히 이무기의 손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화르르르르르르르륵


이무기의 전신에서 불꽃이 뿜어져나왔다.

이무기는 불꽃에 몸을 맡기면서 원래의 모습으로 현신했다.

아직까지는 그저 거대한 뱀의 형상.

하지만 불꽃과 함께 그의 모습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사슴의 뿔이 솟구치고, 붉은 갈기가 꼬리끝까지 불꽃처럼 일렁였으며, 비늘에서는 찬란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 하늘에 오른 것을 환영한다, 재룡의 아이야. 너는 앞으로 위대한 하늘님 환인을 대신하여 세상의 모든 불꽃과 지옥불을 관장하는 염룡(炎龍)이 되도록 하여라.


이무기의, 아니, 염룡의 머릿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염룡은 본능적으로 그 목소리가 환인의 대리인이자, 태양의 근원인 삼족오(三足烏)의 음성임을 알아챘다.


- 명을 받들겠나이다.


염룡이 삼족오의 전언을 받아들이자, 불꽃은 사그라들었고, 그 위대한 모습을 재룡은 벅찬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장하다, 나의 아이야. 이제 나는 너를 믿고 환인의 곁으로 떠난다."

- 재룡이시여......

"환인의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 그리고...... 티르다에게도 잘 전해주길 바란다."


그 말을 끝으로 재룡의 몸은 빛으로 산화했다.

이제 그 넓은 회랑에는 염룡 혼자 자리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오늘로써 이번주 분량의 어나더 코리안이 끝이났습니다~

요즘 어나더 코리안의 선작이 1씩 1씩 늘고 있어요.

너무 기쁩니다.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속 놀러오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게요! ^_^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릴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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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제263화 : 지켜라 +2 21.08.25 148 6 11쪽
291 제262화 : 국모의 자세 +2 21.08.24 155 5 12쪽
290 제261화 :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 +2 21.08.23 157 6 13쪽
289 제260화 : 알현 +2 21.08.17 142 6 12쪽
288 제259화 : 어둠이란 +2 21.08.12 146 6 12쪽
287 제258화 : 쿤토카로 vs 암티라스 +2 21.08.11 143 6 11쪽
286 제257화 : 융화 +2 21.08.10 145 6 12쪽
285 제256화 : 미증유의 존재 +2 21.08.09 154 6 13쪽
284 제255화 : 영면 +2 21.08.05 154 6 13쪽
283 제254화 : 쿠빌린 vs 듀라한 +2 21.08.04 164 6 12쪽
282 제253화 : 정령왕 유프테라스 +2 21.08.03 152 6 11쪽
281 제252화 : 상급정령들 21.08.02 142 6 13쪽
280 제251화 : 정령들을 만나다 +2 21.07.29 146 6 12쪽
279 제250화 : 사막의 중심으로 +2 21.07.28 154 6 12쪽
» 제249화 : 승천 +2 21.07.22 172 6 12쪽
277 제248화 : 조금씩 밝혀지는 +2 21.07.21 156 6 12쪽
276 제247화 : 학자의 의무 +2 21.07.20 153 5 12쪽
275 제246화 : 계속 생겨나는 탑 +2 21.07.19 162 6 13쪽
274 제245화 : 늘어나는 +2 21.07.15 157 6 12쪽
273 제244화 : 구조 +2 21.07.14 165 6 13쪽
272 제243화 : 발견 +2 21.07.13 160 6 12쪽
271 제242화 : 광맥 +2 21.07.08 161 6 12쪽
270 제241화 : 탑 +2 21.07.07 156 6 12쪽
269 제240화 : 항해 +2 21.07.06 168 6 12쪽
268 제239화 : 원인불명 +2 21.07.05 166 6 13쪽
267 제238화 : 부활 +2 21.06.23 180 4 12쪽
266 제237화 : 도주 +2 21.06.22 161 6 10쪽
265 제236화 : 벽화 +2 21.06.21 169 6 12쪽
264 제235화 : 상상의 힘 +2 21.06.17 157 6 12쪽
263 제234화 : 영원한 패자는 없다 +2 21.06.16 156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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