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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Another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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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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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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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50화 : 사막의 중심으로

DUMMY

제 250화. 사막의 중심으로


"그렇게 된 거였군요."


결국 재룡이 이 세상을 등졌다는 이야기에, 이야기를 듣는 모두는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주 강력한 우군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이기도 하면서, 큰 정신적인 지주가 되었던 재룡이었기에, 더더욱 그랬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탑의 발원지는 역시 샤라 데저트가 분명하겠군요."


유키스는 그 와중에도 염룡의 이야기를 분석하고 있었나 보다.


"좋아요. 그럼 샤라 데저트로 향하죠. 누이 나랑 같이 가 주겠어?"

"물론이지. 오랜만에 동생이랑 손 한 번 잡아봐야지. 가는 길에 우리 신랑도 좀 보고."

"저, 타니아 이번에는......"

"전 이번에 남을게요, 전하."

"응? 진짜?"


루안은 타니아가 먼저 의외의 의견을 제시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었다.

타니아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이번에 베쓴에서의 사태를 보고 생각했어요. 국부(國父)와 국모(國母) 모두가 자리를 비워선 안되겠구나, 하고 말이에요. 전하께서 위험한 곳으로 나가시니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고모가 계시니까 마음도 좀 놓이구요."

"크으, 우리 올케 다부진 것 좀 봐라. 루안, 넌 진짜 각시 하나는 잘 얻었다. 올케! 걱정하지 마요. 내가 요놈 털 끝 하나 안다치게 해서 돌려보내줄테니까."

"부탁드려요, 고모."


둘은 이상한 부분에서 의기투합을 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유키스는 자료들을 정리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모골린까지 편히 가실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최고장군도 대동하실 겁니까?"

"아뇨, 최고장군은 군부에 좀 더 신경을 쓰라고 하세요. 너무 자리를 오래 비웠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유키스는 예를 표하고는 집무실을 벗어났다.


"염룡(炎龍)께서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나는 아직 할 일이 있다. 너희를 돕고싶지만, 지금은 시기상조구나."

"어디로 가십니까?"

"마의 숲으로 간다."

"드래곤에게로 말씀이십니까?"

"그래. 추후 보도록 하지."


화르르륵


염룡의 발끝에서부터 불꽃이 일렁이더니, 이내 그 자리에서 염룡은 사라져버렸다.

말 그대로 불꽃 같은 퇴장이었다.


##


"오! 어서 오시오!"


모골린의 국왕 기즈 카간.

기즈는 두 팔을 벌려, 모처럼 자국을 방문한 국빈인 루안 일행을 격하게 환영했다.

이미 친나 국가 연맹이 궤멸한 상태에서 모골린이 살아남는 방법이라면, 이번에 티한을 흡수하며, 떠오르는 강대세력이 된 사일라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뿐이었다.

게다가 모골린을 대표하는 최강의 장수, 쿠빌린 디오 백작이 사일라의 국왕을 처남으로 두고 있으니, 기즈가 이토록 이들을 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심지어 초면도 아니었고 말이다.


"전하,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에헤이, 전하라니. 그냥 모골린 국왕이라 불러 주시오. 그리 존칭을 쓸 필요도 없소이다. 이젠 같은 위치의 사람이 아니외까?"

"하하, 그래도 하던 게 있으니 익숙지 않네요."

"하하하하. 그럼 편해질 때 그렇게 하시오. 근데 수행원은......?"


기즈는 넌지시 물었다.

이제 대륙을 움직이는 위치에 선 루안인데 고작 마차 하나로 왔다는 소식에 너무도 놀랐던 것이다.

역시 루안은 고개를 저었다.


"저희 누이랑만 왔습니다. 누이."

"전하, 그간 안녕하셨는지요? 고려의 지하여장군 권희입니다."

"여장군도 오랜만이오. 그래도 시댁이 이 곳인데 결혼식 이후로는 한 번도 보질 못했구려. 너무 한거 아니오?"

"송구합니다."

"하하하하하. 자자, 그럼 앉읍시다. 여봐라! 모골린 개국 이래 가장 큰 손님들이 오셨다! 산해진미를 준비하여라!"


기즈는 성격처럼 호탕하게 소리치며 음식 준비를 명했다.

루안과 희아는 그런 자리가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기즈의 체면을 생각해 우선 자리에는 착석했다.


"자, 드시오."

"저...... 전하. 혹시 쿠빌린은.....?"

"응? 아! 백작 말이오? 오전부터 성벽에 나가 있었다오. 여장군이 곧 당도한다고 일러놓았으니, 곧 도착할 것이오. 그러니 우선 맛을 좀 보시오."

"저, 매형이 오면 저희는 바로 떠나야할 것 같습니다."

"음? 아니, 오자마자 간단 말이오?"


기즈는 커다란 고깃덩이 하나를 입에 넣으려다 말았다.

이 참에 사일라와 고려에게, 모골린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듬뿍 심어주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는데, 전부다 무위로 돌아가게 생겼으니 말이다.


"섭섭하외다. 이리 모처럼 와서 백작만 데리고 왕국을 떠난단 말이오?"

"음..... 저희가 방문한 목적을 아직 제대로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루안은 그제야 최종 목적지는 샤라 데저트이며,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달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칭얼대는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던 기즈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이거 듣다보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턱.


입맛이 뚝 떨어진 기즈는 포크를 내려놓았다.


"그럼 샤라 데저트에서 또 그 탑이 나타날 것이고, 그 탑까지 솟아나면 막강한 무언가가 탄생할 거다, 이 말이오?"

"예. 곧 저희 사일라에서 샤라 데저트 내에 있는 모골린 백성들의 피난과 이주에 협조하는 공문이 당도할 겁니다. 저희 재상이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놓았으니, 함께 움직이시면 됩니다."

"오..... 맙소사. 용마대전을 잘 피해갔다고 했더니..... 사일라 국왕. 여장군. 제발 부탁하리다. 그것을 꼭 막아주시오."


기즈는 돌연 눈빛을 바꾸고는 루안의 손을 꼭 붙잡았다.

지금 모골린에는 쿠빌린을 제외하고 누군가의 공격을 막아낼 여력이 없었다.

친나의 맹주로써 위용을 떨치던 그 찬란했던 나라가 이제는 더 이상 아니었던 것이다.


"예. 어떻게든 막아내겠습니다."


루안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부터 자신이 세계사의 가운데서 활동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참 새삼스럽기도 했지만, 어쨌든 해야할 일이었다.


벌컥.


"전하, 신 쿠빌린 부르심을 받고 왔습니다."

"오! 어서 오라."

"쿠빌린!"

"오 나의 레이디!"


쿠빌린과 희아는 정말 모처럼 얼굴을 보는지라, 두 정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어떻게보면 외교적 결례일수도 있지만, 기즈와 루안이 이런 것을 문제 삼을리는 없었다.

외안의 마녀와 모골린의 검.

참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전하, 모골린은 오랜만이시죠? 방문을 환영합니다."

"반가워요, 매형."


쿠빌린은 하나 뿐인 팔로 큰 원을 그리며 루안에게 예를 표했다.


"백작."

"예, 전하."

"당장 떠날 채비를 하라."

"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시온지.....?"

"쿠빌린, 가면서 얘기할게요."

"흠..... 알았어요, 희아. 그럼 전하, 신 쿠빌린, 명을 받들겠습니다."


쿠빌린이 기즈에게 예를 표하자, 루안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희도 그만 일어나겠습니다. 다음에는 꼭 함께 맛있는 식사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기대하고 있겠소. 멀리 안나가외다."

"예, 그럼."


일행들은 그렇게 바토르의 왕성을 벗어났다.


##


쿠빌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 검을 휘두를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에 휘말려 버리다니.....


"두 분 남매를 만나고부터, 제 생은 힘듦에 연속이군요."

"어머? 그래서 싫어요?"

"하하하, 무슨 말이에요, 마이 레이디? 그래서 더 좋다는 이야기입니다만?"


둘은 말 위에서도 꽁냥거렸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워낙 애틋하기야 했겠지만, 그래도 은근히 배알이 꼴리는 루안이었다.


"각시 못 데리고 온 사람 서러워서 살겠나."

"부럽냐?"

"부럽긴.....참나."

"하하하, 그래도 이렇게 셋이 함께 모골린의 드넓은 평원을 거닐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러게요."


쿠빌린은 루안과 희아 남매가 처음 숲을 나서고 두 번째로 만난 인연이었다.

(첫 번째는 루카였지만, 지금 이들이 루카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돌리스라는 연금술사에게 속아 죽임을 당할 뻔 한 것을 쿠빌린이 나타나면서 목숨을 구해줬었지......


"참, 그 때 매형이 안 나타났었으면, 지금 이렇게 함께 다니고 있지도 못했겠네요."

"그러니 운명이란 것 아니겠습니까, 전하? 다 우리 희아를 만나기 위함이었던거죠."

"오, 쿠빌린......"

"여기 있어요, 마이 레이디."


희아는 쿠빌린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예뻐 죽겠는지, 그의 등판을 쓰다듬었고, 쿠빌린 역시 피하지 않았다.


"아이, 아직 갈 길이 구만린데, 언제까지 그런 걸 보고 있어야 되는.....?!"


루안은 두 사람의 애정행각에 핀잔을 주려다 돌연 정면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쿠빌린과 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누이, 매형."

"응, 가자."

"준비 되었습니다, 전하."

"이럇!"


무언가를 느낀 그들은 빠르게 말을 몰았다.

세 마리의 말이 엄청난 속도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평원을 가로질렀다.

평원의 바닥은 조금씩 조금씩 모래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샤라 데저트에 닿은 것이다.

이들이 갑자기 이렇게 말을 달리는 이유는 강렬한 마기 하나가 샤라 데저트의 중심부를 향해 날아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루퍼가 분명했다.


##


샤라 데저트는 넓었다.

하여 아무리 빠르게 말을 달려도 샤라 데저트의 중심부까지 닿는데는 제법 많은 시일이 소요되었다.

이 속도로 쭉 한숨도 자지 않고 내달리더라도 이틀은 달려야 당도할 수 있는 거리였던 것이다.

물론 치우를 좀 소모하여, 직접 달려간다면 말 보다 훨씬 빠르게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었겠지만, 상대는 귀족 그루퍼.

힘을 최대한 비축해야만 대응할 수 있는 상대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기가 움직인 속도라면 지금쯤 그루퍼는 중심에 닿았겠지만, 아직 어떠한 흐름의 변화도 알아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탑을 만들어내려면 일련의 준비과정이 필요한 듯 했다.


푸르릉 푸르릉 히이이이잉 철퍼덕.


결국 사달이 났다.

어쨌든 말도 살아있는 생명인데, 취식과 휴식 없이 내리 온종일을 달렸으니 지금까지 버틴 것도 용했다.

루안은 쓰러진 채, 숨을 헐떡이는 말의 뺨을 어루만져 주었다.


"고생해주어 고맙다."


그러고는 앞에 간단한 음식들을 깔아주고 사막의 중심부 쪽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이 정도면 직접 달려도 체력 비축은 충분히 할 수 있을만한 거리까지는 왔다고 판단되었다.


"루안, 이제 뛸까?"

"응, 그게 좋겠어, 누이."


일행은 의견을 나눈 뒤, 쏜살같이 앞으로 쏘아져나갔다.

역시 마스터 급들의 질주는 말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치우나 마나로써 알 수 있는 대자연이 주는 힘이라는 것이, 이토록 대단한 것임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매형! 얼마나 가면 될까요?"

"이 정도 속도라면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샤라 데저트의 중심부에 닿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하."

"좋아요. 그 곳에는 그루퍼가 있을 겁니다. 누이도 그렇고, 매형도 그렇고, 바로 싸울 수 있는 준비는 하고 있는게 좋겠어요."

"물론이지요, 전하."

"여장군이 왕검의 명을 받드나이다."


크나큰 싸움이 앞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부부의 만면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귀족.

무서운 존재이긴 했으나, 여러 차례의 격돌이 이들로 하여금 경험과 자신감을 부여한 상태였다.

어쩌면 정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싸움.

그 곳을 향해 이들은 나아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기다려주신 덕에 본업에서의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왔습니다. ㅎㅎㅎ

어나더 코리안의 남은 이야기가

이제 50여화 정도 됩니다.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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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제263화 : 지켜라 +2 21.08.25 147 6 11쪽
291 제262화 : 국모의 자세 +2 21.08.24 155 5 12쪽
290 제261화 :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 +2 21.08.23 157 6 13쪽
289 제260화 : 알현 +2 21.08.17 142 6 12쪽
288 제259화 : 어둠이란 +2 21.08.12 146 6 12쪽
287 제258화 : 쿤토카로 vs 암티라스 +2 21.08.11 143 6 11쪽
286 제257화 : 융화 +2 21.08.10 145 6 12쪽
285 제256화 : 미증유의 존재 +2 21.08.09 154 6 13쪽
284 제255화 : 영면 +2 21.08.05 154 6 13쪽
283 제254화 : 쿠빌린 vs 듀라한 +2 21.08.04 164 6 12쪽
282 제253화 : 정령왕 유프테라스 +2 21.08.03 151 6 11쪽
281 제252화 : 상급정령들 21.08.02 142 6 13쪽
280 제251화 : 정령들을 만나다 +2 21.07.29 146 6 12쪽
» 제250화 : 사막의 중심으로 +2 21.07.28 154 6 12쪽
278 제249화 : 승천 +2 21.07.22 171 6 12쪽
277 제248화 : 조금씩 밝혀지는 +2 21.07.21 156 6 12쪽
276 제247화 : 학자의 의무 +2 21.07.20 153 5 12쪽
275 제246화 : 계속 생겨나는 탑 +2 21.07.19 162 6 13쪽
274 제245화 : 늘어나는 +2 21.07.15 157 6 12쪽
273 제244화 : 구조 +2 21.07.14 165 6 13쪽
272 제243화 : 발견 +2 21.07.13 159 6 12쪽
271 제242화 : 광맥 +2 21.07.08 161 6 12쪽
270 제241화 : 탑 +2 21.07.07 156 6 12쪽
269 제240화 : 항해 +2 21.07.06 168 6 12쪽
268 제239화 : 원인불명 +2 21.07.05 166 6 13쪽
267 제238화 : 부활 +2 21.06.23 180 4 12쪽
266 제237화 : 도주 +2 21.06.22 161 6 10쪽
265 제236화 : 벽화 +2 21.06.21 168 6 12쪽
264 제235화 : 상상의 힘 +2 21.06.17 157 6 12쪽
263 제234화 : 영원한 패자는 없다 +2 21.06.16 156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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