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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타스틱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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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wan타스틱
작품등록일 :
2020.05.12 15:14
최근연재일 :
202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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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981

작성
21.06.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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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236화 : 벽화

DUMMY

제 236화. 벽화


꽝!


타미루아의 분노를 대신 받은 테이블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루퍼라는 놈의 능력이 이렇게 뛰어날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자신은 말로만 전해들었던 전 마왕 '암티라스'의 능력이 더해진 것 같은데, 그 능력을 사용하고부터 샤미안과 미르웰은 힘을 전혀 못 쓰고 있었다.


"저 놈이 저정도라니......"


타미루아가 바라본 샤미안과 미르웰은 드래곤을 제외한 종족에서는 거의 상대가 없다시피할 정도의 최강자들이었다.

그 콧대 높은 드래곤인 타미루아가 그 정도로 인정하는 수준이라면 그들의 강함이 어느 정도인지 설명하는 것 조차 쓸데없는 일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둘을 현 마왕인 저 그루퍼라는 놈이 아주 장난감 다루듯 하고 있으니 상황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 할 만하겠다.


"모두 들리십니까? 이제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빠르게 상대를 처리하시고 서둘러 복귀해주십시오. 한 쪽에서 구멍이 날 것 같습니다."


타미루아는 서둘러 전투를 벌이고 있는 특공대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 후, 타미루아는 바로 워프를 시전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된 거, 다른 쪽에서 싸움이 끝나고 도움이 넘어오기 전까지 자신이라도 직접 움직여 그루퍼를 막아내고 있을 요량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온전히 맞아들어갈지는 미지수였다.


##


세계의 북쪽에서 용과 마의 처절한 대전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먼 남쪽의 바다 한 가운데서 아주 놀랄만한 소식이 해풍을 타고 대륙을 강타했다.

마의 척살에 지쳐가고 있는 인간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유쾌한 소식이 말이다.


[사일라 왕국의 국왕이자, 고려의 왕검인 나 루안 폰 사일라가 전 세계에 알린다! 우리 연합군은 마에 물들어 세계의 균형을 무너뜨리려 한 제이프 제국의 간악한 켄퍼를 무너뜨리기 위해 거병했다. 그리고 바로 오늘. 그 결실에 대해 선언하려 한다. 현 시간부로 제이프의 황조는 대가 끊겼으며, 마의 젖은 모두를 척살하였고, 제이프 제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집을 잃은 불쌍한 제이프의 백성들은 나 루안 폰 사일라가 책임지고 돌봐줌을 역시 이 자리에서 약속하는 바이다. 이상.]


드디어 마의 종주로 불리며 전 세계와 척을 지었던 제이프 제국이 멸망했다.

그것도 8년 전 자신들의 손으로 처절히 굴복시켰던 사일라의 손에 의해 말이다.

참 세상사 아이러니라는 것이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건가 싶었다.


"전하! 라흐옌 경이 복귀했습니다!"

"오? 들라 하세요."


루안은 제이프 섬의 사후처리에 대한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대기중인 기사의 보고에 반가움을 내비쳤다.

시기 적절하게 라흐옌이 복귀했다고 하니 큰 힘이 될 성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라흐옌의 모습은 그리 좋아보이진 않았다.


"경!"


루안은 라흐옌의 꼴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라흐옌은 다리를 절뚝이며 키만한 나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채 겨우 막사로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라흐옌은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었다.


"하하, 전하. 죄송해요. 좀 늦었죠? 이러고 오느라......"

"아니, 어떻게 된 거예요? 아, 아니, 이럴 게 아니라, 라마 공! 경을 좀 봐주실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전하."


라마는 라흐옌에게 다가가 신성력을 일으켰다.

다행히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라흐옌의 내부는 많이 진정되어 있어, 다친 육체를 치료하는데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와! 한결 개운하네. 이제 이거 없어도 되겠는데요? 고마워요, 장로님."

"그래도 보기보다 괜찮으셔서 다행입니다."

"경, 일단 앉으세요. 얘기를 좀 들어보죠."


루안은 치료가 얼추 끝나자 라흐옌에게 착석을 권유했다.

라흐옌은 시원하게 자리에 앉은 뒤, 앞에 놓인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크하! 시원하다! 이게 사는 건가 싶네요. 큭큭큭."

"귀족에게 그렇게 당한 거예요?"

"그렇죠, 뭐. 저는 전하의 누이분이랑 팀을 먹고 그 망할 록카타랑 붙었네요."

"누이랑이요? 누이는 괜찮아요?"

"어휴, 말도 마세요. 그 허리춤에 달린 조그마한 칼이 희 님한테 얼마나 힘을 불어넣어주는지, 저는 요 모양 요꼴이지만, 희 님은 또 다른데로 날아가셨어요."

"하......"


루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희아가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닌 것이다.


"근데 둘이서 그 록카타를 이긴 거예요?"


루안은 문득 궁금증이 들어 물었다.

물론 라흐옌과 희아 둘의 능력을 무시해서 하는 발언은 아니었다.

오히려 록카타의 힘에 대해 너무도 잘 알기에 그러한 것일 뿐.


"처음에는 죽나 했죠. 그런데 글쎄 그 이가 나타난 거 있죠?"

"그 이.....? 아! 다델 경이 돌아왔나요?"

"헤헤, 네 전하. 게다가 전하나 희 님처럼, 거울의 힘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더라고요. 그렇게 신기를 다루는 둘이 신기의 힘을 막 뿜어내니까, 제깟게 버티겠어요? 결국 그냥 딱! 하고 모가지 날아간거죠."


라흐옌은 다델의 이야기를 하니 신이 나는지, 만면 가득 미소를 띄우며 신명나게 이야기했다.


"다행이네요. 정말, 정말 다행이에요. 그럼 다델 경은 어디있죠?"

"희 님과 함께 갔어요.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오고 싶긴 했는데, 그래도 그 능력을 보았더니 걱정은 안 되네요."

"그렇군요."


루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델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심적으로 안정이 되는 것이 느껴진 것이다.


"근데 오면서 보니까 여기도 성공한 것 같대요? 드디어 제이프를 치워버리신 거죠? 축하드려요, 전하. 정말 역사에 한 획을 그으셨네요. 제가 도와드릴 건 없어요?"

"이제 루시아는 복귀 준비를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 곳의 재건은 콘웰을 주축으로 한 제이프의 난민들이 하는 것이 옳다고 보이거든요. 최소한의 병력으로 지원만 좀 해주시면 고맙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나머지 분들도 모두 맡은 대로 진행해주시길 바랄게요. 그럼 저와 매형은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루안의 눈짓에 쿠빌린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막사를 벗어났다.

아무래도 이 둘은 제이프 섬에 당도한 본격적인 이유를 행하러 움직이는 듯 했다.


##


제이프 섬의 근간이자 모든 제이프 인들의 어버이라 불리는 민족의 영산 휘즌 산.

그야말로 신성시 되는 산이었기에, 그 어떠한 개척도 되지 않아 안 그래도 험하고 높은 산은 더욱 험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마 일반인이라면 해발 100미터를 오르는데, 몇 시간이 걸릴 지도 몰랐지만, 애석하게도 지금 산을 오르는 두 인물은 마스터 급의 인물들인 루안과 쿠빌린이었기에, 산의 어떠한 지형지물도 그들의 발목을 붙잡지는 못했다.


슈슉 슈슉


그들은 나무와 바위를 밟아가며 마치 나는 것처럼 앞으로 전진해갔다.


"전하. 참 송구한데 말입니다......"

"네?"


한참을 정신없이 산을 오르는데, 쿠빌린이 별안간 말을 걸었다.

루안은 무슨 말을 하나 싶어 옆에서 바짝 쫓아오는 쿠빌린을 돌아보았다.


"혹시 알고 가시는 건가요?"

"아..... 아뇨, 자세히는."

"그럼 그냥 가고 있단 말씀이시로군요."

"그래도 일단 정상까지 가보면 뭔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까짓거 바로 올라가시죠?"


쿠빌린은 손가락으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있는 정상의 봉우리를 가리켰다.

해당 봉우리는 만년설이 내려앉아 새하얀 모습으로 우뚝 서 있었다.

이들은 현재 그나마 길처럼 보이는 흔적을 따라 능선을 돌며 오르고 있었기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었다.

하여, 쿠빌린은 어차피 모른 채로 오르기만 할거면, 빠르게 직선상으로 움직이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어차피 루안도 별다른 수를 가지고 있진 않았기에 쿠빌린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네요. 그럼 가로지르죠."

"아주 감사하군요."


쿠빌린은 빙그레 웃어보이며 앞장서 방향을 틀었다.

가파른 경사로 사실상 가로지른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이들은 마스터들이었다.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란 이야기였다.

어쨌든 그렇게 고도가 급격한 속도로 높아지기 시작했고, 그에 발맞추어 주위에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는 것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움직인지, 약 한 시간여.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의 정상을 밟는 데 성공한다.


"으어......! 전하! 엄청 추워요!"


쿠빌린이 몸을 감싸며 엄살을 떨었다.

추위가 엄습하면 저절로 마나가 일어나 체온을 유지해줄테지만, 역시 사막과 평야의 나라인 모골린에서 살아온 쿠빌린에게 익숙지는 않았을 것이다.


"워후, 일단 여기서 찾기는 무리 같으니까...... 아! 저기 동굴 쪽으로 가보죠."


루안은 쿠빌린에게 손짓했다.

마침 그들이 서 있는 정상 부근에서 조금 떨어진 골짜기 아래에 큰 동굴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추위를 떠나서 사방에서 눈보라가 몰아치니, 눈 자체를 뜨기가 힘들어 무엇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저 동굴 안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눈보라가 조금 잦아들긴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을 듯 싶었다.


슉슉


둘은 절벽 아래에서 한 번의 발돋움으로 곧장 동굴의 입구까지 내려올 수 있었다.

쿠빌린은 품 속에서 미리 챙겨온 나뭇가지를 몇개 꺼낸 뒤, 능숙하게 양 다리로 고정하고는 마나를 일으켜 그것들을 진동시켰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불꽃이 일어나며 사위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전하, 일단 오셔서 불 좀 쬐시지요."

"그럴까요?"


어차피 눈보라가 몰아치는 동안에는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없을 듯 했으니, 루안은 쿠빌린의 말대로 모닥불 앞에 주저앉았다.

그래도 느낌 때문인지 불 앞에 있으니 괜히 몸이 노곤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루안이었다.


"응? 전하. 여기 이상한 그림들이 제법 많습니다?"

"네?"


의미를 알 수 없는 쿠빌린의 말에 루안이 되묻자, 쿠빌린은 하나뿐인 손으로 동굴 천장을 가리켰다.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동굴 내 수많은 벽화들.

이 동굴은 넓은 입구에 반해 작은 공동 정도의 사이즈로 깊지도 그리 크지도 않았는데, 그 근간을 이루고 있는 외벽 전체에 빈틈없이 벽화들이 빼곡이 들어 차 있었다.

빛이 없어도 시야에는 큰 이상이 없는 이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두운 와중이라 그런 것 까진 보지 못했는데, 모닥불 덕에 숨겨졌던 내막이 드러난 것이다.


"이런 걸 대체 누가.....?"


루안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벽화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러다 문득, 이 벽화가 설명하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챘다.


"매형. 이것 좀 보세요."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거죠?"

"이거요."


쿠빌린도 엉덩이를 털며 일어나 루안의 옆에 섰다.

루안이 가리킨 곳은, 보기에 벽화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벽이었다.


벽화의 그림은 이러했다.

세상의 끝과 끝에 높은 봉우리 두 개가 솟아 올라 있었는데, 그 정상에는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의 거대한 수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정들에게서는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첫 번째의 그림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역시...... 그거인 것 같죠?"

"흠...... 마신과 용신의 탄생 말씀 하시는 거죠?"


쿠빌린의 말에 루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추 살펴본 결과 이 벽화들은 세계 창세에 대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루안과 쿠빌린은 한걸음 옆으로 움직여 두 번째 벽화를 확인했다.


두 번째 벽화의 그림은 이러했다.

양 쪽 거대한 수정은 산산조각이 났고, 그 안에서 위대한 두 존재가 탄생했다.

붉은 색 수정에서는 어두운 피부에 염소의 뿔이 돋고, 핏빛의 눈망울을 한 존재가 태어났고, 푸른 색 수정에서는 지금의 드래곤과 흡사한 모습의 바다와 같은 눈망울을 한 존재가 태어났다.


고작 두 번째 벽화만을 확인했을 뿐이지만, 그들의 예상은 확신이 더해졌다.

지금 이 벽화는 마신 크레토스와, 용신 뷔논의 탄생을 그리고 있었고, 그들의 최후까지의 정보를 담고 있었다.

우연찮게 찾은 동굴에서 그들은 실마리를 얻게 된 것이다.


작가의말

또다시 시작된 월요일.

월요일 만든 사람 죽었으면.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리겠습니다!

추천 선작 댓글 부탁드릴게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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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제263화 : 지켜라 +2 21.08.25 148 6 11쪽
291 제262화 : 국모의 자세 +2 21.08.24 155 5 12쪽
290 제261화 : 막으려는 자와 뚫으려는 자 +2 21.08.23 157 6 13쪽
289 제260화 : 알현 +2 21.08.17 142 6 12쪽
288 제259화 : 어둠이란 +2 21.08.12 146 6 12쪽
287 제258화 : 쿤토카로 vs 암티라스 +2 21.08.11 143 6 11쪽
286 제257화 : 융화 +2 21.08.10 145 6 12쪽
285 제256화 : 미증유의 존재 +2 21.08.09 154 6 13쪽
284 제255화 : 영면 +2 21.08.05 154 6 13쪽
283 제254화 : 쿠빌린 vs 듀라한 +2 21.08.04 164 6 12쪽
282 제253화 : 정령왕 유프테라스 +2 21.08.03 151 6 11쪽
281 제252화 : 상급정령들 21.08.02 142 6 13쪽
280 제251화 : 정령들을 만나다 +2 21.07.29 146 6 12쪽
279 제250화 : 사막의 중심으로 +2 21.07.28 154 6 12쪽
278 제249화 : 승천 +2 21.07.22 171 6 12쪽
277 제248화 : 조금씩 밝혀지는 +2 21.07.21 156 6 12쪽
276 제247화 : 학자의 의무 +2 21.07.20 153 5 12쪽
275 제246화 : 계속 생겨나는 탑 +2 21.07.19 162 6 13쪽
274 제245화 : 늘어나는 +2 21.07.15 157 6 12쪽
273 제244화 : 구조 +2 21.07.14 165 6 13쪽
272 제243화 : 발견 +2 21.07.13 159 6 12쪽
271 제242화 : 광맥 +2 21.07.08 161 6 12쪽
270 제241화 : 탑 +2 21.07.07 156 6 12쪽
269 제240화 : 항해 +2 21.07.06 168 6 12쪽
268 제239화 : 원인불명 +2 21.07.05 166 6 13쪽
267 제238화 : 부활 +2 21.06.23 180 4 12쪽
266 제237화 : 도주 +2 21.06.22 161 6 10쪽
» 제236화 : 벽화 +2 21.06.21 169 6 12쪽
264 제235화 : 상상의 힘 +2 21.06.17 157 6 12쪽
263 제234화 : 영원한 패자는 없다 +2 21.06.16 156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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