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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843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1.29 21:00
조회
18
추천
1
글자
12쪽

35화-배송불가(2)

DUMMY

“아시는 분이십니까?”


놀란 내 태도를 보고 의아해하며 크로스가 물었다.


“아는 건 아니고...”


당사자 앞에다 대놓고 미행한 사람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해야 되나 망설이고 있는데.


“제가 미행했습니다. 그의 실력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요.”


그러면서 후드를 벗었는데 뾰족한 귀에 금발 머리 아주 이쁜 외모. 엘프다!


“엘프...가 왜 여길?”

“어디든 물건을 보낸다고 들었습니다.”

“방금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저희가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서 받는 사람과 주소가 있어야 합니다. 막무가내로 물건만 맡기신다고 배달할 순 없습니다.”


아하~ 이거 또 특정인에게 막무가내로 배달해달라고 했구먼? 요즘엔 우리 회사 업무 방식을 알고 있는 말라 사람들이 많아 졌기에 이런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간간히 이렇게 막무가내로 찾아 오는 사람도 없진 않았다. 그럴 땐 보통 한 번 설명을 해주면 알아듣고 우리 방식에 따라 준다.


어지간 해선 짜증을 내지 않는 크로스를 보니 같은 말을 몇 번 이나 반복했을 것이다. 그리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크로스에 엘프도 진절머리가 났는지 그의 말을 들은 척도 안 하고 날 보며 말했다.


“이걸 배달 해주셨으면 합니다.”


난 크로스를 한 번 슬쩍보고 엘프에게 말했다.


“방금 얘기 들으셨죠? 정확한 배송지가 없으면 저희는 배달 할 수 없어요. 저희가 사람을 찾아가면서 일하진 않으니까요.”

“형님 잠깐 밖으로.”

“어? 응.”


크로스는 밖에서 듣던 직원들을 제자리로 보내고 2층으로 올라와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이거 거절해야 합니다.”

“당연히 거절해야지 수신인의 주소를 모르니까.”

“그게 문제가 아니고요...”


크로스가 약간 답답해한다.


“그게 문제가 아니면 왜...?”

“물건의 질이 안 좋습니다.”

“무슨 물건 인지 봤어? 우리는 고객의 물건을 확인하면...”

“본인이 직접 물건을 보여줬어요. 이런 건데 배달해 줄 수 있냐고.”

“그렇게 보여주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뭐길래?”

“뼈처럼 보였는데 자기 말로는 마왕군 군사령관의 허벅지 뼈의 일부분 이래요.”

“뭐??”


그런 건 도대체 왜 있는 건데? 내가 아주 얼빠진 얼굴로 말없이 봤지만 신경도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이걸 가공할 수 있는 하프 드워프가 있는데 그에게 전달해서 악기로 만들어 다시다른 곳으로 배달해 달래요.”

“아주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배달이 되겠구나.”

“문제는 그게 아니예요. 말로 할 순 없지만 아주 기분 나빠요 저 뼈.”

“엥?”


크로스는 마법을 사용할 줄 모른다. 그냥 인간의 감으로 저런 소리를 한다는 건데... 내가 알고 있는 크로스는 감을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다. 현실적이고 내가 만난 이세계인들 중에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다. 윈돌이도 크로스와 같은 의견이었다. 하지만 식당에서 자기가 느낀 기운은 엘프에서 나온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럼 너도 저 뼈에서 안좋은 기운이 느껴진다는 거네?]


윈돌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크로스의 말대로 이번 일은 그냥 맡지 않아야 한다.


”어? 쟤는 왜 나와?“


해이즈가 지하에서 올라와 두리번 거린다. 그것도 모자와 지팡이를 들고. 어디 나가나? 헌데 그녀는 회사 출입구가 아닌 사장 방으로 노크없이 들어갔다.


”해이즈 거긴 손님 있어!!“


그렇게 외치고 내려 가는데.


쿵!


”우와씨 뭐야!!“

”해이즈!!“


갑자기 사장방에서 엄청난 소리와 함께 문이 튕기며 동시에 탄 냄새와 먼지가 일었다.


”혀, 형님! 해이즈가 마법을 쓴 것 같은데요?“

”모두 일단 회사 밖으로 나가!!“


난 1층에 있는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에어 소드를 뽑았다.


[윈돌아, 마법으로 연기와 먼지를 빨아들여.]


즉시 윈돌이가 마법을 시전하자 연기와 먼지는 곧장 사라졌고 난 방으로 들어갔다. 해이즈는 탁자에 있는 엘프가 가져온 물건을 처다보고 있었고 엘프는 무기를 뽑아 즉시 해이즈를 상대하려 했다.


”둘 다 그만!!“


나는 둘 사이에 재빨리 끼어들었다.


”이거 뭐야!!“


해이즈는 날 보더니 뼈를 가리키며 성을 내며 물었다.


”손님이 가져온 물건이야.“


난 엘프를 가리켰다.


”배송하진 않을 거지?“


해이즈가 늦게 들어 온 크로스를 향해 물었다.


”아직 몰라 그걸 의논 중이었어.“

”절대로! 절대로 이걸 우리가 배달하면 안돼! 빨리 이거 들고 나가라고 해!“


해이즈는 엘프를 보고 고함을 고래고래 첬다. 처음봤을 때부터 그녀가 일반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생각하며 매번 그녀의 무례함을 지나첬는데 이번엔 그냥 지나 칠 수 없었다.


”야!“


내가 해이즈를 향해 소리치니 모두가 나를 본다.


”이게 어떤 물건인지 설명하고 무슨 위험이 있는지 말을 해주고 이 난리를 피우던가 다짜고짜 손님도 계시고 우리 직원들도 있는데 마법을 써서 소란을 피우면 어떡해!!“

”뭐? 이...“


갑자기 내가 화를 내서 그런가 아니면 반박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그런가 입술은 실룩실룩 거리는데 째려보기만 할 뿐 대꾸하지 못한다. 이럴 때 확실하게 찍어 눌러야 한다.


”오는 손님마다 네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 들고 오시면 매번 지하에서 나와서 이 지랄 할 거야? 그런 다음 수습은 제대로 할 거고?“

”내가 왜 그런 걸 해야 하는데?“

”그럼 우리는 무슨 잘못을 했길래 네가 잘못을 책임져야 하는데? 어?!!!“


마지막으로 소리를 시원하게 질렀다. 회사에서 사장에게 개기기는 했지만 화는 내지 않았던 나였기에 크로스는 이런 내 모습에 살짝 놀랜 것 같았다. 해이즈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자신이 짜증내고 그걸 그냥 넘어가주는 내 모습이 익숙했던 그녀이기에 많이 당황한 것 같았다.


”다치신 곳은 없어요?“


난 엘프에게 정중하게 물었다.


”네... 괜찮습니다.“


엘프의 시선은 탁자에 향했고 나도 덩달아 그곳을 보았는데 물건을 감싸던 천은 탔지만 안의 내용물은 멀쩡했다. 마족의 허벅지 뼈라는데 겁나 크네.


”해이즈 내려가 있어.“


크로스의 말에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눈으로 날 노려보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사과할 생각 없으면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꺼져!“

”형님!“


크로스가 말렸지만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고객도 고객이지만 길드원들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자기 멋대로 일반인은 감당 못 할 마법을 썼다. 이건 내가 아니라 사장이 있어도 크게 혼낼 일이다.


”이 길드를 날려버릴 생각 아니면 빨리 나가!!!“


계속 그 자리에 있는 해이즈에게 가장 큰 소리로 말했다. 크로스도 내가 화가 많이 났다는 걸 깨닫고 해이즈를 타일러 센터로 내려가게 했다. 방을 나가면서도 해이즈는 끝까지 나를 째려보았다.


나는 다시 탁자에 있는 물건을 보았다.


”물건에 이상이 없다면 내일 다시...“


크로스가 하던 말이 생각나 말을 바꿨다.


”고객님 죄송하지만 물건에 이상이 생겼다면 내일 마스터께서 오시는 대로 상의하고 배상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물건 배달할 수 없습니다.“

”어째서요? 여기는 어떤 물건이든 대륙 어디로든 보낸다고 하던데.“

”정확한 이유는 제가 설명드릴 순 없지만 부 마스터와 상의한 부분입니다.“


엘프는 뼈를 감싸던 타버린 천을 빼고 새 천을 꺼내 뼈를 싼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마스터가 계시면 그때 다시 얘기해 보죠.“

”알겠습니다.“


엘프는 그길로 회사를 나갔고 나는 직원들과 함께 사장방을 정리했다.


“혹시 퇴근하세요?”

“어 왜?”


퇴근하려는데 크로스가 붙잡는다.


“해이즈에게 한 번 가보시지 않으시구요?”

“내가 왜?”


이름을 들으니 다시 화가 난다.


“형님! 아직 어리고 모르는 게 많은 아이예요. 이럴 땐 조금 다독여 주는게...”

“너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어리고 모르는게 많으면 그래도 된다는 거야?”

“그 말이 아니라...”


분노의 화살이 방향을 튼다.


“걔가 우리 길드에서 하는 일이 많다는 거 나도 알아. 그래서 무례한 말투와 행동 다 참으며 최대한 무시하며 지냈어.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처럼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 손님이 있었고 맘대로 손님 물건에다 마법을 사용했어! 그것도 같은 길드원들이 휘말릴 수도 있는 거리에서!”


한바탕 시원하게 쏟았는데 크로스가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내가 한 말 중에 틀린 말은 없으니까.


“사장 아니, 마스터가 와도 내 생각은 안 바뀔거니까 그렇게 알아!!”


그러고는 회사를 나온다. 맞는 말을 하고 속과 평소 담아두었던 말까지 모두 쏟아냈는데 해이즈가 아니라 크로스에게 해서 그런가 속이 엄청 후련하진 않았다.


퇴근해도 여전히 기분이 더러워 집에서 술을 약간 마시고 자려고 하는데 누가 문을 부서지라 두드린다.


“차라리 문을 부숴라 부숴.”


투덜대며 누군지 물어보지도 않고 문을 열고 보니 사장이었다.


“해이즈한테 성질냈다며?”


들어오면서 다짜고짜 낯에 있었던 일에 대해 묻는다.


“마실 것 좀 드려요?”


사장이 손을 내저으며 거절한다. 어차피 내 집에는 물밖에 없다는 걸 그도 알고 있다.


“왜 그랬냐?”

“그럴 만 했으니까요.”


해이즈에 대한 사장의 태도는 크로스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사장마저 해이즈 편을 들면 진짜 가만 있지 않을 생각이다. 나의 각오를 알아챘는지 사장은 한숨을 다시 길게 쉬고 말했다.


“해이즈가 그때 마법을 쓰지 않았다면 우리 길드가 더 위험해 질 수 있었어.”

“해이즈가 그때 마법을 써서 길드가 통째로 날아갈 뻔 했는데요?!”


이 양반은 그 자리 있지도 않았으면서 뭔 소리를 하는 거야?


“엘프가 가져온 마왕군 군사령관의 허벅지 뼈 일부분? 거기서 대륙에선 존재하면 안 되는 마력이 나오고 있었단다.”

“예?”

“해이즈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자기가 전혀 느끼지 못한 아주 기분 나쁜 마력이었대. 그래서 이걸 지금 막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내방에서 마법을 썼다는데...”


사장이 난처한 얼굴로 다시 말한다.


“길드원들에게까지 피해가 갈 줄은 몰랐단다. 그때는 오직 기분 나쁜 마력을 발산하는 물건을 부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대...”

“아...”


뭐라 반박을 해야 하는데 반박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 무턱대고 아무말없이 마법 쓴 해이즈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해이즈에게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물어보지 않고 무조건 소리치며 다그친 너에게도 잘못은 있잖아??”


듣다 보니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네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그래도 네가 먼저...”


내가 먼저 사과하라는 말을 하려는 것 같은데 갑자기 방금 전에 했던 다짐이 생각났다.


“아니요! 이번엔 절대 못 넘어가겠어요. 만약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한들 걔는 자기 독단으로 행동할 게 아니라 저나 크로스에게 말을 했어야죠? 심지어 우리 둘 다 같은 곳에 있었는데?”

“상우야... 후우~”

다시 한숨을 푹 내쉰다. 그런데 이 양반 무슨 일있나? 평소 같으면 난리 피우며 나에게 억지 부렸을 텐데 오늘은 너무 얌전하네?


“뭔 일 있어요? 평소대로 해요 평소대로.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장난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내 말을 들은 사장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실은... 해이즈가 더 이상 센터에서 일을 안 하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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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미오아 왕국(5) 23.11.15 20 1 12쪽
24 24화-미오아 왕국(4) 23.11.14 21 0 11쪽
23 23화-미오아 왕국(3) 23.11.13 26 0 11쪽
22 22화-미오아 왕국(2) 23.11.10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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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화-회상(2) 23.10.27 38 0 12쪽
10 10화-회상(1) 23.10.26 4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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