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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64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1.22 11:30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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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0화-빛과 어둠(2)

DUMMY

“요즘 도시 밖 몬스터들이 미처 날뛰고 있답니다.”

“몬스터들이 골치 썩히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잖아.”


그 말 속에는 제발 아무런 일이 아니길 바라는 사장과 나의 마음이 함께 담겨있었다.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답니다. 경험 있는 군 지휘관들은 마치 더블 그린문을 보는 것 같답니다.”

“더블 그린문?”


테메이스 대륙에는 달이 두 개 뜬다. 하나는 낯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계속 떠 있고 하나는 밤에만 뜬다. 항상 떠 있는 달은 붉은 색을, 밤에 뜨는 달은 푸른색을 띠고 있는데 각각의 달은 서로 다른 속도로 점점 녹색으로 변하는데 한번 씩 두 달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시기가 겹칠 때가 있다. 그때가 더블 그린문이다. 기간은 3~4일 정도 되는데 이때 대륙의 마력이 넘처 마법사들에겐 기쁜 시기이지만 동시에 몬스터들의 광기도 세져 이성 잃은 몬스터의 습격도 평소보다 몇 배는 많아져 각 나라의 군대와 모험가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그 정도라...”

“이게 낯에 용이 찾아온 것과 관련 있을까요?”

“용이요?”


사장과 나는 크로스에게 낯에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얘기를 듣는 동안 크로스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설마 이거 ‘만나선 안 될 형제’ 이야기 인가요?”

“그건 뭐야?”


사장과 나는 어리둥절했다. 당연히 우리는 들어보지 못한 얘기다.


“만나면 세상에 멸망을 가져다 주는 두 용 형제. 해츨링일땐 사이가 매우 좋았지만 성체가 되고 나서 임무와 속성이 발현되면서 서로 만나선 안되는 존재가 되어 한명이 대륙에 있을 때 다른 한명은 반드시 수면에 들어가야 되어 만날 수 없는 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이야기예요.”

“아이들에 잘 때 들려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네.”

“그러면 좋겠지만 오늘 낯에 왔다 갔던 용의 말이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예요.”


크로스가 걱정스레 말했고 사장은 날 쓱 본다.


“어떡할래?”

“하아~”


한숨부터 나온다. 이거 내가 안 하면 정말 안 될거 같은 분위기다.


“같이... 찾아 주실 거죠?”


결국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와버렸다. 결국은 용과 함께 용을 찾으러 가야 하는데 윈돌이가 걱정된다. 그런데 윈돌이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용을 두려워 하는 거지? 용과 정령과의 전쟁은 아주 오래전이었을 텐데? 이 부분은 나중에 윈돌이가 좀 진정되면 물어봐야겠다.


“그래... 결국은 해야 되겠네...”

“이건 아토리 왕국 만을 위한 일이 아니야. 길드의 다른 사람들도 구하는 일이야.”


도시 성벽 바깥쪽에 위치한 마을로 배달을 가려면 도중에 몬스터들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 그런 경우는 없지만 나라에 비상이 걸린 만큼 배달기사들이 위험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은 커졌다. 물량에 차질 없게 하려면 최대한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네 없는 자리는 걱정하지마 어떻게든 돌아갈 거니까.”

“네네.”


결심이 서자 바로 길드를 나왔다. 늦은 시간이라 내일 레오나르드님을 찾아갈까 했는데 이상하게 지금 당장 그를 만나러 가고 싶었다. 내가 용을 만나러 가는 걸 알아차린 윈돌이가 다시 떨기 시작했다.


“괜찮아 괜찮아. 그냥 어둠의 용만 있는 곳만 알려주고 빠져나올 거야 너무 무서워하지마.”


레오나르드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 도시 곳곳에 지내던 정령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나와 윈돌이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그리고 조심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령들의 도움으로 헤매지 않고 용이 머물고 있는 여관을 찾았다.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주점이 나왔고 정면에서 보이는 바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 그를 발견했다.


“오~ 생각보다 빨리 왔네?”


그러곤 앞에 있는 맥주를 냉큼 비웠다.


“너도 한잔 할래?”

“아닙니다.”

“그래~ 나랑 같이 갈 결심은 확실히 섰나?”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레오나르드님은 바로 맥주를 또 시키고 곧바로 한모금 마셨다.


“지금 하는 일은 어쩌고?”

“레오나르드님 일을 해결하지 않으면 일도 위험할 것 같아서 먼저 도와드리고 다시 다시 할 겁니다.”

“나를 위해 생업을 포기했다는 거네?”

“포기는 아니고 잠시 휴가를 낸 겁니다.”

“그렇다면...”


레오나르드님이 허리춤에서 찬 작은 가방 안을 뒤적이더니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내어 나에게 들이 밀었다.


“받아.”

“뭡니까?”


안을 보라는 턱짓에 나는 주머니를 열어보았다는데.


“이, 이게 뭐예요?”

“보수. 너네 인간들은 그런 거 없으면 일 제대로 안 하잖아?”

“아니 그래도...”


분명 작은 주머니인데 안에는 물리적으로 넣을 수 없는 양의 금화가 가득했다. 이 작은 주머니도 아공간 주머니인가?


“부담 갖지마. 네가 확실히 일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는 거고 빛나는 돌덩이를 좋아하는 용도 있지만 나는 요것들 마실 때 빼고는 쓸 일이 없거든 흐흐흐.”


레오나르드님이 빈 맥주잔들을 가리키며 웃었다. 용이 이렇게 세속적이어도 되나?


“지금은 날이 어두우니 내일 출발하시죠?”

“허허 참 나약한 인간 다운 소리를 하는군! 내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바로 출발하자!”

“제가 힘들어서 그럽니다. 인간은 나약해서 하루에 꼭 잠이라는 걸 자야 하거든요.”

“크흠... 그러면 할 수 없지.”


집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여관에 남는 방이 많아 레오나르드님이 방을 하나 줘 잤고 다음날 해가 뜨기 전에 눈이 떠졌다. 바뀐 잠자리와 윈돌이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설첬다. 짐을 챙겨 내려가니 어제 있던 자리에 레오나르드님이 그대로 앉아 있었다.


“오~ 일찍 일어났네.”


그의 주변에 빈 맥주잔이 한가득 있었다. 자리도 어제자리 그대로고 옷도 그대로 인데... 설마?


“안 주무셨어요?”

“잠은 무슨! 잠들기 전에 오랜 시간 동안 마실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마셔줘야 도중에 잠에서 깨지 않지 하하하.”


과연 그런 이유로 인해 그렇게 마셨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중요한 얘기를 시작하면서 잊어버렸다.


“어디로 먼저 갈까요?”

“음... 몰라.”

“마지막으로 어둠의 용이 잠든 곳이 어딘지 아시나요?”

“아니 몰라.”


뭐하자는 거지?


“그, 그래도 대략적인 위치라도 알 수 없을까요?”

“음... 글쎄...”


그냥 정령 데리고 온 대륙을 여행할 계획은 아니겠지?


“일단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자.”


불안한 예감은 왜 틀린 적이 없을까?


“네?? 그러면 시간 많이 걸릴 텐데요?”

“다른 마땅한 방법이 없잖아? 너나 나나 카르자에 대해 아는 게 없는데?”

“카르자? 어둠의 용이요?”


레오나르드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니 레오나르드님도 빛의 용이지만 이름이 있듯이 어둠의 용도 이름이 가지고 있는 게 당연했다.


“걱정하지마 필멸자들처럼 걷거나 말을 타면서 느긋하게 다닐 생각은 없으니까.”

“그럼 어떻게?”

“따라와.”


레오나르드님은 금화 한 웅큼을 바에 올려두고 여관을 나왔다.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몸이 힘들진 않았지만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어 할 수 없이 물었다.


“아까 걷거나 말은 타지 않을 거라고 하셨는데 지금 저희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을 걸었는데요?”


상대는 용이기에 최대한 공손한 언어를 썼지만 말투는 그러지 못했다.


“더 가야 돼. 지금 여기서는 곤란해.”


그 뒤로 또 걸었는데 다시 물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레오나르드님이 걸음을 멈추었다.


“그래 여기면 되겠다.”


무언가를 할 것 같아 질문없이 그를 지켜보기만 했는데 그가 갑자기 힘을 주더니 모습이 조금씩 변해갔다.


“크...오오오오!!”

“뭐뭐뭐 뭐야!!!”


내가 알고 있던 지식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커다란 용의 모습으로 변했고 성체로 완전히 변신한 모습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이게... 성체의 용?”

[많이 놀랬나 보네?]

“어? 네?”


난 주위를 둘러보다 이제는 아득히 위에 있는 레오나르드님의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 내가 목소리로 너와 대화하면 아마 근처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놀랄 거다. 그러니 전음을 네 머릿속에 보내고 있다.]

“네, 네! 알겠습니다.”


윈돌이에게 말하는 것처럼 말하면 될까하며 나도 전음을 보내려다 말고 그냥 고개를 위아래로 힘차게 흔들며 그에게 닿지 않을지 모르지만 큰 소리로 말했다.


[내 머리위로 올라타라.]


레오나르드님은 머리를 내렸다. 그의 눈동자가 내 키만했다. 성체의 용은 정말 모든 것이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내 인생에서 본 가장 큰 동물은 유치원 시절에 가본 동물원에서 본 코끼리였는데 지금 이 순간 그것을 갱신해버렸다.


“진, 진짜 타도 되요?”

[부담 갖지 말고 올라타라. 혼자 힘으로 올라오기 힘들면 정령 친구의 도움을 받아라.]


맞다 윈돌이! 나도 이런 충격을 받았는데 계속 눈치보고 두려워하던 윈돌이는 어떨지 챙기지 않고 있었다.


“윈돌아?!”


윈돌이도 나만큼 엄청 놀랜 것 같다. 두 번 정도 더 부른 뒤에야 윈돌이는 나의 부름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레오나르드님... 정말 머리 위에 제가 올라가도 되나요?”

[어쩔 수 없다. 등쪽은 날개짓으로 인해 네가 날아갈 수도 있다. 내 머리 위에 올라타는게 부담스러우면 입속으로 들어가겠나?]

“아닙니다 그냥 입에 아니! 머리 위에 올라가겠습니다.”


선택지가 생기자 바로 머리에 올라가겠다고 했다. 아무리 허락을 받았다고 한들 여전히 내키지 않았다. 감히 용머리 위에 발을 딛고 올라가다니.


윈돌이 또한 아주 부담스러워했다. 내가 레오나르드님 머리위로 올라 달라고 부탁했을 때 강하게 거부했지만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게 하지 말라는 레오나르드님의 전음이 윈돌이에게 전해지고 나서야 부들부들 떨며 날 올려주었다.


[비늘을 꽉 잡아라 이제까지 전혀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될 테니까.]


굳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난 그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내 주위에 있는 잡을 수 있는 것들을 잡았다.


커다란 날개 짓은 마치 근방에 태풍이라도 불은 듯 엄청난 바람을 일으켰고 뿌리째 뽑혀 날아가는 나무도 간간히 보였다.


“우와!!”


곧바로 하늘로 날아올라 날갯짓 몇 번에 앞으로 나아가니 몸이 절로 뒤로 젖혀져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


“역시 날아가는 것 만큼 빠른 건 없지!”


레오나르드님의 날갯짓에는 거침 없었고 속도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빨랐다. 나만큼 하늘에서 바람을 느끼고 있는 윈돌이는 상태가 많이 괜찮아 진 것 같았다.


“윈돌아 뭐 느껴지는 거 없어?”


이제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집중해서 어둠의 용 기운을 찾아야 한다.


[정령에게 이상한 느낌이 들면 알려달라고 해라.]


그 역시도 윈돌이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나는 대답하고 윈돌이에게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렇게 오늘은 하루 종일 레오나르드님 등에 올라타 다녔다. 도중에 엉덩이와 허리가 너무 아파 잠시 지상에 내려와 쉴 때 나는 끼니도 같이 챙겼다.


[지상에서 볼 일을 다 봤으면 다시 출발하지.]


조금 더 흙의 축복을 느끼고 싶었지만 곧바로 하늘로 올라갔다. 해가 지고 어두워져도 레오나르드님은 쉬지 않고 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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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미오아 왕국(5) 23.11.15 20 1 12쪽
24 24화-미오아 왕국(4) 23.11.14 21 0 11쪽
23 23화-미오아 왕국(3) 23.11.13 24 0 11쪽
22 22화-미오아 왕국(2) 23.11.10 24 0 12쪽
21 21화-미오아 왕국(1) 23.11.09 27 0 11쪽
20 20화-회상(끝) 23.11.08 26 1 12쪽
19 19화-회상(10) 23.11.07 25 0 12쪽
18 18화-회상(9) 23.11.06 24 0 11쪽
17 17화-회상(8) 23.11.04 24 0 12쪽
16 16화-회상(7) 23.11.03 2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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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회상(5) 23.11.01 30 0 12쪽
13 13화-회상(4) 23.10.31 32 0 12쪽
12 12화-회상(3) 23.10.30 34 0 12쪽
11 11화-회상(2) 23.10.27 37 0 12쪽
10 10화-회상(1) 23.10.26 4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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