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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phant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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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특급코끼리
작품등록일 :
2023.10.09 18:52
최근연재일 :
2024.01.30 21:00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1,789
추천수 :
7
글자수 :
312,961

작성
23.11.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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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3화-미오아 왕국(3)

DUMMY

크로스는 이제까지 내가 가는 여정 중 가장 먼 길이 될 거라 했다. 그래봤자 나에겐 윈돌이가 있으니까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경을 넘고 본격적으로 미오아 왕국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길은 매우 험난했다.


“여기... 통행로가 맞나?”


길이 온통 산길이었고 어떤 구간은 바위를 깎아서 만든 길로 폭이 좁아 자칫 잘못하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아... 벌써부터 거기가 싫어진다.”


워낙 위험한 길이 많아서 윈돌이의 마법을 사용하기 무서웠다. 정말 잘못했다간 어떻게 다칠지 예측이 되지 않았기에.


미오아 왕국은 망치 두들기는 소리가 끝이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도시 뒤쪽에 있는 광산에서 끈임 없이 나오는 광물들로 인해 자원이 풍부하고 그 자원을 바탕으로 도구와 무기를 만드는 기술이 탁월하여 많은 나라들로부터 일감이 끈이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미오아 왕국 드워프들은 장사도 엄청나게 잘한다고 했지?”


언젠가 크로스가 드워프들은 손재주도 좋지만 그것만큼 장사 또한 기가 막히게 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런 길로 어떻게 상인들이 왔다갔다 하는 거지?”


며칠째 걷고 또 걷는데 계속해서 산길이다. 길도 험하다. 이곳엔 도적떼들이 죽치고 있다가 제발에 넘어져 몰살 당할 것 같은 곳이다. 아무리 말을 이용해 다닌다고 한들 말도 사람도 겁에 질리고 몸도 지칠 길이 대부분이다. 미오아 왕국에 다와 가는데도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길 좀 정비 좀 하지 손재주들도 좋다면서...


투덜투덜대며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무언가가 나타났다.


“우아아아아!!!”


심장이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나의 비명에 놀라서 그런지 윈돌이도 같이 놀랬다.


“넌 평범한 인간이 아니군.”


양이었다. 그것도 덩치가 아주 큰. 분명 말하는 걸 보아 가이아님이나 같은 대륙을 지키는 영물일 것이다. 이마에 달려 있는 눈도 그가 평범한 동물이 아님을 말해주었다.


“여기엔 무슨 일이지?”

“그...저....”


익숙해질 법도 한데 아직까지 영물을 만나는 건 적응이 안 된다. 그것도 덩치가 아주 크고 말이 통하는 동물이 가까이 다가오면 정신줄을 놓치지 않을 있는 인간은 별로 없을 거라 장담한다!!


“앨러모스님의 힘을 받은 인간이 미오아 왕국에 무슨 일로 가지?”

“왜 제가 거기로 갈 거라 생각하시죠?”

“날 만나러 온 게 아니라면 여기에 인간이 갈 곳은 한 곳밖에 없다.”


속이는 건 포기하자.


“그...택배 배달하러 왔습니다.”

“택배?”


아직 택배가 뭔지는 모르나?


“먼저... 제 이름은 박상우입니다. 다른 세계에서 전이 되어 왔습니다.”


이름이 이상하다는 질문을 먼저 받을 것이기에 미리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말했다. 어차피 가이아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그들은 인간이 어디에서 왔든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누군가에게 내 출신에 대해 얘기할 리도 없다. 처음에는 날 생각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건 그냥 영물들은 인간에게 관심이 없었다.


“나는 매라다.”


순서가 조금 뒤틀리긴 해도 이 정도면 첫 만남치곤 괜찮다.


“매라님은 이 지역을 지키고 계십니까?”

“그렇다.”


이마에 달린 제3의 눈까지 포함해 3개의 눈이 날 보는데 오싹한 기분이 든다.


“이제 내 질문에 대답해라 어째서 넌 여기까지 온 거지?”

“미오아 왕국에 전할 게 있어 왔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전 택배를 하고 있습니다. 택배란 물건을 먼 곳으로 대신 배달하는 일을 말합니다.”

“그건 원래 상인들이 하는 일 아닌가?”

“상인들은 자기들의 물건만 싣고 나르면서 팔지만, 저희는 의뢰를 받아 자신들이 보내고자 하는 곳으로 직접 배달하는 일을 합니다.”

“요즘엔 그런 일도 생겼나 보군.”


의심의 눈초리가 살짝 보이다가 금새 시선을 돌린다.


“그런데 매라님은 무슨 일로 절...?”

”앨러모스님의 기운을 따라 왔는데 네가 있군.“


숨기려고 한 것도 아니고 드러내려고 한 적도 없는데... 애초에 정령왕의 힘을 어떻게 쓰는 지도 잘 모르는데 정령왕의 힘을 받았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이런 상황을 맞이해야 되나? 아오!!


“나에게 용건 있는 게 아니었으니 난 이만 가보겠다. 몸 조심해라.”

“네 감사합니...”


이 대륙의 영물들은 인사를 받기를 싫어하나? 가이아님처럼 매라님도 내 인사가 끝나기 전에 사라져 버렸다.


매라님도 미모아 왕국을 언급했으니 확실히 근처에 다 온 것 같다. 오죽했으면 정령왕의 힘을 받은 자가 이곳까지 온 이유를 미오아 왕국 방문 아니면 자기를 만나러 온 것 아니냐고 묻겠나?


매라님이랑 헤어지고 난 뒤에도 열심히 걸었다. 걷고 또 걷는데 터널 하나가 나왔다.


“진작 좀 뚫어놓지.”


보이는 산마다 터널을 뚫어놨다면 길도 편하고 시간도 엄청 단축 되었을 텐데...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터널쪽으로 가려는데 윈돌이가 나를 말렸다.


“왜?”


터널 안에 매복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수는 6명. 6명이면 작정하고 나를 덮치겠다는 건데 이젠 이런 일에 하도 익숙해져 겁나지 않는다.


“괜찮아 니가 조금만 도와주면 돼.”


이세계의 택배기사는 혼자 다니는 시간이 많기에 싸움 실력도 좋아야 한다. 나는 따지고 보면 치트키를 들고 이곳으로 전이되었기에 전투력 상승이 매우 가팔랐다. 무기를 보이게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위협감을 줄 수 있다는 메데프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했지만 이전에도 택배기사를 한 사람으로서 기쁨을 배달하는 택배기사가 사람들에게 불쾌함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고민한 끝에 공기로만 이루어진 검을 만들었다.


물론 이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마력이라는 걸 처음 접하는 인간이었기에 그걸 다루는 연습부터 했다. 마력은 헤이즈가 전문이지만 지하 센터에 들어가면 아예 나오지 않는 그녀였고 버릇없이 내뱉는 말투가 싫어 가능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내가 도움을 요청한 이는 가이아님이었다. 나는 처음엔 거절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순하게 가르처 준다고 하셨다.


“앨러모스님의 가호를 받은 인간이 마력을 못 쓰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저 말을 덧붙이면서 아주 엄하게 가르처 주었다. 그리고 난 ‘에어 소드’를 얻었고 그 효과엔 아주 만족하고 있다.


“자, 그럼 이제 들어가 볼까?”


미리 양손에 에어 소드를 뽑는다. 보이지 않는 검이 손에 느껴진다. 아직 터널안의 무리들에게 아무런 기척이 없다. 윈돌이는 터널 양쪽 벽에 3명씩 나뉘어져 있다고 했다. 벽쪽에 붙어있으면 위쪽엔 충격을 줘도 상관없겠지?


슈융~


터널 위쪽에 에어 소드를 이용해 참격을 날렸다.


“오호 빠른데?”


내가 자기들이 매복했다는 걸 알아차리자 이들이 터널 밖으로 재빨리 나왔다.


“드워프?”


드워프의 도시인 미오아 왕국이 근처이기에 드워프가 이곳에 있다는 건 놀랄 만한 일이 아니지만 이렇게 환영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도적이 아니라면.


“어딜 가는 거냐 인간?”

“미오아 왕국으로 가는 길입니다만... 무슨 문제 있습니까?”


드워프들은 자기들끼리 언어로 대화했다. 그들의 복장 차림으로 보아 군인들로 보이진 않았다. 갑옷을 차려 입긴 했는데 모두가 제각각의 형태였다.


“왕국에는 무슨 일로 가냐?”

“내가 왜 꼭 대답해야 하죠?”


그냥 택배 일로 간다고 하면 될 텐데 워낙 보안이 중요시한 일이기에 나도 모르게 날카롭게 말이 나왔다. 실수했다.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그냥 말을 좀 돌려서 말하면 될 텐데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나?


“입은 무거운 것 같군.”

“네?”


험난한 상황이 펼쳐질거란 우려와 달리 갑자기 드워프들이 웃으며 경계를 거둔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크로스님이 보낸 인간 맞지? 하이트 대장간의 주인인 프돌린이다.”


내 가슴 높이에 조금 못 미치는 키와 얼굴엔 수염이 덥수록하게 난 드워프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택배 길드에서 일하는 박상우입니다.”


에어 소드를 소멸시키고 프돌린의 손을 잡았다.


“크로스님이 미오아 왕국을 처음 방문하는 택배기사를 보냈다고 좀 챙겨달라고 연락 와서 이렇게 마중을 나왔는데 보기보단 아주 단단한 남자군 허허허.”

“하하하.”


아직은 얼떨떨해 나도 웃음으로 무마했다. 프돌린은 대장간에서 같이 일하는 형제들이라며 같이 온 드워프들을 소개시켜 주었다.


“말은 탈 줄 아나?”

“몇 번 타보진 못했지만 탈 줄은 압니다.”


사실 한 번도 말을 타본 적이 없다. 윈돌이의 마법이 있는데 굳이 말이 왜 필요하겠나?


“래마는? 아니 래마를 본적이 있나?”

“래마...요?”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나왔는데 불안해진다.


“말이랑 타는 법은 비슷하니까 처음이라도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야.”


프돌린의 말과 다르게 다른 드워프들은 이 상황을 즐기는 듯 보였다. 마치 재미있는 미래를 본 것처럼.


“걸어서 가면 여기서 반나절은 더 가야돼. 하지만 래마를 타고 가면 금방 갈 수 있어.”


아니 아직도 그렇게나 가야 한다고? 그런데 저건 뭐야? 프돌린의 말이 마치기 전에 난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밧줄에 묶인 산양무리가 있었는데 크기는 내가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본 산양보다 2배는 커 보였다. 그리고 산양들이 바위를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얘기를 떠올렸다.


“서, 설마 얘네들 타도 산을 오른다는 얘기는 아니죠?”

“크하하하하 눈치 하나는 끝내주는군~”


프돌린과 그의 형제들은 다 같이 큰 소리로 웃었다. 왜 난 불길한 감만 맞을까??


“그래도 미오아 왕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산 들은 다른 곳에 비해 가파르지가 않아 죽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하하하.”


다칠 가능성은 있다는 거잖아요?


“자 빨리 타 말이랑 비슷하지만 고삐를 조금 더 세게 잡아야 할 거야. 래마는 말보다 털이 많으니 여차하면 털을 잡아도 되고.”


드워프들이 하나 둘씩 래마에 올라타는데 두 마리는 짐을 가득 메고 있었다. 나는 이제야 여기에 왜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알게 되었다. 드워프들은 이 래마를 통해 험난한 바위 산들을 타고 넘어 다니고 있었다. 길이 없는 곳으로 빠르게 물건을 싣고 나르다 보니 미오아 왕국의 발전 속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자 그럼 출발하자!”

“우와악!”


프돌린의 말에 일제히 래마들이 바위산으로 돌격했고 아주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어떻게 이런 위치에서 빠르게 이동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점점 가빨라지는 경사를 빠르게 올라가자 그런 의문은 머릿속에서 곧 지워졌다.


“으아아아~”

“크하하하하 놓치지 말라고 인간 친구!”


워낙 익숙해서 그런지 아니면 드워프란 종족은 스릴을 즐기는데 타고난 건지 몰라도 미모아 왕국 드워프들은 나의 겁먹은 모습을 보며 웃었다. 비웃음을 사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제발 빨리 미오아 왕국에 도착하기를 바랬다. 산을 오르는 속도가 엄청 빠르니 내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겠지. 윈돌이는 재빠르게 달리는 래마들이 마음에 들었는지 소리를 지르며 그들 사이사이를 날아다니며 빠른 속도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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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미오아 왕국(5) 23.11.15 20 1 12쪽
24 24화-미오아 왕국(4) 23.11.14 21 0 11쪽
» 23화-미오아 왕국(3) 23.11.13 25 0 11쪽
22 22화-미오아 왕국(2) 23.11.10 24 0 12쪽
21 21화-미오아 왕국(1) 23.11.09 27 0 11쪽
20 20화-회상(끝) 23.11.08 26 1 12쪽
19 19화-회상(10) 23.11.07 26 0 12쪽
18 18화-회상(9) 23.11.06 24 0 11쪽
17 17화-회상(8) 23.11.04 25 0 12쪽
16 16화-회상(7) 23.11.03 2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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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회상(3) 23.10.30 3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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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회상(1) 23.10.26 4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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